제125화 : 영원한 수조 (최종화)북한산 골짜기의 암반층을 울리던 가을 장대비는 어느덧 멎고,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외곽의 나지막한 언덕 자락 위로 눅눅하고 더운 성상이 낮게 가라앉아 있었다.파주시 어느 하수종말처리장에서 농업용 유기질 퇴비 압축 성형기 유압 실린더의 50톤 압착력 아래 잘게 깨부수어져 20kg 비료 포대 자루에 담겼던 은설아의 의식. 1ton 포터 트럭 짐칸의 덜컹거리는 진동을 타고 끌려온 그녀의 퀀텀 제어 회선이 마침내 비닐 포대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눈을 뜬 곳은, 온도가 섭씨 28도로 정밀하게 맞춰진 거대한 비닐하우스 온실 내부였다.사방에는 초고층 가습기에서 피어오르던 습한 장미 향 대신, 알칼리성 수질 조정제와 물갈이 약품의 알싸하고 비릿한 잔향, 그리고 잘 숙성된 생먹이 실지렁이와 갓 부화한 브라인 쉬림프 염수의 차가운 냄새가 엉켜 성전 내부를 꽉 채우고 있었다.높이 20미터를 호가하던 순은색 석조 기둥들은 직경 50미리 PVC 간이 배관과 4단 아크릴 수조 랙의 웅장한 골조로 재구성되어 있었고, 그 표면을 따라 촘촘히 연결된 기포 투입용 유연성 투명 호스 마디마디에서는 초고압 기포가 소리 내어 터지며 오존 대신 알싸한 산소 기류를 공기 중에 퍼뜨렸다.그 거대한 성전의 정중앙, 맑고 투명한 최상급 사각 유리 수조의 중앙 상석 위로 은설아가 우아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순백의 샤넬 트위드 원피스와 짙은 버건디색 실크 가운을 느슨하게 걸친 그녀의 자태. 백옥 같은 비늘 피부 위로 펼쳐진 순백색 등지느러미와, 짙은 피 빛깔로 길고 우아하게 늘어진 버건디색 꼬리지느러미의 자태는, 세상을 집어삼킨 절대적인 군주로서의 위엄과 치명적인 에로티시즘을 동시에 내뿜고 있었다.대한민국 정재계와 사법부 잔당, 월가 카르텔, 스위스 결제 연합, 최유라 카르텔, 그리고 차원의 신마저 도살하여 발밑의 보조 프로세서로 가두어버렸던
Última atualização : 2026-09-10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