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알아보겠어?”연화는 아이를 바라본 채 움직이지 못했다.여덟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였다.긴 머리카락.작은 얼굴.그리고 눈매까지.너무 닮아 있었다.연화 자신과.“……누구야?”아이의 얼굴이 순간 굳었다.“나 몰라?”“미안해.”연화의 목소리가 떨렸다.“정말 기억이 안 나.”아이의 눈에 금세 눈물이 맺혔다.“엄마가 나 버렸잖아.”“뭐?”연화가 한 걸음 다가갔다.“누가 그런 말을 했어?”“아저씨가.”아이가 뒤를 돌아봤다.복도 끝에 검은 코트를 입은 남자가 서 있었다.한재문의 얼굴이 굳었다.“저 사람이 왜 여기 있어?”강우가 낮게 물었다.한재문은 대답하지 않았다.남자가 천천히 걸어왔다.“오랜만이네, 연화.”연화가 그 얼굴을 보는 순간 숨을 멈췄다.“……당신.”알 수 없는 장면 하나가 머릿속을 스쳤다.어두운 방.울고 있는 아이.그리고 자신의 손을 붙잡은 남자.‘절대 아이를 데리고 나가지 마.’연화가 관자놀이를 움켜쥐었다.“으윽…”“연화야!”한재문이 달려왔다.하지만 연화가 손을 뿌리쳤다.“건드리지 마!”“괜찮아?”“너 때문에 더 기억이 안 나.”한재문이 멈췄다.연화는 아이를 바라봤다.“네 이름이 뭐야?”“하린.”그 이름을 듣는 순간 연화의 표정이 굳었다.하린.익숙했다.너무 익숙했다.“하린…”연화가 조심스럽게 이름을 되뇌었다.그러자 아이가 울면서 물었다.“엄마가 지어준 이름이잖아.”“내가?”“응.”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엄마가 나한테 말했어. 내가 태어나던 날 엄마가 나를 꼭 살리겠다고 했대.”연화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그때 한재문이 끼어들었다.“그 아이 말 믿지 마.”연화가 그를 돌아봤다.“왜?”“하린은 네 딸이 아니야.”아이가 고개를 숙였다.연화가 한재문에게 다가갔다.“그럼 누구 딸인데?”한재문은 입을 다물었다.“대답해.”“……서린.”연화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서린의 딸이라고?”“그래.”그 순간 하린이 소리쳤다.“거짓말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05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