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대.”연화가 등잔을 더 높이 들었다.최만길은 코웃음을 쳤다.“성질 한번 더럽군.”“내 성질 구경하러 왔어? 대답이나 해. 이겸 아비가 누구냐고.”최만길은 이겸을 똑바로 봤다.“네 친아비는 이정문의 친동생, 이정태다.”이겸의 눈이 가늘어졌다.“내 숙부는 어릴 때 죽었다고 들었소.”“죽기는 개뿔. 도망쳤지.”서린의 아버지가 신음처럼 말했다.“만길아, 입 닥쳐.”최만길이 그를 돌아봤다.“넌 아직도 남의 입 막는 버릇 못 고쳤냐? 처자식까지 끌어안고 거짓말 처먹이며 잘도 살았네.”“이 미친놈이!”사내가 달려들려 하자 연화가 등잔을 사이에 들이밀었다.“둘 다 지랄 그만. 지금 중요한 건 저 사람이 왜 도망쳤냐는 거야.”최만길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사람을 죽였으니까.”이겸의 턱이 굳었다.“누구를.”“최만복의 아버지.”연화가 멈칫했다.“내 할아버지를?”“그래.”마당의 공기가 얼어붙었다.최만길이 말했다.“이정태는 만복이 아비 밑에서 일을 했어. 돈을 빼돌리다 들켰고, 그날 밤 둘이 싸웠지. 다음 날 만복이 아비가 우물에서 시체로 나왔다.”연화가 이겸을 봤다.이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최만길이 계속했다.“그 뒤 이정태는 사라졌고, 몇 달 후 갓난아기 하나가 이정문 집에 들어갔다. 그게 너야.”“증거가 있소?”“있지.”“어디.”최만길이 품에서 작은 목패를 꺼냈다.피가 검게 밴 낡은 패였다.“이정태가 도망치던 밤 떨어뜨린 거다.”이겸이 손을 내밀었지만 최만길은 주지 않았다.“공짜로 줄 생각은 없어.”연화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이 와중에 돈 뜯으러 왔어?”“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냐.”“와, 아주 썩은 놈들만 줄줄이 나오네.”연화가 주머니를 꺼내 던졌다.최만길이 받으려는 순간 이겸이 손목을 낚아챘다.“받지 마시오.”“왜.”“저 자 말이 사실인지부터 확인해야 하오.”최만길이 비웃었다.“그래. 네가 이정문 밑에서 배운 건 의심뿐이지.”이겸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내 아버지를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03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