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과부촌의 밤도깨비: Capítulo 61 - Capítulo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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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화

“이겸에게는 아직 말하지 않은 출생의 비밀이 있다.”연화는 편지를 구겨 버렸다.“이 집 인간들은 입만 열면 비밀이래. 아주 지랄도 대대로 물려주나 봐.”서린의 어머니가 창백해졌다.“연화야, 그건—”“내 이름 함부로 부르지 마.”연화가 편지를 이겸 가슴에 내던졌다.“읽어. 당신 얘기잖아.”이겸은 마지막 문장을 다시 훑었다.“최만복이 이걸 직접 보냈다고 했소?”“열흘 전에 사람이 가져왔어.”“어디서.”“망월촌에서 멀지 않은 객주.”연화가 헛웃음을 쳤다.“죽었다던 내 아비가 코앞에서 편지를 보내고 있었네. 다들 나 하나 병신 만들어 놓고 재밌었어?”서린의 아버지가 소리쳤다.“말버릇 좀 고쳐!”연화가 등잔을 낚아챘다.“한마디만 더 하면 그 말버릇이랑 수염이랑 같이 태워 버린다.”사내가 입을 다물었다.이겸이 편지를 접었다.“최만복이 왜 내 혼인을 막으려 했는지부터 알아야겠소.”“당신은 왜 이렇게 멀쩡해?”“안 멀쩡하오.”그때 서린의 어머니가 말했다.“이겸 도련님 아버지 이름이… 이정문 맞지요?”이겸의 눈빛이 변했다.“내 아버지를 어떻게 아시오.”여자는 대답 대신 남편을 봤다.사내가 욕설을 뱉었다.“아, 염병할. 결국 이것까지 까겠다는 거냐?”연화가 탁자를 내려쳤다.“까. 오늘 다 까. 속곳 빼고 숨긴 건 전부 내놔.”여자가 상자 밑바닥을 뜯었다. 얇은 봉투 하나가 나왔다.“최만복이 보낸 건 편지 한 장이 아니야.”연화가 봉투를 낚아챘다.안에는 낡은 호적 문서와 붉은 손도장이 찍힌 각서가 있었다.이겸이 호적을 들었다.자신의 이름 옆, 아비 이름이 적힌 자리가 칼로 긁혀 있었다.그 밑에 희미한 글씨가 남아 있었다.최만길.연화가 물었다.“누구야.”서린의 어머니가 대답했다.“최만복의 형.”이겸이 각서를 펼쳤다.‘아이의 생부에 관한 일을 죽을 때까지 입 밖에 내지 않는다.’아래에는 이정문과 최만복의 이름이 나란히 찍혀 있었다.연화가 이겸을 봤다.“당신 아버지랑 내 아버지가 왜 이런 걸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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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화

“이름 대.”연화가 등잔을 더 높이 들었다.최만길은 코웃음을 쳤다.“성질 한번 더럽군.”“내 성질 구경하러 왔어? 대답이나 해. 이겸 아비가 누구냐고.”최만길은 이겸을 똑바로 봤다.“네 친아비는 이정문의 친동생, 이정태다.”이겸의 눈이 가늘어졌다.“내 숙부는 어릴 때 죽었다고 들었소.”“죽기는 개뿔. 도망쳤지.”서린의 아버지가 신음처럼 말했다.“만길아, 입 닥쳐.”최만길이 그를 돌아봤다.“넌 아직도 남의 입 막는 버릇 못 고쳤냐? 처자식까지 끌어안고 거짓말 처먹이며 잘도 살았네.”“이 미친놈이!”사내가 달려들려 하자 연화가 등잔을 사이에 들이밀었다.“둘 다 지랄 그만. 지금 중요한 건 저 사람이 왜 도망쳤냐는 거야.”최만길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사람을 죽였으니까.”이겸의 턱이 굳었다.“누구를.”“최만복의 아버지.”연화가 멈칫했다.“내 할아버지를?”“그래.”마당의 공기가 얼어붙었다.최만길이 말했다.“이정태는 만복이 아비 밑에서 일을 했어. 돈을 빼돌리다 들켰고, 그날 밤 둘이 싸웠지. 다음 날 만복이 아비가 우물에서 시체로 나왔다.”연화가 이겸을 봤다.이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최만길이 계속했다.“그 뒤 이정태는 사라졌고, 몇 달 후 갓난아기 하나가 이정문 집에 들어갔다. 그게 너야.”“증거가 있소?”“있지.”“어디.”최만길이 품에서 작은 목패를 꺼냈다.피가 검게 밴 낡은 패였다.“이정태가 도망치던 밤 떨어뜨린 거다.”이겸이 손을 내밀었지만 최만길은 주지 않았다.“공짜로 줄 생각은 없어.”연화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이 와중에 돈 뜯으러 왔어?”“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냐.”“와, 아주 썩은 놈들만 줄줄이 나오네.”연화가 주머니를 꺼내 던졌다.최만길이 받으려는 순간 이겸이 손목을 낚아챘다.“받지 마시오.”“왜.”“저 자 말이 사실인지부터 확인해야 하오.”최만길이 비웃었다.“그래. 네가 이정문 밑에서 배운 건 의심뿐이지.”이겸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내 아버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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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화

연화가 소매를 걷었다.“오늘은 손으로 패 죽이고 싶으니까.”서린의 아버지가 뒷걸음질쳤다.“미친년아, 감히 어른한테—”퍽.연화의 주먹이 사내의 입가에 꽂혔다.“한 번만 더 어른 타령해 봐. 이빨부터 어른답게 빠지게 해 줄 테니까.”“언니!”서린이 달려들자 이겸이 막았다.“지금 끼어들지 마시오.”사내가 피를 뱉으며 악을 썼다.“네년 때문에 다 망했어!”연화가 멱살을 낚아챘다.“내 재산 처먹으려다 들킨 놈이 누구 탓을 해?”“그 재산 원래 네 것도 아니야!”연화의 손이 멈췄다.최만길이 눈썹을 치켜올렸다.“그건 또 무슨 소리냐.”사내가 입을 다물었다.연화가 천천히 웃었다.“아주 좋아. 오늘 혓바닥 하나씩 뽑아야 말이 나오나 보네.”이겸이 사내 앞에 섰다.“문서 내놓으시오.”“없다.”이겸이 사내의 손목을 꺾었다.“아악!”“나는 연화보다 성질이 좋지 않소.”“이게 좋은 거냐, 이 개자식아!”“그러니 더 꺾기 전에 내놓으시오.”서린의 어머니가 울며 마루 밑을 가리켰다.“거기 있어요.”“여보!”“이제 그만해요! 애들 인생을 얼마나 더 망칠 거예요!”연화가 마루판을 걷어찼다.그 아래 기름종이에 싸인 문서 뭉치가 나왔다.이겸이 하나씩 펼쳤다.최만복의 재산 목록. 연화의 출생 기록. 이정태의 이름. 그리고 서린과 이겸의 정혼 약조.마지막 장을 본 이겸의 얼굴이 굳었다.“이 인장은 가짜요.”최만길이 문서를 낚아챘다.“뭐?”“최만복의 인장이 아니오. 모양을 흉내 냈지만 획이 다르오.”연화가 서린의 아버지를 돌아봤다.“네가 만들었어?”사내가 대답하지 않았다.연화가 다시 주먹을 들자 서린이 앞을 막았다.“그만해요!”“비켜.”“아버지 죽일 거예요?”“안 죽여. 죽으면 물어볼 게 없잖아.”서린이 울면서도 비키지 않았다.“그래도 내 아버지예요.”연화가 한참 서린을 바라봤다.그러다 손을 내렸다.“그래. 너한텐 아버지겠지.”서린의 입술이 떨렸다.“언니…”“근데 나한텐 내 인생 팔아먹으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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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화

“이겸 친아비를 죽인 사람이 나니까.”연화가 최만복의 멱살을 움켜쥐었다.“한 번만 더 사람 인생 갖고 놀면 진짜 네 상복부터 맞춘다.”최만복은 웃었다.“성질은 나 닮았네.”짝.연화의 손바닥이 그의 뺨을 갈겼다.“그딴 소리 하지 마. 토 나오니까.”이겸이 최만복 앞으로 섰다.“왜 죽였소.”“네 아비가 내 여자를 건드렸거든.”서린의 어머니가 비명을 질렀다.“거짓말하지 마!”연화가 돌아봤다.“이번엔 또 누구야.”최만복이 여자를 가리켰다.“저 여자 말고.”“그럼?”“네가 아는 여자다.”이겸의 눈빛이 차가워졌다.“이름부터 말하시오.”최만복이 대문 밖을 힐끗 봤다.“월선.”연화의 얼굴이 굳었다.“뭐?”“네가 어미처럼 따랐던 월선.”연화가 최만복을 밀쳐냈다.“개소리 작작 해. 월선이 왜 나와.”“이겸을 낳은 여자가 월선이니까.”이겸이 숨을 멈췄다.연화도 입을 다물지 못했다.“월선이… 당신 어머니라고?”이겸은 대답하지 않았다.최만복이 피식 웃었다.“참 재밌지. 네년을 키운 여자가 네 사내를 낳았어.”연화가 그의 가슴을 걷어찼다.“웃지 마, 이 미친 새끼야!”최만복이 휘청거리며 욕을 뱉었다.“천한 년이 아비한테 발길질을—”“아비 노릇 한 적도 없는 게 아비 타령이야? 염병하네.”이겸이 연화의 팔을 잡았다.“월선에게 가야겠소.”“같이 가.”최만복이 말했다.“가 봐야 없을 텐데.”둘이 동시에 돌아봤다.“무슨 뜻이야.”“월선은 사흘 전에 망월촌을 떠났다.”연화의 얼굴이 일그러졌다.“왜.”“네 혼인 소식 들었으니까.”“그래서 도망쳤다고?”“정확히는 내가 도망가라고 했지.”이겸이 최만복의 목을 움켜쥐었다.“당신이?”“그래. 네가 그 여자를 어미라고 부르는 꼴 보기 싫어서.”이겸의 주먹이 날아갔다.퍽.최만복이 마당에 처박혔다.연화가 눈을 크게 떴다.이겸은 다시 멱살을 잡아 일으켰다.“다시 월선 입에 올리면 죽이겠소.”최만복이 피 묻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이제야 네 애비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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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화

“내가 네 아비 이정태를 죽였다.”이겸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어떻게 죽였습니까.”“칼로 찔렀다. 두 번.”최만복이 비웃었다.“두 번? 네년은 아직도 그날 일을 모르네.”월선이 칼끝을 돌렸다.“닥쳐.”그때 서린의 아버지가 웃었다.연화가 노려봤다.“뭐가 웃겨.”사내가 고개를 들었다.“월선아.”월선의 손에서 칼이 툭 떨어졌다.“내 이름 부르지 마.”“십구 년 만인데 인사가 그 모양이냐.”“뭐라고?”사내가 이겸을 바라봤다.“네가 죽였다는 이정태.”그가 웃음을 거두었다.“나다.”정적이 내려앉았다.연화가 욕을 뱉었다.“염병.”서린이 아버지를 붙잡았다.“아버지?”“내 이름은 강도식이 아니다. 이정태다.”이겸의 주먹이 굳었다.월선이 달려들어 그의 뺨을 갈겼다.짝.“살아 있었어?”“그래.”“내가 네 시체를 강에 던졌는데!”“네가 던진 건 정문이 형이었어.”이겸의 눈이 번쩍 들렸다.“뭐?”월선의 입술이 새파랗게 질렸다.“그날 형이 내 옷을 입고 있었어. 네가 사람을 잘못 본 거야.”월선이 비틀거렸다.“내가… 정문 오라버니를?”“그래. 네 아들 데려다 키운 사람을 네 손으로 죽였지.”이겸이 이정태의 멱살을 움켜쥐었다.“그 입 닥치시오.”“왜, 듣기 싫으냐?”“알고도 숨어 있었소?”“살려고.”연화가 헛웃음을 터뜨렸다.“또 살려고래. 여기 인간들은 남의 인생 박살 내면서 지 목숨만 귀해?”이정태가 연화를 노려봤다.“넌 빠져.”“내 남자 얘긴데 왜 빠져, 이 망할 놈아.”서린의 어머니가 그의 팔을 붙잡았다.“여보, 그만해요.”연화가 여자를 쏘아봤다.“당신은 정체 알고 있었어?”여자는 울면서 고개를 저었다.“혼인하고 한참 뒤에 알았어.”“그럼 이겸이 자기 아들인 것도?”여자가 입을 다물었다.“알았네.”서린이 어머니를 돌아봤다.“어머니?”여자는 주저앉았다.“정혼을 막으려고 했어.”이겸의 얼굴이 굳었다.“무슨 뜻이오.”“서린이하고 도련님은 혼인하면 안 돼요.”월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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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화

“그날 밤 내 잠자리까지 들어와 놓고.”이정태의 얼굴이 일그러졌다.“죽여 달라더니 몸까지 줬다고?”서린의 어머니가 최만복에게 달려들었다.“이 개 같은 인간아!”짝.손바닥이 최만복의 뺨을 후려쳤다.“내가 네 잠자리에 들어간 건 맞아.”연화가 눈을 감았다.“아, 또 맞는 건 맞대.”여자가 이를 악물었다.“하지만 자려고 들어간 게 아니야. 죽이려고 들어갔어.”최만복의 웃음이 멎었다.“칼을 품고 갔어. 만복이를 죽이면 다 끝날 줄 알았으니까.”최만복이 코웃음을 쳤다.“그래서 내 옷고름까지 풀었냐?”“칼 뽑을 틈 만들려고 한 거야!”“그런데 못 찔렀어.”“왜.”여자가 최만복을 노려봤다.“내 배 속에 아이가 있다고 했으니까.”이정태가 얼어붙었다.“서린이?”“아니.”모두가 멈췄다.여자가 입술을 떨었다.“서린이 전에 아이가 하나 있었어.”최만복이 얼굴을 굳혔다.“그 얘긴 하지 마.”연화가 헛웃음을 쳤다.“왜? 이제 와서 부끄러운 것도 있어?”서린이 어머니의 팔을 붙잡았다.“그 아이는 어디 있어요?”여자가 눈을 감았다.“죽었다고 들었어.”월선이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누가 그렇게 말했는데.”“산파가.”“이름.”“복례.”월선이 욕을 삼켰다.“그 여편네가 아직도 살아 있었어?”최만복이 문 쪽으로 움직였다.이겸이 앞을 막았다.“어딜 가시오.”“비켜.”연화가 최만복의 소매를 잡아당겼다.“야. 네 얼굴 지금 딱 들킨 개새끼 얼굴이야.”최만복이 손을 뿌리쳤다.“그 아이는 죽었어!”월선이 싸늘하게 웃었다.“아니.”모두가 그녀를 봤다.“내가 데려갔어.”서린의 어머니가 비틀거렸다.“뭐?”“복례가 아이를 죽이라고 돈을 받았어. 내가 먼저 데려갔지.”“누가 돈을 줬는데.”월선은 최만복을 가리켰다.“저 인간.”연화가 그대로 최만복의 턱을 후려쳤다.퍽.“아주 애 죽이는 게 취미였네, 이 썩을 놈아.”최만복이 피를 뱉었다.“그 아이가 살아 있으면 다 죽을 판이었어!”“그래서 갓난애를 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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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화

“그럼 이제 당신이 선택해. 나랑 혼인할 건지, 저 아이 아비로 살 건지.”이겸이 혼인패를 주워 들었다.“둘 중 하나를 고르지 않겠소.”연화가 헛웃음을 쳤다.“아주 배짱도 좋네.”“당신과 혼인하고, 내 아이라면 책임도 지겠소.”난실이 고개를 들었다.“내 아이라면?”이겸의 눈이 싸늘해졌다.“우리가 마지막으로 함께한 날, 당신도 기억하잖소.”난실의 얼굴이 굳었다.연화가 천천히 돌아봤다.“무슨 소리야.”“날짜가 맞지 않소.”마당이 조용해졌다.난실이 입술을 깨물었다.옥련이 욕을 삼켰다.“난실아.”“가만있어.”연화가 난실 앞으로 갔다.“진짜 이겸 아이야?”난실은 대답하지 않았다.“야.”“아니야.”연화의 눈이 가늘어졌다.“뭐가 아니야.”“이겸 아이 아니라고.”이겸이 눈을 감았다.연화는 한동안 난실을 보다가 웃었다.“와. 오늘 사람 하나 병신 만드는 데 다들 아주 신났네.”난실이 악을 썼다.“나도 이러기 싫었어!”“그럼 왜 했는데!”난실이 품에서 피 묻은 천 조각을 꺼내 연화 가슴에 던졌다.“이거 때문에!”천에는 짧은 글이 적혀 있었다.‘이겸과 연화가 혼인하면 연화를 먼저 죽인다.’연화의 표정이 굳었다.“누가 보냈어.”“몰라. 어젯밤 내 방 문에 칼로 꽂혀 있었어.”“그래서 임신했다고 하면 혼인이 깨질 줄 알았어?”“그래!”난실의 눈물이 터졌다.“네가 날 미워해도 살아 있는 게 낫잖아, 이 미친년아!”연화의 손이 올라갔다가 멈췄다.난실이 얼굴을 들이밀었다.“때려. 차라리 한 대 갈겨.”연화가 이를 악물었다.“왜 나한테 말 안 했어.”“말하면 내 아이부터 죽인다고 했어.”연화가 굳었다.“그럼 임신은 진짜네.”난실이 배를 감싸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이겸이 물었다.“아이 아비가 누구요.”난실은 침묵했다.최만복이 피식 웃었다.“그 꼴을 보니 이름도 못 댈 잡놈인가 보네.”난실이 최만복을 노려봤다.“너 같은 천하의 개잡놈보다 백 배 나은 사람이야.”“그럼 이름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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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화

“네가 이겸을 사랑하게 만들려고.”연화가 월선을 멍하니 봤다.“다시 말해 봐.”“내가 판을 짰어.”짝.연화의 손바닥이 월선의 얼굴을 후려쳤다.이겸이 움직이려 하자 연화가 소리쳤다.“오지 마!”월선은 맞은 뺨을 감싼 채 서 있었다.연화의 눈이 벌겋게 달아올랐다.“내가 저 인간 좋아해서 밤새 뒤척인 것도, 질투해서 지랄한 것도 다 네 장난감이었어?”“감정까지 만들 순 없어.”“그럼 씨앗만 뿌렸다는 거야?”연화가 웃었다.“와, 개 같은 소리를 아주 곱게도 한다.”이겸이 월선에게 물었다.“왜 그랬습니까.”“사람 하나를 끌어내려고.”“누구.”월선이 연화를 바라봤다.“연화의 남편.”정적이 내려앉았다.연화가 눈을 깜빡였다.“뭐?”“네 남편.”“나 혼인 안 했어.”“했어.”연화가 월선의 멱살을 움켜쥐었다.“내가 모르는 혼인을 내가 언제 했는데, 이 미친 여편네야!”“네가 일곱 살 때.”이겸의 얼굴이 굳었다.최만복이 욕설을 내뱉었다.“이런 염병할.”연화가 소리쳤다.“일곱 살짜리가 뭔 혼인을 해!”“실제로 혼례를 올린 건 아니야. 호적에만 부부로 올렸어.”“누구 마음대로!”“내 마음대로.”연화가 월선을 밀쳐 넘어뜨렸다.“왜!”월선이 숨을 몰아쉬었다.“널 숨겨야 했으니까.”최만복이 끼어들었다.“누구한테서.”월선이 그를 노려봤다.“너한테서.”“개수작 부리지 마.”“네가 연화를 찾기 시작해서 다른 집 며느리로 만들어 버렸어. 그러면 쉽게 못 데려갈 줄 알았어.”연화가 머리를 쥐어뜯듯 움켜잡았다.“좋아. 좋아, 미치겠지만 여기까진 듣겠어.”그녀가 이를 갈았다.“그 남편이라는 놈은 누구야.”월선이 대답했다.“장무열.”난실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옥련이 그걸 봤다.“난실아.”난실이 뒷걸음질쳤다.연화가 눈을 좁혔다.“너 왜 그래.”“아무것도 아니야.”“오늘 여기서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한 인간 치고 진짜 아무것도 아닌 놈 하나도 없었어.”난실이 입을 다물었다.이겸이 월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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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화

“그리고 그날 밤, 네가 내 방에도 들어왔었어.”연화의 주먹이 장무열의 턱을 찍었다.퍽.“내가 일곱 살이었다며, 이 개자식아.”장무열이 피를 닦으며 웃었다.“그런 뜻 아니야.”“그럼 말을 사람처럼 해.”이겸이 장무열의 멱살을 잡았다.“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처음부터 말하시오.”장무열은 이겸의 손을 내려다봤다.“놓으면 말하지.”“안 놓고 들을 거요.”연화가 이를 갈았다.“그냥 말해. 오늘 사람 하나 묻는다고 밤이 더 길어지진 않을 것 같으니까.”월선이 다급하게 끼어들었다.“연화야, 듣지 마.”연화가 홱 돌아봤다.“당신은 이제 닥쳐. 내 인생에서 내가 모르는 장면이 몇 개인지 세기도 지쳤어.”장무열이 품에서 낡은 붉은 천을 꺼냈다.“네가 내 방에 들어온 건 맞아. 하지만 나는 신랑이 아니었어.”연화의 눈이 좁아졌다.“뭐?”“나는 그날 심부름하던 열두 살짜리 아이였어.”월선의 얼굴이 굳었다.“무열아.”“진짜 신랑은 따로 있었지.”이겸이 물었다.“누구였소.”장무열이 붉은 천을 펼쳤다.천 끝에 작은 이름표가 매달려 있었다.연화가 그것을 낚아챘다.희미한 글씨 두 자.‘이겸.’연화의 손이 멈췄다.“이게 왜 여기 있어.”이겸도 굳었다.장무열이 말했다.“그날 네 옆에 누워 있던 아이 이름이 이겸이었으니까.”월선이 소리쳤다.“그만해!”연화가 월선의 뺨을 갈겼다.짝.“왜. 이번엔 뭐가 그렇게 겁나?”월선의 입술이 떨렸다.장무열이 계속했다.“혼례는 가짜였어. 술 취한 어른 셋 불러 놓고 절 몇 번 시키고, 아이 둘을 한방에 눕힌 뒤 부부가 됐다고 우겼지.”연화가 이겸을 바라봤다.“당신… 그때 거기 있었어?”이겸은 천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기억 없소.”“당연하지.”장무열이 웃었다.“둘 다 약을 먹였으니까.”이겸의 주먹이 날아갔다.퍽.장무열이 마루 끝에 처박혔다.“아이들한테 약을 먹여?”“내가 먹였냐! 시키는 대로 그릇 옮긴 것뿐이야!”“누가 시켰는데.”장무열이 월선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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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화

“이겸을 친아들처럼 키운 그 이정문이 네 친아버지라고.”연화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다 웃었다.“그래.”월선이 움찔했다.“연화야.”“이제 놀랍지도 않아.”연화가 손가락으로 이겸을 가리켰다.“저 사람 키운 아비가 내 친아비고.”이번엔 최만복을 가리켰다.“내 아비인 줄 알았던 인간은 저 사람 친아비고.”최만복이 버럭했다.“아직 확인도 안 된—”연화가 그의 얼굴에 침을 뱉었다.“넌 아비 자리에서 좀 내려와, 이 염병할 인간아. 몇 번을 갈아치우게 만들어?”이겸은 월선만 바라봤다.“내가 최만복 아들이란 증거 있습니까.”월선이 입술을 깨물었다.“있어.”“어디.”“이정문이 남긴 유서.”연화가 피식 웃었다.“또 종이야? 사람 입은 죄다 거짓말인데 종이만 천하제일 정직하네.”월선이 품을 뒤졌다.그런데 손이 멈췄다.표정이 바뀌었다.“없어.”이겸의 눈이 좁아졌다.“뭐가.”“유서가 없어졌어.”장무열이 웃었다.“찾는 게 이거야?”그의 손에 누렇게 바랜 봉투가 들려 있었다.월선이 달려들었다.“내놔!”장무열이 밀쳐냈다.“왜? 또 네 입맛대로 골라 읽게?”연화가 봉투를 낚아챘다.“내가 읽어.”월선이 연화의 손목을 붙잡았다.“안 돼.”연화의 얼굴이 싸늘해졌다.“이 손 안 놔?”“그 안에는 네가 몰라도 되는 일이 있어.”“내 친아비 유서인데 내가 몰라도 돼?”연화가 손을 뿌리쳤다.봉투를 찢었다.첫 줄을 읽던 그녀의 표정이 굳었다.‘연화가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나는 이미 죽었을 것이다.’연화가 코웃음을 쳤다.“그건 맞네.”다음 줄.‘이겸에게 죄를 묻지 마라. 그 아이는 아무것도 모른다.’이겸의 턱이 굳었다.그리고 다음 문장.연화의 입술이 멎었다.“왜 안 읽어?”이겸이 물었다.연화가 종이를 내려다봤다.“좆같아서.”“읽어.”“당신이 직접 봐.”이겸이 종이를 가져갔다.‘연화와 이겸을 어린 나이에 혼인시킨 이유는 둘을 맺어 주기 위함이 아니었다.’장무열이 중얼거렸다.“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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