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과부촌의 밤도깨비: Capítulo 41 - Capítulo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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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화

“오늘은 당신이 보는 앞에서, 내가 다른 남자를 고를 차례야.”연화가 비켜서자 백동이 문턱을 바라봤다.그런데 들어오지 않았다.“왜.”“싫소.”연화의 얼굴이 굳었다. “아까는 들어가도 되냐며.”“그때는 당신이 날 보고 있었소.”백동이 이겸을 턱으로 가리켰다.“지금은 저 사람 얼굴만 보고 있잖소.”옥련이 피식 웃었다. “맞네. 백동은 핑계고 눈깔은 계속 이겸한테 박혀 있네.”“윤옥련, 닥쳐.”“싫어. 재밌어졌는데.”백동이 한 걸음 물러났다. “나는 다른 사내 질투시키는 막대기로 안 쓰이오.”연화가 발끈했다. “내가 언제 그랬다고.”“방금.”“내가 원해서 부른다고 했잖아.”“그럼 나를 봐.”연화가 입을 다물었다.백동이 다시 물었다. “지금 나랑 단둘이 있고 싶소?”이번에는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난실이 술잔을 내려놓았다. “끝났네.”초희도 작게 중얼거렸다. “언니는 이겸 오라버니가 잡아 주길 바라는 거야.”연화가 버럭했다. “다들 내 속에 들어갔다 나왔어?”매향이 태연하게 말했다. “밖에서도 보여.”연화의 얼굴이 붉어졌다.그때 이겸이 돌아섰다.“어디 가.”연화가 바로 물었다.“나가겠소.”“어디로.”“그게 왜 궁금하오.”연화가 헛웃음을 쳤다. “옥련 방?”옥련이 즉시 손을 들었다. “난 환영.”연화가 옥련에게 베개를 던졌다. “이 미친년아!”옥련이 베개를 받아 안았다. “네가 백동 부르는 건 선택이고 내가 이겸 부르는 건 미친 짓이냐?”“그래!”“개같은 논리네.”이겸이 문을 나서자 연화가 따라 나왔다.“진짜 옥련한테 갈 거야?”“그대는 백동을 골랐잖소.”“백동은 안 들어왔잖아!”“그건 백동이 거절한 거지, 그대가 거절한 게 아니오.”연화가 말문이 막혔다.이겸이 웃지도 않은 채 말했다. “나보고 마음 가는 대로 하라 했지.”“그래서?”“해 보려고.”옥련이 뒤에서 신이 나 외쳤다. “이겸! 내 문 아직 열려 있다!”연화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가. 아주 가서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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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화

“한연화. 나랑 혼인하시오.”골목이 조용해졌다.연화는 무릎 꿇은 이겸을 내려다봤다. 한참을 보더니 입을 열었다.“싫어.”옥련이 입을 벌렸다. “뭐?”난실도 헛웃음을 쳤다. “저걸 거절한다고?”이겸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유를 물어도 되오?”“혼인이라는 말이 이제 지긋지긋해.”연화는 월선과 도윤이 서 있던 쪽을 한 번 봤다.“남이 정한 혼인 한 번으로 내 인생이 개판 났어. 또 덥석 한다고 했다가 나중에 당신이 다른 여자 문 그리워하면?”“그럴 생각 없소.”“생각은 오늘 바뀌고 내일도 바뀌어.”옥련이 끼어들었다. “맞아. 저놈 예전엔 내 방도 잘 왔지.”연화가 쏘아봤다. “너는 왜 자꾸 증언을 처보태?”“사실이잖아.”이겸이 연화만 바라봤다. “그럼 어떻게 하면 믿겠소.”연화가 눈을 가늘게 떴다.“일곱 밤.”“뭐?”“일곱 밤 동안 내가 부르지 않아도 내 문만 와.”옥련의 얼굴이 굳었다.연화가 손가락 일곱 개를 펴려다 다섯 개뿐이라 짜증을 냈다. “아, 됐고. 일곱 밤.”난실이 웃음을 터뜨렸다. “손가락부터 모자라네, 이 화상아.”“닥쳐.”연화는 이겸에게 말했다.“누가 댕기 걸든, 누가 술 들고 부르든, 누가 울든 벗든 지랄하든 상관없어. 당신이 알아서 내 문으로 와.”초희의 얼굴이 붉어졌다. “벗는 건 왜 나와.”옥련이 비웃었다. “찔리냐?”“언니!”이겸이 물었다. “일곱 밤을 채우면?”연화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그리고 말했다.“혼인할게.”골목이 터졌다.“미친년아!”옥련이 제일 먼저 소리쳤다.난실도 술병을 내려놓았다. “잠깐. 그럼 우리는?”연화가 코웃음을 쳤다. “왜. 아쉬워?”옥련이 이겸 앞으로 나왔다. “일곱 밤 동안 우리가 아무것도 못 하게 하겠다는 거야?”“아니.”연화가 웃었다.“해.”모두가 멈췄다.“뭐?”“댕기도 걸고, 술도 먹이고, 불러도 봐. 꼬실 수 있으면 꼬셔.”이겸이 연화를 바라봤다. “그대 지금 나 시험하는 거요?”“응.”“대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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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화

“내일 네 남자가 어디를 보는지 보자.”난실의 말에 연화가 코웃음을 쳤다.“봐. 눈깔 빠지게 봐.”난실이 대장간 문에 걸린 붉은 댕기를 툭 쳤다. “내일 밤 울지나 마.”“누가 울어.”“첫날 옥련 문 앞에서도 눈물 그렁그렁하더라.”연화가 콩 바구니를 집어 던질 뻔했다. “너 오늘부터 말조심해.”난실이 웃었다. “겁먹었네.”“지랄.”그날 밤 연화는 이겸을 자기 방에 들이고도 한숨도 못 잤다.“왜 계속 뒤척이오.”“안 뒤척였어.”“세 번째요.”“세고 있었어?”“옆에서 이불을 걷어차는데 어떻게 모르오.”연화가 벌떡 일어났다. “내일 난실한테 갈 거야?”“내일 일을 왜 오늘 묻소.”“대답해.”“모르오.”연화의 눈이 뒤집혔다. “모른다고?”“그때 내가 뭘 원하는지 보고 결정하겠소.”“아, 이 재수 없는 인간.”이겸이 웃었다. “일곱 밤 시험하자고 한 건 그대요.”“시험 보면서 답안지 훔쳐보는 게 뭐가 나빠.”“그건 시험이 아니지.”연화가 베개로 이겸의 가슴을 후려쳤다. “닥치고 자.”다음 날 해가 지자 난실은 대장간 불부터 껐다.평소 쇠 냄새와 연기로 가득하던 안쪽을 깨끗이 쓸고, 작은 술상 하나만 놓았다.옥련이 구경 와서 혀를 찼다. “야, 너 작정했네.”난실이 머리를 묶던 끈을 풀었다. “왜.”“평소엔 머리에 쇳가루 달고 다니는 년이 오늘은 사람 꼴이잖아.”“처맞을래?”초희가 붉어진 얼굴로 물었다. “진짜 같이 자자고 말할 거야?”“응.”매향이 피식 웃었다. “빙빙 돌리는 것보단 낫네.”연화는 조금 떨어진 자기 집 평상에 앉아 있었다.옥련이 소리쳤다. “야, 한연화! 안 볼 척하면서 귀는 왜 이쪽으로 세워!”“네 목소리가 소 귀에도 들리겠다!”그때 이겸이 골목으로 들어왔다.난실은 바로 문 앞에 섰다.“이겸.”“들었소.”“뭘.”“오늘 같이 자자고 할 거라던 말.”난실이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그럼 대답도 준비했겠네.”연화의 손이 무릎 위에서 굳었다.이겸은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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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화

“내일은 나도 안 물러날 거야.”초희의 말에 연화가 눈을 가늘게 떴다.“그래. 해 봐.”초희가 놀랐다. “진짜?”“왜. 내가 머리채라도 잡을 줄 알았어?”옥련이 옆에서 끼어들었다. “잡을 것 같은데.”연화가 쏘아봤다. “너는 주둥이 닫아.”초희는 이겸을 바라봤다.“오라버니.”“왜.”“내일은 언니 보지 말고 나만 봐 줘.”연화의 얼굴이 바로 굳었다.“야.”초희가 고개를 돌렸다. “언니가 막지 않는다며.”“막지는 않지.”“그럼 말도 하지 마.”연화가 헛웃음을 터뜨렸다. “이 조그만 게 오늘 제대로 돌았네.”초희도 물러서지 않았다. “맨날 언니만 소리치니까 나도 해 보려고.”다음 날 저녁.초희의 문에는 붉은 댕기 하나만 걸렸다.술도 없었다. 음식도 없었다.옥련이 보자마자 코웃음을 쳤다. “준비가 그게 다야?”초희가 말했다. “오라버니는 술 때문에 오는 사람 아니잖아.”난실이 피식 웃었다. “쟤가 제일 무섭네.”연화는 자기 집 문 앞에 앉아 바느질을 하고 있었다.바늘이 세 번이나 손가락을 찔렀다.옥련이 멀리서 소리쳤다. “야, 피 난다!”“알아!”“안 보는 척 좀 그만해!”“안 봤어!”“그럼 어떻게 우리가 여기 있는 줄 알아?”연화가 바늘을 내려놨다. “아, 진짜 염병할 년들.”그때 이겸이 나타났다.초희가 문 앞에 섰다.“오라버니.”이겸이 붉은 댕기를 보고 물었다. “오늘이 셋째 밤이오?”연화가 바로 끼어들었다. “일곱 밤 중 셋째.”초희가 돌아봤다. “언니, 말하지 말랬잖아.”“숫자 알려 준 건데 왜.”“그게 압박이잖아.”연화가 입을 다물었다.초희가 다시 이겸을 봤다.“들어올래?”이겸은 대답하지 않았다.“이번엔 술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그런데 왜 부른 거요.”초희가 솔직하게 말했다. “그냥 같이 있고 싶어서.”연화의 손가락이 또 바늘에 찔렸다.“아!”난실이 중얼거렸다. “저러다 손가락 다 뚫리겠다.”초희는 계속 말했다.“전에 오라버니가 내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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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화

“내가 좋아한다고 했더니, 오라버니가 내 손을 더 세게 잡았어.”연화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졌다.“셋째 밤 통과 취소.”이겸이 눈썹을 찌푸렸다. “그게 왜 취소요.”“왜긴 왜야. 좋아한다는 여자 손을 더 꽉 잡아 놓고 기억도 안 난다는 인간을 뭘 믿어.”초희가 작게 말했다. “기억 안 난다고는 안 했어.”연화가 홱 돌아봤다. “너는 지금 누구 편이야?”“내 편.”옥련이 웃음을 터뜨렸다. “저 조그만 게 오늘 제일 독하네.”이겸이 초희를 봤다. “그날 왜 손을 잡았는지 말해도 되겠소?”초희의 표정이 굳었다. “말해.”“그대가 울고 있었소.”연화가 멈췄다.“뭐?”“잠들기 전에 울었소. 내가 나가면 혼자 있기 싫다고 했고.”초희가 입술을 깨물었다.이겸은 담담하게 이어갔다. “그래서 손을 잡았소. 이름을 부른 것도 잠들었는지 확인하려고.”연화가 초희를 쳐다봤다. “이게 전부야?”초희는 대답하지 않았다.“야.”“맞아.”연화가 허탈하게 웃었다. “그럼 뭔 큰 비밀처럼 처말했어?”초희가 갑자기 소리쳤다. “그래도 나한텐 중요했어!”골목이 조용해졌다.초희의 눈물이 떨어졌다.“언니한텐 별거 아닐지 몰라도 나는 그날 처음으로 누가 내 옆에 남아 줬어.”연화의 입이 닫혔다.“그래서 좋아졌어. 그게 그렇게 잘못이야?”“잘못이라고 안 했어.”“언니 얼굴은 맨날 내가 도둑질한 것처럼 보이잖아.”연화가 한숨을 삼켰다. “내가 질투하는 건 맞아.”“그럼 나도 질투하게 놔둬.”초희가 이겸 쪽으로 한 걸음 갔다.“오라버니.”“왜.”“나를 한 번도 원한 적 없다고 말해 봐.”이번에는 이겸이 침묵했다.연화의 표정이 다시 굳었다.옥련이 중얼거렸다. “아, 이건 대답 잘해야 한다.”난실이 팔꿈치로 옥련을 쳤다. “조용히 좀 해.”초희가 다시 물었다. “한 번도 없어?”이겸이 숨을 내쉬었다. “있었소.”연화가 그대로 굳었다.“뭐?”초희도 놀란 얼굴이었다.이겸은 피하지 않았다. “그대를 여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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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화

“내 아이 아버지가 되어 달라고 다시 물어볼 거예요.”연화가 문을 벌컥 열었다.“미쳤어?”매향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아니.”“혼인한다는 사람 앞에서 그딴 말을 해?”“아직 혼인 안 했잖아.”“일곱 밤 지나면 할 거야!”옥련이 뒤에서 중얼거렸다. “또 확정했네.”연화가 돌아봤다. “너는 언제 왔어!”“재밌는 냄새 나서.”난실도 대장간 쪽에서 걸어왔다. “새벽부터 뭔 난리야.”연화가 매향을 가리켰다. “저 미친년이 이겸한테 애 달래.”난실이 눈썹을 올렸다. “또?”매향은 태연했다. “전에는 거래처럼 말해서 거절당했어요.”이겸이 문 안에서 나왔다.매향이 그를 똑바로 봤다. “이번엔 다르게 물을 거예요.”연화가 앞을 막았다. “뭐가 달라.”“그때는 아이가 필요해서 이겸을 골랐고.”매향이 한 걸음 다가왔다.“지금은 이겸이 좋아서, 그 사람 아이까지 갖고 싶은 거예요.”골목이 조용해졌다.옥련이 입을 벌렸다. “와, 세게 나오네.”연화의 얼굴이 굳었다. “그게 더 좆같은데?”“왜.”“사람한테 아이 달라고 하면 그게 사랑이야?”매향의 눈빛도 차가워졌다. “내가 뭘 원하는지 내가 말하는 게 왜 잘못이야.”“원하는 건 말해. 그런데 이겸을 애 만드는 도구처럼 부르지 마.”매향이 코웃음을 쳤다. “네가 언제부터 저 사람 권리까지 챙겼어?”“적어도 선택하라고는 하잖아!”“나도 선택하게 둘 거야.”매향은 이겸에게 물었다.“오늘 밤 내 방에 올래요?”이겸이 대답하기 전에 연화가 버럭했다. “안 가!”매향이 연화를 노려봤다. “너한테 안 물었어.”“알아. 그래도 싫어!”이겸이 한숨을 쉬었다. “둘 다 내 대답부터 들으면 안 되겠소?”연화가 입을 다물었다.이겸은 매향을 봤다. “아이를 갖기 위해서는 안 가겠소.”매향의 얼굴이 굳었다.“그럼 나를 만나러 오는 건?”연화가 다시 이겸을 봤다.이겸은 잠시 침묵했다.매향이 다그쳤다. “나한테 마음이 한 점도 없어요?”“있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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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화

“장난 말고, 진짜로.”옥련의 말에 연화의 웃음이 사라졌다.“뭐가 진짜야.”옥련은 붉은 댕기를 손끝으로 만졌다. “좋아한다고 말하는 거.”연화가 코웃음을 쳤다. “맨날 입으로는 별소리 다 하더니 새삼스럽게.”“그래서 오늘은 안 웃고 할 거야.”옥련이 이겸을 봤다.“내일 밤 내 문 앞에서 들어.”“왜.”“말할 게 있으니까.”연화가 바로 끼어들었다. “밖에서 해.”“싫어.”“윤옥련.”“왜. 문턱 넘는 것도 아니고 앞에 서는 건 되잖아.”난실이 혀를 찼다. “벌써부터 둘이 머리채 잡을 기세네.”다음 날 해가 지자 옥련은 주막 문을 닫았다.붉은 댕기만 밖에 남겨 두었다.술상도 없었다. 웃음소리도 없었다.연화가 멀찍이 서서 중얼거렸다. “저년 저러니까 더 수상해.”매향이 말했다. “오늘은 진심인가 보지.”“그게 더 싫어.”잠시 뒤 이겸이 왔다.옥련이 문을 열고 나왔다.평소처럼 웃지 않았다.“이겸.”“말하시오.”옥련이 숨을 한 번 삼켰다.“나 당신 좋아해.”골목이 조용해졌다.연화의 손이 치맛자락을 움켜쥐었다.옥련은 계속 말했다. “처음엔 심심해서 불렀어. 낯선 사내 하나 왔으니 놀아 보려고.”이겸이 가만히 들었다.“그런데 당신이 내가 문 열기 전까지 안 들어오고 기다렸잖아.”연화가 눈을 감았다.옥련이 씁쓸하게 웃었다. “그때부터 좀 망했어.”“옥련.”“아직 안 끝났어.”옥련은 이겸 앞까지 갔다.“당신이 연화 좋아하는 것도 알아. 그래도 묻고 싶어.”연화가 이를 악물었다. “뭘 또 물어.”옥련이 돌아보지도 않았다.“당신도 나한테 마음 갔던 적 있지?”이겸이 침묵했다.연화가 바로 말했다. “대답하지 마.”옥련이 홱 돌아봤다. “왜? 네가 일곱 밤 동안 솔직하게 고르라며.”“그거랑 이건 다르지!”“뭐가 달라, 이 욕심 많은 년아.”연화가 달려들려 하자 난실이 붙잡았다. “야, 오늘은 옥련 차례라며.”“그 차례라는 말 좀 하지 마!”옥련이 다시 이겸을 봤다.“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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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화

“내일 밤, 네 여자 넷이 한꺼번에 문 연다.”연화가 붉은 댕기 네 개를 보다가 헛웃음을 터뜨렸다.“다들 단체로 약 처먹었어?”옥련이 팔짱을 꼈다. “하나씩 덤벼 봤더니 안 되잖아.”난실이 웃었다. “그럼 한꺼번에 해 봐야지.”연화가 이겸을 돌아봤다. “좋겠어. 인기가 장터 국밥이네.”“나는 벌써 피곤하오.”“웃기지 마. 속으로 신났지?”“전혀.”다음 날 해가 지자 네 집에 동시에 불이 켜졌다.옥련은 술을, 난실은 밥상을, 초희는 등불을, 매향은 차를 준비했다.그리고 연화의 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옥련이 소리쳤다. “야, 한연화! 넌 댕기도 안 걸어?”“안 걸어!”“겁났냐?”“내가 왜!”연화는 문을 활짝 열어 둔 채 평상에 앉았다.“오고 싶으면 알아서 오겠지.”난실이 비웃었다. “손은 왜 그렇게 떨려.”“추워서 그래.”“여름인데?”“닥쳐.”마침내 이겸이 골목으로 들어왔다.네 여자가 동시에 문 앞에 섰다.옥련이 먼저 말했다. “이겸, 술 한잔.”난실이 받아쳤다. “술은 내일도 마셔. 오늘은 나랑 앉아서 쇠 식는 소리나 들어.”초희는 조용히 말했다. “아무 말 안 할게. 그냥 옆에 있어 줘.”매향이 말했다. “차만 마시고 보내 줄게요.”연화가 코웃음을 쳤다. “다들 아주 천사 납셨네.”옥련이 소리쳤다. “넌 빠져!”“싫은데!”이겸이 한숨을 쉬었다. “한 명씩 말하면 안 되겠소?”옥련이 앞으로 나왔다. “좋아. 나부터.”그녀는 붉은 댕기를 풀어 이겸 손에 쥐여 줬다.“다섯째 밤에 나 차였지.”“미안하오.”“미안하단 말 하지 마.”옥련은 웃지 않았다.“오늘은 들어오라고 안 할게. 대신 나를 보고도 아무렇지 않은지 확인해.”연화의 얼굴이 굳었다.이겸은 옥련을 잠시 바라봤다.“아무렇지 않진 않소.”옥련의 눈빛이 흔들렸다.연화가 이를 갈았다. “또 시작이네.”“하지만 안 들어가오.”옥련은 입술을 깨물다가 비켜섰다. “망할 놈. 통과.”난실이 손가락을 까딱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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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화

“예전에 이겸이 먼저 물었어요. 여기 다 버리고 같이 떠날 수 있겠냐고.”연화의 얼굴이 굳었다.“언제.”매향이 대답했다. “당신이 아직 이겸을 자기 남자라고 소리치기 전.”연화는 이겸을 봤다. “사실이야?”“사실이오.”연화가 웃었다. “그래서 둘이 어디까지 가려고 했는데.”“연화.”“대답해.”이겸은 잠시 매향을 봤다가 말했다. “그때 마을을 떠날 생각을 한 적 있소.”“혼자?”침묵.연화의 눈이 가늘어졌다. “혼자냐고.”“매향과 같이 가는 것도 생각했소.”연화가 그대로 이겸의 뺨을 때렸다.짝.이겸은 피하지 않았다.연화가 이를 악물었다. “나한테는 맨날 솔직한 게 좋다며. 그런데 이건 왜 지금 알아?”“그대가 물은 적 없으니까.”“아, 그래? 그럼 내가 당신 인생 여자 명단을 하나씩 처물어봤어야 했어?”매향이 끼어들었다. “그때는 연화 당신이랑 아무 약속도 없었어요.”“알아!”연화가 소리쳤다.“알아서 더 열받아! 내가 뭐라고 화낼 수도 없는 때였으니까!”옥련이 중얼거렸다. “저 말은 이해된다.”“너는 끼지 마.”연화는 이겸에게 다가갔다. “매향 좋아했어?”이겸이 한숨을 쉬었다. “좋은 감정이 있었소.”“여자로?”“그렇소.”연화가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와. 초희도, 옥련도, 매향도.”난실이 손을 들었다. “나는?”연화가 홱 돌아봤다. “넌 왜 확인해, 미친년아!”난실이 어깨를 으쓱했다. “나만 빠지면 섭섭하잖아.”이겸이 말했다. “난실에게도 마음이 간 적 있소.”난실이 씩 웃었다. “좋네.”연화가 머리를 감쌌다. “아, 이 망할 놈을 왜 좋아해 가지고.”매향은 이겸을 바라봤다. “그럼 지금 다시 물을게요.”연화가 이를 악물었다. “또?”“이번이 내 차례 마지막 질문이에요.”매향이 말했다. “나랑 떠날래요?”이겸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연화의 얼굴이 하얘졌다. “왜 또 생각해.”“생각하고 대답하는 게 죄요?”“지금은 죄야.”옥련이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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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화

“둘 다 지랄맞군.”이겸의 말에 연화와 옥련이 동시에 굳었다.옥련이 쏘아붙였다. “뭐가.”“한 사람은 들어오면 이긴다 하고, 한 사람은 들어가면 진다 하니 내가 무슨 씨름판 말뚝이오?”연화가 문고리를 움켜쥐었다. “그럼 내 문으로 와.”옥련이 비웃었다. “그러면 시험 때문에 들어가는 거지.”“윤옥련, 입 찢어 버린다.”“왜. 틀린 말 했어?”이겸이 손을 들었다. “그만.”둘이 동시에 소리쳤다. “당신은 가만있어!”난실이 혀를 찼다. “환장하겠네. 주인공만 발언권이 없어.”초희가 중얼거렸다. “오라버니 불쌍해.”매향은 고개를 저었다. “자업자득도 있어요.”이겸은 연화를 봤다. “일곱 밤을 왜 시작했소.”“당신이 정말 내 문을 고르는지 보려고.”“그럼 오늘 내가 어디를 원하는지 물으면 되잖소.”연화가 입을 다물었다.“어디 가고 싶은데.”“그대에게.”옥련이 끼어들었다. “시험 끝내려고 그러는 걸 수도 있잖아.”이겸이 옥련을 돌아봤다. “그럼 오늘 어디서 자야 믿겠소.”“혼자.”“싫소.”“왜.”“연화랑 있고 싶으니까.”연화의 눈빛이 흔들렸다.옥련이 이를 악물었다. “딱 하루도 못 참아?”“참을 수 있소. 하지만 참을 수 있는 것과 참아야 하는 건 다른 일이오.”난실이 피식 웃었다. “저놈 오늘 말 좀 하네.”연화가 물었다. “그럼 일곱 밤 실패해도 내 방에 오고 싶어?”“그래.”“혼인 못 해도?”이겸이 말했다. “그대가 혼인하지 않겠다면 어쩔 수 없소. 그래도 오늘은 그대에게 가고 싶소.”옥련도 더는 웃지 못했다.이겸이 한 걸음 다가왔다. “그러니 시험 끝내시오.”“누구 마음대로.”“내 마음대로.”“재수 없네.”“알고 있소.”그는 연화 앞에 멈췄다.“혼인하고 싶으면 하시오. 하기 싫으면 하지 마시오. 대신 나를 붙잡으려고 시험은 하지 마시오.”연화가 발끈했다. “내가 언제 붙잡았다고.”옥련이 헛웃음을 쳤다. “지난 엿새 동안 온 동네가 봤거든, 이 미친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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