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화가 도윤의 집 문을 걷어찼다.쾅.“한도윤! 문 열어!”안에서 빗장이 풀렸다.도윤은 술잔을 든 채 서 있었다. “혼자 왔네.”연화가 비웃었다. “왜. 이겸 데려오면 무서울까 봐?”“네가 혼자 와야 할 얘기니까.”“개소리 집어치워. 혼인패 내놔.”도윤은 탁자 위 상자를 가리켰다.“저기 있어.”연화가 뚜껑을 열었다.혼인패가 있었다. 멀쩡했다.연화가 바로 집어 들자 도윤이 손목을 잡았다.“놓고 얘기부터 해.”짝.연화가 손을 뿌리치며 뺨을 갈겼다.“내 몸부터 놓고 얘기해, 이 잡놈아.”도윤이 이를 악물었다. “넌 정말 저놈하고 혼인할 거야?”“응.”“나랑 살았던 세월은?”“끝났어.”“그렇게 쉽게?”연화가 헛웃음을 터뜨렸다. “쉽게?”그녀가 도윤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찔렀다.“죽은 남편 제사상을 몇 년 차렸는지 알아? 밤마다 문소리 나면 혹시 살아 돌아온 건가 미친년처럼 뛰어나간 적도 있어.”도윤의 얼굴이 굳었다.“그 시간 다 지나고 이제야 겨우 다른 사람 좋아했어.”연화가 혼인패를 품에 넣었다.“근데 네가 살아 돌아와서는 한 짓이 뭐야. 옥련 방 기어들어가고, 나 대신 월선 좋아했다 지랄하고, 문서 뜯어고쳐서 이겸이랑 나를 남매로 만들려고 했지.”“연화.”“닥쳐.”연화의 눈물이 떨어졌다.“내가 널 미워하는 이유는 죽은 척해서만이 아니야.”“그럼.”“돌아온 뒤에도 나를 사람으로 안 봤으니까.”도윤이 입을 다물었다.연화가 탁자 위 서류를 집었다. “관아에 올린 청은.”“안 거뒀어.”“지금 써.”“싫다면?”연화가 등잔을 집어 들었다.도윤의 얼굴이 굳었다. “뭐 하는 거야.”“태우려고.”“뭘.”“네 집.”도윤이 헛웃음을 쳤다. “미쳤어?”“그래. 오늘은 제대로 미쳤어.”연화가 등잔불을 종이 더미 가까이 가져갔다.“내 혼인 태우겠다고 협박했지?”“연화, 내려놔.”“그럼 나도 네가 아끼는 것부터 태워 줄게.”“불장난 그만해.”“장난 같아?”연화가 서류 끝에 불을 붙였다.
Última atualização : 2026-08-01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