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과부촌의 밤도깨비: Capítulo 51 - Capítulo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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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화

“그럼 관아에서 보자. 누가 남편인지.”도윤이 문서를 흔들자 연화가 헛웃음을 터뜨렸다.“누가 남편인지?”“법대로 하자는 거야.”“법?”연화가 성큼 다가갔다.“몇 년을 죽은 척 처박혀 있던 놈이 이제 와서 법을 찾아?”도윤의 얼굴이 굳었다. “사정이 있었다고 했잖아.”“또 그 개소리.”연화가 문서를 낚아채려 하자 도윤이 뒤로 뺐다.“관아에서 확인하면 돼.”“뭘 확인해.”“우리 혼인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겸이 앞으로 나섰다. “연화가 원하지 않소.”도윤이 비웃었다. “네가 대신 말하지 마.”연화가 바로 쏘아붙였다. “대신 아니야. 저 사람 말이 내 말이야.”옥련이 팔짱을 꼈다. “아침부터 또 지랄들이네.”난실이 혀를 찼다. “이번엔 관아까지 끌고 왔어.”관복 사내가 말했다. “다들 진정하시오. 사실관계부터—”연화가 잘랐다. “나는 진정했소.”그리고 도윤을 가리켰다.“저 인간하고 안 삽니다.”“연화.”“입 닥쳐.”“혼인은 네 기분대로 끝내는 게 아니야.”연화의 눈이 번뜩였다. “내 인생도 네 기분대로 죽었다 살아났다 해?”도윤이 이를 악물었다.“나는 널 버린 적 없어.”옥련이 코웃음을 쳤다. “죽은 척 사라진 게 버린 게 아니면 뭐냐. 산책 갔냐?”“윤옥련.”“왜. 내 방 들락거릴 땐 이름 잘도 부르더니.”연화가 옥련을 돌아봤다. “그 얘기는 지금 하지 마.”“미안. 열받아서.”관복 사내가 문서를 보며 말했다. “어쨌든 두 사람이 혼인한 기록은 남아 있소.”연화가 물었다. “그럼 내가 싫어도 다시 데려갈 수 있다는 거요?”사내가 난처한 얼굴을 했다. “그건 관아에서 판단할 일이오.”연화가 웃었다. “아주 사람을 짐짝처럼 말하네.”이겸의 얼굴도 싸늘해졌다.도윤이 말했다. “나는 강제로 끌고 갈 생각 없어.”연화가 돌아봤다. “방금 그냥 못 놓는다며.”“네가 정신 차릴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뜻이야.”짝.연화가 도윤의 뺨을 갈겼다.“정신 차려야 할 놈은 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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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화

“저놈이 너한테 보내진 거야.”연화가 한참 도윤을 바라봤다.“똑바로 말해.”도윤이 바닥의 문서를 턱으로 가리켰다. “이상헌이 죽기 전에 월선한테 부탁했어. 이겸이 망월촌에 오면 네 곁에 두라고.”연화가 월선을 돌아봤다. “사실이오?”월선은 끝내 고개를 끄덕였다.연화가 웃었다. “하.”이겸이 다가왔다. “나는 몰랐소.”“당신은 닥쳐.”“연화.”“지금 당신 목소리까지 들으면 토할 것 같아.”연화는 월선 앞으로 갔다. “왜.”월선이 입술을 깨물었다. “이상헌은 네가 혼자 남을 걸 걱정했어.”“그래서 아들을 보내?”“붙여 놓으라는 말이 혼인시키라는 뜻은 아니었다.”도윤이 비웃었다. “좋게 포장하네.”월선이 도윤을 노려봤다. “넌 닥쳐. 네가 할 말은 아니야.”연화가 소리쳤다. “둘 다 그만!”골목이 얼어붙었다.“내 인생 가지고 뒤에서 회의라도 했어? 얘는 저놈한테 보내고, 저놈은 얘한테 붙이고?”월선이 고개를 저었다. “이겸은 네가 위험할 때 도우라고 한 거야.”“누가 위험하대!”연화가 가슴을 쳤다. “내가 혼자면 불쌍해 보여? 사내 하나 없으면 죽는 년 같았어?”“그런 뜻 아니야.”“다들 맨날 그딴 뜻 아니래!”연화가 문서를 주워 찢었다.쫘악.“개같은 종이도 지긋지긋해.”도윤이 말했다. “그래도 사실은 안 없어져.”연화가 돌아서며 손을 날렸다.짝.도윤의 뺨이 돌아갔다.“넌 이걸로 나랑 이겸 갈라놓고 싶어서 가져온 거잖아.”도윤의 얼굴이 굳었다.“맞아.”연화가 헛웃음을 쳤다. “그나마 오늘 처음 솔직하네.”도윤이 이겸을 가리켰다. “저놈도 결국 아버지가 깔아 놓은 길 따라온 거야.”이겸이 차갑게 말했다. “내가 연화를 좋아한 것까지 아버지가 시켰다는 말이오?”“누가 알아.”그 말에 연화의 얼굴이 굳었다.이겸이 도윤의 멱살을 잡았다. “말 조심하시오.”연화가 소리쳤다. “놔!”이겸이 손을 풀었다.연화가 그를 봤다. “당신 정말 아무것도 몰랐어?”“맹세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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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화

“저놈이 널 좋아한 건지, 네 이름에 붙은 재산을 좋아한 건지.”도윤의 말이 떨어지자 연화는 이겸을 봤다.“알았어?”“처음 듣소.”“정말?”“그래.”연화가 헛웃음을 쳤다. “이제는 뭘 믿어야 할지도 모르겠네.”이겸의 얼굴이 굳었다. “내 말을 못 믿겠소?”“못 믿겠어.”골목이 조용해졌다.연화는 눈물을 닦았다. “아버지가 여기 오라 했다는 것도 몰랐다며. 그런데 알고 보니 나한테 붙이라고 했대. 이제는 당신이 나 고르면 재산까지 나한테 온대.”“그 재산이 얼마인지도 모르오.”도윤이 비웃었다. “적지는 않아.”이겸이 돌아봤다. “닥치시오.”“왜. 찔려?”이겸이 도윤에게 성큼 다가갔다. “내가 돈 때문에 연화를 골랐다는 소리 한 번만 더 하면—”연화가 소리쳤다. “그만!”이겸이 멈췄다.연화가 도윤에게 손을 내밀었다. “문서 줘.”“왜.”“내 눈으로 볼 거야.”도윤이 건넸다.연화는 글자를 훑다가 손을 떨었다.‘이상헌의 아들 이겸이 한연화를 제 뜻으로 선택할 경우, 망월촌에 남긴 전답과 은전은 한연화에게 귀속한다.’옥련이 옆에서 읽고 욕을 뱉었다. “와, 죽은 양반이 연애에 돈까지 걸어 놨네.”난실이 이를 갈았다. “사람 마음을 내기판으로 만들어 놨어.”연화가 이겸을 봤다. “당신 정말 몰랐어?”“몰랐소.”“그럼 증명해.”“어떻게.”연화가 문서를 그의 가슴에 던졌다. “포기해.”모두가 굳었다.도윤이 웃었다. “그게 가능할 것 같아?”연화가 소리쳤다. “너는 닥쳐!”이겸은 바닥의 문서를 주웠다. “재산을 포기하면 믿겠소?”연화가 입술을 깨물었다. “적어도 돈 때문에 나 고른 건 아니란 건 믿겠지.”이겸이 문서를 찢었다.쫘악.월선이 놀라 달려왔다. “이겸!”그는 다시 찢었다.“이딴 걸로 연화를 얻을 생각 없소.”도윤의 웃음이 사라졌다. “종이 찢는다고 재산이 없어져?”“그럼 관아에 가서 포기 문서 쓰겠소.”연화의 눈빛이 흔들렸다.옥련이 중얼거렸다. “저건 좀 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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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화

“연화를 얻으면, 망월촌에서는 연화를 잃어야 한다고.”도윤의 말이 끝나자 연화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다 찢어진 문서 조각을 발로 밟았다.“좋아.”월선이 불안하게 불렀다. “연화야.”“재산 안 받아.”도윤이 눈썹을 올렸다. “네가 싫다고 끝나는 게 아니야.”“그럼 불태워.”“뭐?”연화가 문서 조각을 주워 월선 앞에 던졌다.“전답이고 은전이고 다 필요 없어. 저딴 돈 때문에 이겸이 떠나야 한다면 개나 줘.”이겸이 연화를 봤다. “쉽게 말할 일이 아니오.”“당신은 조용히 해.”“그대 몫일 수도 있소.”“내 몫은 내가 버려.”연화의 눈이 번뜩였다.“내 인생은 남들이 정해 놓고, 이제 돈까지 받아 처먹으면서 시키는 대로 살라고? 염병하지 마.”난실이 도윤을 노려봤다. “죽은 양반 유언이 왜 이렇게 사람 목을 조여.”도윤이 차갑게 말했다. “이상헌도 이유가 있었겠지.”이겸이 성큼 다가갔다. “그 이유를 그대가 왜 이렇게 잘 아오.”도윤이 입을 다물었다.연화가 그걸 놓치지 않았다. “그래. 너 아는 거 더 있지?”“없어.”“거짓말.”연화가 코앞까지 다가갔다.“너 거짓말할 때 오른쪽 입꼬리부터 굳어.”도윤의 얼굴이 굳었다.옥련이 피식 웃었다. “부부였던 짬은 있네.”연화가 쏘아봤다. “입 닥쳐.”이겸이 말했다. “재산은 관아에 가서 정식으로 포기하겠소.”도윤이 비웃었다. “네가 포기할 재산이 아니야.”“그럼 연화가 포기하면 되잖소.”“그것도 안 돼.”연화의 표정이 싸늘해졌다. “왜.”도윤은 대답하지 않았다.연화가 소리쳤다. “왜 안 되는데!”월선이 눈을 감았다.그 반응에 연화가 돌아봤다. “당신도 알아?”월선이 힘겹게 말했다. “재산을 포기하면 다른 조건이 발동한다.”“또 조건?”연화가 웃었다.“죽은 인간이 아주 저승에서 내 인생 장부까지 쓰고 갔네.”이겸의 턱이 굳었다. “무슨 조건이오.”월선이 입을 열지 못하자 도윤이 말했다.“연화가 재산을 거부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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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화

‘그 아이는 내 딸이다.’연화는 마지막 줄을 세 번 읽었다.그리고 종이를 떨어뜨렸다.“무슨 개소리야.”이겸도 얼굴이 굳어 있었다.연화가 한 걸음 물러났다. “오지 마.”“연화.”“지금은 오지 말라고!”옥련이 종이를 주워 읽더니 입을 벌렸다. “잠깐. 이대로면 둘이…”“그 말 입 밖에 내지 마!”연화가 악을 썼다.월선이 다급하게 종이를 빼앗았다.한 줄. 두 줄.읽던 월선의 눈이 갑자기 가늘어졌다.“이거 이상하다.”도윤의 눈빛이 흔들렸다.연화가 놓치지 않았다. “뭐가.”월선은 마지막 줄을 손가락으로 문질렀다.“여기 종이가 얇아.”이겸이 다가왔다. “무슨 뜻이오.”“글자를 긁어냈어.”도윤이 바로 말했다. “오래된 종이니까 상했겠지.”연화가 천천히 그를 봤다.“너 왜 그렇게 급해?”“뭐?”“아무도 네가 건드렸다고 안 했는데.”난실이 헛웃음을 쳤다. “제 발 저렸네.”옥련도 도윤을 노려봤다. “이 개자식, 설마.”월선이 종이를 등불 쪽으로 비췄다.‘그 아이는 내 딸이다.’‘내’와 ‘딸’ 사이 종이만 유난히 거칠었다.월선의 얼굴이 굳었다. “두 글자를 긁어냈어.”연화가 숨을 삼켰다. “무슨 글자.”월선이 대답했다.“아니.”골목이 얼어붙었다.이겸이 종이를 낚아챘다.원래 문장은 하나였다.‘그 아이는 내 딸이 아니다.’연화의 다리가 풀렸다.이겸이 붙잡으려 하자 연화가 이번에는 피하지 않았다.“남매… 아닌 거지?”“아니오.”월선이 단호하게 말했다. “피 한 방울 안 섞였다.”연화가 눈을 감았다가 곧바로 도윤에게 달려갔다.짝.도윤의 고개가 돌아갔다.“미친 새끼야.”짝.“나랑 이겸을 남매로 만들면 내가 포기할 줄 알았어?”도윤이 이를 악물었다. “나는—”짝.“입 닥쳐.”연화가 그의 멱살을 움켜쥐었다.“사람이 어디까지 추해질 수 있나 했는데 네가 바닥을 뚫네.”도윤이 결국 소리쳤다. “그래! 내가 긁었다!”모두가 굳었다.“저놈만 없어지면 네가 정신 차릴 줄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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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화

“이제는 여자 둘 인생을 한꺼번에 인질로 잡냐, 이 개새끼야?”연화의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옥련의 손이 먼저 날아갔다.짝.도윤의 얼굴이 돌아갔다.“누구 마음대로 나랑 혼인해?”도윤이 굳었다. “옥련.”“내 이름 부르지 마.”옥련이 그의 가슴을 밀쳤다.“네가 연화 못 가지니까 나라도 끌어안겠다고? 내가 무슨 남은 반찬이야?”“그런 뜻 아니야.”“사내새끼들은 걸리면 죄다 그 뜻 아니래.”난실이 피식 웃었다. “그건 맞네.”도윤이 이를 악물었다. “네가 나 좋아한다고 했잖아.”옥련의 눈이 붉어졌다.“좋아했어.”연화가 옥련을 봤다.옥련은 울면서도 웃었다. “좋아했으니까 더 열받는 거야, 이 망할 놈아.”“그럼 나랑—”짝.이번에는 반대쪽 뺨이었다.“좋아한다고 혼인해야 돼? 너희 사내들은 여자가 마음 한번 줬다 하면 평생 네 것인 줄 알아?”도윤의 입이 닫혔다.옥련은 붉은 댕기를 꺼내 그의 발밑에 던졌다. “내 문 넘었던 밤도 후회 안 해. 그때 내가 원했으니까.”그리고 손가락으로 도윤의 가슴을 찔렀다.“근데 오늘부터는 싫어.”“옥련.”“꺼져.”도윤이 움직이지 않자 난실이 대장간 망치를 들었다. “못 들었냐? 나가라잖아.”“너희가 다 미쳤군.”연화가 비웃었다. “그래. 여자 다섯이 미쳤으면 이제 네가 문제라는 생각은 안 들어?”도윤은 끝내 대꾸하지 못했다.그가 돌아서자 연화가 불렀다. “한도윤.”도윤이 멈췄다.“관아에 넣었다는 청도 거둬.”“싫다면?”“그럼 나도 가서 말할 거야.”연화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죽은 척 사라져 놓고 돌아와서는 내 뜻 무시하고 끌고 가겠다고 한 것까지 전부.”도윤이 이를 갈았다.연화는 손을 내저었다. “꺼져. 오늘은 네 얼굴 지긋지긋해.”도윤이 골목 끝으로 사라진 뒤에야 모두 숨을 내쉬었다.옥련이 눈물을 훔쳤다. “아, 염병. 아침부터 남자 때문에 화장도 다 번졌네.”난실이 물었다. “화장했었냐?”“처맞을래?”연화가 옥련에게 다가갔다.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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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화

“혼인하기 전에 네 마음에 남은 여자부터 정리하고 와.”옥련의 말에 연화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겸이 물었다. “정말 가도 되오?”연화가 코웃음을 쳤다. “내가 허락해야 가는 사람이야?”“그대가 울 것 같아서 묻는 거요.”“안 울어.”옥련이 끼어들었다. “거짓말. 벌써 눈깔 젖었어.”연화가 쏘아봤다. “너는 오늘 꼭 말로 처맞고 싶냐?”그날 밤.옥련의 주막 문에는 붉은 댕기 하나만 걸렸다. 연화의 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초희가 물었다. “언니, 진짜 안 걸어?”“안 걸어.”“왜.”연화가 입술을 깨물었다. “내일모레 혼인할 사내면 오늘 어디 갈지도 자기가 정해야지.”매향이 연화를 힐끗 봤다. “손은 왜 그렇게 떨려.”“추워.”난실이 하늘을 봤다. “한여름인데 지랄도 풍년이네.”잠시 뒤 이겸이 골목에 나타났다.연화는 일부러 집 안으로 들어갔다. 문은 닫지 않았다.옥련이 문 앞에서 기다렸다. “왔네.”“왔소.”“그럼 들어와.”이겸이 문턱 앞까지 갔다.안에는 술상 하나와 이불 한 채가 놓여 있었다.옥련이 웃었다. “겁먹었어?”“조금.”“내가 잡아먹을까 봐?”“연화가 문짝 뜯으러 올까 봐.”멀리서 연화가 소리쳤다. “다 들려, 이 잡것들아!”옥련이 웃음을 터뜨렸다가 다시 진지해졌다.“이겸.”“왜.”“나한테 마음 남았다고 했지.”“그랬소.”“그럼 오늘 하나만 줘.”“뭘.”옥련이 자기 가슴을 가리켰다. “미련.”이겸은 대답하지 않았다.“오늘 밤 나랑 있어 달라는 게 아니야.”옥련은 문턱에 앉았다.“내가 왜 안 되는지 말해.”“잔인한 부탁이군.”“알아.”“그대가 부족해서가 아니오.”“그런 개소리 말고.”옥련의 눈가가 붉어졌다.“연화보다 내가 덜 예뻐? 같이 있으면 불편해?”“아니오.”“그럼 왜 저년이야.”이겸은 한참 침묵했다.연화는 집 안에서 숨을 죽이고 들었다.마침내 이겸이 말했다. “그대와 있을 때도 좋았소.”옥련이 입술을 깨물었다.“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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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화

연화가 도윤의 집 문을 걷어찼다.쾅.“한도윤! 문 열어!”안에서 빗장이 풀렸다.도윤은 술잔을 든 채 서 있었다. “혼자 왔네.”연화가 비웃었다. “왜. 이겸 데려오면 무서울까 봐?”“네가 혼자 와야 할 얘기니까.”“개소리 집어치워. 혼인패 내놔.”도윤은 탁자 위 상자를 가리켰다.“저기 있어.”연화가 뚜껑을 열었다.혼인패가 있었다. 멀쩡했다.연화가 바로 집어 들자 도윤이 손목을 잡았다.“놓고 얘기부터 해.”짝.연화가 손을 뿌리치며 뺨을 갈겼다.“내 몸부터 놓고 얘기해, 이 잡놈아.”도윤이 이를 악물었다. “넌 정말 저놈하고 혼인할 거야?”“응.”“나랑 살았던 세월은?”“끝났어.”“그렇게 쉽게?”연화가 헛웃음을 터뜨렸다. “쉽게?”그녀가 도윤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찔렀다.“죽은 남편 제사상을 몇 년 차렸는지 알아? 밤마다 문소리 나면 혹시 살아 돌아온 건가 미친년처럼 뛰어나간 적도 있어.”도윤의 얼굴이 굳었다.“그 시간 다 지나고 이제야 겨우 다른 사람 좋아했어.”연화가 혼인패를 품에 넣었다.“근데 네가 살아 돌아와서는 한 짓이 뭐야. 옥련 방 기어들어가고, 나 대신 월선 좋아했다 지랄하고, 문서 뜯어고쳐서 이겸이랑 나를 남매로 만들려고 했지.”“연화.”“닥쳐.”연화의 눈물이 떨어졌다.“내가 널 미워하는 이유는 죽은 척해서만이 아니야.”“그럼.”“돌아온 뒤에도 나를 사람으로 안 봤으니까.”도윤이 입을 다물었다.연화가 탁자 위 서류를 집었다. “관아에 올린 청은.”“안 거뒀어.”“지금 써.”“싫다면?”연화가 등잔을 집어 들었다.도윤의 얼굴이 굳었다. “뭐 하는 거야.”“태우려고.”“뭘.”“네 집.”도윤이 헛웃음을 쳤다. “미쳤어?”“그래. 오늘은 제대로 미쳤어.”연화가 등잔불을 종이 더미 가까이 가져갔다.“내 혼인 태우겠다고 협박했지?”“연화, 내려놔.”“그럼 나도 네가 아끼는 것부터 태워 줄게.”“불장난 그만해.”“장난 같아?”연화가 서류 끝에 불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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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화

“혼인하자고 해 놓고 어디서 혼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연화는 신발도 제대로 못 신고 마을 어귀까지 뛰었다.난실이 뒤에서 외쳤다. “말 타고 갔다며! 네 발로 어떻게 잡아!”“잡히면 죽여!”그때 백동이 말을 끌고 나왔다. “타시오.”연화가 바로 올라탔다.연화는 그대로 길을 내달렸다.해가 산등성이를 넘을 무렵, 고갯길 아래에서 익숙한 말 한 필이 보였다.“이겸!”이겸이 돌아봤다.연화가 말에서 거의 굴러떨어지듯 내려왔다.짝.뺨부터 날아갔다.“이 미친놈아!”이겸이 맞은 얼굴로 굳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소.”“혼인 며칠 남겨 놓고 쪽지 한 장 던지고 튀어?”“튀는 게 아니오.”“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며!”연화가 그의 멱살을 잡았다.“그딴 말 써 놓으면 내가 집에서 얌전히 혼례복이나 꿰매고 있을 줄 알았어?”이겸이 한숨을 삼켰다. “그래서 말 안 하고 나온 거요.”“그게 더 개같아!”“위험할 수도 있소.”“그러니까 같이 가!”“연화.”“왜 맨날 혼자 해결해? 내가 그렇게 쓸모없어 보여?”이겸이 입을 다물었다.연화가 눈물을 훔쳤다. “당신 아버지 유언도, 재산도, 정혼도 다 우리 혼인에 붙어 있잖아. 그런데 왜 당신 혼자 끝내.”“서린 집에 가는 길이오.”연화가 눈을 좁혔다. “왜.”“내 정혼 기록을 없애려고.”“그거 끝난 거 아니었어?”“말로만 끝났소.”이겸이 품에서 문서를 꺼냈다.“아버지가 생전에 서린 집안 빚을 대신 갚는 조건으로 정혼을 걸어 놨더군.”연화가 욕을 뱉었다. “죽은 양반이 몇 사람 인생을 묶어 놓은 거야.”“오늘 그 빚까지 내가 떠안고 정혼 문서를 돌려받을 생각이오.”“돈은.”“없소.”연화가 멈췄다. “뭐?”“그래서 몸으로 갚아야 할 수도 있소.”연화의 눈이 뒤집혔다. “무슨 몸?”이겸이 피식 웃었다. “일하겠다는 뜻이오.”“그딴 말 애매하게 하지 마, 심장 떨어지니까!”연화가 그의 팔을 잡았다. “나도 간다.”“안 되오.”“또?”“이건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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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화

“네 친어머니가 살아 있어. 이 집 안에.”연화는 서린의 어머니를 바라봤다.“누구요.”여자의 입술이 떨렸다.서린의 아버지가 버럭했다. “여보, 그만해!”연화가 홱 돌아봤다. “당신은 입 닥쳐.”“남의 집에서—”“내 어머니가 여기 있다며. 그럼 이제 남의 집 아니잖아.”이겸이 다가서자 연화가 손으로 막았다. “당신도 잠깐. 내가 먼저 들을게.”여자가 결국 말했다. “나요.”연화의 얼굴이 굳었다.“뭐라고.”“내가… 네 어미다.”서린이 입을 벌렸다. “어머니?”연화는 여자의 뺨을 때렸다.짝.“왜 버렸어.”“연화야.”“내 이름 부르지 마.”“그때 나는 혼인 전이었고, 집안에서 알면 죽을 수도 있었어.”연화가 헛웃음을 터뜨렸다. “그래서 나는 죽어도 됐고?”“아니야! 월선에게 맡겼어. 살려 달라고.”연화의 얼굴이 굳었다. “월선?”서린의 아버지가 이를 악물었다. “그 얘기는 하지 말라 했잖아.”연화가 그를 노려봤다. “당신도 알고 있었어?”대답이 없었다.“와. 또 나만 몰랐네.”서린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럼 언니가… 내 언니예요?”여자가 고개를 끄덕였다.연화가 물었다. “아버지는 누구야.”여자의 숨이 멎었다.“말해.”“그 사람은 죽었어.”“이름.”여자가 머뭇거리자 연화가 탁자를 걷어찼다.쾅.“오늘 내 앞에서 이름 숨기는 인간은 다 개새끼야!”이겸이 말했다. “연화.”“나 멀쩡해. 그러니까 옆에 있어. 말은 하지 말고.”여자가 어렵게 말했다. “최만복.”연화의 눈이 커졌다.“뭐?”서린의 아버지가 욕을 뱉었다. “이 망할 여편네가 결국 다 까발리네.”연화가 그에게 달려들었다. “당신 지금 누구한테 욕해!”이겸이 사내의 팔을 막았다. “손대지 마시오.”서린의 어머니가 울면서 말했다. “최만복이 사라지고 네가 생긴 걸 알았어.”연화는 웃었다. “그래서 월선한테 넘기고 다른 남자랑 혼인해서 서린 낳았어?”“미안해.”“미안하단 말이면 내가 없던 세월이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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