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근처에 있는 조용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각, 창가 자리에 앉은 유봄 앞에는 의료기기 회사 담당자가 노트북을 펼쳐두고 있었다.로봇수술 장비의 업그레이드 모델과 임상 데이터, 향후 공동 연구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교수님이 직접 케이스를 리드해주시면 한국 시장에도 큰 파급이 있을 겁니다.”유봄은 차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장비 성능과 안정성이 검증되면 검토하겠습니다. 저는 결과로 말하는 사람이라서요.”짧고 단정한 말투. 불필요한 웃음도, 과장도 없었다.그녀는 흰 셔츠에 베이지 재킷을 걸친 단정한 차림이었지만, 그 자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단연 그녀였다.그때 레스토랑 문이 열리며 이미연이 친구와 함께 들어왔다.두 사람은 몇 걸음 옮기다 동시에 멈췄다.“어? 저 여자… 어디서 본 얼굴인데?”친구가 고개를 갸웃했다가 이내 손뼉을 쳤다.“맞다. 얼마 전에 기사에 났던 의사 아니야? 로봇수술 뭐시기… 대한병원.”이미연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향했다.창가에서 설명을 듣는 유봄.긴 속눈썹 아래 또렷한 눈매, 군더더기 없는 옆선, 차분한 분위기.의사라는 직업이 무색할 만큼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단번에 시선을 끄는 미모였다.친구가 속삭였다.“얼굴도 저렇게 예쁜데 머리까지 좋으면 너무 불공평한 거 아니야? 세상 혼자 사네, 진짜.”이미연은 피식 웃었다.자신 역시 어디에 빠지지 않는 외모였다. 세련되고 도회적인 분위기, 자신감 넘치는 눈빛.하지만 솔직히 말해, 유봄은 한 번 더 돌아보게 만드는 종류의 미인이었다.“기사 보
Huling Na-update : 2026-10-05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