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수는 운전대를 잡은 채 백미러를 흘끗 바라봤다.검은 세단 한 대가 일정한 거리를 두고 따라붙어 있었다.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저 차… 지난번에도 봤다.유지원을 만나러 가던 날, 똑같은 차가 뒤를 밟았고 결국 갑자기 앞으로 끼어들며 옆 차를 들이받아 접촉사고까지 냈다.그때는 우연이라 여겼다.하지만 오늘은 느낌이 달랐다.너무 집요하게 붙어 있었다.강철수는 속도를 살짝 올려봤다.검은 차도 그대로 따라왔다.차선을 바꿨다.저 차도 바꿨다.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렀다.‘설마… 김지숙?’그녀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강철수는 급히 방향지시등을 켜더니 갑자기 골목으로 꺾어 들어갔다.굽이진 도로를 몇 번이나 돌고, 일부러 신호가 많은 길을 택해 천천히 속도를 줄였다.백미러를 확인했다.…검은 차가 보이지 않았다.한참을 더 달린 뒤, 그는 외곽의 한적한 공터에 차를 세웠다.가로등 하나만 덩그러니 서 있는, 사람 그림자조차 없는 곳이었다.엔진을 끄자 정적이 내려앉았다.심장이 아직도 쿵쾅거렸다.강철수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내렸다.밤공기가 차갑게 폐 속으로 스며들었다.강철수는 한동안 헤드라이트 불빛을 노려보다가 눈을 질끈 감았다.기억이 파도처럼 밀려왔다.김지숙을 처음 만났던 건 김지숙이 유재원과 헤어진 직후였다.그때 그는 작은 중소기업을 운영하며 건실하게, 그러나 빠르게 성장하던 사업가였다.돈도 제법 벌었고, 앞날도 탄탄했다.그녀가 먼저 다가왔다.단정한 옷차림, 적당히 계산된 듯한 애교,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람을 홀리는 눈웃음.강철수는 순식간에 빠져들었다.&ldq
Last Updated : 2026-10-28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