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슬제22장 리처드 블랙이 다녀간 후 남은 근무 시간 동안 나는 마치 짙은 안개 속을 헤매는 것 같았다. 몸은 자동적으로 움직였다. 활력 징후를 확인하고, 차트를 업데이트하고, 호출벨에 응답하는 등 쉴 새 없이 움직였지만, 그의 말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이렇게 덩치가 큰 사람은 예상 못 했어요." 어떤 만남은 정말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움직일 때마다 축 늘어진 배가 수술복에 눌리고, 두꺼운 허벅지가 서로 마찰되고, 무거운 가슴이 옷감을 팽팽하게 당기는 것이 고통스럽게 느껴졌다. 내가 너무 크고, 원치 않고, 어울리지 않는 존재처럼 느껴졌다. 나는 이든을 완전히 피했다. 그가 가까이 오려고 할 때마다 나는 다른 데에 바쁘다는 핑계를 댔다. 라이언 헤이즈는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채고 몇 번이나 나를 확인했지만, 나는 그와의 대화를 짧게 끝냈다. 그저 하루가 끝나고 집에 가서 숨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우주는 아직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수액 튜브를 더 가지러 보급실 쪽으로 복도를 걸어가던 중 그 일이 일어났습니다. 뒤에서 누군가 너무 빠르게 움직이는 게 느껴졌다. 그러더니 갑자기 발 하나가 내 발 바로 앞으로 뻗어 나왔다. 나는 숨을 헐떡이며 앞으로 휘청거렸다. 손으로 벽을 짚어 균형을 잡으려 했지만,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아직 낫지 않은 다리에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고, 바닥에 긁힌 손바닥은 따끔거렸다. 내 뒤에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숨을 헐떡이며 고개를 들어보니 며칠 동안 나를 쏘아보던 젊은 간호사 중 한 명인 칼라가 서 있었다. 그녀는 메건이라는 이름의 친구 간호사와 함께 입을 가리고 웃음을 참으려 애쓰는 듯했지만, 결국 실패하고 있었다. "어머," 카를라는 가식적인 상냥함을 띤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해, 릴라. 네가 거기 있는 줄 몰랐어. 넌 너무 자리를 많이 차지해서 가끔은 널 피해 걸어가기가 힘들잖아." 볼이 화끈거렸다. 무릎 통증을 무시하고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무슨 일이야, 카를라?"
Last Updated : 2026-08-0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