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스턴과 안젤리나는 방 안에 들어와 있었지만, 악스턴이 거리를 두는 바람에 서로 떨어져 앉아 있었다. 한 사람은 소파에, 다른 한 사람은 침대 모서리에.글쎄, 안젤리나는 이상하게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다른 사람의 남편도 아니고 자신의 남편과 함께 있는데 말이다. 딱히 할 말도 없었기에, 안젤리나는 괜히 바쁜 척하며 휴대전화만 만작거렸다.악스턴은 아주 잠시 동안이었지만, 은밀하게 아내를 살폈다. 그의 눈에映진 안젤리나는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았다. 화장기 하나 없어 창백한 얼굴, 한층 더 야윈 몸매와 전혀 관리되지 않은 피부까지.그때, 방 안의 정적을 깨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두 사람 모두 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악스턴이 문에 더 가까이 있었기에 그가 문을 열었다.하나 할머니가 자글자글한 입술 끝을 올려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할머니는 두 사람이 벌써 쉬고 있는 줄 알았던 모양이다.하나의 뒤에는 하녀 한 명이 흰색 쇼핑백과 쟁반 위에 놓인 한 잔의 전통 약재를 들고 서 있었다.“할머니.”안젤리나가 문쪽으로 걸어가며 인사를 건넸다.“너를 위해 특별히 만든 전통 약재란다.”하나는 그 잔을 안젤리나에게 내밀며 말했다.“지금 마셔야 하나요?”안젤리나는 잔을 들어 올렸다. 잔 안에는 진한 노란빛을 띠는 액체가 들어 있었다.“그래, 단숨에 다 비우거라!”하나의 명령이 떨어졌다.할머니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던 안젤리나는 곧바로 그것을 비워냈다. 맛이 이상했다. 씁쓸하고, 쌉싸름하면서도 살짝 매콤한 것이, 도무지 입에 맞지 않았다.“착하기도 하지, 우리 며느리.”하나는 잔을 싹 비운 모습을 보고 기뻐하며 안젤리나의 팔을 다정하게 쓸어내렸다. 그러고는 들고 있던 쇼핑백을 건넸다.“자기 전에 옷을 갈아입거라. 좋은 꿈 꾸렴, 얘들아.”하나는 안젤리나와 악스턴의 이마에 차례로 애정 어린 입맞춤을 해주었다.“너희 두 사람에게 어서 아이가 생기길 바란다.”말을 마친 하나는 손님방을 떠났다. 방 안에는 다시 안젤리나와 악스턴 둘만 남겨
Last Updated : 2026-08-0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