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억만장자 전남편에게 복수합니다: Chapter 21 - Chapter 30

148 Chapters

제21화

에블린과 모린, 그리고 악스턴이 집으로 돌아왔다. 세 사람은 안젤리나의 창백한 얼굴을 보고도 못 본 척 차갑게 외면했다. 특히 모린은 들으란 듯이, 자신이 사 온 쇼핑백들을 안젤리나의 눈앞에서 보란 듯이 과시했다.그녀는 손에 든 여러 개의 종이 가방을 오만하게 들어 올린 채, 아무 말 없이 서 있는 안젤리나의 곁을 스쳐 지나갔다.자신이야말로 이 알메로 가문의 진짜 며느리라는 사실을 안젤리나에게 똑똑히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그들은 안젤리나의 존재를 완전히 무시한 채 곧장 저택 2층으로 올라갔다.순간 안젤리나는 하나 할머니가 자신에게 선물을 남겼다던 에이미의 말을 떠올렸다. 자리에서 일어난 안젤리나는 악스턴과 모린을 찾아가 그 선물에 대해 물어봐야겠다고 결심했다.하지만 하나 할머니가 과연 모린과 마주쳤을지 의문이었다. 그렇다면 할머니가 방문했을 때 모린은 대체 어디에 숨어 있었단 말인가?지난 일은 이미 지나간 뒤였다.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래서 악스턴에 의해 감금당하지만 않았더라면, 그녀는 하나 할머니에게 당장 달려가 손주인 악스턴에게 숨겨둔 딴여자가 있다고 전부 일러바쳤을 터였다.안젤리나는 악스턴의 방문을 선뜻 열지 못하고 망설였다. 분명 자신의 방이기도 했건만, 모린이 이 결혼 생활에 침범한 이후로 그녀를 밀어내는 거대한 장벽이 생겨버린 듯했다.불필요한 마찰을 피하기 위해 안젤리나는 먼저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잠시 후, 안젤리나가 직접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문가에 서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한 모린의 눈빛이 지독하게 쌀쌀맞아졌다.안젤리나는 그 여자를 완전히 무시한 채 방 안으로 걸어 들어가 악스턴을 찾았지만,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악스턴은 어디 있죠?"안젤리나가 소파에 앉아 있는 모린을 향해 물었다."남의 남편은 왜 찾아? 욕실에서 몸 씻는 중이거든!"모린이 퉁명스럽게 받아쳤다.안젤리나는 팔짱을 끼며 단호하게 말했다."하나 할머니가 남기신 선물 내놓으세요."그 순간 모린의 미간이 미세하게 일그러졌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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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안젤리나가 악스턴에게 허락을 구했던 다음 날 아침. 원형 식탁에 안젤리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알메로 가문 사람들은 안젤리나가 하나 할머니의 저택을 방문하려는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모린은 질투심으로 속이 들끓었다. 에블린이 하나 할머니의 의심을 사지 않으려면 악스턴이 안젤리나를 직접 데려다주어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이다.모린은 악스턴이 안젤리나와 함께 가는 것을 절대로 허락할 수 없다며 억지를 부렸다.의견 차이로 인해 에블린과 모린 사이에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모린은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겼다는 핑계를 대라고 주장했고, 에블린은 눈치 빠른 노부인이 다른 의심을 품을까 봐 두려워했다.하지만 긴 논쟁 끝에, 모린은 모두의 유익을 위한 결정이라는 에블린의 설득에 결국 한발 물러서며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한편, 안젤리나는 차림새를 정돈하며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털 아우터를 걸치고, 추위를 막기 위해 목에는 목도를 감았으며 장갑까지 야무지게 꼈다. 밖에는 이미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고 있었다.지난밤, 그녀는 악스턴에게 데려다 달라고 요청하지 않았다. 이미 말릭에게 하나 할머니 댁까지 모셔다 달라고 부탁해 둔 상태였다.하지만 웅장한 저택 마당으로 내려왔을 때, 정문 앞에 서 있는 것은 악스턴의 차량이었다.차 안에 앉아 있던 악스턴이 어서 타라는 눈짓을 보내자, 안젤리나는 놀란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던 안젤리나는 서둘러 차 문을 열고 조수석에 올라탔다.악스턴에게는 경호원들이 있었지만, 그는 직접 운전하는 것을 선호했다. 타인과 같은 공간에 단둘이 있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 탓이었다.악스턴의 방 발코니 위, 모린은 뾰루퉁한 표정으로 남편의 차가 저택을 벗어나는 모습을 노려보고 있었다. 악스턴과 안젤리나의 거리가 가까워지는 것에 극심한 질투를 느꼈다.비록 출근길마다 자신과 악스턴이 같은 차를 타고 다닌다고 해도, 이 치밀어 오르는 질투심은 어쩔 수 없었다.하나 할머니의 저택으로 향하는 내내 두 사람 사이에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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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모린은 제일 좋아하는 잡지를 넘기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때 노크도 없이 에블린이 악스턴의 방으로 들어왔다. 모린은 그저 고개만 돌려 스윽 쳐다볼 뿐, 아무 말 없이 다시 잡지로 시선을 옮겼다.에블린은 모린의 태도가 무례하다고 느꼈다. 반갑게 맞아주기는커녕, 최소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지도 않았으니 말이다.“모린, 바쁘니?”어느새 모린의 곁에 앉은 에블린이 물었다.“아니요, 어머님. 무슨 일이세요?”모린은 대답하면서도 여전히 잡지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네가 여기서 산 지 벌써 한 달이나 됐다. 그런데… 어째서 아직도 임신 소식이 없는 거냐?”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에블린은 첫 손주를 볼 생각에 이미 조바심이 나 있었으니까. 그뿐만 아니라 또래 모임에 나가면 손주 재롱을 자랑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그 사이에서 오직 에블린만이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모린은 들고 있던 잡지를 덮고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어머님, 뭐든 시간이 필요한 법이에요. 게다가 악스턴은 지난 일주일 동안 일 때문에 너무 바빠서 절 건드리지도 않았다고요.”“여자가 되어 가지고 남편을 유혹할 줄도 알아야지! 이런 식이면 내가 대체 언제 손주를 보겠니!”에블린이 툴툴거렸다. 모린에게 비싼 선물도 숱하게 사주었건만, 여전히 임신 소식이 없자 은근히 후회가 밀려왔다.“좋다. 네가 하루빨리 임신에 성공하기만 해라. 그럼 내가 원하는 걸 선물로 주마.”그 말에 모린의 두 눈이 순식간에 반짝였다. 시어머니의 제안에 감격한 듯 입꼬리가 올라갔다. 어찌 기쁘지 않고 운이 좋다고 느끼지 않을 수 있겠는가.“정말요, 어머님? 제가 원하는 건 뭐든 들어주시는 건가요?”에블린은 고개를 두 번 끄덕였다.“어서 말해 보거라, 원하는 게 뭐냐?”“저… 시청 근처에 있는 대저택을 사고 싶어요.”모린의 요구는 결코 소박하지 않았다. 영악하고 간교한 그녀가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이 기회를 놓칠 리 만무했다.“ 좋다! 네 임무는 그저 임신해서 내 손주를 낳는 거다! 그러면 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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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화

악스턴과 안젤리나는 방 안에 들어와 있었지만, 악스턴이 거리를 두는 바람에 서로 떨어져 앉아 있었다. 한 사람은 소파에, 다른 한 사람은 침대 모서리에.글쎄, 안젤리나는 이상하게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다른 사람의 남편도 아니고 자신의 남편과 함께 있는데 말이다. 딱히 할 말도 없었기에, 안젤리나는 괜히 바쁜 척하며 휴대전화만 만작거렸다.악스턴은 아주 잠시 동안이었지만, 은밀하게 아내를 살폈다. 그의 눈에映진 안젤리나는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았다. 화장기 하나 없어 창백한 얼굴, 한층 더 야윈 몸매와 전혀 관리되지 않은 피부까지.그때, 방 안의 정적을 깨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두 사람 모두 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악스턴이 문에 더 가까이 있었기에 그가 문을 열었다.하나 할머니가 자글자글한 입술 끝을 올려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할머니는 두 사람이 벌써 쉬고 있는 줄 알았던 모양이다.하나의 뒤에는 하녀 한 명이 흰색 쇼핑백과 쟁반 위에 놓인 한 잔의 전통 약재를 들고 서 있었다.“할머니.”안젤리나가 문쪽으로 걸어가며 인사를 건넸다.“너를 위해 특별히 만든 전통 약재란다.”하나는 그 잔을 안젤리나에게 내밀며 말했다.“지금 마셔야 하나요?”안젤리나는 잔을 들어 올렸다. 잔 안에는 진한 노란빛을 띠는 액체가 들어 있었다.“그래, 단숨에 다 비우거라!”하나의 명령이 떨어졌다.할머니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았던 안젤리나는 곧바로 그것을 비워냈다. 맛이 이상했다. 씁쓸하고, 쌉싸름하면서도 살짝 매콤한 것이, 도무지 입에 맞지 않았다.“착하기도 하지, 우리 며느리.”하나는 잔을 싹 비운 모습을 보고 기뻐하며 안젤리나의 팔을 다정하게 쓸어내렸다. 그러고는 들고 있던 쇼핑백을 건넸다.“자기 전에 옷을 갈아입거라. 좋은 꿈 꾸렴, 얘들아.”하나는 안젤리나와 악스턴의 이마에 차례로 애정 어린 입맞춤을 해주었다.“너희 두 사람에게 어서 아이가 생기길 바란다.”말을 마친 하나는 손님방을 떠났다. 방 안에는 다시 안젤리나와 악스턴 둘만 남겨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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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악스턴은 오랫동안 안젤리나와 뜨거운 밤을 지새웠다. 그는 모린에게서는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각에 깊이 매료되어 있었다.아내와의 밀회가 끝난 후, 악스턴은 모린에게서 온 전화 따위는 까맣게 잊은 채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안젤리나 역시 잠에 들기 전,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오랫동안 그리워했던 온기를 드디어 채웠다는 만족감이 밀려왔다. 비록 하나 할머니의 집을 나서는 순간 악스턴의 태도가 다시 차갑게 돌아서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말이다.'적어도 오늘 밤만큼은 당신을 사로잡았어, 여보.'눈이 완전히 감기기 전, 안젤리나는 속으로 나지막이 되뇌었다.오늘 밤만큼은 달콤한 꿈을 꾸고 싶었다.한편 알메로 저택에서는 모린이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악스턴이 몇 번이나 걸어온 전화를 받지 않자, 모린은 즉시 에블린에게 연락해 하나 할머니에게 전화해서 악스턴의 상황을 확인해 달라고 떼를 썼다.“어머님, 저 좀 말리지 마세요. 어서 하나 할머니 댁 주소 알려주세요. 제가 직접 가봐야겠어요!”모린이 징징거렸다. 악스턴이 자신의 전화를 이토록 무시하는 일은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흥분부터 하지 마라, 모린. 하나 어머님 말씀이 그쪽에 눈보라가 몰아치고 있어서 정부에서 외출 자제 권고까지 내렸다더구나. 아마 그래서 악스턴이 돌아오지 못하는 걸 게다.”에블린이 차분하게 설명했다.에블린 역시 모린이 안젤리나에게 지독한 질투심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악스턴이 안젤리나에게 다시 반할 리가 없다며 모린을 달랬다.“내 자식 성격은 내가 제일 잘 안다. 그러니 안심해라, 그렇게 과하게 걱정할 필요 없단다.”에블린이 차근차근 설득하자 모린의 마음도 조금은 가라앉았다. 그래, 비록 자신이 안젤리나보다 훨씬 예쁘다고 생각하면서도, 밀려오는 질투심만큼은 어쩔 수가 없었다.밤이 지나고, 세상을 밝히는 아침이 찾아왔다. 손님방에서 안젤리나는 지난밤의 뜨거웠던 기억을 떠올리며 홀로 배시시 미소를 짓고 있었다.식탁에는 하나 할머니가 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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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악스턴이 집으로 돌아온 것을 확인한 모린은 대문 앞에서 남편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그녀는 그 어느 때보다 예쁘게 화장을 하고, 향수까지 듬뿍 뿌린 상태였다.악스턴의 차가 마당에 들어서자, 모린은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차 문 쪽으로 다가갔다.이내 차 문이 열리고, 악스턴은 안젤리나가 보는 앞에서 모린을 다정하게 품에 안았다.“여보, 보고 싶어 죽는 줄 알았어.”모린이 응석 섞인 목소리로 애교를 부렸다.“오늘도 안 돌아오면 내가 직접 하나 할머니 댁으로 쫓아가려고 했단 말이야.”그녀가 투정을 부리듯 덧붙였다.“걱정할 필요 없어, 이렇게 돌아왔잖아.”악스턴이 대답했다.안젤리나는 두 사람의 애정 행각에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못 볼 것이라도 본 듯 두 사람을 지나쳐 집 안으로 똑바로 걸어 들어갔다.안젤리나가 들어가자마자, 악스턴은 모린의 허리를 감싸고 있던 손을 냉정하게 치워버렸다. 그러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하나 할머니가 어제 안젤리나에게 준 선물의 행방을 물으시더군. 혹시 당신이 봤어?”악스턴이 진지한 목소리로 물었다.“악스턴… 아직도 그 선물 이야기예요? 설마 내가 그걸 훔치기라도 했다는 듯이 의심하는 거예요?”모린이 울상을 지으며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모린의 신파극에 장단을 맞춰줄 생각이 없었던 악스턴은, 차 옆에 그녀를 홀로 남겨둔 채 대꾸도 없이 걸음을 옮겼다. 그의 냉담한 태도에 모린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안젤리나하고 단 하루 밤을 지새웠다고 태도가 이렇게 바뀌다니, 악스턴!’모린의 주먹이 불끈 쥐어졌다.‘안젤리나, 벌써 이겼다고 착각하지 마! 내가 너를 위해 새로운 계획을 준비해 두었으니까!’그녀의 입술 끝에 비열한 미소가 걸렸다.방으로 들어온 악스턴은 자신의 수납장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다. 하나 할머니의 선물을 어디다 두었는지 까먹은 게 아닐까 불안했기 때문이다.잠시 동작을 멈춘 악스턴은 무언가를 떠올리려는 듯 생각에 잠겼다. 그러고 보니 하나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자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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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악스턴은 안젤리나를 회사 적들이 보낸 스파이가 아닌가 의심했다. 직감이 강하게 작동했던 그는 안젤리나가 통화를 마칠 때까지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뚫어지게 감시했다.안젤리나가 고개를 돌렸을 때, 문가에 서 있는 남편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그녀는 남편에게 천천히 다가갔다.“악스턴, 여기서 뭐 하고 있어요?”안젤리나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휴대전화 내놔.”악스턴이 안젤리나를 향해 손바닥을 내밀었다.“왜 그래요?”갑자기 휴대전화를 달라는 악스턴의 요구에 안젤리나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알 거 없어!”그가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안젤리나는 남편에게 그 어떤 의심도 품지 않은 채 순순히 휴대전화를 넘겨주었다.“빌려 달라는 거예요? 무슨 일인데요?”악스턴은 대답 대신 즉시 안젤리나의 휴대전화를 샅샅이 뒤지며 저장을 마친 파일과 문서들을 확인하기 시작했다.상황이 얼떨떨하긴 했지만, 안젤리나는 더 이상 묻지 않았다. 어차피 물어봐야 악스턴이 대답해 주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악스턴이 거친 한숨을 내쉬었다. 그곳에는 그 어떤 수상한 흔적도 없었다. 오직 과거에 자신과 안젤리나가 함께 찍었던 동영상과 사진들, 그리고 결혼식 당시의 모습들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그는 휴대전화를 다시 주인에게 돌려주었다.“내가 전에 준 체크카드 다 내놔.”“돈이 부족해요, 악스턴?”안젤리나는 남편에게 급하게 돈이 필요한 줄로만 알았다.“앞으로 매달 당신한테 단 한 푼도 주지 않을 테니까 그렇게 알아.”“왜요? 난 여전히 당신 아내예요!”울컥한 안젤리나의 감정이 마침내 폭발했다.“당신 같은 배신자를 부양할 마음 따위는 눈곱만큼도 없어!”“그게 무슨 소리예요, 악스턴?”안젤리나가 남편을 기이하다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질문은 사절이야! 당장 카드나 내놔!”악스턴은 안젤리나의 손을 잡아 끌고 주방으로 들어간 뒤, 그녀의 등덜미를 밀쳐 이제는 그녀의 방이 되어버린 가정부 방으로 밀어 넣었다.안젤리나의 핏대가 세워지고 화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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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화

안젤리나는 울컥 치밀어 오르는 서러움을 눌러 담는 데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그녀는 더 이상 토를 달지 않고, 모린의 차가 세차될 준비를 마친 채 서 있는 마당으로 걸어갔다.안젤리나는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모린의 차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도대체 어떤 길을 지나왔길래 차체 전체가 흙탕물 범벅이 되어 있는지 알 수 없을 지경이었다.“악스턴, 당신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이 차를 깨끗이 닦아줄게요.”그녀는 앞유리에 전용 카샴푸를 문지르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한편, 악스턴의 방 발코니에서는 모린과 악스턴이 안젤리나가 차를 닦고 있는 모습을 내려다보고 있었다.“여보, 난 당신이 왜 안젤리나 같은 여자랑 결혼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돼요. 머저리 같기만 하고! 당신처럼 귀족 가문의 혈통을 이은 남자의 아내로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데 말이죠.”모린이 악스턴의 팔을 끌어안으며 응석을 부렸다.두 사람의 시선이 공중에서 마주쳤다. 서로를 향한 깊은 침묵이 이어졌다. 모린은 지금 악스턴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미치도록 궁금했다.자신의 말이 그에게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쳤을까? 만약 그렇다면 정말 다행이었다. 알메로 가문의 유일한 며느리 자리는 결국 모린의 차지일 테니까.한 시간쯤 지났을까, 안젤리나는 마침내 모린의 차를 다 닦아냈다. 그녀는 피로를 털어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때마침 아메이와 실다가 다가와 상전에게 시원한 오렌지 주스 한 잔을 내밀었다. 지칠 대로 지친 안젤리나가 거절할 리 없었다.“고마워요, 아메이, 실다.”안젤리나는 주스를 반쯤 비워낸 뒤 다시 아메이에게 잔을 건넸다.“안젤리나 사모님, 오늘 외출하신다고 하지 않으셨나요?”실다가 물었다.“맞아요, 그랬죠. 이제 가서 남편에게 허락을 받으려고요.”“어서 들어가서 씻으세요. 뒤처리는 저희가 할 테니까요.”아메이가 실다에게 슬쩍 눈짓을 보내며 거들었다.“두 사람은 정말 부지런하네요.”안젤리나는 기특하다는 듯 두 소녀의 머리를 오붓하게 쓸어넘겨주었다.그녀는 더러워지고 젖은 몸을 씻어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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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화

그녀는 또다시 모린의 덫에 걸려 악스턴과의 오해를 더 키우게 될까 봐 두려웠다.“말릭, 정말 확실해요? 악스턴이 날 오라고 한 게 맞나요?”안젤리나는 다시 한번 확인하고 싶었다.“네, 안젤리나 사모님. 대표님께서 직접 사모님을 모셔 오라고 지시하셨습니다.”“지난번처럼 문자메시지로 전해 온 건 아니고요?”“아닙니다, 사모님.”안젤리나는 얼떨떨해하면서도, 자신을 보좌관의 차로 안내하는 말릭의 발걸음을 따라나섰다.이번에는 또 어떤 고통이 기다리고 있을까?남편의 회사에 도착하기도 전에 안젤리나는 온갖 끔찍한 상상에 시달렸다. 그동안 겪었던 일들이 그녀에게 깊은 트라우마를 남긴 탓이었다.“말릭, 날 속이는 건 아니겠죠?”불안감을 주체하지 못한 안젤리나가 또다시 물었다.“안젤리나 사모님, 제가 감히 어떻게 사모님을 속이겠습니까. 정말로 악스턴 대표님께서 사모님을 모셔 오라고 지시하신 게 맞습니다.”말릭이 안젤리나가 앉아 있는 뒷좌석을 향해 잠시 고개를 돌리며 진심 어린 어조로 대답했다.차가 점점 속도를 내어 질주하더니, 오래 지나지 않아 회사의 지하 주차장에 도착했다.안젤리나는 서둘러 차에서 내렸지만, 커다란 빌딩 안으로 발을 내딛기가 여전히 망설여졌다. 말릭은 상전의 전화를 받은 후 안젤리나를 안내했다.“안젤리나 사모님, 대표이사실로 모시겠습니다.”“네, 말릭.”그녀가 나지막이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나란히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대표이사실'이라는 문구가 적힌 문 앞에 도착하자, 말릭은 안젤리나만을 남겨둔 채 자리를 비웠다. 그녀는 용기를 내어 방문을 두어 번 두드렸다.문이 열리고, 안젤리나를 확인한 모린의 얼굴에 경악한 기색이 스쳤다. 그녀는 안젤리나가 이곳에 있는 것이 불쾌하다는 듯 싸늘하고 시니컬한 시선을 보냈다.“악스턴을 만나러 왔어.”안젤리나가 배 위에 두 손을 가만히 모아 얹으며 말했다.“너 악스턴한테 걸리면 난리 날 줄 알아!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와?”모린이 날카롭게 쏘아붙였다.“내 남편이 직접 오라고 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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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방 안에는 적막만이 감돌았다. 악스턴과 모린은 마치 전형적인 상사와 부하 직원처럼 각자의 업무에 집중했다.한편 안젤리나는 가만히 앉아 방 안 여기저기를 눈치껏 살폈다. 그녀의 시선은 악스턴의 책상 옆, 정확히는 서류 보관용 선반 위에 똑바로 세워져 있는 액자 하나에 머물렀다.사진 속에서 악스턴과 모린은 다정하게 껴안고 있었다. 안젤리나를 더욱 절망스럽게 만든 것은 그곳에 자신과의 결혼사진은 단 한 장도 없다는 사실이었다.'이 방도 분명 저 천박한 여자가 싹 다 다시 꾸민 거겠지!'안젤리나가 속으로 툴툴거렸다.30분이 지났을 무렵, 악스턴이 자리에서 일어나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차 준비해.”그는 짧게 지시를 내린 뒤 전화를 끊었다.“모린, 나 먼저 나갈게.”악스턴이 모린의 책상으로 다가가 작별 인사를 건븄다. 남자는 마치 진짜 아내에게 인사를 하듯 모린의 양 볼과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러나 옆에 있던 안젤리나에게는 그 어떤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네, 여보. 나도 금방 따라갈게요.”모린이 미소를 지었다.반듯한 체구의 남자는 두 여자를 남겨둔 채 대표이사실을 나갔다.“봤지, 안젤리나? 악스턴이 날 얼마나 사랑하는지!”모린의 얼굴에 노골적인 비웃음이 가득 차올랐다.“벌써부터 잘난 척하지 마. 악스턴이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애초에 첩 따위로 만들지도 않았을 테니까.”안젤리나가 무덤덤하게 받아쳤다. 모린의 자극적인 말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억지로 감정을 누르고 있었다.“둘째면 어때? 현실은 악스턴의 모든 관심이 날 향해 있다는 건데!”“그래, 마음대로 생각해, 모린. 하지만… 너무 과한 자신감은 금물이라고 전해주고 싶네. 주한 대사관에 정식으로 등록된 알메로 가문의 며느리는 오직 나, 안젤리나 산도레 한 사람뿐이니까!”안젤리나가 입꼬리를 올리며 모린에게 사이다를 날렸다.괜히 안젤리나의 가슴에 상처를 주려다 제 꾀에 제가 넘어간 격이었다. 되려 화가 치밀어 오른 것은 모린 쪽이었다. 더 이상 안젤리나의 얼굴을 마주하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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