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억만장자 전남편에게 복수합니다: Chapter 51 - Chapter 60

148 Chapters

제51화

악스턴은 새벽 1시가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원래는 호텔에 머물 생각이었지만, 모린이 계속해서 집으로 와달라고 떼를 썼기 때문이다. 사실 내일 아침 일찍, 알메로 그룹에 투자한 모든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브리핑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단지 한 달 전 수익 배분금이 아직 지급되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어디서 알메로 그룹이 위기를 겪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는지, 투자자 전원이 월별 데이터와 제품 판매 그래프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투자자들의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해서라도, 악스턴은 프로답게 알메로 그룹이 안전하고 아무 이상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만 했다.욕실에서 나온 악스턴은 모린이 입은 것과 같은 색상인 갈색 잠옷을 차려입었다.그가 침대에 눕자, 모린이 기다렸다는 듯 그를 품에 안았다."여보, 나 모르는 번호로 사진 몇 장을 받았어.""누구 사진인데?""플라자 호텔 방에 있는 안젤리나랑 알렉시 씨 사진."악스턴의 미간이 미세하게 찌푸려졌다. 모린은 휴대전화를 꺼내 악스턴에게 몇 장의 사진을 보여주었다.침대 위에서 알렉시 씨의 품에 안겨 있는 안젤리나의 모습을 본 그의 날카로운 매의 눈이 경악으로 크게 벌어졌다."모린, 당장 그 번호로 전화 걸어봐!" 악스턴은 진실을 확인하고 싶었다."벌써 해봤지. 그런데 꺼져 있더라고. 나도 그 사람이 왜 안젤리나의 그 저질스러운 짓거리를 내 폰으로 보냈는지 모르겠어."악스턴이 침대에서 일어났다."여보, 어디 가려고?""그 끔찍한 여자한테 가서 따져야겠어!"모린이 악스턴의 손을 잡으며 그를 말리려 했다."여보, 내일 해. 벌써 한밤중이잖아. 쉬어야지.""비켜!" 악스턴은 모린의 손을 뿌리치고 방 밖으로 걸어 나갔다.모린은 섬뜩한 미소를 지었다. 사진 한 장으로 악스턴을 선동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이건 시작에 불과해, 안젤리나. 너만을 위해 내가 특별히 준비한 다음 surprise를 기대해." 그녀는 만족스러운 듯 나지막이 중얼거렸다.분노에 휩싸인 악스턴은 안젤리나가 홀로 머물고 있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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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화

플라자 호텔에 도착한 안젤리나는 곧바로 안내 데스크로 향했다. 어젯밤 이곳에 투숙한 투숙객의 정보를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데스크 직원은 직업 윤리상 투숙객의 개인정보를 함부로 제공할 수 없다며 거절했다."사모님, 이렇게 하시는 건 어떨까요. 제가 투숙객 정보를 유출할 권한은 없으니, 지배인님을 직접 만나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혹시 도움을 주실 수도 있으니까요.""네, 좋아요. 지배인실이 어디인가요?""이쪽으로 모시겠습니다."안젤리나는 직원의 안내를 받아 호텔 지배인을 만나 맞은편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실례지만 잠시 시간 좀 빼앗겠습니다, 지배인님.""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사모님?"지배인은 영문을 몰라 다소 의아해하면서도 고객을 정성껏 응대하며 안젤리나의 이야기를 끝까지 경청해주었다."지배인님, 혹시 오른쪽 장식 도자기 근처 테이블을 비추는 CCTV 영상을 부탁드려도 될까요?""상황이 매우 긴급하시다면 기꺼이 도와드리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사모님. 팀원에게 필요한 CCTV 영상을 받아오도록 지시하겠습니다.""감사합니다, 지배인님." 안젤리나가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10분쯤 지났을까, 안젤리나는 알렉시 씨가 의도적으로 그녀의 음료에 가루약을 타서 서버에게 그녀의 테이블로 가져다주라고 요청하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 증거를 확보했다.그뿐만이 아니었다. 의식을 잃고 쓰러진 자신을 알렉시 씨가 무례하게 안아 들고 가는 장면을 보자, 안젤리나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어깨에 메고 있던 가방 끈을 꽉 움켜쥐었다.CCTV 녹화 영상을 끝까지 확인한 안젤리나는 속이 울렁거리고 구토가 치밀었다. 어떻게 그 째째하고 하찮은 놈의 뻔한 꾀임에 빠질 수 있었단 말인가.안젤리나는 즉시 지배인에게 모든 CCTV 녹화 영상을 자신의 휴대전화로 전송해 달라고 요청했다.악스턴이 반드시 이 진실을 알아야만 했다!볼일을 마친 안젤리나는 지배인실에서 나왔다. 도움을 준 호텔 지배인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것도 잊지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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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안젤리나가 갑자기 눈을 뜨자, 악스턴은 얼어붙은 채 표정을 무서울 정도로 단번에 바꾸었다. 그는 입을 꾹 다문 채, 안젤리나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척했다. 아내가 아직 깊이 잠들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결코 방에 들어오지 않았을 터였다."잠시만 기다려 봐. 당신한테 줄 선물이 있어." 안젤리나가 말하며 즉시 침대에서 내려왔다. 협탁 서랍을 열어 붉은 상자를 꺼내더니 악스턴을 향해 내밀었다."악스턴, 어서 열어봐.""이게 뭔데?"안젤리나는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악스턴이 서 있는 방향을 향해 침대 가에 앉았다."열어보라니까!"악스턴은 안젤리나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어 얼떨떨해하면서도, 아내가 시키는 대로 상자를 열었다. 하지만 상자를 열고 난 후, 악스턴은 더욱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임신 테스트기를 안젤리나를 향해 내보였다."지금 나 가지고 장난하자는 거야?"안젤리나는 자신의 임신 테스트기에 한 줄만 그어져 있는 것을 보고 경악했다. 악스턴은 상자와 임신 테스트기를 안젤리나의 얼굴을 향해 던져버렸다.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 되었다."단 한 줄밖에 안 나온 임신 테스트기를 나한테 보여주는 이유가 뭔데! 대체 무슨 속셈이야!"악스턴이 한 걸음 더 다가와 안젤리나의 턱을 강하게 쥐어잡고 위로 살짝 들어 올렸다.안젤리나는 턱에 전해지는 통증에 신음했다."악-악스턴, 나는..." 안젤리나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넌 언제나 나를 실망시키는군, 안젤리나!" 그는 안젤리나의 얼굴을 옆으로 거칠게 밀쳐냈다. 그러고는 빠른 걸음으로 방을 나갔다.매일같이 문제를 일으키는 아내를 상대할 참을성 따위는 이미 남아있지 않았다. 악스턴의 실망감은 몇 배로 커져만 갔다.안젤리나는 차마 남편에게 방에 더 머물러 달라고 요청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자신을 산 채로 잡아먹을 듯 노려보는 악스턴의 매서운 눈빛은 더더욱 직시할 수 없었다."지독한 놈들! 대체 누가 진짜 임신 테스트기를 가짜로 바꿔치기한 거야?!" 안젤리나는 분통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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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모린은 손으로 황급히 눈물을 닦아내며 입꼬리를 비열하게 올렸다. 악스턴을 손아귀에 쥐고 흔들며 안젤리나를 향한 그의 증오를 더욱 키워놓았으니 당연히 기쁠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악스턴이 안젤리나에게 무슨 짓을 하는지 몰래 엿보고 싶은 마음에 천천히 방문 쪽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모린이 문을 들어서기도 전에, 악스턴이 다시 그녀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악스턴이 왜 돌아오는 거지?' 모린은 속으로 의아해했다.악스턴 역시 문앞에 서 있는 모린을 발견하고는 흠칫 놀랐다."여보, 안젤리나 방에는 왜 안 갔어요?" 모린은 다시 소파에 앉는 악스턴의 걸음을 따라갔다."방문이 잠겨 있더라고."모린의 얼굴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하지만 실망할 필요 없어, 여보. 내일 내가 안젤리나에게 주의를 줄 테니까. 다시는 당신을 건드리지 못하게 확실히 해둘게."악스턴은 속상해하는 모린을 달래려 애썼다. 그러고는 그녀에게 쉬자고 청했다."여보, 당신 몸에서 정말 좋은 향기가 나." 악스턴이 모린의 매끄럽고 긴 목덜미에 코를 묻었다. "나 안 보고 싶었어?" 그가 유혹하듯 말하자 모린은 부끄러워하며 얼굴을 붉혔다. 뺨이 발그레하게 물들었다."내 계좌로 돈 보내주는 거 잊은 건 아니죠?" 모린이 매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그까짓 거야 쉬운 일이지. 가서 내 휴대전화 좀 가져다줘."모린은 침대 가로 걸어가다가, 악스턴이 다시 말을 건네자 동작을 멈췄다."대신 약속해. 당신 부탁을 들어줬으니, 얼른 날 만족시켜 줘야 해.""당신 마음대로 자세를 정해서 내 몸을 마음껏 탐해도 좋아요." 모린이 요염한 미소를 지으며 그를 유혹했다.악스턴은 매끄럽고 아름다운 여인의 몸을 탐하고 싶어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그의 욕정이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랐다.다음 날 아침.알메로 가문 식구들이 식탁에 모여앉았다. 평소라면 아직 잠에서 깨지도 않았을 에블린까지 포함해 다 함께 아침 식사를 하는 중이었다. 그녀는 오늘 친구들과 모임이 있다며, 곧 가문의 첫 손주를 품에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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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에블린과 모린은 액스턴이 안젤리나를 차에 억지로 밀어 넣는 모습을 실컷 구경하고 있었다. 그것도 부드럽게 태우는 것이 아니라, 액스턴은 발로 안젤리나의 몸을 힘껏 밀어붙였다.“액스턴, 그만해!”안젤리나가 아무리 소리치며 울부짖어도 액스턴은 그녀의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안젤리나를 차 안에 집어넣는 데 성공한 그는 곧바로 차에 올라타 운전하기 시작했다.“엄마, 액스턴을 깨닫게 해줘서 고마워. 분명 안젤리나는 그 모든 유산을 노리고 있을 거야. 아니면… 정말 알메로 가문의 재산을 차지하려는 걸지도 몰라.”액스턴의 차가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자 모린이 말했다.“그럴 리 없어! 유언장에 액스턴의 이름이 다시 올라간다면 알메로 가문은 얼마든지 그의 목숨을 없앨 수 있어.”“엄마, 아직 남아 있는 하나의 상속인이 엄마 아니야?”“그래, 네 말이 맞아. 하지만 내가 모든 상속 관련 서류를 마음대로 바꿀 권한은 없어.”“왜?”에블린은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가지 않았다. 그녀는 그 질문을 피한 채 모린을 집 테라스에 남겨두고 안으로 들어갔다.모린은 무언가를 에블린이 숨기고 있는 것 같아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굳이 깊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았다. 안젤리나를 제거하려는 자신의 계획은 반드시 성공해야 했다.달리는 차 안에서도 안젤리나는 계속해서 액스턴에게 자신을 차에서 내려달라고 애원했다. 그녀는 이미 액스턴이 자신을 공증 사무실로 데려가려는 이유를 알고 있었다.“액스턴, 고 하나는 네 주변에 탐욕스러운 사람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에게 네 모든 재산을 지켜달라고 부탁한 거야!”안젤리나는 남편에게 다시 한번 상기시키려 했다. 액스턴의 눈과 마음, 그리고 생각이 활짝 열리기를 바랐다. 모린이 자신의 재산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려는 것이었다.“너도 포함해서!”액스턴이 격앙된 목소리로 받아쳤다.“나 말이야?”안젤리나는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순진한 척하지 마! 네가 알메로 가문의 모든 재산을 차지하려고 더러운 속셈을 품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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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에블린과 모린은 사교계 친구들과의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안젤리나가 집을 떠났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조디의 말에 따르면 안젤리나는 오후 네 시쯤 집을 나섰으며, 한 손에는 여행 가방 하나를 들고 어깨에는 가방을 둘러메고 있었다.얼굴은 다소 창백했고, 눈은 조금 부어 있었다. 마치 울고 난 사람처럼 보였다.“안젤리나 부인은 어디로 가시는 건가요? 왜 여행 가방을 가지고 가세요?”“나는 집을 나갈 거야.”“액스턴 대공께서는 부인의 외출을 알고 계신가요?”“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야, 조디!”“죄송합니다, 안젤리나 부인. 하지만… 나중에 대공께서 저를 탓하실 겁니다.”“그에게 나를 절대로 찾지 말라고 전해.”조디는 어떻게든 그녀를 말리려고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안젤리나는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택시에 올라탔다.조디는 주인의 가정사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안젤리나 부인과 액스턴 대공이 다투고 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 사실을 대부인 에블린에게 알리자, 조디는 곧바로 그 노부인에게 욕설을 들어야 했다.“왜 당장 액스턴에게 연락하지 않은 거야?” 에블린이 물었다.“이미 연락드렸습니다, 대부인. 하지만 지금까지도 액스턴 대공의 휴대전화가 연결되지 않고 있습니다.”에블린은 조디에게 경비실로 돌아가라는 손짓을 했다. 그리고 그녀는 혼자 생각에 잠겼다.혹시 액스턴이 하나의 모든 재산을 자신의 명의로 돌리는 데 성공했고, 안젤리나가 패배한 것은 아닐까?“엄마, 제가 회사로 가서 액스턴을 만나볼까요?”모린이 쓸모없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지 않아 도움을 제안했다.“그럴 필요 없다. 너도 분명 피곤할 거야. 가서 쉬렴. 임산부는 너무 많은 생각을 하면 안 돼.”에블린은 애정 어린 손길로 모린의 팔을 쓰다듬었다.“알겠어요, 엄마. 도움이 필요하면 제 방으로 오세요.”“그래.”모린은 재빨리 에블린 앞에서 자리를 떴다.사실 그녀는 무척 피곤했다. 하루 종일 그 나이 든 여자들의 이야기를 상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괜찮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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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사실 안젤리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향했다. 전철을 타고 무려 열 시간 정도를 이동해야 하는 곳이었다.안젤리나는 오랫동안 찾아가지 않았던 이모의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액스턴이라면 절대 그녀의 행방을 알아낼 수 없는 곳이었다.바니 이모는 안젤리나가 찾아오자 깜짝 놀랐다. 한때 조카가 귀족 혈통의 젊은 남자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바니 이모는 안젤리나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초대받지 못했기 때문이다.“다시 너를 만나다니, 마치 꿈만 같구나, 안젤리나.”허름한 옷을 입은 바니 이모는 조카를 선뜻 끌어안지 못했다.결국 안젤리나가 먼저 나이 든 여인을 끌어안았다. 하지만 바니 이모는 그녀를 밀어냈다.“나를 안지 마, 안젤리나. 내 옷을 봐. 흙탕물로 더러워졌잖니. 방금 토마토 밭에 물을 주고 온 참이란다.”바니 이모가 진심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괜찮아요, 이모. 제가 옷 갈아입으면 돼요.”안젤리나는 고집을 부리며 다시 노부인을 끌어안았다. 그러자 바니 이모도 이제는 그녀를 힘껏 품에 안았다. 수년 동안 쌓였던 그리움을 모두 쏟아내듯 두 사람은 서로를 꼭 끌어안았다.한참 동안 서로를 안고 있던 두 사람은 곧 떨어졌다. 바니 이모는 안젤리나에게 쉬라고 권했다. 먼 길을 찾아왔으니 분명 조금은 피곤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그런데 남편은 왜 데려오지 않았니?”바니 이모가 작은 그릇 모양의 컵에 생수를 따르며 물었다.바니 이모는 중국 출신의 평범한 남자와 결혼했기 때문에 부엌에 있는 식기들도 모두 중국 특유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작은 그릇처럼 생긴 컵은 물론이고, 젓가락으로 식사를 했으며, 소박한 집에는 옆으로 밀어서 여닫는 나무문이 달려 있었다.“남편은 회사 일을 처리하느라 바빠요, 이모. 다음에는 꼭 데리고 와서 이모 집에 놀러 오게 할게요.”안젤리나는 작은 그릇을 들어 올린 뒤 안에 담긴 물을 단숨에 모두 마셨다. 심지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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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안젤리나는 곧바로 바니 이모가 마련해 준 손님방으로 들어갔다. 문을 잠근 뒤 가장 구석진 바닥에 주저앉았다. 두 무릎을 끌어안은 채 두려움에 떨며 울었다. 액스턴이 자신의 은신처를 찾아내지 못하기만을 간절히 바랐다.어떻게 안젤리나가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겠는가? 자신의 얼굴이 실종자 수색 뉴스에 버젓이 등장하고 있는데.왜 아무런 걱정 없이 평범한 삶을 누리는 것이 이토록 어려운 걸까?그녀는 그저 자신의 정신과 건강을 회복하고 싶었을 뿐이다. 알메로 저택에서 멀리 떠나왔음에도 그 남자의 위협은 여전히 그녀를 따라다니며 괴롭히고 있었다.“왜 남편은 날 매일같이 더 괴롭히는 거야? 난 돌아가고 싶지 않아. 어떻게든 이 아이를 지켜낼 거야.”그 남자는 안젤리나가 힘겹게 결혼 생활을 유지하려 애쓰고 있는데도, 그녀를 괴롭히는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이번에는 안젤리나도 지치기 시작했다.평소라면 액스턴과 에블린의 잔혹한 태도를 꿋꿋하게 견뎌냈을 그녀였지만,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매일같이 고통을 느끼며 살아가느라 마음이 너무 지쳐버렸다.하나마저 영원히 그녀의 곁을 떠나버린 지금, 안젤리나는 자신이 정말 혼자가 되었다고 느꼈다.똑똑.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안젤리나는 젖은 뺨을 닦았다. 곧 바니 이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안젤리나, 자고 있니?”안젤리나는 몇 번이나 깊게 숨을 내쉬며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키려 했다. 이런 엉망인 얼굴로 나가면 분명 이모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볼 것이다. 울고 있었다는 사실이 들키면 바니 이모에게 길게 설명해야 할 것이 싫었다.“아니에요, 이모.”“어서 나와서 밥 먹자.”“네, 이모. 금방 나갈게요.”방문이 옆으로 열리자 따뜻한 미소를 머금은 바니 이모가 안젤리나를 맞이했다. 그녀는 조카를 부엌으로 데려갔다.부엌에는 앉을 의자가 없고 작은 방석처럼 생긴 깔개 하나만 놓여 있었다. 안젤리나는 그곳에 있는 대로 따라 바닥에 앉았다. 그러자 막 완성된 푸른 채소 요리의 맛있는 향이 코끝을 자극했다.특히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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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바니 이모의 소박한 집에서 보내는 첫날 밤. 안젤리나는 몇 번이나 눈을 감아보았지만 잠들 수가 없었다. 온몸을 뒤덮은 불안감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기 때문이다.악에 받친 액스턴의 얼굴이 머릿속에 깊이 박혀 있었다. 안젤리나는 잔뜩 경계한 채 똑바로 누워, 너무 푹신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딱딱하지도 않은 침대 위에 몸을 뉘이고 있었다. 천장을 바라보며 몇 번이고 눈을 깜빡였지만, 그 잔혹한 남자의 얼굴을 머릿속에서 떨쳐내려 애쓸 뿐이었다.계속 이런 불안감을 느껴야 한다면, 자신이 알메로 저택에 머무는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바니 이모의 집에 와서도 마음과 생각이 편안해질 수 없다면 말이다.밤은 점점 깊어졌고, 초승달의 희미한 빛조차 잘 보이지 않았다. 산속의 서늘한 날씨에 안젤리나는 추위에 떨리는 온몸을 이불로 감쌌다. 어느새 시간은 새벽을 향해 흘러가고 있었다. 서서히 안젤리나의 눈꺼풀이 무거워졌고, 이내 천천히 눈을 감았다.아침 아홉 시. 시장에 다녀온 바니 이모는 자신의 소박한 집을 살피고 있는 검은 재킷 차림의 남자 두 명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실례지만, 두 분은 이 마을 사람이 아니신가요?" 바니 이모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중년의 여인은 두 남자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아닙니다. 저희 둘 다 이곳에 처음 온 외지인입니다.""아, 그럴 줄 알았어요." 바니 이모가 친근하게 미소 지었다. 그녀는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다."그런데 우리 집에서 누구를 찾고 계신 건가요?""이모님, 저희를 좀 도와주실 수 있겠습니까?""돕는다고요?" 바니 이모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네, 저희는 누군가를 찾고 있습니다.""당신들이 찾는 사람이 이 마을 주민인가요?""저희도 잘 모릅니다. 그저 보스의 지시를 수행하고 있을 뿐입니다.""이름이 뭐죠?"남자 중 한 명이 사진 한 장을 내밀었다. 사진에는 이름이 적혀 있었고, 그 이름은 다름 아닌 그녀의 조카딸 안젤리나였다.당연히 바니 이모의 눈이 휘둥그레졌다.'안젤리나가 빚을 피하려고 도망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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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남자는 원하는 것을 얻자 바니 이모의 턱을 움켜쥐고 있던 손을 놓았다.안젤리나가 자신의 방으로 가서 여행 가방을 가져오려 하자, 바니 이모가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중년의 여인은 안젤리나가 빚쟁이들에게 자신을 내맡기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너는 그들과 함께 갈 필요 없어!" 바니 이모가 안젤리나를 붙잡으며 말했다."이모, 제가 이렇게 해야 해요. 저 두 깡패가 이모를 다치게 하는 건 싫어요.""안젤리나, 나한테 말해 봐. 네 남동생이 그들에게 진 빚이 도대체 얼마니?"안젤리나는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그런 모습에 바니 이모의 걱정은 더욱 커졌다. 그녀는 안젤리나의 얼굴을 들어 다시 자신을 바라보게 했다."내 저축한 돈으로 갚아.""괜찮아요, 이모. 더 이상 폐 끼치고 싶지 않아요." 안젤리나가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안젤리나는 바니 이모에게 진짜 문제를 말할 수는 없었다."하지만 너, 그들과 함께 가면 죽을 수도 있어!""바니 이모, 걱정하지 마세요." 안젤리나는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긴장한 표정까지 감출 수는 없었다."제가 최대한 빨리 남편에게 연락해서 동생의 빚을 갚게 할게요. 금방 해결될 거예요.""정말 확실하니?" 바니 이모의 얼굴에는 여전히 의심과 걱정이 가득했다."정말 확실해요, 이모. 제 남편은 자비로운 사람이에요. 사랑하는 아내가 곤경에 처하는 걸 절대 내버려 두지 않을 거예요."안젤리나는 바니 이모를 충분히 안심시킨 뒤에야 그녀를 지나쳐 자신의 여행 가방을 챙겼다. 그리고 두 남자의 뒤를 따라 집 밖으로 나갔다.바니 이모와 안젤리나의 이별에는 눈물과 깊은 안타까움이 남았다. 바니 이모는 안젤리나의 떠남을 완전히 받아들이지 못했다.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는 걱정이 남아 있었다.달리는 차 안에서 안젤리나의 아름다운 얼굴은 침울했고, 지친 눈빛에는 애잔함이 깃들어 있었다. 안젤리나는 도망치고 싶었지만, 마땅한 틈을 찾지 못했다.그렇게 차는 꼬박 하루 가까이 먼 거리를 달렸고, 마침내 밤 아홉 시가 되어서야 알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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