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모리슨 가문의 잃어버린 상속녀: Kabanata 31 - Kabanata 40

75 Kabanata

제31장

리나의 시점카페는 예상했던 그대로였다.작고, 보잘것없는 곳. 사람들 눈에 띄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잠시 앉아 있을 공간이 필요한 이들이 모여드는 동네 경계선 즈음에 존재하는 그런 장소였다. 플라스틱 의자, 합판 테이블. 손님 하나 찾지 않는 진열장 속 퍽퍽한 디저트들. 탄 커피 향과 무언가 튀겨내는 기름 냄새가 주방 구석에서 흘러나와, 마치 수년간 그 자리를 지키며 떠날 생각조차 잊은 듯 공기 중에 들러붙어 있었다.7개월 전의 마거릿 노먼이었다면 감히 이 문을 열고 들어오지도 않았을 곳이다.차창 밖으로 슬쩍 내다보고는 곧장 지나쳐버렸을 그런 장소.하지만 나는 마치 이 장소의 주인이라도 되는 것처럼 당당하게 걸어 들어갔다.그녀는 이미 와 있었다.창가 쪽 테이블에 앉아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다는 뜻이었고, 그건 그녀가 초조하다는 의미였으며, 현재 그녀의 삶이 어떤 모양새인지, 그리고 이 만남이 그녀에게 얼마나 간절한지를 모조리 말해주고 있었다.그녀가 나를 발견하기 전, 나는 문가에 서서 잠시 그녀를 건너다보았다.폭삭 늙어 있었다.에이든의 거실에 서서 그 잔인한 미소를 머금은 채 두 손을 가만히 모으고 있던, 자신의 죄악에 단 한 번도 책임을 져본 적 없는 자 특유의 도도한 기품을 풍기던 그 품위 있는 귀부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한때 고급스러운 옷과 완벽한 머리 모양, '업보라는 건 오직 타인의 몫'이라 확신하던 그 오만한 자신감으로 무장했던 여자는 사라지고 없었다.내 눈앞의 여자는 볼품없이 초라해져 있었다.옷감은 고급이었으나 낡아 있었는데, 한때 좋은 옷을 샀으나 이제는 더 이상 품위를 유지할 수 없을 만큼 오래 입었을 때 나타나는 딱 그 정도의 상태였다. 머리는 정돈되어 있었으나 미용실을 다녀온 지 오래되어 보였다. 눈가 주름은 오랫동안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한 사람 특유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무언가 의지할 곳이 필요하다는 듯 커피 잔을 감싸 쥐고 있는 두 손은,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던 사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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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장

리나의 시점내가 서재 안으로 들어섰을 때, 데미안 오빠는 이미 누군가와 통화 중이었다.오빠는 나를 바라보지도 않은 채 손가락 하나를 펼쳐 들었다. *‘잠시 기다려라’*라는 뜻이었다. 그리고는 상대에게 단호하고 정확한 어조로 지시를 이어나갔다. 지시받은 대로 토를 달지 않고 완벽하게 이행해야 하며, 상대를 배려하느라 주고받는 상투적인 질의응답 따위는 일절 필요치 않은, 데미안 오빠 특유의 냉철한 목소리였다.나는 오빠 맞은편 책상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가방을 바닥에 내려놓았다.그리고 조용히 기다렸다.무릎 위에 올려둔 두 손은 단 한 치의 떨림도 없이 정갈했다. 나는 내 손의 그 단호한 정적을 스스로 유심히 관찰했다. 이사회장을 나선 직후 헨리 오빠가 내 손을 감싸 쥐어주었을 때 느꼈던 그 미세한 경련도, 두려움과 유사한 그 어떤 흔적조차도 깨끗이 사라져 있었다. 불과 두 시간 전, 삼류 카페의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마거릿 노먼과 대면했을 때도 내 손은 이토록 흔들림이 없었더랬다.내 안의 무언가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었다.그 변화가 정확히 무엇인지를 나는 차근차근 짚어가는 중이었다.데미안 오빠가 통화를 끝냈다. 오빠는 휴대폰을 내려놓고는, 완벽하게 집중된 시선으로 나를 똑바로 건너다보았다."소장이 접수된 건 오후 2시 15분이다." 오빠가 입을 열었다. "법무팀에서 소장 전문을 확보했어. 청구 취지는 부당 경영 간섭, 불법적인 사업 방해, 그리고 기업 이미지 실추를 노린 공모죄다." 오빠는 휴대폰을 책상 모서리에 각을 맞춰 정갈하게 놓아두었다. "의도적으로 청구 범위를 넓게 잡았어.""그 말은, 처음부터 승소를 목적으로 제기한 소송이 아니라는 뜻이네요." 내가 말했다."그게 주목적이 아니라는 뜻이지." 데미안 오빠가 상체를 살짝 뒤로 기대었다. "청구 범위를 좁히면 우리가 기각시키기 쉬워지지만, 이처럼 광범위하게 흩뿌려놓으면 수많은 소란이 생기거든. 증거 개시 절차만 수주일이 걸리고, 결과야 어떻게 되든 언론은 몇 주 동안 이 건으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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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장

리나의 시점그 뒤로는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내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아벨 오빠는 이미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헨리 오빠의 두 손은 내 팔을 단단하고 따스하게 감싸 쥐며 빠르게 나를 부축했다. 클레어는 이미 문가에 서 있었고, 법무팀 사람들도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뒤로 물러났다. 불과 30초 전만 해도 오롯이 내 무대였던 회의실은, 순간 우리가 신속히 벗어나야 할 장소로 변해 있었다."걸을 수 있겠어?" 헨리 오빠가 물었다."네." 내가 답했다. "괜찮아요, 그냥……."또 한 번의 진통이 밀려왔다.괜찮지 않았다.헨리 오빠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 오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내 곁을 단단히 지키며 진통이 지나가기를 기다려주었고, 통증이 잠잠해지자 자신의 관할 하에서는 그 어떤 불상사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로, 필요하다면 온 세상과도 맞서 싸울 듯한 정갈한 몸짓으로 나를 문밖으로 이끌었다.데미안 오빠는 이미 복도에 나가 있었다.오빠는 나를 한 번 건너다보았다. 단 한 번의 깊은 시선 속에 모든 상황을 파악해 내는 오빠 특유의 통찰력은 남들이 1분 내내 고민할 분량을 단 몇 초 만에 처리해 내고 있었다. 오빠는 휴대폰을 귀에 댄 채 낮고 정밀한 어조로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고, 회의실 안에 있던 사람들이 채 다 일어서기도 전에 모리슨가의 거대한 시스템은 이미 신속하게 가동되고 있었다."아다에제 의사 선생님." 오빠의 목소리가 들렸다. "지금 당장요. 성 캐서린 병원입니다. 7분 뒤 도착합니다."잠시 정적이 흘렀다."상관없습니다." 오빠가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지금 당장 준비하세요."전화를 끊은 데미안 오빠가 아벨 오빠를 바라보았다.두 사람 사이에 말이 필요 없는 깊은 교감이 스쳐 지났다.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형제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특유의 암호 같은 눈빛이었다. 굳이 길게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의도를 완벽히 파악하는 깊은 신뢰. 아벨 오빠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이더니, 보조 차량이 늘 대기하고 있는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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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장

리나의 시점새벽 2시가 되어서야 마침내 아이를 품에 안아볼 수 있었다.신생아 중환자실(NICU) 간호사는 세상에 둘도 없이 귀한 보물을 다루듯, 가눌 수 없이 조심스러운 손길로 아이를 내게 데려왔다. 느릿하지만 신중한 그 움직임에는 두려움이 아닌, 자신이 품고 있는 이 작은 생명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완벽히 이해하는 이만의 지극한 정성이 담겨 있었다. 간호사는 아이를 내 품에 조심스레 안겨준 뒤, 숙련된 손길로 모니터 줄과 전선들을 정돈해 주고는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그 순간, 세상이 거짓말처럼 멈추어 섰다.내 모든 세상이, 온전히 정지했다.지난 7개월 보름 동안 내 가슴을 짓눌러왔던 모든 무게. 그 이전 6년이라는 세월 동안 나를 고통스럽게 했던 모든 짐들. 시외버스 터미널의 차가운 빗줄기와 딱딱한 보도블록, 내 뺨을 후려치던 마거릿의 손바닥, 나를 향해 해충을 보듯 가치 없다 내뱉던 에이든의 목소리, 살벌했던 이사회장과 대문 앞까지. 내 지난 2년의 삶을 촘촘히 구축해 오던 그 비참한 구조물들이 단 한 순간에 완벽한 정적 속으로 실종되어 버렸다.오직 이 순간만이 존재할 뿐이었다.바로 이 얼굴.예정일보다 무려 6주나 일찍 세상에 나오면서, 타인의 일정 따위는 가볍게 무시해 버리는 모리슨가 특유의 고집스러움을 온몸으로 풍기는, 작고 성이 난 듯 찌푸린 완벽한 얼굴.아이는 터무니없이 작았다.그게 가장 먼저 내 가슴을 쿵 하고 내리쳤다. 그 무엇보다 먼저 다가온 생생한 감각. 내 엄지손가락만 한 작디작은 두 손, 억울하다는 듯 찡그린 이목구비, 자신이 떨어진 이 생소한 환경에 대해 단단히 불만을 품고는 어떻게든 그 의사를 표시하겠다는 듯한 특유의 표정. 아이의 몸에 연결된 전선들과 모니터, 그리고 차분하게 울려 퍼지는 기계음만이 이 아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아이가 스스로 세상을 살아낼 준비가 될 때까지, 엄마의 자궁을 대신해 세상이 해주어야 할 최소한의 보호막이었다.아이를 내려다보는데, 차마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전혀 예상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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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장

리나의 시점이단이 집으로 돌아오고 2주가 지난 후에야, 나는 비로소 '오빠들이 존재한다'는 것의 진짜 의미를 깨달았다.병원에서 아이를 맞이했던 순간의 그 막연하고 아련한 감정이 아니었다. 거대한 황금빛 대문이나 화려한 저택, 수조 원대의 거대 기업과 가문의 이름 따위에서 느껴지는 관념적인 의미도 아니었다. 그건 1.8킬로그램짜리 핏덩이 아기 하나에게 집단으로 미쳐버린, 게다가 그 사실을 전혀 부끄러워하지도 않고 앞으로도 부끄러워할 기색이라곤 눈곱만큼도 보이지 않는 성인 남성 세 명과 매일 부딪히며 살아가는, 아주 구체적이고 압도적인 일상의 감각이었다.헨리 오빠는 아기방의 가구 배치를 벌써 두 번이나 엎었다.기존 배치가 마음에 안 들어서가 아니었다. 아기방은 완벽했다. 소피아가 특유의 치밀함으로 초기 세팅을 총지휘했기에 첫날부터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상태였다. 오빠가 방을 재정돈한 이유는 간단했다. 새벽 2시, 잠이 오지 않아 인터넷을 뒤적이다가 '신생아의 수면 환경과 최적의 조명'에 관한 논문을 읽었고, 현재 스탠드의 위치가 아기의 시각 발달에 미세한 그림자를 형성해 악영향을 준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오빠는 평소 이사회 발표를 준비하거나 감정적으로 중요한 산책을 할 때나 보여주던 무시무시한 집중력으로 토요일 오후 내내 아기방의 물건들을 다시 배치했다.그 누구도 오빠를 말리지 않았다.아벨 오빠는 요람 위에 달린 모빌을 두고 온갖 참견을 늘어놓았다.목소리도 컸고, 지극히 구체적이었으며, 하룻밤 사이에 어디선가 벼락치기로 공부해 온 지식을 바탕으로 아침 식사 자리에서 열변을 토할 기세였다. 원래 달려 있던 모빌도 충분히 훌륭했다. 요청했던 사양 그대로 제작된 고급스러운 제품이었다. 하지만 아벨 오빠는 미숙아의 인지 발달에는 대비가 강한 시각 자극이 필수적이라는 글을 어디선가 읽고 오더니, 기존 모빌의 색감이 미흡하다며 이단이 집에 온 지 48시간 만에 새 모빌로 바꿔버렸다.새 모빌은 흑백의 기하학적 도형들에 빨간색 포인트가 딱 하나 들어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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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장

리나의 시점내가 아래층으로 내려갔을 때, 다이애나 크로스(Diana Cross) 변호사는 이미 응접실에 도착해 있었다.그녀는 서류 가방을 팔에 끼운 채, 창가에 서서 차갑게 식어가는 커피 잔을 곁에 두고 정원을 내다보고 있었다. 남는 시간을 그저 때우기 위함이 아니라, 깊은 생각에 잠겨 시간을 활용하는 사람의 표정이었다. 핸드폰을 들여다보지도, 서류를 검토하거나 메시지를 확인하지도 않았다. 갑작스레 생긴 여유 시간에 사람들이 흔히 하는 행동은 단 하나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정적 속에 온전히 자신을 맡긴 채 분수대를 고요히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나는 그 특유의 침착함을 단번에 알아차렸다.지난 8개월 동안 내가 체득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해 온 바로 그 태도였으니까.인척을 느낀 그녀가 몸을 돌렸다. 마흔다섯 남짓. 짙은 색 수트 차림에, 과시하지 않으면서도 은근한 품격을 드러내는 시계 외에는 그 어떤 장신구도 차고 있지 않았다. 단 한 번의 단호한 결정으로 완성된 듯, 정갈하게 빗어 넘긴 머리모양. 입을 열기도 전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상대에게 명확히 각인시키기로 진작에 결심하고, 그에 맞추어 스스로를 완벽히 집대성한 여자의 아우라가 풍겨 나왔다.그녀는 내가 예상했던 대로 나를 관찰했다. 빠르고, 치밀하게, 눈앞의 상대를 나중에 유용하게 쓰일 범주 속으로 체계적으로 분류해 넣는 눈빛. 결코 악의적이지 않은, 지극히 효율적인 시선이었다."모리슨 양." 그녀가 다가와 손을 내밀었다. "다이애나 크로스입니다."악수는 단단했고, 짧았으며, 지극히 비즈니스적이었다. 이런 인사치레는 그저 형식일 뿐임을 잘 알고 있으며, 필요 이상으로 단 1초도 끌지 않는 냉철한 전문가의 손길이었다."앉으시죠." 내가 말했다. "어서요."우리는 서로 맞은편에 앉았다. 그녀는 서류 가방을 열어 우리 사이에 법률 서식용 서류첩을 올리고는, 딸깍 소리를 내며 펜을 눌렀다. 분 단위로 수임료를 청구하는 사람답게, 단 1분도 허투루 쓰지 않겠다는 집중력이 그녀의 눈빛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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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장

리나의 시점첫 번째 사진이 언론에 보도된 것은 목요일 아침이었다.제이드는 평소처럼 어떠한 감정이나 주관적인 의견도 보태지 않은 채, 내가 태블릿을 직접 잡을 필요조차 없도록 책상 건너편에서 내 쪽으로 화면을 보기 좋게 돌려주며 그 소식을 전했다. 이미 해당 보도 내용들을 수집해 언론사와 시간대별로 완벽하게 정리해 놓은 상태였다. 평소에도 워낙 유능한 제이드였지만, 이번에도 역시 탁월한 처리 능력이었다.에이든 노먼. 그가 예전에 살던 동네도 아니고, 불과 7개월 전이었다면 쳐다보지도 않았을 도시 외곽의 아담한 아파트 단지 앞에 서 있는 사진이었다. 수트 차림이 아닌 평범한 재킷, 노타이, 늘 완벽하게 정돈되어 있던 머리칼은 살짝 흐트러져 있었다. 자 자 자 파파라치가 자신을 찍고 있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모른 척 연출하려는 자의 특유의 어색함을 풍기며, 평범한 슈퍼마켓 장바구니를 들고 있는 모습이었다.사진 아래에는 다음과 같은 헤드라인이 달려 있었다.*[측근에 따르면, 전직 사업가인 노먼 씨는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아버지로서의 삶에 집중하며 한결 겸손한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나는 헤드라인을 가만히 한번 읽었다.태블릿을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이 기사를 받아 적은 언론사가 몇 군데나 되죠?" 내가 물었다."오늘 아침 기준으로 7개 언론사입니다." 제이드가 답했다. "오늘 오후 중으로 3개 매체에서 변형된 기사를 추가 보도할 예정입니다. 단 한 장의 동일한 사진이 여러 매체에 동시에 퍼진 것으로 보아, 파파라치의 독립적인 제보라기보다는 의도적이고 계획적인 유포로 판단됩니다.""그의 홍보 담당자 작품이겠군요.""그렇게 보시는 것이 타당합니다." 제이드가 잠시 말을 멈추었다. 추가 정보가 더 있지만, 내가 물어볼지 가늠할 때 보여주는 그녀 특유의 신중한 침묵이었다. "그리고 두 번째 사진도 유포되고 있습니다. 지역 복지관으로 보이는 곳에서 찍힌 에이든 노먼의 모습입니다. 한 노인과 함께 웃으며 대화를 나누고 있더군요.""봉사활동 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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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장

리나의 시점헨리 오빠는 그 모든 상황 앞에서도 태연하기 그지없었다.여섯 시에 이단을 안고 아래층으로 내려왔을 때 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장면이 바로 그것이었다. 오빠는 아기방의 수유 의자에 앉아 돋보기안경을 이마 위로 올려놓고, 읽지도 않는 책을 무릎에 펼쳐둔 채였다. 데이트를 위해 차려입은 나를 보며, 오늘 저녁에 조카를 맡아주는 상황에 대해 조금도 유난을 떨지 않는 모습이었다."예쁜데." 오빠가 말했다.담담하고 편안한 어조. 이 문장을 미리 준비해 두었다가 가장 적절한 순간에 건네는 사람 특유의 톤이었다."고마워요." 내가 답했다."초록색? 아니면 버건디?" 오빠가 물었다. 그 질문 하나로 오빠가 이 일에 대해 혼자 얼마나 고민했고, 나름의 견해를 가지고 있었으며, 그것을 표현할 기회만을 노리고 있었는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둘 다 아니에요. 새로 산 옷이에요."그제야 오빠는 제대로 고개를 들어 나를 바라보았다. 딥 네이비 컬러의 깔끔하고 심플한 드레스. 소피아가 '옷이 아닌 사람 자체가 돋보이게 만드는 라인'이라고 설명했고, 나 역시 곧바로 그 의미를 완벽히 이해했던 바로 그 드레스였다. 헨리 오빠는 만족스러우면서도 내색을 참으려는 표정으로 옷을 훑어보았다."탁월하네." 오빠가 말했다.나는 이단을 오빠 품으로 넘겨주었다.이단은 세상 모든 것을 탐색할 때 짓는 특유의 집중되고 다소 까칠한 눈빛으로 헨리 삼촌을 올려다보았다. 모든 증거가 수집될 때까지 판결을 유보하고 진지하게 평가를 내리는 정색한 표정이었다. 그러다 마침내 오빠를 합격점으로 판정했는지, 이제 다시는 고쳐 생각하지 않겠다는 듯 완벽히 몸을 내맡기며 오빠의 어깨에 스르르 기대어 누웠다."열 시 전에는 돌아올게요." 내가 말했다."천천히 와." 헨리 오빠가 말했다. 이미 아이에게 온 신경을 빼앗긴 후였다. 신생아 중환자실 의자에서 오빠의 검지손가락 하나를 작은 손으로 꼭 쥐고 놓지 않았던 그 순간부터 시작된, 오빠와 이단 둘만의 독특한 세계에 빠져든 모습이었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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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장

리나의 시점아벨 오빠는 다음 날 아침 식사 자리에서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내가 말한 건 아니었다.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전날 밤, 나는 입을 꼭 가린 채 들어와 위층으로 올라갔고, 헨리 오빠에게서 이단을 넘겨받아 잘 자라 인사를 건넸다. 그리고 아기가 잠들 때까지 수유 의자에 안고 있으면서, 아직은 너무나 새롭고 진실하여 남들에게 꺼내놓기 아까운 그 밤의 기억을 온전히 나만의 비밀로 간직했다.하지만 아벨 오빠에겐 정문 CCTV가 있었다.그럼 그렇지.내가 내려왔을 때 오빠는 이미 식탁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핸드폰을 뒤집어놓은 상태였다. 볼 건 이미 다 봤고, 이제 아무렇지 않은 척 연기하는 중이라는 뜻이었다. 대단히 만족스러운 정보를 손에 쥐고 오빠 나름대로 엄청난 참을성을 발휘할 때 짓는 특유의 표정을 한 채였다.나는 자리에 앉아 커피를 땄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오빠는 40초를 버텼다.내가 속으로 세어보았다."그래서." 오빠가 입을 열었다."말도 꺼내지 마." 내가 차단했다."나 아무 말도 안 했는데.""이제 하려고 했잖아.""어제 저녁 어땠냐고 물어보려던 것뿐이야." 전혀 안 무고하면서 천연덕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이는 아벨 오빠였다. "남매 사이에 흔히 할 수 있는 질문이잖아. 다들 그러고 사는데."나는 커피 잔 테두리 너머로 오빠를 노려보았다.오빠도 나를 마주 보았다.오빠의 인내심은 5초를 더 버티고 끝났다."그 사람, 너한테 키스했지." 아벨 오빠가 말했다.질문이 아니었다. 녹화 영상을 이미 정독한 사람 특유의 당당함이 실린 단정이였다."아벨 오빠.""정문 CCTV 각도가 현관 계단을 아주 기막히게 비추더라고…….""아벨.""감시하려고 본 건 아니고, 보안 시스템을 점검하다가 어쩌다 보니…….""한 마디만 더 해봐." 내가 말했다. "당장 데미안 오빠한테 모나코 일 털어놓을 테니까."아벨 오빠의 입이 턱 닫혔다.잠시 정적이 흘렀다."그건 딱 한 번뿐이었어." 오빠가 변명했다. "그리고 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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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장

리나의 시점증언조서는 오전 9시로 예정되어 있었다.나는 7시 15분에 이미 모든 준비를 마쳤다.불안감 때문에 일찍 일어난 탓도 있었지만, 단지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다이애나 실장님이 처음부터 '실전 대비'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짚어주었고, 나는 그 가르침을 아주 무게감 있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주 2회씩, 3주 동안 이어진 혹독한 훈련. 나올 수 있는 모든 각도에서의 질문들.상대의 모든 트랩과 프레임 전환, 온갖 도발을 끊임없이 받아치며 내 답변은 정확함을 넘어 즉각적인 반사 신경이 되었고, 단순한 사실을 넘어 흔들리지 않는 철옹성이 되었다.나는 리처드 보스가 어떤 수작을 부릴지 똑똑히 알고 있었다.다이애나는 특유의 치밀하고 정확한 방식으로 그의 플레이북을 하나하나 파헤쳐 주었다. 나를 겁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불시의 일격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허점을 노리는 기습은 변호사의 강력한 무기였고, 다이애나는 그 무기를 보스가 증언실 안으로 가지고 들어오도록 좌시하지 않을 작정이었다.그는 내 처지 변화, 즉 쫓겨난 아내에서 모리슨 가문의 후계자로 변모한 과정이 어색할 정도로 신속하고 수상하다는 점을 부각하려 들 것이다. 또한 에이든의 사업을 철저하게 해체한 것이 모리슨 가문의 사람을 건드렸을 때 따라오는 당연한 업보가 아니라, 순전한 악의와 음모의 증거라고 주장하려 할 터였다. 쫓겨나던 밤 이후 내가 내린 모든 결정들—임신 사실을 숨긴 것, 이사 자리를 받아들인 것, 언론 브리핑과 대외적 입지를 다진 것—을 낱낱이 끌어와, 과오를 뉘우치고 새사람이 되려는 한 남자를 향한 잔혹하고 치밀한 복수극으로 포장하려 들 게 분명했다.나를 운 좋게 줄을 잘 서서, 그 운을 무기 삼아 용서받고 싶어 하는 옛 남편에게 휘두르는 악독한 여자로 몰아가려 할 것이다.법률 사무소로 향하는 차 안 뒷좌석에 앉아, 나는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도시의 풍경을 바라보며 깊게 숨을 내쉬었다.모리슨 사옥이 저 멀리 뒤편으로 사라졌다. 거리에는 차들이 빼곡했다. 모퉁이를 지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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