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나의 시점그 일이 벌어진 건 오전 11시 15분, 모리슨 코퍼레이션 로비에서였다.딱히 특별한 일이 있어서 내려온 건 아니었다. 11시 30분에 14층에서 회의가 있었는데, 제이드가 로비 아트리움에 새로 설치된 미술 작품에 대해 말했던 게 생각나 조금 일찍 내려온 참이었다. 언젠가 한 번 둘러봐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마침 오늘 아침 그 생각이 나 실행에 옮긴 것이었다.짙은 푸른색과 은빛이 어우러진, 어딘가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커다란 추상화 앞에 서 있던 그때, 정문 유리문이 열리며 외부인 네 명이 안으로 들어섰다.비즈니스 미팅을 위해 찾아온 방문객들이었다. 그들이 이동하는 대형, 움직임, 무언가를 협상하러 온 사람들 특유의 팽팽한 에너지가 본능적으로 느껴졌다.나는 다시 그림으로 시선을 돌렸다.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고개가 다시 돌아갔다.방문객 그룹이 아니라, 아벨 오빠를 향해서.아벨 오빠는 보안 데스크 쪽에서 엘리베이터를 향해 로비를 가로질러 오던 참이었다. 손에는 핸드폰을 쥐고, 늘 그렇듯 특유의 거침없는 걸음걸이로 이동하고 있었다. 서류 봉투를 옆구리에 끼고 재킷을 차려입은 오빠는, 방금 마친 일과 다음으로 이어질 일을 머릿속으로 계산하는 사람 특유의 집중된 표정을 짓고 있었다.그리고 하필이면, 정말 완벽하게 잘못된 순간에 오빠가 고개를 들었다.아니, 관점에 따라서는 완벽하게 정확한 순간이었을 수도 있겠다.오빠는 정문을 들어서는 그룹을 보았다.그리고 '그 여자'를 보았다.나는 오빠가 그녀를 발견하는 순간을 똑똑히 목격했다.거침없던 발걸음이 툭, 멈춰 섰다.완전히 얼어붙은 건 아니었다. 아벨 모리슨이라는 남자는 몸으로 얼어붙는 법 따위는 모르는 사람이었니까. 하지만 오빠의 움직임 속에서 무언가 기묘하게 변화했다. 아주 미세하게 느려진 속도. 재조정. 자동항해 모드로 움직이던 사람이 프로그래밍되지 않은 돌발 상황을 마주했을 때 보여주는 특유의 멈칫거림.나는 오빠를 저렇게 만든 주인공인 그 여자를 바라보았다.20대 후반이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08-18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