บททั้งหมดของ 모리슨 가문의 잃어버린 상속녀: บทที่ 41 - บทที่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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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장

리나의 시점아벨 오빠는 섬세하고 정교한 손길이 필요한 일일수록 특유의 방식으로 처리하곤 했다. 조용하게, 완벽하게, 그리고 바로 이 순간만을 기다려온 사람 특유의 은밀한 만족감을 만끽하면서.목요일 아침, 오빠는 그 소식을 내게 전해주었다.아벨 오빠는 내게 특정 정보들을 들려줄 때 가장 적절한 타이밍을 가늠하는 법을 터득한 상태였다. 막 깨어난 직후나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하는 일에 파묻혀 있을 때가 아니라, 내가 차분하고 안정된 상태일 때를 골라 찾아왔다. 오빠는 오전 10시에 내 집무실로 찾아와 노크를 하고 들어와서는, 서류 봉투를 무릎에 얹은 채 책상 맞은편에 앉았다. 서류 안의 내용이 자못 흥미진진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암시하는 표정이었다."바네사 클라크한테서 연락이 왔어." 오빠가 말했다.나는 펜을 내려놓았다."언제요?""화요일 저녁. 중개인을 통해서 왔는데, 지난 몇 달 동안 이용해 온 변호사라는군." 오빠는 서류 봉투를 열었다. "그 여자한테 정보가 있어. 에이든의 현재 자산 상태에 대한 상세 자료지. 양육권 소송에서 그자가 숨긴 숨은 자산들까지 포함해서 말이야. 재판에 대비한 그쪽의 법적 대응 전략도 들어있어. 전부 다는 아니지만, 꽤 치명적인 수준이지. 에이든과 리처드 보스 사이에 오간 메시지 복사본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더라고." 오빠가 나를 바라보았다. "돈을 요구하고 있어."나는 오빠를 마주 보았다."얼마나 요구하는데요?"오빠가 액수를 불렀다.결코 적은 금액은 아니었다.하지만 양육권 재판에서 그 정보가 가질 가치를 고려하면, 그리 큰 액수도 아니었다."궁지에 몰렸네요." 내가 말했다."진작부터 궁지에 몰려 있었지." 아벨 오빠가 말했다. "에이든의 실제 재정 상태는 겉으로 포장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거든. 그 소박한 아파트니, 평범한 직장이니 하는 건 홍보 담당자가 씨워둔 갱생의 서사가 아니야. 그게 그자의 처참한 현실이지." 오빠가 서류를 한 장 넘겼다. "바네사는 그 현실을 함께 견디다 못해, 이제 그만 빠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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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장

리나의 시점그 일이 벌어진 건 오전 11시 15분, 모리슨 코퍼레이션 로비에서였다.딱히 특별한 일이 있어서 내려온 건 아니었다. 11시 30분에 14층에서 회의가 있었는데, 제이드가 로비 아트리움에 새로 설치된 미술 작품에 대해 말했던 게 생각나 조금 일찍 내려온 참이었다. 언젠가 한 번 둘러봐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마침 오늘 아침 그 생각이 나 실행에 옮긴 것이었다.짙은 푸른색과 은빛이 어우러진, 어딘가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커다란 추상화 앞에 서 있던 그때, 정문 유리문이 열리며 외부인 네 명이 안으로 들어섰다.비즈니스 미팅을 위해 찾아온 방문객들이었다. 그들이 이동하는 대형, 움직임, 무언가를 협상하러 온 사람들 특유의 팽팽한 에너지가 본능적으로 느껴졌다.나는 다시 그림으로 시선을 돌렸다.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고개가 다시 돌아갔다.방문객 그룹이 아니라, 아벨 오빠를 향해서.아벨 오빠는 보안 데스크 쪽에서 엘리베이터를 향해 로비를 가로질러 오던 참이었다. 손에는 핸드폰을 쥐고, 늘 그렇듯 특유의 거침없는 걸음걸이로 이동하고 있었다. 서류 봉투를 옆구리에 끼고 재킷을 차려입은 오빠는, 방금 마친 일과 다음으로 이어질 일을 머릿속으로 계산하는 사람 특유의 집중된 표정을 짓고 있었다.그리고 하필이면, 정말 완벽하게 잘못된 순간에 오빠가 고개를 들었다.아니, 관점에 따라서는 완벽하게 정확한 순간이었을 수도 있겠다.오빠는 정문을 들어서는 그룹을 보았다.그리고 '그 여자'를 보았다.나는 오빠가 그녀를 발견하는 순간을 똑똑히 목격했다.거침없던 발걸음이 툭, 멈춰 섰다.완전히 얼어붙은 건 아니었다. 아벨 모리슨이라는 남자는 몸으로 얼어붙는 법 따위는 모르는 사람이었니까. 하지만 오빠의 움직임 속에서 무언가 기묘하게 변화했다. 아주 미세하게 느려진 속도. 재조정. 자동항해 모드로 움직이던 사람이 프로그래밍되지 않은 돌발 상황을 마주했을 때 보여주는 특유의 멈칫거림.나는 오빠를 저렇게 만든 주인공인 그 여자를 바라보았다.20대 후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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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장

리나의 시점루스 대니얼 선생님은 매주 화요일 2시마다 저택으로 찾아오셨다. 고정 상담 시간이었다. 내 삶의 축이 된 그 일정한 리듬은 일찍이 자리를 잡아 꾸준히 유지되어 왔고, 일주일의 다른 모든 일정들은 그 시간을 중심으로 매끄럽게 돌아갔다. 처음 헨리 오빠가 상담을 제안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까지 큰 도움이 될 줄은 몰랐다. 모든 것이 급박하게 돌아가던 그 시절, 잠시 멈춰 서서 감정을 들여다보는 건 내게 감당할 수 없는 사치이자 위험처럼 느껴졌었으니까.하지만 지금은 그 시간의 가치를 이루 말할 수 없이 깊이 새기고 있었다.대니얼 선생님은 무작정 다정하기만 하지 않으면서도 온화했고, 냉정하지 않으면서도 정교했다. 무엇보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 말없이 곁에 앉아 있어 주어도 전혀 숨이 막히지 않게 만드는 특별한 힘이 있었다. 선생님은 내가 수년 동안 짊어지고 있으면서도 정작 짊어지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내 안의 상처들을 직시하도록 도와주었다. 6년이라는 세월을 직시하게 해 주었고, 그 세월이 가져다준 고통뿐만 아니라 그 굴레의 형태와 패턴, 그리고 나를 방어하기 위해 스스로를 옥죄어 왔던 지독한 습관들을 하나씩 차분히 게워 내도록 이끌어주었다.선생님은 화요일 1시 55분이면 어김없이 도착하셨다.언제나.그리고 바로 그 화요일, 1시 53분에 아래층으로 내려온 나는 현관 로비에서 헨리 오빠를 마주쳤다.그냥 지나가던 길도 아니었고, 어디론가 이동하던 중도 아니었다. 그저 현관 로비에 '서' 있었다. 막 집어 든 게 분명한 책 한 권을 손에 쥔 채 창가에 서 있는 오빠의 모습은, 자신이 왜 하필 그 자리에 서 있어야 하는지 구색을 맞추려 애쓰는 사람의 전형이었다.내가 오빠를 바라보았다.오빠도 나를 바라보았다."헨리 오빠." 내가 불렀다."리나야." 오빠가 답했다."여기서 뭐 해요?""책 읽고 있었지." 오빠는 증거라는 듯 책을 슬쩍 들어 올렸다."현관 로비에서요?""여기가 햇살이 좋더구나."나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오후의 햇살이,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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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장

리나의 시점다이애나 실장님의 사무실은 건물 15층에 자리 잡고 있었다. 공간 전체가 영원함과 경견함을 과시하도록 설계된 곳이었다.짙은 목재 패널벽. 두 면을 가득 채운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진 책장에는 그냥 진열해 두기보다는 실제로 자주 읽힌 듯한 법학 서적들이 빼곡했고, 그 책등마다 유독 손때가 많이 묻은 자리들은 어떤 조항이 가장 자주 조회되었는지를 단번에 말해주고 있었다. 서류를 한가득 올려두기에도 충분하고, 필요한 건 무엇이든 즉시 찾아낼 수 있을 만큼 깔끔하게 정돈된 거대한 책상.'이곳에서 내리는 결정에는 무거운 무게감이 실리며, 그 결정을 내리는 사람 역시 그 무게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온몸으로 웅변하는 듯한 사무실이었다.나는 지난 3주 동안 이 사무실을 여섯 번이나 찾아왔다.어디에 앉아야 할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금요일 아침 7시 58분, 약속 시간보다 2분 일찍 도착했다. 다이애나는 이제 내가 일찍 오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고, 내가 정확하게 해낸 다른 모든 일들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칭찬 없이 담담하게 맞아주었다. 다이애나 크로스는 기준선을 겨우 맞춘 일에 일일이 감탄하는 사람이 아니었으니까.내가 안으로 들어섰을 때, 그녀는 이미 책상에 앉아 있었다.한 손에는 커피를 들고, 법률 노트는 펼쳐진 채였다. 책상 왼쪽에는 오늘 사용할 세 개의 서류 봉투가 사용할 순서대로 정갈하게 나란히 정리되어 있었다. 내가 들어서자 그녀는 고개를 들어 한 번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자리에 앉았다. 곧바로 세션이 시작되었다.지난 3주 동안 늘 이런 식이었다.처음 2주 동안은 일주일에 두 번씩. 그리고 마지막 주가 된 지금은 매일같이 세션이 이어졌다. 다이애나는 모든 질문, 모든 각도, 동일한 의도를 가지고 변형한 수많은 질문들을 던지며 나를 철저하게 훈련시켰다. 그녀에게는 체계적인 접근법이 있었다. 내가 답변하기 편안해하는 질문부터 시작해 기준선을 잡은 뒤, 점차 까다롭고 어려운 영역으로 넘어가 쉬운 질문을 받을 때와 똑같은 의연함으로 답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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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장

리나의 시점법원은 상상 이상으로 평범했다.차에서 내리며 내가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이었다. 지난 몇 주간 마음속으로 그린 법원의 모습은 중압감이 감돌고, 안에서 벌어지는 일의 무게를 온몸으로 웅변하는 거창한 건축물이었다. 하지만 눈앞에 나타난 건 그저 흔한 건물에 불과했다. 잿빛 석조와 유리로 된 무미건조한 외관.그곳은 일상적으로 드나들며 더 이상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특유의 분주함으로 지나다니는 공간일 뿐이었다.내가 차에서 내렸다.다이애나가 즉시 내 곁으로 바짝 다가섰다."준비됐죠?" 질문이 아닌 확신에 찬 물음이었다."네." 내가 답했다."모두발언에 대해 이야기했던 거 잊지 마세요." 그녀가 내 걸음에 맞춰 걸으며 말을 이었다. "보스 변호사가 판을 짜는 방식에 일일이 반응하지 마세요. 감정을 내비치지 말고 흘려보내야 합니다. 그 방에서는 당신의 표정 하나하나가 전부 증거가 될 테니까요.""알고 있어요.""그리고 그자가 이단을 언급할 때도…….""알아요, 다이애나 실장님."그녀가 나를 바라보았다."완벽하게 준비됐군요." 이번엔 명확한 단언이었다."네." 내가 답했다. "준비됐어요."오빠들이 우리 뒤를 호위하듯 따르고 있었다. 세 사람 모두. 그 특별한 의미를 지닌 어두운 슈트를 차려입은 데미안 오빠는, 입을 열기도 전에 방 안의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기세를 풍기고 있었다. 헨리 오빠는 내 곁에 바짝 붙어 걸었다.아벨 오빠는 약간 뒤처진 채 주위를 살폈다. 언제나 주변을 경계하던 오빠다운 행동이었다.나는 법원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법정 안은 생각했던 것보다 작았다.아늑하다는 뜻은 결코 아니었다. 그 공간의 그 무엇도 아늑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벽면의 목재 패널과 높이 솟은 법대, 체계적으로 배치된 집기들은 엄격한 권위와 절차, 그리고 법적 프로세스의 무거운 중압감을 뿜어내고 있었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서 그리던 크기보다는 훨씬 작았다.오히려 마음으로 통제하기에는 더 적당한 공간이었다.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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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장

리나의 시점재판 셋째 날.오전 10시 15분, 내 이름이 호명되었다.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재킷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증언대로 걸어가 앉은 뒤, 법정 안을 천천히 둘러보았다.법정 안의 수많은 시선이 나를 향해 쏠렸다.다이애나가 노트와 펜을 들고, 특유의 날카로운 에너지를 풍기며 법정 한가운데로 들어섰다. 업무에 완벽히 몰입한 다이애나 크로스의 모습 그 자체였다."모리슨 씨." 그녀가 입을 열었다. "에이든 노먼과의 결혼 생활에 대해 법정에 증언해 주시기 바랍니다. 처음 만났던 순간부터 시작해, 필요한 만큼 충분히 말씀해 주세요.""네." 내가 답했다."먼저 그를 만났을 당시, 당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부터 이야기해 볼까요?" 다이애나가 물었다.나는 그녀를 바라보았다."당시 저는 스물한 살이었습니다." 내가 말했다. "보육원에서 자랐고, 가족도, 금전적 여유도 없었죠. 오직 제 힘으로 소소한 삶을 일궈냈고, 그 삶에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나는 잠시 숨을 고르고 이어갔다. "그러다 에이든 노먼을 만났고, 그 사람과 함께라면 더 넓은 세상을 일궈나갈 수 있을 거라고 진심으로, 완벽하게 믿었습니다.""결혼 초기 시절은 어땠습니까?""진짜였습니다." 나는 법정 안의 사람들을 향해 똑똑히 고했다. "이 사실만큼은 분명히 밝혀두고 싶네요. 사랑도, 서로를 향한 신뢰도 전부 진짜였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비극이었다고 거짓을 말하러 나온 게 아닙니다. 초기엔 그렇지 않았으니까요." 나는 담담한 어조를 유지했다. "적어도 처음에는 그 사람을 완벽하게 신뢰했습니다.""그 신뢰가 언제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나요?""서서히요." 내가 말했다. "결혼 2년 차부터였어요. 온기가 차갑게 식어가기 시작했죠. 그의 어머니가 우리 집을 드나드는 횟수가 잦아졌고, 저를 향한 그분의 태도는 갈수록 적대적으로 변했습니다." 나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 에이든은 그 상황을 완전히 방관했습니다.""그 어머니의 행동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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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장

리나의 시점재판 넷째 날, 에이든이 증언대에 올랐다.언젠가 올 순간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다이애나는 재판의 모든 단계를 완벽히 계산해 두었고, 증인 신문 순서조차 치밀하게 짜놓았으니까. 하지만 머리로 미리 아는 것과 그 장면을 눈앞에서 목격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였다.그는 연기를 참 잘했다.보스 변호사가 어떤 코칭을 해주었는지 눈에 선할 정도였다. 장바구니 사진 속에 찍혔던 그 에이든도, 모리슨 가문의 대문 앞에서 서성거리던 그 에이든도 아니었다. 지금 증언대에 앉아 있는 모습은, 내가 그를 처음 만났던 그 시절의 모습과 닿아 있었다. 차분하고, 논리 정연하며, 한때 '이 사람이라면 내 평생을 맡겨도 좋겠다'고 믿게 만들었던 바로 그 남자.지금조차 하마터면 속아 넘어갈 만큼 그럴싸한 모습이었다.'하마터면' 말이다.보스 변호사는 의뢰인을 깊이 신뢰하는 변호사 특유의 노련하고 자연스러운 태도로 그를 이끌었다."노먼 씨." 보스 변호사가 물었다. "결혼 초기 시절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에이든이 법정 안을 둘러보았다."진짜였습니다." 그가 입을 열었다. "그 점만큼은 분명히 밝히고 싶습니다. 우리의 결혼은 진심이었습니다. 리나는…… 정말 특별한 여자였죠. 지적이고, 헌신적이며, 자신이 맡은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가 말을 잠시 멈추었다. "제가 가진 게 얼마나 소중한지도 모른 채 살았습니다. 그게 솔직한 제 심정입니다.""변화가 시작된 건 언제부터였습니까?""서서히요." 에이든이 말했다. "제 어머니가 우리 삶에 깊숙이 개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나칠 정도로요. 제가 그걸 방관했고, 그러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그가 잠시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 어머니는 우리 결혼 생활에 대해, 특히 리나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계셨습니다. 저는 아내를 보호하기는커녕, 어머니의 시선이 우리 집안 분위기를 지배하도록 방치했습니다.""어머니의 행동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실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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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장

리나의 시점판사는 금요일 아침에 판결을 내렸다.재판 다섯째 날이자, 마지막 날이었다.나는 그 전날 밤 잠을 잤다. 아주 깊고 평온하게 숙면을 취한 건 아니었지만, 다이애나가 권했던 딱 그 정도의 수면은 취할 수 있었다. 캄캄한 어둠 속에 얼마간 누워 있다가 아기방으로 건너가 20분 동안 이단 곁에 앉아 있었고, 다시 침대로 돌아와 6시까지 잠을 청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나는 신중하게 옷을 차려입었다.무장하듯 걸쳐 입은 옷이 아니었다. 소피아가 처음부터 내게 가르쳐준 그 차이를 나는 이미 터득하고 있었다. ‘나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하는 옷과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옷의 차이. 오늘 입은 옷은 후자였다. 깔끔하게 떨어지는 짙은 차콜 색 슈트. 그 슈트는 착용한 사람이 이미 스스로 결론을 내렸으며, 단지 그것을 확인하러 이 자리에 나왔음을 단호히 보여주고 있었다.아침 7시 15분, 계단을 내려갔다.데미안 오빠가 이미 현관 홀에 나와 있었다.오빠는 내려오는 나를 그 깊고 또렷한 눈빛으로 가만히 바라보았다. 지난 8개월 동안 아침을 나누고, 함께 싸우고, 뒤늦게 서로를 찾아 헤맨 시간들을 메워가며 형성된 가문 특유의 유대감이 그 시선 속에 담겨 있었다.오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저 내게 커피 한 잔을 건넸을 뿐이다.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법원은 나흘 동안 드나들었던 바로 그 건물이었다.변함없는 잿빛 석조 외관, 늘 드나들던 이들 특유의 숙련된 분주함으로 입구를 지나쳐 가는 사람들.더 이상 그 공간이 평범해 보이지 않았다.건물이 거창해져서가 아니었다. 여전히 무미건조한 빌딩일 뿐이었지만, 지난 나흘간 그 안에서 벌어진 사건들이 공간 전체에 전혀 다른 결의 무게감을 부여하고 있었다. 특정 공간이 그곳에서 일어난 사건의 성격을 고스란히 머금게 되듯 말이다.우리는 안으로 들어섰다.각자의 자리에 착석했다.에이든은 이미 보스 변호인단과 함께 피고석에 앉아 있었다. 나보다도 훨씬 잠을 이루지 못한 형색이었다. 첫날 보여주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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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장

리나의 시점바네사가 움직인 것은 월요일이었다.판결이 내린 지 사흘 뒤였다. 비밀유지계약(NDA) 위반에 대해 모리슨 가문의 법무팀이 대응을 시작한 지 사흘이 지난 시점이기도 했다. 그 대응은 조용하지만 철저하게, 모든 일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움직임을 결코 대외에 알리지 않는 모리슨 가문 특유의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었다.그녀는 타블로이드 매체를 찾았다.몇 달 전, 다른 남자와 함께 있는 그녀의 사진을 실으며 임신에 의문을 제기하고 최초로 친부 논란 기사를 냈던 바로 그 타블로이드지였다. 바네사는 그들을 찾아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 ‘진짜 전말’이라고 주장했다. 리나 모리슨의 부상 뒤에 숨겨진 진짜 이야기, 언론에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비화라며 말이다.월요일 저녁, 아벨 오빠가 그 소식을 들고 나를 찾아왔다.내가 거실에 있을 때였다. 거실 바운서에 앉아 있던 이단은 천장의 한 지점을 아주 심각하게 노려보고 있었는데, 마치 그곳에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라도 적혀 있는 듯한 태도였다. 아벨 오빠는 내 옆에 앉아 서류 폴더를 열고 바네사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설명해 주었다.나는 가만히 들었다."그 여자 쪽에 뭘 넘겼는데요?" 내가 물었다."부분적으로는 사실이지만, 본질을 심각하게 왜곡한 버전이지. 게다가 우리가 가진 공식 기록과 직접적으로 배치되는 주장들도 여럿 포함되어 있고."오빠가 서류 한 장을 넘겼다. "NDA 계약 과정 자체가 강요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프레임을 짜고 있어. 서명을 강요당했고, 자신이 제공한 정보 역시 협박과 압박 속에서 추출된 거라고 주장하는 중이지."" 전부 거짓말이잖아요.""전부 거짓이고, 전부 거짓이라는 사실이 문서로 입증되어 있지." 아벨 오빠가 말했다. "계약 체결 과정은 제3자의 참관하에 녹음과 녹화가 진행됐고, 모든 단계에 그쪽 변호인이 동석했어. 서명하기 전 서류를 검토할 시간도 사흘이나 주어졌고, 본인 담당 변호사가 최종 승인 서명까지 마친 건 건이야." 오빠가 나를 바라보았다. "계약 조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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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장

리나의 시점아벨 오빠가 병원까지 차를 몰고 가는 데 걸린 시간은 단 12분이었다.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헨리 오빠가 그를 추적했기 때문이다. 사생활을 침해하려는 속셈은 아니었다. 가문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서로의 동선을 본능적으로 쫓고 파악하는, 모리슨 가문 특유의 지독한 본능 때문이었다. 아벨 오빠의 차가 대문을 빠져나가기도 전에 헨리 오빠의 손에 이미 핸드폰이 쥐어져 있던 것만 봐도 알 수 있듯이.남은 우리는 식탁을 지켰다.어색한 정적은 아니었다. 모리슨 가문의 저녁 식사 자리는 늘 이런 식이었다. 처리해야 할 일이나 예상치 못한 상황이 터지면, 대화는 자연스럽게 잦아들고 나지막해지며 스스로의 자리를 찾아갔다. 마커스는 따로 요청하지 않아도 군말 없이 접시를 비워냈고, 데미안 오빠는 잔에 커피를 다시 채웠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 리 없는 이단은, 이전과 똑같은 진지함과 집중력으로 바운서 위에서 자신만의 탐색에 열중해 있었다.나는 문가를 살폈다.헨리 오빠는 핸드폰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9시 47분, 오빠가 고개를 들었다."교통사고야." 오빠가 입을 열었다. "괜찮대. 가벼운 부상이라 오늘 밤에 바로 퇴원할 수 있다는군."나는 그제야 참았던 숨을 조용히 내쉬었다."아벨 오빠는요?" 내가 물었다."거기 있어." 헨리 오빠가 답했다. "카라 곁에."그것으로 충분했다.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 이상 필요한 소식이 없었다.밤 10시가 되자 마커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그는 토요일 저녁 식사 끝자락마다 보여주던 그만의 다정한 방식으로 모두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의무감에 던지는 의례적인 작별 인사가 아니라, 방 안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을 온전히 마주하고 건네는 진심 어린 인사였다.마지막 인사는 이단의 차지였다.그는 바운서 옆에 쪼그리고 앉아 내 아들을 가만히 바라보더니 나지막이 말했다. "잘 자렴, 이단." 조용하지만 다정하게. 그가 이단을 대하는 방식은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와 똑같았다. 아이를 온전한 인격체로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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