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말없이, 테이블을 향해 걸어갔다. --- 게임은 바카라였다.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잔인하게 운과 배짱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게임.딜러가 카드를 돌리기 시작했다. 김진우의 눈은, 카드가 아닌, 테이블에 앉은 두 사람의 얼굴을 향하고 있었다. 그의 ‘마켓의 아이’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았지만, 지난 10년간 수많은 인간들의 탐욕과 공포를 읽어온 그의 감각은, 평범한 인간의 수준을 초월해 있었다. 상대방의 미세한 눈썹 떨림, 숨 막히는 순간에 마른침을 삼키는 목울대의 움직임, 승리를 확신할 때 아주 미세하게 올라가는 입꼬리. 그의 눈에는, 그 모든 것이 숫자로 변환된 데이터처럼 읽히고 있었다. “레이즈.” 이반이 거친 목소리로, 자신의 앞에 놓인 ‘정보 칩’을 밀어 넣었다. 그가 건 칩은, ‘아프리카 분쟁 지역의 다이아몬드 광산 채굴권 비리 정보’였다. “콜.” 이사벨라는 요염하게 웃으며, 자신의 칩을 걸었다. 그녀의 칩은 ‘미국 마약단속국의 차기 비밀 작전 계획’이었다. 이제 김진우의 차례였다. 그는 자신의 앞에 놓인 ‘일본 정계의 비자금 리스트’ 칩을 바라보았다. 그의 손에 들린 패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감각은, 이 판이 자신이 이길 수 있는 판이 아님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는 과감하게 카드를 던졌다.“폴드.”
Dernière mise à jour : 2026-10-1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