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제가 어려서 철이 없었어요. 사과하는 뜻으로 한미연 씨에게 드릴 약혼 선물을 준비했어요.”말을 마친 신희애가 손뼉을 두 번 치자 경호원들이 선물을 연달아 들여왔다. 백 개가 넘는 상자가 금세 작은 산처럼 쌓였다.연회장은 숨소리조차 들릴 만큼 조용해졌고 하여빈의 눈에도 뜻밖이라는 기색이 스쳤다.반면 신희애의 눈앞에는 댓글이 폭발하듯 쏟아졌다.[희애야, 안 돼! 네가 이 로맨스 소설의 여주인공이잖아! 한미연은 악역이고, 남주인공인 하여빈 대표는 한미연을 사랑하지도 않는다고!][한미연은 하 대표의 돌아가신 은사님이 잃어버린 친딸이야. 진해시에 자리를 잡게 지켜 주려고 결혼하는 것뿐이야.][한 달 뒤에 한미연이 유언장에 적힌 25살 생일을 지나 유산을 상속받고 나면 하 대표는 바로 헤어질 거라고!][답답해 죽겠어! 희애야, 우리 하 대표 좀 봐. 저기 서 있는데 완전히 무너지기 직전이잖아. 너한테 차갑게 구는 건 경호원들이 제대로 돌보지 않아서 상처도 덜 나은 네가 여기까지 돌아다니게 뒀다고 화난 거야.][네가 총 맞고 과다출혈 왔을 때 하 대표도 직접 수혈해 주다가 자기가 먼저 쓰러질 뻔했어! 자기 손으로 키운 애를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빽빽한 댓글이 엄청난 속도로 지나가면서 눈앞을 뒤덮었지만 신희애는 가슴 한가운데의 통증을 눌러 삼키며 못 본 척했다.신희애는 아무렇지 않은 척 하여빈에게 손을 내밀었다. 웃고 있는데도 눈가가 시큰했다. “저, 이분을 숙모로 인정할게요. 그러니까 삼촌도 우리 집안에서 내려온 펜던트 돌려주세요.”댓글창은 다시 비명을 질렀다.[희애야, 18살에 고백하면서 건넨 그 펜던트를 왜 돌려받아?! 하 대표가 그걸 얼마나 아끼는지 너는 몰라. 다른 사람은 손도 못 대게 한다고!]바로 그때 한미연이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희애 씨가 말하는 게 이거예요?”한미연이 핸드폰을 꺼냈다. 신씨 집안에서 대대로 내려오던 펜던트가 핸드폰 케이스에 매달려 있었다.신희애는 정면으로 뺨을 맞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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