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분 후, 신재형은 여전히 반응 없는 휴대폰을 바라보며 문득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그도 그럴 것이, 예전의 나는 집안일 외에는 온종일 신재형의 연락만 기다리던 사람이었다.그가 먼저 전화를 걸어주면 감사해하며 헐레벌떡 콜백을 보내도 모자랄 판에, 아무런 연락조차 없는 건 분명 이상했다.신재형이 소방서에 직접 화재 신고 내역을 확인해 보려던 순간, 채유림이 황급히 막아섰다.“선배, 시상식 끝난 뒤로 들어온 신고 전화는 제가 다 받았는데, 희연 언니한테서 온 건 하나도 없었어요.”그 말을 듣자 신재형의 찌푸려졌던 미간이 단숨에 펴졌다.“유유상종이라더니, 아주 친구라는 것들도 하나같이 거짓말이나 해대고 말이야.”그는 씩씩대며 이혼신청서 양식을 다운받은 화면을 캡처해 내게 전송하려 했다.하지만 연락처를 아무리 뒤지고, 이름을 검색해 봐도 프로필을 찾을 수 없었다.내 메시지에 답장할 가치조차 못 느꼈던 인간이라 닉네임조차 변경해 두지 않았던 것이다.반면, 후배인 채유림과의 대화창은 언제나 메신저 최상단에 고정되어 있었다.신재형은 왠지 모르게 불안했지만 결국 찾기를 포기했다.이때 채유림이 살뜰하고 이해심 깊은 척 그를 위로했다.“선배, 어차피 희연 언니랑 이혼할 생각이면 아예 정산해서 청구하겠다고 해봐요.”“지난 5년 동안 집에서 전업주부로 꿀만 빨았잖아요. 선배한테 뱉어낼 돈이 어디 있겠어요? 그렇게 나오면 겁먹어서 헐레벌떡 달려올걸요?”신재형은 무릎을 탁 치며 즉시 모든 은행 거래 내역을 뒤졌다.그가 매달 준 생활비 20만 원은 물론, 그 외 모든 비용을 반반으로 정산해 두었다.식비, 여행 경비, 숙박비, 심지어 피임기구 비용까지도.직업이 없던 내가 쓴 돈은 결국 신재형이 준 생활비였으니, 모아놓고 보면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었다.이때, 신재형의 눈에 새로 출시된 어플 하나가 들어왔다.앱을 켜자 메인 화면에 큼지막하게 ‘정산 이혼’이라는 문구가 떠올랐다.그는 곧바로 신청 버튼을 눌렀다.휴대폰으로 즉시 문자가 도착했다.[현재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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