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희의 생각보다, 군경의 예상보다 시현은 훨씬 빨랐다.제아무리 들어와본 적이 없는 병원이라도, 시현은 손바닥 보듯 위치를 꿰고 있었다.시현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다름아닌 로비의 병원 안내도.시현의 눈빛이 안내도를 훑었다.2층에 내과, 3층에 외과, 4층에 수술실, 5층에 병동.30초 만에 어디에 뭐가 있는지 파악을 끝낸 시현은 망설이지 않고 뛰어올라갔다.가볍지만 차가운 발소리가 환자들의 잠을 깨웠다.“꺄악!”“뭐, 뭐야! 피해!”평화롭던 병원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시현을 막으려던 경비는 정맥에 메스가 꽂혔고, 또 다른 경비는 관절이 꺾였다.끊어진 인대를 부여잡으며 신음하던 경비를 지나 시현은 계단을 뛰어올라갔다.머지않아 경보음이 울릴 것이다.‘메스 몇 개 더. 전기톱, 튜브, 주사기, 겸자, 가위, 마스크.’장비는 이쯤하면 됐고.‘거즈, 붕대, 소독약, 수액, 케타민, 펜타닐, 항생제, 해열제, 영양제.’하나씩 시현은 꼼꼼히 체크하며 손에 넣었다.‘이런 것도 있어?’정부에서 극비리에 내려준 명령 상황에서나 만져볼 수 있는 고가의 첨단 의료품도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신경재생 인덕터에, 바이오센서 스킨, 나노봇, 스텔스 생체모듈까지…… 없는 게 없네.’시현의 입꼬리가 비틀려 올라갔다.그는 망설임없이 전부 챙겼다.굳이 챙겨야 할 필수품은 아니었다.없어도 그만, 있으면 좋은, 그런 것들.하지만 문득 궁금해졌다.이런 고가품의 최첨단 의료품이 털리면, 높으신 분들이 화가 나시겠지.심기가 제대로 긁혀버리겠지.서민들은 이런 걸 구경도 못하는데, 따위의 유치한 정의감이 아니었다.‘도희가 좋아하겠다.’무엇보다 도희도 재미있어 할 것 같아서.그럼 끝난 거 아닌가?희미한 발소리가 점점 커지고, 신경질적인 뇌파들이 하나 둘 감지되기 시작했다.무거운 군화 소리에 귀가 어지러웠다.시현은 곧장 병원 입구로 뛰기 시작했다.도희는 어디까지 왔을까.‘군부대에서 아까 무전기 챙기길 잘했어.’다음부터는 무전기를
Terakhir Diperbarui : 2026-08-23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