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장문 잠금장치가 ‘딸깍’하고 돌아가는 소리에 헬레나는 급히 잠옷 소매로 뺨에 남아있던 눈물을 닦아냈다. 그녀는 가슴에 붙이고 있던 다리를 내리고, 카엘의 큰 체구가 방 안으로 들어서자 침대 끝에 꼿꼿이 앉으려 애썼다. 그의 미간에는 여전히 긴장감이 서려 있었지만, 표정은 다시 평소의 무표정하고 차가운 가면으로 돌아와 있었다.카엘은 방 한가운데 멈춰 서서, 일부러 창밖으로 얼굴을 돌리고 있는 헬레나를 잠시 힐끗 쳐다보았다."짐 싸, 헬레나." 카엘이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명령했다. "바로 수도로 돌아간다. 조종사가 비행 일정 확인했어."헬레나는 짧게 숨을 내쉬며, 목소리가 떨리지 않도록 침착하게 다잡았다."알겠습니다, 카엘 님. 5분만 시간을 주세요."더는 아무 말 없이, 헬레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옷가지 몇 개를 차분한 동작으로 핸드백에 챙겨 넣었다. 카엘은 그저 테이블 옆에 서서, 아까 정원에서처럼 일절 항의도 없이 묵묵히 명령을 따르는 이 굴곡진 몸매의 여자를 지켜보았다. 왠지 모르게 그 갑작스러운 냉정한 순종이 카엘의 가슴을 또다시 미묘하게 조여들게 만들었지만, 그는 애써 무시하기로 했다.한 시간 후, 그들은 구름을 뚫고 수도로 향하는 전용기 기내에 있었다. 기내 안은 터빈의 일정한 웅웅거림만이 가득할 뿐, 쥐 죽은 듯 조용했다.헬레나는 창가 쪽 1인용 좌석에 앉아, 밖으로 끝없이 펼쳐진 하얀 구름을 멍하니 바라보며 외부와의 모든 소통을 차단했다.접이식 테이블 맞은편에 앉아 있던 카엘은 처음엔 업무용 태블릿에 집중하려 애썼다. 그러나 갑자기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묘한 한기에 집중력이 산산조각 났다. 그의 단단한 몸이 미세하게 떨렸다."에취!"카엘이 꽤 크게 재채기를 하는 바람에 손에 들고 있던 태블릿이 미끄러질 뻔했다. 그는 짜증스럽게 혀를 차며 테이블 위 티슈를 급히 뽑아 코를 닦았다.헬레나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동그란 눈이 보스의 얼굴 변화를 감지하고 가늘게 깜빡였다."카엘 님? 괜찮으세요?""괜찮아." 카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16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