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EX급 빙신(氷神), 출근합니다: Chapter 21 - Chapter 25

25 Chapters

21화: 소고기는 사랑을 싣고 2

​오후 6시.하숙집 마당 평상.신문지 쫙 깔고, 휴대용 가스버너 두 개가 올라갔다.그리고 그 옆에는 영롱한 마블링을 자랑하는 한우(1++) 등심과 갈비살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우와아아!! 대박!! 햄, 이거 다 진짜가!"​희선이가 눈이 뒤집혀서 방방 뛰었다.​"오늘 배 터질 때까지 먹는 거다. 남기면 벌금 100만 원.""충성! 뼈까지 씹어묵겠습니다!"​성배 아저씨, 미혜 누나, 하루 씨와 히나, 철수, 그리고 할머니와 최 여사님까지.온 식구가 다 모였다.​"치이이익-"​달궈진 불판 위에 고기를 올리는 소리.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다.고소한 냄새가 마당을 가득 채웠다.​"자, 다들 잔 들어요! 태수가 쏘는 거니까 부담 갖지 말고!"​성배 아저씨의 건배 제의에 모두가 잔을 부딪쳤다.어른들은 소주, 애들은 사이다.​"건배!!"​입안에서 살살 녹는 소고기.최 여사님표 파절이와 묵은지.그리고 시끌벅적한 사람들의 웃음소리.​"오빠, 아까 기자들 온 거 봤어? 이모가 연기하는 거 진짜 웃겼는데.""맞나? 내는 못 봤는데.""완전 메소드 연기였다니까! '백수 건달'이라던데?"​히나가 킬킬거렸고, 최 여사님은 짐짓 딴청을 피우시며 고기를 뒤집으셨다.​"시끄럽다! 고기나 무라! 태수 니도 많이 무라. 얼굴이 헬쓱해가꼬 원."​여사님이 잘 익은 등심 한 점을 내 밥그릇에 올려주셨다.투박하지만 따뜻한 사랑.​[형님... 나도... 나도 소고기...]​레비아탄이 스마트워치 화면에서 침을 질질 흘리고 있었다.나는 슬쩍 폰을 충전기에 꽂아주었다.​'많이 먹어라. 전기로.'​평화로운 저녁이었다.심해의 위협도, 군주의 심장도, 잠시 잊을 수 있는 시간.​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이 평화가 영원하지 않으리라는 것을.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이 더욱 소중하다는 것을.​나는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맥주를 한 모금 마셨다.달이 밝았다.*​"아이고, 배 터지겠다."​철수가 배를 문지르며 평상 뒤로 벌러덩 드러누웠다.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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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화: 빗속의 그림자 1

추적추적 내리는 겨울비 소리가 잠을 깨웠다.이불 밖으로 코를 내밀자 고소한 볶음밥 냄새가 방문 틈으로 새어 들어왔다.​"태수야! 일났나! 밥 묵자!"​최 여사님의 호령에 나는 눈을 비비며 1층으로 내려갔다.오늘의 아침 메뉴는 소고기 고추장 볶음밥과 맑은 계란국.어제 먹다 남은 등심과 갈비살을 잘게 썰어 최 여사님 특제 양념장에 달달 볶은,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조합이었다.​"와, 이모. 아침부터 호강하네요.""어제 고기가 쪼매 남아가 볶았다. 든든하게 무라."​식탁에 둘러앉은 식구들의 표정이 밝았다.비가 오는 날은 으레 기분이 처지기 마련인데, 고소한 볶음밥 냄새가 그 우울함을 날려버린 듯했다.​"아따, 비 오네. 학교 가기 싫구로."​희선이가 창밖을 보며 투덜거렸다.​"비 오는 날은 파전인데. 그지예?""오, 파전? 오늘 저녁 콜?"​히나가 눈을 반짝이며 맞장구쳤다.​"좋지. 퇴근할 때 쪽파랑 해물 좀 사 올게. 오늘 저녁은 파전에 막걸리다.""콜! 햄 늦지 마라!"​평화로운 약속을 뒤로하고 현관을 나섰다.하루 씨가 미리 챙겨준 검은 우산을 펴 들었다.​"다녀오겠습니다."​빗줄기가 제법 굵었다.아스팔트를 때리는 빗소리가 귓가를 때렸다.그런데 묘했다.어제 연구실에서 느꼈던 그 비릿한 기분. 군주의 심장이 보냈던 신호. 그 찜찜함이 빗물에 씻겨 내려가기는커녕, 오히려 등 뒤를 서늘하게 적시는 기분이었다.​'어제부터 기분이 쎄하네. 비린내가 안 빠져.'​나는 우산을 고쳐 잡고 부대로 향했다.오늘은 아무 일도 없어야 할 텐데.​*​오전 11시. 사령부 지하 연구동.나는 팔짱을 끼고 연구원들의 모니터를 지켜보고 있었다.​"하 병장님. 이상합니다."​수석 연구원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차트를 보여줬다.​"어제 그렇게 요란하게 신호를 보내던 놈이, 밤사이 거짓말처럼 조용해졌습니다. 파장이 뚝 끊겼어요.""끊겼다고요? 배터리가 다 된 겁니까?""아니요. 마치... 누군가 신호를 받은 것처럼요. 목적을 달성해서 송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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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화: 빗속의 그림자 2

​놈이 다시 그림자 속으로 숨어들려 했다.하지만 이번엔 놓치지 않는다.​[청옥 팔찌(S급 아티팩트) - 개방]​내 손목에 찬 푸른색 옥팔찌가 빛을 발했다.지난주 자갈치 시장에서 거금 8천만 원(희선이 거 포함)을 주고 산 물건.내 뱃속의 미친 빙정 에너지를 정밀하게 조절해 주는 제어구(Controller).​"돈값 좀 하자."​나는 팔찌에 마력을 주입했다.푸른 냉기가 내 오른손을 감싸며 얇은 막(Film)을 형성했다.​[기술: 빙검(Ice Sword) 생성]​내 손아귀에 잡힌 공기 중의 수분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길이 50cm의 투명하고 날카로운 얼음 단검.나는 역수로 단검을 쥐고, 놈이 숨어든 그림자를 향해 내리꽂았다.​캉-!!​금속음과 함께 불꽃이 튀었다.그림자 속에서 놈의 검은 칼날이 튀어나와 내 공격을 막아냈다.​"찾았다."​나는 쉴 새 없이 몰아쳤다.역동적 스타일의 초근접 격투(CQC).내 얼음 단검과 놈의 그림자 칼날이 1초에 수십 번씩 부딪쳤다.충돌할 때마다 얼음 파편이 다이아몬드 가루처럼 흩날리며 비상등 불빛을 받아 붉게 반짝였다.​"키에에엑!"​놈이 기괴한 비명을 지르며 거리를 벌리려 했다.정면 승부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한 모양이다.놈의 몸이 다시 흐물거리며 바닥의 그림자로 녹아들려 했다.​"어딜."​나는 발을 들어 바닥을 강하게 굴렀다.​[기술: 절대영도 영역(Zone)]​콰직-!​내 발을 중심으로 복도 바닥이 순식간에 하얗게 얼어붙었다.단순히 표면만 얼린 게 아니다. 바닥에 드리운 '그림자' 그 자체를 얼려버렸다.​"끼에?!"​그림자로 숨어들려던 놈이 튕겨 나왔다.얼어붙은 그림자는 더 이상 놈의 통로가 아니었다. 놈은 딱딱한 얼음 바닥 위에서 미끄러지며 중심을 잃었다.​"들어올 땐 마음대로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나는 넘어진 놈을 향해 손바닥을 뻗었다.​[빙결장(氷結掌): 국소 제어]​파지직-​놈의 발목에서부터 푸른 얼음이 뱀처럼 타고 올라갔다.종아리, 허벅지, 허리.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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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화: 붉은 안개 경보 1

​토요일.직장인에게는 꿀 같은 주말이자, 영웅에게는 늦잠을 잘 수 있는 유일한 기회....여야 했다.​"아, 쫌! 주말엔 잠 좀 자자!"​나는 이불을 발로 뻥 걷어찼다.아침부터 하숙집 밖이 시끄러워도 너무 시끄러웠다.​"저기가 Z급 파일럿 집이라며? 2층 창문이래!""야, 드론 띄워! 안에 누구 있는지 찍어봐!"​뉴튜버들이다.어제 최 여사님의 '백수 건달' 연기로 쫓아낸 줄 알았는데, 밤새 인터넷 탐정들이 집요하게 추적해서 결국 주소를 특정해 낸 모양이었다.​"형님. 밖에 인간들이 바글바글한데? 그냥 전기 좀 쏴서 쫓아낼까?"​스마트워치에서 레비아탄이 하품하며 물었다.​"미쳤냐? 뉴스 1면에 'Z급, 민간인 학살'로 도배될 일 있어?""그럼 어떡해? 저것들 담장 넘을 기세인데."​창문 틈으로 보니,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담벼락에 매미처럼 붙어 있었다.이대로면 내 팬티 색깔까지 라이브 방송에 나갈 판이었다.​"하... 이사를 가야 하나."​그때였다.​"마! 다 안 꺼지나! 남의 동네 와서 꽹과리를 치노!"​골목 입구에서 우렁찬 고함이 들려왔다.성배 아저씨였다.아저씨는 세탁소에서 쓰는 대형 스팀 다리미를 엑스칼리버처럼 들고 골목 입구를 차단하고 있었다.​"아저씨는 뭔데 길을 막아요? 여기 공도(公道)예요!""공도 같은 소리 하네! 느그 땜에 동네 어르신들 잠을 못 잔다 아이가! 스팀 맛 좀 볼래!"​치익-!​다리미에서 뿜어져 나오는 하얀 증기에 뉴튜버들이 기겁하며 물러났다.하지만 그들은 물러나는 척하며 이번엔 드론을 띄웠다.​위이잉-​드론 3대가 내 방 창문을 향해 접근했다.​[어? 형님, 저거 찍힌다.]"커튼!"​내가 몸을 날리려는 순간.​퍽! 퍼버벅!​어디선가 날아온 물풍선들이 드론에 정확히 명중했다.그냥 물이 아니었다. 시커먼 먹물이었다.카메라 렌즈가 먹물로 뒤덮인 드론들이 비틀거리다 추락했다.​"나이스 샷! 에임 좋고!""언니, 저쪽에서 한 대 더 뜬다. 3시 방향!"​옥상이었다.희선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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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화: 붉은 안개 경보 2

안개 속을 질주했다.방향 감각이 흐려질 정도로 짙은 농도.​'괴수들은? 방벽은?'​보통 괴수는 바다에서 방벽을 넘어온다.그렇다면 전방에 사이렌이 울려야 정상이다.하지만 사이렌은 조용했다.대신.​덜컹.​내 발밑, 맨홀 뚜껑이 들썩거렸다.​"......?"​덜컹! 콰앙!​맨홀 뚜껑이 하늘로 솟구쳤다.그리고 그 시커먼 구멍 속에서, 붉은 눈빛들이 번뜩였다.​"키에에엑!!"​기괴한 울음소리와 함께, 하수구에서 [해귀(Sea Demon)]들이 튀어 나왔다.한두 마리가 아니었다.배수관, 골목 구석 그늘진 곳, 지하실 환기구.도시의 '구멍'이란 구멍에서 놈들이 바퀴벌레처럼 쏟아져 나왔다.​"미친... 땅굴을 팠어?"​놈들은 방벽을 넘은 게 아니었다.지하수로와 하수관을 타고 도시 내부로 침투한 것이다.이건 전면전이 아니었다.[시가전]이자 [게릴라전]이었다.​전방이 아니라, 우리 안방이 뚫렸다.​챙그랑!​등 뒤에서 유리창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별다방이었다.​"꺄아악!"​미혜 누나의 비명 소리.나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뒤돌아 달렸다.​"이 새끼들이!"​가게 안으로 뛰어들자, 해귀 두 마리가 유리창을 깨고 난입해 있었다.한 놈이 카운터 뒤에 숨은 누나를 향해 삼지창을 겨누고 있었다.​"죽어!"​나는 옆에 있던 철재 의자를 집어 던졌다.​콰직!​의자가 정확히 놈의 머리통에 꽂혔다.놈이 비틀거리는 사이, 나는 카운터를 뛰어넘었다.​"누나, 뒤로 빠져 있어!"​[청옥 팔찌 가동]​내 손에 [빙검(Ice Sword)]이 형성되었다.푸른 냉기를 머금은 얼음 칼날.​서걱-!​망설임 없는 일격.놈의 목이 깔끔하게 떨어져 나갔다. 파란색 피가 벽에 튀었다.나머지 한 놈이 달려들었지만, 나는 놈의 팔을 잡고 그대로 얼려버린 뒤 발차기로 부숴버렸다.​"괜찮아요?""으, 응... 태수야, 피...""제 피 아닙니다."​나는 누나를 주방 안쪽 창고로 밀어 넣었다.​"여기 문 잠그고 절대 나오지 마요. 알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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