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8장좁고 답답한 방 안, 한 남자가 벽에 몸을 기댄 채 앉아 있었다. 덥수룩하게 자란 수염, 움푹 패인 눈, 그리고 대중에게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냈을 때보다 훨씬 마른 체구. 그 남자는 바로 엘레나의 전남편이자, 엘레나를 감금하고 납치한 죄로 복역 중인 데미안이었다.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데미안은 교도관이려니 생각하며 게으르게 한쪽 눈만 살짝 떴다. 하지만 이번에는 바닥을 울리는 여자의 하이힐 소리였다. 그가 고개를 돌렸다. 창살 앞에는 긴 검은색 코트에 선글라스를 끼고 우아한 자태를 풍기는 여자가 서 있었다. 그 아름다운 여인은 신티아였다."오랜만이네요, 데미안 씨." 신티아가 차분하면서도 날카로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데미안이 눈을 가늘게 떴다. "실례지만, 누구십니까?"신티아가 천천히 선글라스를 벗었다. "내가 누구인지는 아실 필요 없습니다, 데미안 씨."데미안이 메마른 웃음을 터뜨렸다. "저를 찾아오신 목적이라도 있습니까?!""있죠." 신티아가 말했다. "복수하고 싶지 않으신가요, 데미안 씨?!"데미안은 침묵했다. 그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당신에 대해 전부 알고 있어요. 엘레나의 전남편이자 성공한 사업가였는데, 지금은…? 아이들도, 명예도, 그리고 엘레나까지 모든 걸 잃었죠." 신티아가 말을 이었다.데미안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그의 눈동자가 분노로 이글거렸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뭡니까?"신티아가 비웃음을 지었다. "제안을 하나 하러 왔습니다.""무슨 제안입니까?""가까운 시일 내에 당신이 여기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죠. 단, 조건이 있어요—서로 협력해서 엘레나와 네이선의 관계를 박살 내고, 엘레나를 네이선에게서 떼어놓는 겁니다."데미안은 침묵에 빠졌다. 그의 호흡이 점차 가빠졌다. "네이선이라니? 그 남자와 엮여서 풍파를 일으키겠다는 겁니까, Agassii?"신티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네, 네이선은 거부예요. 영향력도 막강하죠. 그리고… 엘레나에게 미쳐있고요. 난 그 꼴을 못 보겠거든요
Last Updated : 2026-10-09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