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배신당한 억만장자의 전처: Chapter 111 - Chapter 120

120 Chapters

111

제111장 - 반격하려는 엘레나방 안은 여전히 어두웠다. 샹들리에는 절반만 불이 들어와 있어, 흔들리는 벽면 위로 기괴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데미안은 침대 모서리에 앉아 집착으로 가득 찬 어두운 눈빛으로 엘레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눈채채지 못한 것이 있었다. 엘레나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사실이었다. 그녀의 숨소리가 점점 가빠졌다. 조금씩, 그녀의 의식이 돌아오고 있었다.엘레나가 나지막이 신음을 내뱉었다. 머리는 무거웠고 몸에는 힘이 하나도 없었다. 눈을 뜨자 시야가 아득하게 흐려졌다. 희미한 시야 사이로, 바로 앞에 서 있는 데미안의 형체가 보였다.데미안은 엘레나의 가슴을 탐하고 있었다. 붉게 물들 때까지 엘레나의 가슴에 입을 맞추고 수수께끼처럼 빨아들이는 중이었다."데미안...?" 엘레나의 목소리는 갈라지고 힘이 없었지만, 두 눈에는 서서히 생기가 돌아오고 있었다.데미안은 흠칫 놀랐지만, 이내 입꼬리를 넓게 올려 미소를 지었다. "정신이 들어, 자기야? 언젠가는 깨어날 줄 알고 있었어."엘레나는 눈을 가늘게 뜨며 상체를 일으키려 애썼다. 하지만 자신의 몸 상태를 확인한 순간, 그녀는 숨을 헉 하고 들이켰다. 두 손은 천으로 침대 기둥에 느슨하게 묶여 있었고, 웨딩드레스는 이미 터무니없이 어지럽혀져 있었다. 심지어 가슴마저 데미안 앞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었다."무슨 짓이야, 데미안?!" 엘레나가 비명을 질렀다.데미안이 더 가까이 다가오려 했다. "진정해... 널 해치려는 게 아니야. 그저 대화가 필요할 뿐이지. 예전처럼 다시 돌아가고 싶을 뿐이야. 그리고 네 몸이 주는 쾌감을 느끼고 싶을 뿐이고."엘레나는 협탁 위에 놓인 화병을 낚아채고는, 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대로 내던졌다.화병이 데미안의 관자놀이에 맞고 산산조각이 났다. 남자는 신음을 내뱉으며 무릎을 꿇었고, 관자놀이에서 붉은 피가 흘러내렸다."내가 가만히 있을 줄 알아?!" 엘레나가 결박을 풀려고 몸부림치며 소리쳤다."미친 자식, 좆같은 개새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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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제112장 - 엘레나를 위한 싸움네이든이 덮쳐들자 데미안은 몸을 급히 뒤로 틀었다. 하지만 속도를 줄이지 못한 네이든의 몸이 데미안을 그로기 상태로 밀어붙이며 두 사람은 함께 바닥으로 나뒹굴었다."개자식!" 네이든이 고함을 지르며 데미안의 턱에 주먹을 내질렀다.데미안은 네이든의 복부를 발로 차내며 그를 밀쳐냈다. "너무 일찍 왔잖아, 네이든!" 그가 증오에 차 으르렁거렸다.네이든은 빠르게 일어섰다. 온몸의 근육이 경련하듯 긴장했고, 침대 위에 기력 없이 누워 있는 엘레나를 본 그의 눈빛은 미친 듯이 뒤흔들렸다."엘레나!" 네이든이 소리쳤다. "당장 그아이를 밖으로 모셔라!" 그가 경호원 중 한 명에게 고함을 질렀다.경호원들이 안으로 달려들어 엘레나를 향해 내달렸다.하지만 데미안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재킷 안쪽에서 작은 단도를 꺼내 네이든의 가슴을 향해 내질렀다."엘레나를 빼앗기게 둘 줄 알고!"네이든이 제때 몸을 비틀었지만, 칼날이 그의 어깨를 살짝 긁고 지나갔다.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네이든의 두 손이 즉시 데미안의 손목을 강하게 꺾어 죗고, 단도를 바닥으로 떨어뜨렸다."네놈이 평생 다시는 엘레나 손끝 하나 대지 못하게 만들어 주마!" 네이든이 악에 받쳐 소리쳤다.데미안이 반격하려 애썼으나 네이든이 한발 빨랐다. 주먹이 연달아 데미안의 얼굴에 작렬했다. 데미안의 코에서 붉은 피가 터져 나왔다.그 사이, 경호원들은 엘레나를 일으켜 세우려 했으나 그녀의 몸은 여전히 흐물거렸다."사모님, 조금만 참으십시오. 집으로 모시겠습니다." 경호원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엘레나가 나지막이 신음을 내뱉으며 눈을 살짝 떴다. "네... 네이든..."네이든이 급히 고개를 돌렸다. 엘레나의 목소리를 듣자 그의 분노는 한층 더 타올랐다. 그는 살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데미안을 노려보았다."네놈이 내가 사랑하는 여자를 파멸시킬 뻔했어!"마지막 강한 주먹 한 방에 데미안은 장식장 옆으로 튕겨 나가며 의식을 잃고 고꾸라졌다.네이든이 엘레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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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제113장그 어두운 밤이 지나고 어느덧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엘레나의 몸과 마음에 새겨졌던 상처는 서서히 치유되어 갔다. 이제 그녀는 그 어느 때보다 당당하고 눈부신 모습으로 서 있었다.네이선 저택에서는 성대한 만찬이 열리고 있었다. 화려한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아름답게 빛났고, 긴 테이블은 최고급 요리들로 가득 차 있었다. 비즈니스 파트너부터 유명 인사, 도시의 귀족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하객이 들어섰다."오늘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엘레나가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븄다. 그녀는 우아한 블랙 드레스를 입고 있었고, 목과 약지에는 지난주 출시되자마자 시장을 휩쓴 그녀의 최신 컬렉션인 독특한 디자인의 화이트 골드 주얼리가 반짝이고 있었다.네이선은 짙은 회색 수트를 차려입고 그녀의 곁에 서 있었다. 그의 손은 자연스럽게 엘레나의 허리를 감싸고 있었다."이게 다 제 아내의 천재적인 아이디어 덕분입니다." 네이선이 하객들에게 자랑스럽게 말했다."이번 '로열 소울' 주얼리 컬렉션이 사흘 만에 완판되었다면서요?" 투자자 중 한 명이 물었다.엘레나는 눈을 반짝이며 미소를 지었다. "네, 구매자분들의 반응이 이렇게 뜨거울 줄은 몰랐어요. 하지만 물론, 이미 두 번째 라인업을 준비하고 있답니다."하객들의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네이선과 엘레나에게는 더없이 완벽한 밤이었다. 입구 쪽에서 높은 힐 소리가 울려 퍼지기 전까지는 말이다.웨이브 진 긴 머리에 크림색 가죽 코트와 하이힐을 착용한 키 크고 날씬한 여성이 우아하게 들어섰다. 연회장에 있던 모든 이의 시선이 그녀에게 쏠렸다."신티아?" 아름다운 여성의 등장에 네이선이 나지막이 중얼거리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그녀는 환하게 웃더니 네이선에게 달려와 그를 꽉 끌어안았다. "네이선! 세상에, 이게 얼마 만이야. 넌 여전하구나."네이선은 조금 당황했지만 이내 가볍게 답포옹을 해주었다. "그래, 정말 오랜만이다. 독일에서는 언제 돌아온 거야?"신티아가 천천히 품에서 떨어졌다. "겨우 이틀 전에. 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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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제114장파티가 끝난 후, 엘레나와 네이선은 방으로 들어섰다. 문이 천천히 닫혔다.엘레나가 먼저 안으로 걸어가 하이힐을 거칠게 벗어던지며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이 아름다운 여인의 얼굴에는 여전히 뚱한 기색이 가득했고, 명백히 화가 난 듯 보였다.네이선이 그녀의 뒤를 따라 들어와 문을 잠갔다. 그는 길게 한숨을 내쉬고는, 자신을 등지고 앉아 있는 엘레나에게 다가갔다."여보…" 네이선이 부드럽게 불렀다.엘레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입술이 툭 튀어나와 있었다. 아까 신티아가 네이선을 껴안았던 것도, 또 그가 다른 여자의 포옹을 그렇게 선뜻 받아준 것도 여전히 신경질이 나고 짜증이 밀려왔다.네이선이 픽 웃음을 터뜨렸다. "아직도 화났어, 응?""그래요, 마음에 안 들었어요." 엘레나는 네이선을 돌아보지도 않은 채 짧게 내뱉었다.네이선은 미소를 지으며 뒤에서 아내의 몸을 감싸 안았다. 그리고 그녀의 어깨 위에 턱을 올려놓았다."너무 질투하지 마, 마누라. 네이선의 사랑은 오직 엘레나뿐이야, 여보. 네이선 씨의 단단한 마음을 정복할 수 있는 여자는 이 세상에서 당신 하나뿐이라고."엘레나는 여전히 침묵을 지켰지만, 네이선의 품을 더 이상 밀쳐내지 않았다. 마음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한 듯했다.네이선이 엘레나의 목덜미에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음… 네이선 부인, 남편이 당신을 너무나 원하는데." 네이선이 속삭이며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 "네이선 부인, 남편 수발 좀 들어줄 건가?"엘레나가 마침내 살짝 고개를 돌리며 풋하고 웃었다. "어쩜 이렇게 떼를 써요…""아내한테 어리광 부리고 싶어서 그렇지." 네이선이 엘레나의 목덜미에 다시 한번, 이번에는 붉은 자국이 남을 만큼 깊게 입을 맞추었다.엘레나는 몸을 돌려 자리에서 일어나 유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남편을 바라보았다. "어리광쟁이 네이선 씨. 그래서, 오늘 밤 남편분이 원하는 게 뭐라고요?"네이선은 입가에 장난기 어린 미소를 띤 채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남편은 사랑하는 아내의 관심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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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제115장아침이 다가오자 커튼 틈새로 햇살이 슬며시 스며들었다. 메인 룸 안은 여전히 정적에 싸여 있었다. 커다란 상아빛 침대 위, 네이선은 눈을 반쯤 감은 채 잘생긴 얼굴에 옅은 미소를 띠고 누워 있었다.엘레나는 남편의 몸 위에 앉아 다소 헝클어진 긴 머리를 정돈하고 있었다. 그녀의 입술가에 장난기 어린 미소가 감돌았다."기분이 아주 좋아 보이네요, 네이선 씨." 엘레나가 남편의 뺨을 살짝 꼬집으며 놀렸다.네이선이 픽 웃었다. "기분이 안 좋을 수가 있겠어?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보이는 게 내 아름다운 아내인데."엘레나는 네이선의 가슴 위에 두 팔을 얹었다. "남편분, 아직도 어리광 부리고 싶어요?""진심으로 그래." 네이선이 몸을 살짝 요동쳤다. "어젯밤엔 네이선 부인이 날 주도했잖아. 당신 남편은 그저 항복할 수밖에 없었지. 그러니까 오늘 아침엔 당신 위에서 남편이 움직이게 해줘, 여보."엘레나가 재미있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가끔은 교대도 해야죠. 평소엔 당신이 거칠게 굴잖아요. 너무 욕심껏 플레이하면서.""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난 그게 좋아." 네이선이 엘레나의 허리를 잡아당겨 그녀의 몸을 아래로 끌어당기며 대답했다. "당신이 내 위에서 플레이할 때가 진짜 좋더라고. 당신 파트너 예뻐해 주는 수완이 아주 대단해. 데미안 그 멍청한 놈은 다른 여자 때문에 당신을 버리다니 미친 게 틀림없어."엘레나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네이선을 바라보았다. "됐어요, 내 전남편 얘기는 하지 마요. 한 가지 알아둘 건, 내가 질투를 하긴 해도 침대에서 이러고 있을 땐 나도 어쩔 수가 없다는 거예요."네이선도 부드럽게 시선을 맞춰왔다. "그래, 여보. 그리고 난 그 누구도 우리 관계를 망치게 두지 않을 거야. 신티아라도 말이지."엘레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신티아랑은 확실히 거리를 둬야 해요.""알겠습니다, 명령 이행 준비 완료입니다, 네이선 부인."두 사람은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아침의 따스함이 두 사람 사이의 끈을 한층 더 단단하게 만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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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제116장아침의 재회로 방 안은 여전히 온기로 가득했다. 네이선과 엘레나는 이제 나란히 누워 침묵 속에 서로를 바라보았다. 조용했지만 그 정적은 더없이 편안했다."네이선… 내가 정말로 다시 임신하지 못한다면, 당신 실망할 건가요?"네이선이 즉시 고개를 돌리며 미간을 찌푸린 채 엘레나를 바라보았다. "엘레나, 또 그 이야기야?"엘레나가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 이 이야기 많이 했다는 거 알아요, 하지만 자꾸만 생각이 나는걸요. 특히 어젯밤 신티아가—"네이선이 갑자기 엘레나의 몸을 끌어당겨 즉시 아내의 입술에 키스를 퍼부었고, 엘레나는 순식간에 말을 잃었다.깊고 따스한 키스에 엘레나의 몸이 굳어졌다.몇 초 후, 네이선이 얼굴을 살짝 떼어냈지만 여전히 이마를 엘레나의 이마에 댄 채 말을 이어갔다."잘 들어," 그가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난 상관없어."엘레나가 커진 눈으로 네이선을 바라보았다."당신이 다시 임신할 수 없다고 해도, 난 여전히 당신을 사랑해. 왜 그런지 알아?" 네이선이 말을 이었다. "당신으로 이미 충분하니까. 당신, 그리고 당신의 네 아이들, 당신들이 이제 내 집이야. 난 아버지가 되기 위해 내 피줄이 꼭 필요한 게 아니야.""하지만—""하지만은 없어," 네이선이 말을 잘랐다. "당신의 그 네 아이들도 이제 내 아이들이야. 난 그 아이들을 사랑해. 그리고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은 나한테 모든 걸 주었어. 행복, 사랑, 그리고 가족까지."엘레나의 눈에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그녀의 입술이 떨려왔다. "내가 다시 임신하지 못해도 정말 상관없다는 거예요?"네이선은 엘레나의 뺨을 타고 떨어지기 시작한 눈물을 닦아주었다. "여보… 당신이 내 삶에 단 한 가지를 더 주지 못한다고 해도, 난 여전히 당신을 선택할 거야."엘레나는 마침내 참아왔던 감정의 눈물을 터뜨렸다. 그동안 너무 오래 억누르고 있던 눈물이었다. 그녀는 네이선을 꼭 끌어안았다."나중에 마음이 바뀔까 봐 두려워요," 엘레나가 오열했다. "당신이 후회할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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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제117장신티아는 무릎까지 오는 타이트한 하얀 원피스를 차려입고 결점 없는 메이크업을 한 상태였다. 그녀의 손에는 네이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인, 예전에 직장 동료였을 때 자주 찾던 고급 레스토랑의 미디엄 레어 스테이크가 담긴 커다란 상자가 들려 있었다.그녀의 고급 승용차가 네이선의 저택을 향해 부드럽게 달렸다. 이동하는 내내 신티아는 오늘 방문이 강요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고 "우연"처럼 보이도록 전략을 세우며 머릿속으로 대화를 되뇌었다."그냥 지나가는 길에 들렀을 뿐이야. 오랜 친구한테 음식을 챙겨주는 게 뭐가 잘못됐겠어?" 그녀는 작은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저택에 도착한 신티아는 당당하게 차에서 내렸다. 가슴속에서는 심장이 세게 뛰고 있었지만, 그녀의 걸음걸이는 단정했고 미소는 달콤했다. 노크를 하고 몇 초를 기다리자 육중한 문이 천천히 열렸고—그곳에 네이선이 서 있었다.신티아는 순간 숨이 턱 막힐 뻔했다.네이선은 타이트한 하얀 티셔츠에 집에서 입는 반바지 차림이었다. 키가 크고 건장한 그의 체구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가슴 근육은 완벽한 모양을 이루고 있었고, 상완의 곡선은 보는 사람 누구라도 만져보고 싶게 만들고 있었다."어… 신티아?" 네이선이 놀란 톤으로 인사를 건븄다. "아침 일찍 웬일이야?"신티아는 즉시 최고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지나가는 길에 네 생각이 나서 들렀어. 네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을 좀 가져왔지. 너 아직 우리 예전에 다니던 곳 스테이크 좋아하지?"네이선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상자를 받아 들었다. "어… 고맙긴 한데,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데."네이선이 더 말을 이어가기도 전에, 집 안쪽에서 네이선의 오버사이즈 티셔츠를 입은 엘레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머리는 아직 조금 헝클어져 있었고 화장기 없는 맨얼굴이었지만, 그 달콤한 미소는 이 집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아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었다."좋은 아침이에요, 여보…" 엘레나가 인사를 건네며 옆에서 네이선의 입술에 가볍게 쪽 입을 맞춘 뒤 그의 팔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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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

제118장좁고 답답한 방 안, 한 남자가 벽에 몸을 기댄 채 앉아 있었다. 덥수룩하게 자란 수염, 움푹 패인 눈, 그리고 대중에게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냈을 때보다 훨씬 마른 체구. 그 남자는 바로 엘레나의 전남편이자, 엘레나를 감금하고 납치한 죄로 복역 중인 데미안이었다.다가오는 발소리가 들려왔다. 데미안은 교도관이려니 생각하며 게으르게 한쪽 눈만 살짝 떴다. 하지만 이번에는 바닥을 울리는 여자의 하이힐 소리였다. 그가 고개를 돌렸다. 창살 앞에는 긴 검은색 코트에 선글라스를 끼고 우아한 자태를 풍기는 여자가 서 있었다. 그 아름다운 여인은 신티아였다."오랜만이네요, 데미안 씨." 신티아가 차분하면서도 날카로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데미안이 눈을 가늘게 떴다. "실례지만, 누구십니까?"신티아가 천천히 선글라스를 벗었다. "내가 누구인지는 아실 필요 없습니다, 데미안 씨."데미안이 메마른 웃음을 터뜨렸다. "저를 찾아오신 목적이라도 있습니까?!""있죠." 신티아가 말했다. "복수하고 싶지 않으신가요, 데미안 씨?!"데미안은 침묵했다. 그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당신에 대해 전부 알고 있어요. 엘레나의 전남편이자 성공한 사업가였는데, 지금은…? 아이들도, 명예도, 그리고 엘레나까지 모든 걸 잃었죠." 신티아가 말을 이었다.데미안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그의 눈동자가 분노로 이글거렸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뭡니까?"신티아가 비웃음을 지었다. "제안을 하나 하러 왔습니다.""무슨 제안입니까?""가까운 시일 내에 당신이 여기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죠. 단, 조건이 있어요—서로 협력해서 엘레나와 네이선의 관계를 박살 내고, 엘레나를 네이선에게서 떼어놓는 겁니다."데미안은 침묵에 빠졌다. 그의 호흡이 점차 가빠졌다. "네이선이라니? 그 남자와 엮여서 풍파를 일으키겠다는 겁니까, Agassii?"신티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죠. 네, 네이선은 거부예요. 영향력도 막강하죠. 그리고… 엘레나에게 미쳐있고요. 난 그 꼴을 못 보겠거든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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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

제119장"엘레나가 임신할 수 없다면, 네이선은 자신의 아이를 낳아줄 수 있는 다른 여자를 찾아야만 한다." 할머니가 단호하게 선언했다.거실 안에 있던 모든 이들의 시선이 일제히 쏠렸다. 잠자코 있던 엘레나는 충격받은 얼굴로 할머니를 바라보았다.그렇다, 엘레나와 네이선은 막 도착한 참이었다."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지만 엘레나는 차분함을 유지하려 애쓰며 물었다."내 말이 충분히 명확하지 않았더냐?" 노부인이 묵직한 목소리로 물었다. "네이선 가문의 혈통에 관한 문제다. 네가 우리에게 훌륭한 증손주 넷을 안겨주긴 했다만, 안타깝게도 그 아이 넷은 이 가문의 피가 섞이지 않았지 않느냐. 내 손자, 그리고 이 가문에는 후계자가 필요하다. 그런데 네가 다시 아이를 낳을 수 없다면, 그렇다면—""어머니, 그만하세요." 소니아 부인이 기가 차다는 듯 말을 잘랐다. "엘레나는 알바를 낳다가 목숨을 잃을 뻔했어요. 우리 모두 아는 사실이잖아요. 왜 아직도 이런 이야기를 꺼내시는 거예요?""네가 반대하는 건 안다, 소니아.하지만 이건 현실이야." 할머니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네이선의 피를 이은 아들이나 딸이 최소한 한 명은 있어야 해. 딱 한 명만 더. 그리고 엘레나가 할 수 없다면, 네이선의 아이를 낳아줄 의향이 있는 다른 여자를 찾아야 한다. 신분도, 그 어떤 연줄도 없이. 그저 하나의 거래로, 아이가 태어나면 이 가문에서, 여기서 거두어 키우면 되는 거야."네이선이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할머니, 전 그런 제안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이기적으로 굴지 마라, 네이선. 너도 이 가문을 생각해야지. 넌 유일한 후계자다, 네이선. 그 책임감을 너도 잘 알고 있지 않느냐."엘레나는 고개를 숙였다. 가슴이 너무나 답답하고 바짝 죄어왔다. 하지만 그녀 역시 이것이 단순히 거절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을 알고 있었다. 네이선 같은 대가문에서 사랑은 유일한 고려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그때, 현관 초인종 소리가 響겼다. 하인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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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제120장스트레스가 가득했던 저녁 식사가 끝난 뒤, 네이선과 엘레나는 자신들의 저택으로 돌아왔다. 고요한 밤이었다. 그들의 방으로 이어지는 긴 복도 한가운데서 벽시계가 나지막이 째깍거리는 소리만이 들려올 뿐이었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엘레나는 침대 가장자리에 앉았다. 구두를 벗어 던진 그녀는 무릎을 안아 올렸다. 눈가가 퉁퉁 부어 있었다. 그녀는 더 이상 이 모든 상황을 견뎌낼 수가 없었다. 끊임없이 시험대에 오르는 기분이었다.네이선이 문을 조용히 닫고 그녀에게 다가왔다. "여보… 왜 이렇게 말이 없어?"엘레나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당신도 알잖아, 네이선."네이선은 한숨을 쉬며 그녀의 옆에 앉았다. "할머니 말씀대로 하지 않을 거야. 당신도 알잖아, 그렇지?""하지만 그래야만 해요, 네이선," 엘레나가 속삭였다. "당신은 아이를 가져야만 해."네이선이 고개를 단호하게 저었다. "난 다른 여자의 아이 따위 필요 없어, 여보. 특히 신티아의 아이라면 더더욱.""신티아 때문이 아니에요. 당신을 위한 거라고요. 당신 가문을 위한 거란 말이에요. 당신은 유일한 후계자잖아. 난 당신에게 아이를 줄 수 없고.당신에겐 다른 선택지가 없어요.""상관없어! 난 오직 당신만 있으면 돼. 우리한테는 이미 아이가 넷이나 있잖아, 엘레나. 난 그걸로 충분히 행복해."엘레나가 네이선을 등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의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그 네 명의 아이들은… 당신의 피가 단 한 방울도 섞이지 않은 아이들이잖아, 네이선. 당신도 알고 있잖아, 안 그래? 그리고 이제 당신 가문에서도 그 문제를 따져 묻기 시작했어."네이선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섰다. "난 한 번도 그 문제를 따져 물은 적 없어, 엘레나. 날 밀어내지 마. 난 그러기 싫으니까!""난 그저 나 때문에 당신이 짐을 짊어지는 걸 원치 않을 뿐이에요," 엘레나가 눈물을 닦아내며 말했다. "당신은 아이를 가져야 해요.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여자와 잠자리를 가질 필요는 없잖아요…"네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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