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61 - Chapitre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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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장"위치는 항구 근처의 오래된 창고입니다, 네이선 님. 좌표 확인했습니다. 내부에는 적어도 세 명이 무장한 상태로 있습니다." 경호원 중 한 명이 차 안에서 무전으로 보고했다.엘레나는 운전석에 앉아 있는 네이선에게 즉시 고개를 돌렸다. "서둘러야 해요. 그자들이 무장을 했든 안 했든 상관없어요. 중요한 건 알바가 무사해야 한다는 거예요."네이선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진정해요. 늦지 않게 갈 겁니다."잠시 후, 그들의 차량 대열은 낡고 폐허처럼 보이는 오래된 창고에서 약 200미터 떨어진 곳에 멈춰 섰다. 하지만 황량한 느낌은 겉모습일 뿐이었다. 이미 엘레나의 경호원 수십 명이 사방에서 건물을 포위한 채 주변에 넓게 배치되어 있었다."전 팀 대기. 신호가 떨어지는 즉시 동시에 진입한다." 네이선이 무전으로 명령했다.창고 안에서는 납치범 세 명이 패닉에 빠져 있었다. 한 명은 손에 땀을 쥐며 좌불안석으로 서성거렸고, 다른 두 명은 낡은 소파 위에 의식을 잃고 누워 있는 알바 옆에 서 있었다."두목, 어떻게 된 거야? 사방이 다 둘러싸였어! 탈출할 수가 없다고!" 남성 중 한 명이 공포에 질린 목소리로 소리쳤다."이 꼬맹이라도 끌고 나가야 해. 필요하다면 인간 방패로 삼아서라도!" 두목이 알바의 작은 몸을 들어 올리려 하며 악을 썼다.하지만 그들이 더 손을 쓰기도 전에—콰당!창고 문이 부서지며 열렸다. 무장한 경호원 수십 명이 안으로 난입했다. 순식간에 현장은 야만적인 난투극장으로 변했다."한 놈도 놓치지 마라!" 경호원 중 한 명이 소리쳤다.납치범 중 한 명이 뒷문으로 도망치려 했으나 곧바로 덜미를 잡혔고, 턱에 매서운 주먹을 맞고 바닥에 고꾸라졌다.다른 한 놈은 경호원을 향해 쇠파이프를 휘둘렀지만, 명치에 강력한 발차기를 맞고 피를 토하며 구부러졌다."아이 상태부터 확인해!" 엘레나와 함께 막 문 앞에 도착한 네이선이 외쳤다.엘레나는 알바가 누워 있는 소파로 직행했다. "알바! 알바, 엄마 왔어, 아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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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장데미안은 사무실 안을 서성거리며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방금 친구 중 한 명에게서 메시지를 받은 참이었다.[야, 소식 들었냐? 네 전처 엘레나 아들 알바가 납치됐었다는데… 방금 찾았대. 지금 중앙병원에 입원해 있단다.]쿵.그 메시지는 마치 망치처럼 그의 가슴을 내리쳤다. "왜 엘레나는 나한테 한마디도 안 한 거지? 어찌 됐든 내가 알바 친아빠인데." 그는 짜증스럽게 중얼거렸다.데미안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재킷을 챙겨 들고 사무실을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하지만 현관문에 도달하기도 전에—"여보, 어디 가는 거예요?" 이사벨라의 차가운 목소리가 그의 발걸음을 막아섰다.데미안이 걸음을 멈췄다. "병원에. 내 아들 알바가 납치됐다가 찾았대. 지금 어떻게 된 건지 가서 봐야겠어."이사벨라가 눈을 가늘게 뜨며 똑바로 서서 물었다. "누구한테 들은 건데요?""적어도 엘레나한테 들은 건 아니야. 그렇다고 해도 난 가봐야겠어."이사벨라가 두 손을 불끈 쥐었다. "그 기집애 자식이… 왜 살아남은 거야." 그녀는 겨우 들릴 만큼 나지막이 중얼거렸다.데미안이 눈을 가늘게 떴다. "방금 무슨 소리야?"이사벨라는 즉시 가식적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제 말은… 그 애가 참 운이 좋아서 살아남았다는 뜻이에요. 당신도 참 천진하게 그 사람들이 당신을 받아줄 거라고 생각하네요.""내가 아비야." 데미안이 으르렁거렸다. "싫든 좋든 나한테도 권리가 있어."데미안은 대답을 더 기다리지 않았다. 그는 분노에 찬 성급한 발걸음으로 돌아서서 방을 나갔다.병원 안, 알바의 병실 분위기는 한결 평온해져 있었다. 깨어난 아이는 깨끗한 흰색 파자마를 입고 침대에 앉아 있었다. 그 곁에서 네이선이 인내심 있게 사과를 조각내어 알바의 입에 하나씩 넣어주고 있었다."맛있니?" 네이선이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알바는 우물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맛있어요… 네이선 삼촌."네이선이 나지막이 웃었다.병실 문이 열렸다. 데미안이 노크도 없이 들어섰고, 그의 눈은 곧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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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장오후 4시."죄송합니다, 데미안 님. 경황이 없으실 땐 줄 알지만… 비상 상황이라 보고드립니다." 수신기 너머로 비서의 긴장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데미안은 발코니에 서서 어두워져 가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비상 상황이라니 무슨 소리야?""주식 시장에서 공격을 받았습니다. 랭카스터 인더스트리의 주가가 폭락하고 있어요. 오늘 하루 만에 거의 천만 달러를 날렸습니다. 대형 투자자들이 갑작스럽게 자금을 빼내고 있습니다."데미안이 미간을 찌푸렸다. "천만 달러? 하루 만에?""네, 데미안 님. 이대로 가다간 원점으로 돌아가게 됩니다."데미안은 몇 초간 침묵하더니 나지막이 쏘아붙였다. "알았어. 지금 당장 회사로 가지."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데미안은 전화를 끊었다. 그는 급한 걸음으로 집 안으로 들어가 수트를 차려입고 곧장 차고로 향했다. 어두운 기억들이 꼬리를 물고 찾아왔다—15년 전, 랭카스터 인더스트리가 침몰 직전까지 갔던 그 시절의 기억이. 모든 이들이 외면하고 그 혼자 이 난장판을 수습해야 했던 그때 말이다.당시 어디선가 정체불명의 투자자가 나타났다. 단 한 번도 직접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는 투자자였다. 시스템에 기록된 이름은 오직 단 하나, QE였다.그는 그것이 가명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게 누구든 막대한 자금을 대주면서도 단 한 번도 모습을 나타내거나 요구를 해온 적이 없었다. 그 돈은 구원이었고, 랭카스터가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주었다.그리고 지금, 그는 다시 한번 벼랑 끝에 서 있었다.몇 시간 뒤, 랭카스터 인더스트리 본사의 메인 회의실. 데미안은 대형 스크린 앞에 서서 급경사를 그리며 떨어지는 붉은 그래프를 주시하고 있었다."주식을 빼낸 자가 누구인지 찾아내야 해. 이게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지게 둘 순 없다." 그가 경영진 팀에게 말했다.재무 이사 중 한 명이 고개를 끄덕였다. "최근 거래 흐름을 추적 중입니다. 하지만 페이퍼 컴퍼니의 차명 계좌를 거친 거라 추적이 쉽지 않습니다, 데미안 님."데미안은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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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장"그만해요, 데미안 씨." 엘레나가 단호하게 말을 끊었다.데미안은 입을 다물었다. 엘레나는 무표정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목소리는 낮았지만 명확했다."이제 와서 당신의 후회를 들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 오랜 침묵 끝에, 날 버리고 다른 여자에게 가버리고, 딸 셋은 아무 소용도 없다고 치부했던 당신의 말을?""엘레나, 내가 잘못했어… 정말 내가—""그래요, 당신이 잘못했죠. 하지만 당신이 저지른 실수는 돌이킬 수 없는 것이었어요, 데미안 씨. 당신은 우리 가족을 무너뜨려 놓고는, 현실을 직면하자 피해자인 척하고 있잖아요."데미안이 다가가려 했지만, 엘레나는 손을 들어 더 이상 다가오지 말라는 신호를 보냈다."이 방에서 나가요. 알바는 안정이 필요해요. 그리고 난 당신한테 아무것도 듣고 싶지 않아요.""엘레나, 난 모든 걸 바로잡고 싶어…""데미안 씨." 엘레나는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그를 똑바로 노려보았다. "나가요. 당장."데미안은 결국 단념했다. 그는 아직 잠들어 있는 알바를 내려다본 뒤, 어깨에 수 톤의 짐을 짊어진 사람처럼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데미안은 랭카스터 저택에 도착했다. 거실에서는 어머니 마거릿이 글을 읽고 있었고, 아버지 찰스는 벽난로 옆에서 따뜻한 차를 마시고 있었다.데미안이 엉망이 된 얼굴로 들어서자 마거릿이 즉시 자리에서 일어났다."데미안? 무슨 일이냐? 얼굴이 왜 그래, 무슨 큰일이라도 난 거니?" 마거릿이 걱정스럽게 물었다.찰스 역시 고개를 돌렸다. "무슨 일이냐? 무슨 문제인지 말을 해보렴."데미안은 소파에 몸을 던지듯 묻히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 회사가 다시 위기에 처했어요. 주가가 폭락하고 대형 투자자들이 자금을 빼내고 있어요."마거릿이 책을 덮었다. "세상에. 정말이니?""그리고 더 기가 막힌 건, 15년 전에 우리를 구원해 준 그 정체불명의 투자자가 누구였는지 방금 알았다는 거예요. QE 말이에요."찰스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건 가명이 아니었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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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장며칠의 시간이 흘렀다."드디어… 엘레나, 정말 축하해." 타마라가 글썽이는 눈으로 엘레나를 깊이 안아주었다.엘레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 쇼핑몰을 세우느라 1년 반 동안 피땀 흘린 노력이 이제야 결실을 맺네."'엠파이어 바이 엘레나(EMPIRE by Elena)' 쇼핑몰의 개장 소식은 전국은 물론 해외로까지 퍼져나갔다. 도심 한복판에 위용을 드러낸 이 화려한 패션 쇼핑몰은 단숨에 언론의 화두로 떠올랐다. 단순한 쇼핑몰을 넘어 라이프스타일과 예술, 패션이 집약된 세계적인 명소였다. 무엇보다 경이로운 점은 이 건축물과 내부 인테리어 디자인 전체를 엘레나가 직접 완성했다는 사실이었다."건축 디자인이 정말 미래지향적이면서도 우아해." 크리스털 유리 벽면과 메인 로비에 설치된 거대한 왕관 모양의 샹들리에를 올려다보며 타마라가 찬사를 보냈다.엘레나가 옅은 미소를 지었다. "한 여성의 부활을 상징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 나뿐만 아니라, 무시당하고 배신당했던 세상 모든 여성들을 위한 공간을."저녁이 가까워지자 하객들이 도착하기 시작했다. 패션계의 거두들, 연예인, 재계 인사, 정계 유력 인사들이 자리를 빛냈다. 주요 언론사들도 카메라를 세팅하고 취재 열기를 올렸다.네이선이 그의 어머니 소니아 부인과 함께 가장 먼저 도착했다. 엘레나는 그들을 따뜻하게 맞이했다."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엘레나가 진심을 담아 인사했다.소니아 부인이 엘레나의 손을 잡았다. "얘야, 내가 정말 다 자랑스럽구나. 넌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진정으로 지혜롭고 똑똑한 여자야. 아, 너무 대단해서 말문이 막히는구나. 축하한다, 얘야."네이선이 환하게 웃었다. "축하해요, 엘레나 씨. 오늘 밤 당신은 정말 눈부시게 아름답네요. 온종일 눈을 뗄 수가 없어서 계속 바라보고만 싶었습니다."엘레나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네이선 씨는 과장이 너무 심해요. 능청스럽게 플러팅도 잘하시고요."그날 밤 엘레나가 입은 드레스는 직접 디자인한 의상으로, 깊은 블랙 컬러의 자태에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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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장엘레나가 몇몇 이탈리아 투자가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검은 슈트에 실버 넥타이를 매어 입은 데미안이 거친 숨을 내쉬며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의 시선은 한때 자신이 외면했으나 이제는 빛나는 밤의 승리자로 서 있는 이 여자의 얼굴을 차마 떼어내지 못했다."엘레나..." 잔잔하게 흐르는 배경 음악을 뚫고 데미안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엘레나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그 꿰뚫어 보는 듯한 눈빛이 다시 자신을 향하자, 데미안은 마치 법정 한가운데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지금이 적절한 때가 아니라는 건 알아. 하지만 계속 기다리다간 영영 기회를 놓칠지도 몰라."하객들이 하나둘 눈길을 보내기 시작했다. 고조되기 시작한 긴장감을 눈치챈 엘레나의 동료 몇몇이 조용히 자리를 비켜주며 공간을 만들어냈다.데미안은 재킷 안주머니로 손을 넣었다. 그리고 엘레나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의 손에서 열린 검은 벨벳 상자 속에는 중앙에 섬세한 왕관 모양이 조각된 다이아몬드 반지 하나가 빛나고 있었다.하객들 사이에서 즉시 작은 탄성이 터져 나왔다. 기자들도 카메라 렌즈를 향하기 시작했다."엘레나," 데미안의 목소리가 떨렸다. "내가 당신에게 상처를 주고, 배신하고, 당신이 임신 중일 때 신고까지 했다는 거 알아. 내가 나쁜 아빠였고, 그보다 더 형편없는 남편이었다는 것도 알아.하지만 당신을 여전히 사랑한다는 내 마음만큼은 속일 수가 없어. 엘레나, 모든 걸 바로잡고 싶어. 정말 당신을 너무나 사랑해. 다시 당신의 남편이 될 수 없을까?"장내에 침묵이 흘렀다.근처에 서 있던 네이선이 주먹을 세게 쥐었다. 그의 턱관절이 굳어졌다. 당장에라도 앞으로 뛰어들고 싶은 기색이었으나, 소니아 부인이 그의 손을 꽉 잡고 고개를 저으며 아들의 분노를 가라앉히려 애썼다.엘레나는 데미안을 바라보았다. 아주 오랫동안.마침내 그녀가 입을 열었다. 차분하지만 날카로운 목소리였다. "데미안, 당신 지금 제정신이야? 나한테 청혼하면서, 아직 다른 사람의 남편이라는 걸 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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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장취임 파티가 끝난 시각은 깊은 밤이었다. 장식용 조명들이 하나둘 꺼졌고, 뒷정리를 하는 직원들의 소리만 간간이 들릴 뿐 건물 안은 정적에 휩싸였다.한편 집으로 돌아온 엘레나는 카모마일 차 한 잔을 들고 거실에 앉아 있었다. 행사에 입고 갔던 드레스는 여전히 몸에 착 감겨 있었지만, 신발은 이미 벗어 던진 뒤였다. 소파 위에 다리를 올리고 가끔 눈을 감으며, 슬그머니 밀려드는 피로를 털어내려 애썼다.아이들은 이미 각자의 방으로 올라간 후였다. 막내인 알바는 위층으로 올라가기 전 엘레나의 뺨에 키스까지 해주었다. "엄마, 오늘 밤 진짜 예뻐요." 어린아이다운 순수한 얼굴로 크게 하품을 하며 한 말이었다. 엘레나는 아들의 머리를 쓸어 넘겨주며 그저 미소를 지었다.뜨거운 차를 다시 한 모금 머금으려던 바로 그 순간, 하인 한 명이 급히 다가왔다."방해해서 죄송합니다, 엘레나 님..."엘레나가 눈을 떴다. "무슨 일이에요?""밖에 손님이 찾아왔습니다."엘레나의 손에 들린 찻잔이 미끄러질 뻔했다. "누군데요?""데미안 님입니다."엘레나의 숨이 순간 턱 막혔다. 그녀는 나지막이 한숨을 쉬고는 찻잔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더는 아무 말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문으로 걸어갔다.문을 열자마자 그곳에 데미안이 서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여전히 후회 가득한 기색이 역력했다. 머리는 약간 어지러럽혀져 있었고 넥타이는 풀어 헤쳐진 상태였다. 오늘 밤의 그는 성공한 CEO라기보다는 길을 잃은 방황자에 가까워 보였다."엘레나..." 그의 목소리가 거칠게 갈라졌다.예고도 없이 데미안이 한 걸음 내딛더니 엘레나를 강하게 껴안았다."당신이 날 용서할 때까지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거야."데미안은 엘레나를 한층 더 세게 안았다. 하지만 그 포옹은 오래가지 못했다.찰싹!엘레나의 매서운 손찌검이 그의 뺨에 날아들어 꽂혔다.데미안은 그저 눈을 감았을 뿐, 맞서 싸우지도, 화를 내지도 않았다. "당신한테 맞을 짓 했어," 그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엘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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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장시계가 00:42를 가리키고 있었다. 엘레나는 이브닝드레스를 벗고 샴페인 색상의 실크 파자마로 막 갈아입은 참이었다. 머리를 풀어 내린 그녀의 얼굴은 밀려드는 피곤함에도 여전히 맑고 깨끗했다. 거실 조명을 끈 그녀는 창밖 작은 정원에서 들려오는 졸졸거리는 물소리를 배경 삼아 침실로 들어섰다.부드러운 침대에 막 누우려던 순간, 협탁 위에 놓인 휴대폰이 나지막이 진동했다.[홀릭 발신...]엘레나가 눈살을 찌푸렸다. 이 시각에?그녀는 즉시 전화를 받았다. "홀릭? 무슨 일이에요? 이 한밤중에 전화를 다 하고."수화기 넘어 남자의 목소리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 늦은 시간에 방해해 드려 죄송합니다, 퀸 대표님. 하지만... 급건입니다. 밀라노 지사에 큰 문제가 생겼습니다."엘레나가 상체를 바짝 일으켜 앉았다. "무슨 문제죠? 설명해 봐요.""이번 주에 대형 고객사 세 곳이 갑자기 협력을 중단했습니다. 그중 한 곳이 벨루치 그룹입니다. 그쪽에서는 우리 경영 구조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프로젝트 매니저 중 한 명의 횡령 소문도 돌고 있습니다."엘레나는 잠시 침묵했다. "조사는 해봤나요?""파악 중입니다만 내부 보고서가 다소 혼란스럽습니다. 대표님께서 직접 확인해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모든 자료는 준비해 두었습니다."엘레나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당장 내 이메일로 보내요. 전부 다. 최근 3개월간의 재무제표, 계약 해지 목록, 그리고 내부 감사 보고서 복사본까지 포함해서요.""네, 퀸 대표님. 지금 바로 보내겠습니다."전화가 끊겼다. 엘레나는 관자놀이를 가볍게 지압한 뒤 침대 옆 테이블에 놓인 노트북을 열었다. 몇 분 지나지 않아 홀릭에게서 이메일이 도착했다. 마치 나쁜 소식이 조급하게 몰려들듯 첨부 파일들이 인박스를 가득 채웠다.그녀는 서류를 하나씩 열어보았다. 눈동자가 숫자와 그래프, 그리고 표를 세심하게 훑어 내려갔다."이건 말도 안 되는데..." 그녀가 중얼거렸다. "가우디아 아베뉴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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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장오전 10시, 엘레나는 이미 노트북 앞에 앉아 있었다. 머리는 깔끔하게 올려 묶고, 얼굴에는 옅은 화장을 더했다. 비록 온라인 회의일 뿐이었지만, 그녀의 모습에서는 대기업 소유주다운 위엄이 뿜어져 나왔다. 그녀 앞에서는 진한 블랙커피에서 은은하게 김이 피어오르고 있었다.노트북 화면에는 퀸 그룹 이탈리아 지사 경영진의 진지한 얼굴들이 떠올랐다. 네이비색 수트를 입은 홀릭이 가운데에 앉아 있었고, 그 옆으로는 여러 부서장들이 노트를 준비한 채 대기하고 있었다."좋은 아침입니다, 여러분." 엘레나가 차분하지만 힘 있는 목소리로 인사를 건넸다."좋은 아침입니다, 엘레나 회장님." 모두가 한목소리로 답했다."엘레나 회장님," 홀릭이 먼저 입을 열었다. "바쁘신 와중에 이른 아침부터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시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엘레나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지난밤 보내준 서류들은 전부 검토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전혀 만족스럽지 않군요. 눈에 뻔히 보이는 이상 징후들이 수두룩한데, 당신들은 그걸 그대로 방치한 것처럼 보입니다."회의실 안에 있던 모두가 고개를 숙였다. 분위기가 순식간에 팽팽하게 경직되었다."변명 따위는 듣고 싶지 않으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홀릭, 가우디아 아베뉴 프로젝트 책임자가 누구였는지 아직 기억합니까?""아, 네. 로렌조 씨입니다, 엘레나 회장님.""음... 그럼 설명해 보세요. 두 달 만에 지출이 거의 두 배로 늘어났는데, 프로젝트의 실질적인 진행률은 겨우 5퍼센트에 불과하다니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죠?"홀릭이 안절부절못하며 답했다. "저희가... 재감사를 진행 중입니다, 회장님. 하지만—""하지만은 없습니다. 감사는 제가 직접 개입하기 전에 끝났어야 했습니다." 엘레나가 날카롭게 말을 끊었다."용서하십시오, 엘레나 회장님...""죄송하다는 말로 끝날 일이 아닙니다. 로렌조는 조사가 완료될 때까지 오늘부로 정직 처분하세요. 그의 급여 지급과 회사 시스템 접근 권한도 일시 정지시
last updateDernière mise à jour : 202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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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장엘레나가 이탈리아 지사 일을 마무리한 지도 일주일이 지난 어느 날 아침이었다.발코니로 햇살이 미처 다 비들기도 전에 엘레나의 휴대전화 알림음이 울렸다. 가벼운 운동을 마치고 휴게실에 앉아 디톡스 주스를 한 모금 삼키던 참이었다.휴대전화 화면은 인스타그램, 트위터, 이메일 알림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왓츠앱 단체 대화방 역시 평소와 달리 어수선하게 요동치고 있었다.곧이어 타마라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엘, 오늘 아침 뉴스 봤어?" 타마라의 목소리에는 패닉이 서려 있었다."아니, 아직. 왜 그래?" 엘레나는 여전히 여유로운 태도로 주스를 한 모금 더 머금었다."지금 당장 트위터 확인해 봐!"엘레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트위터 앱을 열었다. 그리고 불과 몇 초 만에 그녀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실시간 트렌드 1위에 '#엘레나_퀸_스캔들'이라는 해시태그가 올라와 있었다. 여러 연예 루머 계정들이 음란한 동영상 캡처본과 함께 글을 퍼나르고 있었다. [엘레나 퀸, 중년 남성과 스폰서 관계? 투자금은 이렇게 유치했나?]라는 문구와 함께."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야?!" 엘레나는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마터면 손에 쥐고 있던 유리잔을 놓칠 뻔했다."그 영상, 틱톡에도 엄청 퍼졌어, 엘. 네 계정에 악플이 쏟아지고 난리도 아니야. 사람들이 손가락을 아주 악의적으로 놀리고 있어. 투자자들한테 스폰을 받고 자금을 댔다느니 하면서 말이야." 엘레나의 기분을 나쁘게 만들까 두려웠는지 타마라의 목소리가 점점 낮아졌다.엘레나는 몇 초간 말을 잇지 못했다. 가슴이 답답하게 조여왔다. 하지만 그녀는 이내 숨을 가다듬었다. "나 아니야. 절대로 내가 아니라고.""나도 알아, 엘. 네가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여기까지 어떻게 올라왔는지 옆에서 다 본 사람이 나잖아. 하지만 네티즌들은 저 자극적인 영상에 완전히 낚였어. 심지어 영상 속 여자 체형이랑 네 몸매를 비교하는 루머 계정들까지 생겨났다니까."엘레나가 이를 악물었다. "빌어먹을! 얼굴도 제대로 안 보이는 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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