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헌은 오세진이 가져온 자료에서 좀처럼 눈을 떼지 못했다.한서윤의 이름으로 발표된 논문과 연구 프로젝트, 학술대회 참석 기록이 시간순으로 정리돼 있었다.그중 한 장의 사진에서 손가락이 멈췄다.해외 학술대회에서 찍힌 사진이었다. 지금보다 어린 서윤이 여러 연구자들 사이에서 목에 출입증을 걸고 자료를 든 채 환하게 웃고 있었다.재헌은 자신도 모르게 화면을 확대했다.결혼사진에서도, 집에서도 자주 보지 못했던 표정이었다. 누군가와 연구 이야기를 나누던 순간이었는지 서윤은 옆 사람을 바라보며 밝게 웃고 있었다.재헌의 시선이 사진 위에 오래 머물렀다.“이때가 언제야?”“결혼 전입니다. 당시 해외 공동연구 제안도 몇 차례 받았던 것으로 보입니다.”재헌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해외에서도?”“네. 장기 프로젝트 제안도 있었고요.”재헌은 다시 화면으로 시선을 내렸다.자신이 알던 서윤은 결혼 후 자신의 집에 들어온 여자였다. 연구센터에 출근하고, 늦으면 연락을 해오고, 밤이면 같은 집으로 돌아오는 아내였다.그 이전의 한서윤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깊이 생각해 본 적조차 없었다.화면을 넘기자 이번에는 연구실에서 찍은 사진이 나타났다.흰 가운을 입은 서윤이 장비 앞에서 무언가를 설명하고 있었고, 주변 연구원들의 시선은 모두 그녀를 향해 있었다.재헌의 손끝이 화면 위에서 멎었다.몇 시간 전 읽었던 기사 속 모습과 묘하게 겹쳤다.사람들이 한서윤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었다.예전부터 그랬던 것이다.자신만 몰랐다.***그 시각, 서윤이 연구센터에 도착하자 평소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기도 전에 안쪽에서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뒤섞여 들려왔다.서윤이 사무실로 들어서자 출력한 서류를 한가득 들고 있던 직원이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박사님, 오셨어요? 메일이 계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아직 확인하지 못한 것도 많아요.”서윤은 가방을 내려놓으며 주변을 둘러봤다.평소라면 연구자료와 실험 일정이 떠 있어야 할 대형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10-05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