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선의 방문에 다다르자, 우성의 부축을 받은 연서가 헛기침을 하며 기척을 냈다. 그녀는 목을 가다듬고 방 안의 금선에게 물었다.“어머니, 들어가도 될까요?”“...들어오거라.”금선의 대답을 들은 두 사람은 조심스레 그녀의 방문을 열었다. 방 안에 이미 앉아 있던 어진이 인사를 건넸다.“어서 오세요.”우성은 연서가 무릎을 꿇고 앉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는 그녀가 앉자 꾸벅 인사를 하고는 방을 나가려고 몸을 돌렸다. 금선이 그런 그에게 말했다.“...나리도 함께 들으시지요.”그녀의 말에 우성이 우뚝 멈춰 섰다. 그가 의외라는 듯 당황한 표정으로 되물었다.“저, 저도요?”“네. 나리도 이제 저희 식구가 아닙니까? 집안일을 의논하는데 당연히 있으셔야지요.”금선이 당연하다는 듯 대답했다. 우성은 조금 감동을 받았는지 망설이다가 연서의 옆으로 가서 앉았다. 연서가 우성이 앉을 수 있도록 치맛자락을 제 쪽으로 끌어당기며 정돈했다. 네 사람이 모두 모이자, 금선이 말하기 시작했다.“어진이가 모두에게 할 말이 있다 하여 이리 모였습니다. 말해 보거라.”“네.”어진이 짧게 대답하고는 모두를 둘러보았다. 이미 어느 정도 어진의 마음을 알고 있던 연서와 우성은 살짝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어진은 그렇게 숨을 고르고는 말하기 시작했다.“어제 저의 출생에 대해 처음 알려 주셔서 많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무엇도 달라진 것이 없다고 느낍니다.”모두가 숨죽인 채로 그녀의 말을 들었다.“저는 여전히 어머니의 딸이며, 언니의 동생입니다. 제가 가진 기억은 모두 어머니와 언니와 함께한 것들입니다. 그러니 부디 제 출신은 잊고 저를 계속 가족으로 받아 주셨으면 합니다.”어진의 말에 연서는 어제 그녀에게 했던 말들이 생각났다. 갑작스러운 존칭과 존대에 당혹스러웠을 어진에게 미안했지만, 양반임을 밝혀 주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애꿎은 치맛자락만 자꾸 손에 감겼다. 금선이 무언가 말하려고 했지만, 어진의 말이 계속 이어졌다.“그리
Last Updated : 2026-10-12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