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신시안은 은소예의 본가 앞에서 한참 차에서 내리지 못했다. “안 들어갈 거야?” 소예가 물었다. “들어가야지.” “근데 왜 가만히 있어.” “긴장돼서.” 소예는 처음 보는 모습에 웃음이 났다. “대표님도 긴장하네.” “회사보다 여기가 더 무서워.” 결국 둘은 함께 현관문을 열었다. 소예의 어머니는 시안을 보자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랜만입니다.” 시안이 먼저 고개를 숙였다. “어머니.” “이제 어머니라고 부르는 게 맞나 모르겠네.” 분위기가 순간 무거워졌다. 시안은 피하지 않았다. “불편하시면 다른 호칭 쓰겠습니다.” 소예의 어머니가 한숨을 쉬었다. “앉아요.” 식탁에 마주 앉은 뒤 질문은 단도직입적이었다. “왜 다시 만나요?” 시안은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아직 좋아해서요.” 소예가 시안을 바라봤다. “그때는 안 좋아했어요?” “좋아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리 애를 그렇게 외롭게 했어요?” 시안의 표정이 굳었다. “제가 제 방식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변명하지 않았다. “소예가 말하지 않아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고, 제가 일만 해결하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이번엔 안 그럴 자신 있어요?” “없습니다.” 소예도 놀라 그를 바라봤다. 시안이 이어 말했다. “다시는 실수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말은 못 하겠습니다.” 그리고 소예의 손을 잡았다. “대신 실수하면 말하고, 듣고, 고치겠습니다.” 소예의 어머니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결혼 얘기는 하지 마요.” “네.” “아직은.” 시안이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집을 나온 뒤 소예가 물었다. “왜 자신 없다고 했어?” “거짓말하고 싶지 않아서.” 소예는 그의 팔짱을 꼈다. “잘했어.” 시안이 웃었다. “합격한 거야?” “아니.” “그럼?” “재시험 기회 받은 정도.” 시안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이번에는 도망치지 않았다.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8-27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