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 신청.]은소예는 그 네 글자를 한참 바라봤다.신시안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말한 적이 있었던가.결혼 전에도 그랬다.좋아한다는 말보다 먼저 차 문을 열어줬고, 보고 싶다는 말 대신 집 앞에서 기다렸다.그런 사람이 이제 와서 데이트라고 했다.소예는 한참 고민하다 답장을 보냈다.[어디서?]읽음 표시는 바로 떴다.[네가 정해.]소예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예전의 시안이라면 장소부터 시간까지 이미 정해놨을 텐데.[내가?][응.][왜?]잠시 뒤 답장이 왔다.[이번엔 네가 원하는 데 가고 싶어서.]소예는 휴대폰을 내려놓았다.또 이런 식이었다.달라졌다는 걸 자꾸 보여준다.억지로 설명하지 않고, 행동으로.다음 날 저녁.소예가 고른 장소는 회사에서 조금 떨어진 작은 와인바였다.너무 특별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업무 식사처럼 느껴지지도 않는 곳.먼저 도착한 시안이 소예를 보며 일어났다.“왔어?”“응.”“여기 자주 와?”“두어 번.”시안의 표정이 미묘하게 굳었다.“누구랑?”소예는 피식 웃었다.“벌써 질투해?”“질문만 했는데.”“표정은 아닌데.”시안은 굳이 부정하지 않았다.소예가 자리에 앉자 그가 물었다.“뭐 마실래?”“한 잔만.”“내일 출근해야 하니까?”“응.”주문을 마치자 두 사람 사이에 잠깐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회사도 아니고.업무도 아니고.출장도 아니었다.정말 둘이 만나기 위해 나온 자리였다.소예가 먼저 입을 열었다.“이상하다.”“뭐가?”“당신이랑 이렇게 다시 앉아 있는 거.”“나도.”“당신도 이상해?”“응.”시안이 잔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전에는 너무 당연했으니까.”소예의 눈빛이 잠깐 흔들렸다.맞는 말이었다.결혼했을 때는 함께 밥을 먹는 것도, 같은 집으로 돌아가는 것도 당연했다.당연해서 소중한 줄 몰랐다.“그래서 이번에는.”시안이 말을 이었다.“당연하게 생각 안 하려고.”소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때 옆 테이블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소예가 무심코
Last Updated : 2026-08-2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