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청아의 숨결은 잔잔했다. 나는 먼저 눈을 떴다. 옆으로 몸을 돌리자 아직 잠든 그녀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어젯밤 흘렸던 눈물과 떨림이 모두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그녀는 믿기 어려울 만큼 평온한 표정으로 잠들어 있었다. 닫힌 눈꺼풀 아래 긴 속눈썹이 미세하게 떨리고,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볼을 살짝 덮고 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 머리칼을 귀 뒤로 넘겨주었다. 손끝이 스치는 순간에도 그녀는 깨지 않았다. 조용히 침대에서 일어나 샤워실로 향했다. 차가운 물줄기가 어깨를 타고 흘러내렸다. 몸은 씻겨 나가는데, 어젯밤의 감정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청아가 울며 내 품에 안겼던 순간도, 떨리던 목소리도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았다. 한참 동안 물을 맞고 나서야 겨우 수도를 잠갔다. 욕실 문을 열고 나오자 청아가 눈을 뜬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시선이 마주치자 그녀의 입가에 조용한 미소가 번졌다. 어젯밤을 기억하는 사람만이 지을 수 있는 미소였다. 부끄러움도, 후회도 아니었다. 그저... 따뜻했다. "잘 잤어?" "응." 짧게 대답한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수건을 챙겼다. 내 옆을 스쳐 지나가며 살짝 어깨를 부딪쳤는데, 그 작은 접촉마저도 괜히 간질거렸다. 잠시 후. 젖은 머리칼 끝에서 물방울이 한 방울씩 떨어졌다. 청아는 수건으로 머리를 대충 털다가 나를 바라보며 배시시 웃었다. "배고프다." 잠에서 막 깬 사람 특유의 나른한 목소리였다. 괜히 웃음이 새어 나왔다. "가자. 밥 먹으러." 청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 호텔 식당에는 갓 구운 빵 냄새와 진한 커피 향이 가득했다. 우리는 햇살이 가장 잘 드는 창가 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아침 햇빛이 유리창을 타고 들어와 테이블 위를 따뜻하게 비추고 있었다. "과일이랑 요거트 좀 가져다줄래?" "알았어." 뷔페를 한 바퀴 돌고 돌아오니 청아는 이미 커피 두 잔을 받아놓고 있었다. 내가 다가오자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내 앞으로 컵 하나를 밀어
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04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