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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os los capítulos de 태양을 닮은 달: Capítulo 101 - Capítulo 110

134 Capítulos

101화

서윤은 전화를 걸었다.짧은 신호음이 흐른 뒤 침착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흘러나왔다."사모님, 성공했습니다."잠시의 정적 끝에 사모님이 단호하게 응답했다."내일 가게로 가겠습니다."---다음 날 저녁이었다.고요히 닫혀 있던 가게 문이 열리며 사모님이 들어서자 공간의 공기가 순간 얼어붙었다. 그녀는 주변을 한 번 훑어보고 카운터로 시선을 고정했다."물건은요?"서윤은 미소를 숨긴 채 카운터 아래에서 조심스럽게 목걸이를 꺼내 내밀었다."여기 있습니다."사모님은 목걸이를 받아 들고 날카로운 손길로 분해했다. 안쪽에서 작은 SD 카드가 드러나자 태블릿에 삽입해 곧장 영상을 재생했다.방 안에 화면 빛만 번졌다.사모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미소조차 짓지 않은 채 화면을 응시하다가 차갑게 가늘어진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화면을 닫았다."수고했어요."그녀는 준비해온 가방을 내밀었고, 서윤이 뚜껑을 열자 가지런히 쌓인 지폐들이 은빛 조명에 반사되어 번뜩였다. 사모님이 말했다."이 일은 절대 외부로 새어 나가선 안 됩니다.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그녀의 시선이 서윤을 날카롭게 베었다."당신 목숨까지 걸어야 할 거예요."차갑게 울린 그 말에 서윤은 본능적으로 침을 삼키며 고개를 숙였다."명심하겠습니다."떨리는 손끝을 애써 감추며 지폐를 세었다.사모님이 떠나자 서윤은 가방을 품에 안으며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사실 그녀에게 건넨 영상은 단순한 복사본에 불과했다. 진짜 원본은 여전히 서윤의 손 안에 있었고, 그것이 앞으로 펼쳐질 모든 계획의 핵심 열쇠였다.창밖으로 번져나가는 도시의 불빛이 유리창에 일렁이며 비칠 때, 그녀의 입가에 야심을 감추지 못한 미소가 스며나왔다.서윤은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화면에 뜬 이름은 한신일보 최 기자였다.신호음이 세 번 울리자 익숙한 중저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한 마담, 이 시간에 웬일이야? 직접 전화를 다 하고.""요즘 많이 바쁘신가봐요? 가게도 통 안 오시고."그녀는 의도적으로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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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화

"우리 가게 아가씨들이 그분과 가깝게 지낸 적이 있었죠. 그런데 그중 한 아이가 만남을 몰래 찍어뒀더군요. 저도 최근에서야 알게 됐습니다.""녹화?"최 기자는 손가락으로 잔을 두드리며 말했다."그게 그냥 잡담 수준이면 기사거리도 안 돼.""그 정도가 아닙니다."서윤은 노트북을 꺼내 테이블에 올렸다. 전원이 켜지며 화면이 빛을 내자 방 안의 공기가 단번에 가라앉았다."직접 보시죠."화면 속에는 태양그룹 회장이 두 여성과 나란히 앉아 술잔을 기울이며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흔들리는 렌즈 너머로도 위험한 냄새가 짙게 풍겼다.그는 오래도록 화면을 응시하다가 의자에 깊숙이 몸을 기대며 눈빛을 서늘하게 가라앉혔다."정말 큰 건이데?"목소리에 흥분과 경계가 동시에 묻어났다."그런데 왜 나한테 보여주는 거지?"그녀는 잔을 들어 올리며 유연하게 미소 지었다."기자님이 기사로 슬쩍 흘려주세요. 그럼 태양그룹 쪽이 발칵 뒤집힐 거고, 이 영상을 사들이려 들겠죠. 기자님 몫은 제가 확실히 챙겨드릴게요."그는 잠시 그녀를 똑바로 응시하다가 낮게 웃으며 말했다."대담하군. 태양그룹 회장을 상대로 협박이라니. 보통 배짱이 아니야."최 기자는 잔을 다시 들어 한 모금 넘기더니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서윤은 미소를 유지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1억 드릴께요."그는 잔을 높이 들며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코트를 걸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기사 준비되면 연락줄께."서윤은 직접 문까지 나서서 그를 배웅했다."오늘 와주셔서 감사해요."최 기자가 떠난 뒤 서윤은 긴 한숨을 내쉬었다. 표정은 잠시 풀렸지만 눈빛은 여전히 깊고 차가웠다.모든 것은 계획대로 굴러가고 있었다.---그로부터 며칠 후 아침이었다.주요 포털사이트 첫 화면에 굵고 붉은 글씨가 사람들의 시선을 강탈하고 있었다.'태양그룹 회장 사생활.'그 짧은 문구 하나가 불을 붙였다. 조회 수는 초 단위로 폭등했고, 기사마다 새로 달린 댓글 알림은 눈 깜짝할 사이에 세 자릿수를 넘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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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화

늦은 밤이었다.최 기자는 기사로 난장판이 된 온라인 세상을 떠올리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이 정도 반응이면 내 이름도 알려지겠지?"그는 어깨에 걸친 낡은 가죽 가방을 고쳐 메고 편의점에서 산 캔 커피를 따며 퇴근길을 나섰다. 회색 코트 자락을 펄럭이며 인적 드문 골목길로 들어선 순간, 뒤에서 낮게 깔린 엔진음이 들려왔다. 검은색 밴 한 대가 그의 발걸음을 바짝 쫓아오고 있었다."뭐야···?"뒤를 힐끔 돌아본 최 기자는 순간 몸을 움찔했다. 차의 유리창 너머로 싸늘하게 빛나는 시선이 자신을 꿰뚫고 있었다.그가 걸음을 재촉하려는 찰나였다.'끼익.'밴이 급정거하더니 검은 양복을 입은 사내 둘이 번개처럼 차에서 뛰쳐나왔다."뭐, 뭐야! 당신들 누구야!"최 기자가 캔 커피를 바닥에 내던지며 뒤로 물러났지만, 거친 손아귀가 그의 팔을 낚아채며 비명조차 뱉기 전에 입에 축축한 헝겊이 덮였다."윽!"코끝을 스치는 화학약품 냄새에 눈이 흐려지고 몸의 힘이 빠져나갔다. 저항하려는 몸부림은 금세 무력해졌다.사내들은 신속하게 그의 몸을 붙잡아 밴 안으로 밀어 넣었고, 차 문이 쾅 소리를 내며 닫히자 골목길은 다시 고요해졌다. 방금 전까지 기자가 서 있던 자리에는 쏟아진 캔 커피와 흩어진 신문 조각들만이 남아 있었다.밴의 창문 너머로 스쳐 지나가는 서울의 불빛들이 빠르게 뒤로 멀어지는 동안, 의식을 잃기 직전 최 기자의 귓가에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스며들었다."욕심 많은 기자는 오래 못 버텨."그 한마디와 함께 그의 세상은 암흑으로 가라앉았다.---저녁 어스름이 내려앉을 무렵, 서윤은 가게 문을 열며 하루의 장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예감대로 전화벨이 울렸다."지금 회장님께서 찾으십니다. 밖에서 대기 중입니다."그녀는 놀라지 않았다. 마치 이미 모든 걸 예상한 사람처럼 짧게 대답했다."알겠습니다."직원들에게 담담히 일렀다."볼 일 있어 잠깐 나갔다 올게. 가게 잘 부탁해.""어디 가세요, 사장님?"직원 하나가 묻자 그녀는 미소 지으며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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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화

잠시 후 별채의 문이 열리자 서늘한 밤공기가 피부를 파고들었다.가는 빗줄기가 고요한 정원 위로, 검은 광택을 머금은 차량 위로 잔잔한 파문처럼 번져가고 있었다.비서실장이 조심스럽게 우산을 펼치며 말했다."우산 여기 있습니다."그녀는 잔잔한 미소를 머금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감사합니다, 실장님."우산을 받아 든 서윤은 천천히 차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땅에 부딪혀 터지는 빗방울 소리가 고요한 정원을 채우고 있었다. 10억. 그 돈이 손 안에 들어오는 순간을 떠올리며 긴장이 조금씩 풀려나가는 것이 느껴졌다.그 순간이었다.'퍽.'뼈를 울리는 둔탁한 충격음이 공기를 찢었다. 눈앞이 번쩍 뒤틀리며 시야가 하얗게 흔들렸다. 얼굴 위로 흘러내리는 것이 빗물인지 피인지 알 수 없었다.차가운 눈빛을 가진 그가 벽돌을 툭 떨어뜨리며 말했다."욕심이 과했어, 한 마담."그녀는 빗물에 젖어드는 바닥 위로 쓰러지며 흐려져 가는 의식을 끝끝내 붙잡으려 했다.---그녀가 무거운 눈꺼풀을 힘겹게 들어 올렸다.흐릿한 조명 아래 차가운 쇠사슬이 온몸을 옥죄고 있었다. 손목과 발목이 단단히 묶인 채 의자에 고정된 자신을 깨닫는 순간 숨이 턱 막혀왔다.고개를 돌리자 바로 옆에 최 기자가 같은 신세로 묶여 있었다. 미동조차 없었다. 이미 의식을 잃은 건지, 아니면 더 이상 숨 쉬지 않는 건지 알 수 없었다.머리에서 흘러내린 피가 뺨을 타고 식어 내려갔고, 서윤의 시선은 천천히 앞으로 향했다. 그곳엔 비서실장이 서 있었다."실장님··· 왜 이러시는 거예요?"떨리는 목소리였다. 하지만 그 속엔 아직 마지막 희망을 붙잡으려는 기척이 남아 있었다.그는 입꼬리를 비틀며 냉소적인 미소를 지어 보였다."왜냐고? 술집 마담이 주제도 모르고 회장님 앞에서 설쳐대더니 이제는 제법 대단한 줄 아나 보지. 하찮은 네 주제에 감히."그의 말은 비수처럼 날카로웠다. 자존심을 꿰뚫으며 존재 자체를 짓밟으려는 악의가 배어 있었다. 서윤은 울컥 눈물이 차오르며 고개를 숙이고 애원했다.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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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화

그녀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회장님께서··· 뭐라고 하셨나요?"비서실장은 눈가에 냉소를 띠며 짧게 잘라 말했다."좋은 곳으로 보내드리라고 하셨네."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실내 공기가 한순간에 얼어붙었다. 신호를 기다렸다는 듯 직원들이 기계처럼 동시에 움직였다.서윤은 본능적으로 몸을 흔들었다. 그러나 거친 손길이 순식간에 그녀의 팔을 낚아채며 꼼짝 못하게 했다."놔··· 놔줘!"서윤의 외침은 공허하게 메아리쳤다. 최 기자는 이미 생기를 잃은 듯 축 늘어진 채였다. 살아 있는 건 서윤뿐이었고, 그래서 더욱 처절했다."제발···!"발버둥쳤지만 그 절규는 곧 둔탁한 충격음에 삼켜졌다. 고꾸라진 몸은 힘없이 끌려가 철제 드럼통 앞에 내던져졌다.뚜껑이 열리자 검고 냉혹한 어둠이 기다렸다는 듯 입을 벌렸다. 그녀의 몸은 무심하게 안으로 밀려 들어갔고, 이어 차갑고 끈적한 시멘트가 쏟아졌다. 회색 물결이 차오를 때마다 그녀의 온기와 흔적은 잔인하게 묻혀갔다.뚜껑이 닫히는 순간 금속이 부딪히는 묵직한 울림이 공간을 갈랐다.마지막 절차는 간단했다. 준비된 트럭에 드럼통을 실어 바다로 보내는 것이었다. 어둑한 수평선 아래, 트럭에서 굴러 떨어진 드럼통이 격렬한 물결 속으로 삼켜졌다. 쇳덩이가 바다 밑으로 추락하는 소리가 길게 번졌다.그 순간까지도 누구 하나 숨을 내뱉지 않았다. 침묵은 공모였다.그렇게 그들의 존재는 세상에서 완벽히 지워졌다. 이름도, 숨결도, 기억조차도. 차갑고 고요한 바다만이 그녀의 무덤이 되어 모든 흔적을 삼켜버렸다.---시계는 오후 세 시를 가리키고 있었다.책상 위에 쌓인 서류 더미와 노트북 화면 가득한 데이터가 눈을 짓누르는 듯했다. 나는 잠시 숨을 고르며 식어버린 커피를 한 모금 들이켰다.그때 전화기가 짧은 진동과 함께 울렸다. 화면에 비서실장이라는 발신자가 떠올랐다."네, 김혁수입니다.""회장님께서 찾으십니다.""바로 가겠습니다."짧게 답한 뒤 전화를 끊으며 손에 남은 서류들을 정리했다. 불길한 예감이 고개를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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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화

그는 한 발 더 다가오며 말했다."사실 나는 그 영상이 자네를 협박할 무기로 생각해왔네.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때지."나는 몸을 곧게 세우며 물었다."제가 무엇을 하면 되겠습니까?"회장님은 천천히 의자에 앉으며 입꼬리를 올렸다."집사람이 가지고 있는 그 동영상 파일을 찾아오게. 그러면 이 일은 없던 일이 될 걸세.""저더러··· 직접 찾아오라는 겁니까?""그렇지. 자네라면 가능할 거야. 집사람이 자네를 사랑하잖아."그 순간 숨이 턱 막히는 듯했다. 억지로 차분한 표정을 유지하며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회장님."그는 만족스럽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의 다음 말이 귓가를 찢듯 파고들며 온몸을 다시 긴장시키고 말았다."그리고 한 가지 더."숨이 목구멍에서 걸려 막혔다. 나는 무겁게 삼켜내며 그의 눈빛을 똑바로 마주했다."말씀하십시오."그는 잔잔하게, 그러나 사람의 영혼을 짓누르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나도 그런 무기 하나쯤은 갖고 싶군. 자네가 집사람과 관계하는 장면을 영상으로 남겨주게. 물론 보답은 충분히 하겠네."순간 공기가 얼음처럼 굳었다. 시계 초침 소리조차 멎은 듯 방 안은 숨조차 내쉴 수 없을 만큼 무겁게 내려앉았다. 그는 이제 더 이상 권력자가 아닌 괴물이 되어 내 앞에 앉아 있었다.나는 할 말을 잃은 채 입술만 달싹였다.그는 내 표정을 읽었는지 천천히 몸을 앞으로 숙이며, 눈빛을 짐승이 먹잇감을 내려다보듯 차갑고 집요하게 고정했다."자넨 내 제안을 이해했을 거라 생각하네. 선택은 자네에게 달려 있어."심장이 갈라질 듯 요동쳤다. 거절해야 했다. 하지만 내 입에서는 전혀 다른 말이 흘러나왔다."···알겠습니다. 회장님 뜻 따르겠습니다."그는 그제야 만족스러운 듯 음울한 미소를 지으며 몸을 의자에 기댔다."좋아. 기대하겠네, 김 실장."나는 무거운 다리를 억지로 움직여 천천히 일어나 인사를 하고 방을 나서 복도를 걸었다. 발걸음은 한없이 흔들렸고, 그의 마지막 말이 쇳덩이처럼 머릿속에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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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화

계획은 단순했다.프라하 출장을 명분으로 사모님을 같은 도시로 부르는 것이었다. 직접 오라고 하면 경계할 것이었다. 하지만 우연처럼 보이게 만들면 다를 것이다. 그녀가 스스로 선택했다고 느끼게 만들면 됐다.현관을 나서며 나는 사모님을 향해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저 다음 주 금요일에 프라하로 출장이 있습니다. 만약 그때 사모님께서 그곳에 계신다면 저에게 꼭 연락 주십시오."그녀는 잠시 눈을 가늘게 뜨며 내 얼굴을 살피듯 바라봤다. 무슨 의미인지 읽으려는 눈빛이었다. 나는 표정을 흔들리지 않게 유지했다. 이 순간 눈빛 하나가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었다.잠시 후 그녀가 천천히 입꼬리를 올렸다."알겠어, 김 실장. 무슨 의미인지."며칠이 지났다. 스마트폰이 진동했다.'김 실장, 나 다음 주 유럽여행 갈 것 같아. 일정은 내가 따로 조율할게.'나는 그 메시지를 한참 바라보다가 천천히 숨을 내쉬며 항공권 예약을 진행했다.첫 번째 단계는 성공이었다.---프라하 호텔 방에 짐을 풀며 나는 천천히 방 안을 둘러봤다.스위트룸이었다. 넓은 거실과 침실이 분리된 구조였고, 침실 벽면에는 작은 액자들이 걸려 있었다. 나는 침대를 가장 넓게 담을 수 있는 위치의 것을 골라 조심스럽게 내렸다.미리 준비해온 초소형 카메라를 꺼내 액자 뒷면에 단단히 고정하고, 렌즈가 틈으로 바깥을 향하도록 각도를 맞추며 전원을 한 번 눌러 작동을 확인했다.침대 전체가 시야에 들어왔다. 완벽했다.액자를 제자리에 걸고 방 안을 다시 한 번 천천히 둘러봤다. 아무것도 이상한 것이 없었고, 그냥 평범한 호텔 방이었다.그때 휴대폰이 울렸다."나 도착했어."부드러운 사모님의 목소리였다. "지금 어디 계신가요?""자네와 같은 호텔.""하하, 알겠습니다. 그럼 한 시간 뒤 로비에서 뵙겠습니다."통화를 끊고 거울 앞에 서서 거울 속의 나를 한동안 응시했다. 이제 와서 물러설 수 없었다. 재킷을 걸쳐 입고 넥타이를 고쳐 맸다.---로비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길게 느껴졌다.소파에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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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화

나는 말없이 잔을 들었다.잠시 후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다."그래도 한 사람은 있었어."손끝이 와인잔 가장자리를 천천히 쓸었다."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준 사람."나는 조용히 시선을 맞췄다."대학교 선배였어."그녀는 창밖을 바라보며 아주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수아를 낳고 산후우울증이 심했을 때 우연히 다시 만났지.""...""그 사람은 아무것도 묻지 않았어.""그냥 내 이야기를 들어줬어."잠시 웃음이 번졌다."그게 그렇게 고마울 줄 몰랐어."촛불이 살짝 흔들렸다.그녀의 시선도 함께 흔들렸다."그러다 청아가 태어났어."나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사모님이 먼저 말을 이었다."그 사람은 끝내 청아를 보지 못했어.""...""교통사고였어."짧은 한마디였지만 그 안에 수십 년의 시간이 담겨 있었다.눈가가 천천히 붉어졌다."청아는..."목소리가 떨렸다."그 사람이 내게 남기고 간 마지막 선물이었어."나는 조용히 손을 뻗어 그녀의 손등을 감쌌다.놀랍게도 그녀는 손을 빼지 않았다.오히려 떨리는 손끝으로 내 손을 천천히 마주 잡았다."가끔은..."그녀가 힘겹게 미소를 지었다."아직도 둘 다 너무 보고 싶어."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곁으로 조용히 다가갔다.어깨를 감싸 안자 그녀는 저항하지 않았다.잠시 눈을 감은 채 내 어깨에 이마를 기댔다."이제는 혼자 견디지 않으셔도 됩니다."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떨리던 숨결이 조금씩 잦아들고 있었다.---식사가 끝나갈 무렵.웨이터가 디저트를 내려놓고 자리를 물러나자 레스토랑 안은 한결 조용해졌다.나는 잠시 창밖을 바라보다 재킷 안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손끝에 닿는 작은 상자가 유난히 묵직하게 느껴졌다.잠깐 망설인 끝에 상자를 테이블 위에 조용히 내려놓았다."오늘이 사모님께 오래 기억되는 하루였으면 해서 작은 선물을 준비했습니다."사모님이 의아한 표정으로 상자를 바라봤다."나한테?""열어보시겠습니까?"그녀는 천천히 리본을 풀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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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화

방 안에 들어서자 나는 조명을 켰다.사모님은 말없이 창가 쪽으로 걸어가 잠시 등을 보인 채 서 있었다.나는 자연스럽게 벽으로 다가갔다.액자가 조금 기울어진 것처럼 손을 뻗어 바로잡는 척했다. 손끝이 액자 뒤에 숨겨 둔 초소형 카메라를 찾았다.잠시 손이 멈췄다.'지금이라도 그만둘까.'머릿속을 스친 생각은 짧았다.그 순간 청아의 마지막 얼굴이 떠올랐다.절벽 끝에서 나를 보며 웃던 모습.나는 눈을 감았다가 천천히 떴다.사모님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김 실장.""네."그녀는 한 걸음씩 내게 다가왔다."오늘 하루... 정말 행복했어."희미한 미소를 지었지만 금세 사라졌다."그래서 무서워.""...""행복한 날은 꼭 오래가지 않더라."잠시 침묵이 흘렀다.그녀가 내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하나만 솔직하게 대답해 줄래?""말씀하십시오.""혹시 지금 나를 이용하려고 하는 거야?"숨이 턱 막혔다.쉽게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그녀는 씁쓸하게 웃었다."미안해. 괜한 걸 물었네."긴 침묵이 흘렀다.그녀는 조용히 다가와 내 가슴에 손을 올렸다.떨리는 손끝이 셔츠 너머로 전해졌다. 그리고 그녀는 천천히 내 품에 기대왔다.나는 망설이다 조심스럽게 그녀를 안았다.시선 끝에는 벽에 걸린 액자가 보였다.아무 말 없이 모든 것을 기록하고 있었다.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알 수 없었다.사모님은 깊이 잠들어 있었다.나는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일어나 벽으로 다가갔다.액자를 내린 뒤 카메라를 분리했다.손바닥만 한 작은 기계였다.하지만 그 안에는 한 사람의 인생을 무너뜨릴 수도 있는 진실이 담겨 있었다.한동안 카메라를 바라보던 나는 천천히 주머니에 넣었다.계획은 성공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조금도 기쁘지 않았다.---다음 날 아침.부드러운 햇살이 얇은 커튼 사이로 스며들며 방 안을 은은히 물들이고 있었다. 창밖으로는 프라하 특유의 고즈넉한 아침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나는 먼저 눈을 떴다.옆에서 고른 숨결을 내쉬며 잠든 사모님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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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화

그녀는 잠깐 나를 바라봤다. 단순한 선물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는 눈빛이었다. 라테 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쥐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그럼 청아 방에 둬야겠네."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녀가 말을 이어가기를 기다렸다."거기에 내 비밀금고가 있어. 아무도 손대지 않는 공간이야. 회장님도 그 방엔 절대 들어오지 않거든. 청아가 없어진 뒤로는 더더욱."그녀는 생각에 잠긴 표정을 지었다."그 방 문을 열 때마다 청아 냄새가 나는 것 같아서 나도 자주 못 들어가는데. 그래도 그곳만큼 안전한 곳이 없어."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안심이 되네요."사모님은 잠시 창밖을 바라봤다. 강물 위로 햇살이 부서지고 있었다. 그 눈빛이 멀어졌다. 청아를 떠올리는 것 같았다."금고 번호도 청아 생일로 맞춰 놨어."그 말이 흘러나오는 순간 나는 라테를 한 모금 마셨다."12월 4일."그녀는 그 말을 아무렇지 않게 흘렸다. 나를 향한 말이라기보다 혼자 되새기는 것처럼."그러니까 걱정하지 마. 거기라면 아무도 손댈 수 없어."그 숫자가 선명하게 새겨졌다.나는 그녀를 바라봤다. 이 사람은 지금 청아를 그리워하며 그 반지를 딸의 방에 간직하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 사실이 가슴 어딘가를 조용히 긁어댔다. 나는 지갑에서 사진 한장을 꺼내 그녀에게 전했다."청아랑 미국에서 함께 찍은 사진입니다."그녀는 사진을 받아 들고 한참을 바라봤다. 눈가가 조금씩 붉어지다가 가늘게 숨을 내쉬며 말했다."우리 청아가··· 자네를 보낸 것 같아."그녀는 사진을 조심스럽게 핸드백 안에 넣으며 말했다."반지랑 함께 보관할께. 청아도 좋아할 것 같아."그 말이 조용히 내려앉았다."김 실장은 오늘 귀국하지?""네. 저녁 비행기입니다."그녀는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나는 좀 더 있다 귀국할께. 함께 들어갈 순 없으니까."그 말이 담담하게 흘러나왔다. "어디로 가실 생각이세요?""기차로 오스트리아 빈으로 가볼까 해. 오랜만에 나온 여행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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