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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os los capítulos de 태양을 닮은 달: Capítulo 71 - Capítulo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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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화

다음 날 오후.지은이는 소속사 건물 앞에 서서 한 번 심호흡을 했다.어젯밤 내내 질문지를 다듬었다. 어떤 순서로 묻고 어디서 침묵을 지켜야 할지. 상대를 압박해야 할 순간과 기다려야 할 순간.기자 생활 십 년이 넘었지만 이런 긴장감은 오랜만이었다.'오늘 반드시 내가 진실을 꺼내야 한다.'그 생각 하나가 발걸음을 다시 단단하게 만들었다.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화려한 연예계의 얼굴들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유명 배우와 가수들의 사진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 속에서 지은이는 한 사람의 빈자리를 본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그도 살아 있었다면 저 벽 한쪽에서 미소 짓고 있었을 텐데.'가슴이 뻐근해졌다.대표이사실 앞에 다다른 그녀는 잠시 멈춰 서서 질문지를 한 번 더 훑었다. 모든 질문이 눈에 익었다. 하지만 다시 읽었다. 실수는 없어야 했다.잠시 후 대표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많이 기다리셨죠? 죄송합니다.""아닙니다. 저도 방금 도착했어요."차분하고 따뜻한 그녀의 목소리는 상대의 긴장을 조금씩 풀어주는 것 같았다. 기자로서 오랫동안 갈고 닦은 기술이었다. 상대가 마음을 열어야 진실이 나온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그럼 바로 시작할까요?""네, 그러시죠."지은이는 녹음기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혹시 녹음해도 괜찮으시겠습니까?"대표는 잠시 녹음기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상관 없습니다."그 대답을 확인하며 지은이는 버튼을 눌렀다. 빨간 불빛이 켜졌다. 방 안의 공기가 달라졌다.---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됐다.지은이는 처음엔 가볍게 시작했다. 박재욱과 처음 인연이 된 계기, 소속사에 들어오게 된 과정, 활동했던 드라마와 작품들. 대표는 비교적 편안하게 대답했다. 긴장이 조금씩 풀리고 있었다.그녀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대표님, 박재욱 씨가 태양그룹 둘째 딸과 사건이 있었던 그날 함께 있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돌직구였다.소속사 대표의 얼굴이 굳어졌다. 눈동자가 흔들렸고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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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화

새벽 한 시가 넘었다.편집실 모니터 불빛만이 지은이의 얼굴을 희미하게 비추고 있었다. 키보드 소리, 마우스 클릭 소리. 그 외에는 아무 소리도 없었다.그녀는 영상을 다시 한 번 처음부터 재생했다. 소속사 대표의 목소리가 이어폰을 타고 흘러들어왔다.'재욱이는 절대 마약 같은 건 손댈 아이가 아니었습니다.'그 말이 귓속에 박혔다. 지은이는 재생을 멈추고 눈을 감았다. 잠깐이었다. 다시 눈을 뜨고 타임라인을 확인했다.형사의 목소리도 다시 들었다.'적당히 하시죠.'그 눈빛이 떠올랐다. 당황을 감추려던 그 눈빛. 파일을 닫던 그 빠른 손.지은이는 볼펜을 내려놓고 모니터에서 시선을 거뒀다. 그리고 잠깐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화면을 켰다가 껐다. 또 켰다가 내려놨다.혁수 오빠한테 전화하고 싶었다.경찰서에서 있었던 일을 전하고 싶었다. 휴대폰이 사라졌다는 것. 형사가 통화 기록 제출을 거부했다는 것.사실 그것보다 그냥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지은이는 핸드폰을 가방에 넣었다. 그리고 다시 모니터를 바라봤다.그때 편집실 문이 열리며 은 PD가 들어왔다."아직도 있었어?""어···"은 PD는 지은이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얼굴을 찡그렸다."너 지금 옷 좀 봐. 며칠째 그 옷이야? 같은 여자로서 참 민망하다니까."그녀는 자신의 차림을 내려다봤다. 흰 티셔츠는 이미 바래 누런 기운이 돌았고 곳곳에 얼룩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알았어. 잔소리 그만해.""제발. 씻고 좀 다녀."은 PD는 손을 흔들며 다시 편집실로 돌아갔다.지은이는 가방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모니터를 한 번 더 바라봤다가 껐다.—그녀는 방송국 로비를 빠져나와 정문 앞에 섰다.핸드폰으로 택시를 불렀다. 5분 후 배차 완료 알림이 떴다.새벽 공기가 싸늘하게 얼굴을 감쌌고, 도시는 고요했다. 드문드문 지나치는 차들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가로등 불빛 아래 혼자 서 있으니 문득 피로가 한꺼번에 밀려왔다. 어깨가 무거웠고, 발이 무거웠다. 며칠 동안 제대로 자지 못했다는 걸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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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화

나는 과일 바구니를 한 손에 들고 재욱이 집으로 향했다. 좁은 골목마다 다닥다닥 붙은 빌라들이 숨통을 조이는 듯 나를 옥죄었다. 걸음이 자꾸 느려졌다. 빨리 가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발이 말을 듣지 않았다. 집 앞에 서자 묵직한 돌덩이가 가슴속 깊은 곳에 내려앉았다. 그리고 한참 뒤 나는 벨을 눌렀다. '삐―' 하고 울리는 인터폰 소리가 적막한 집 안을 파고들었다. "누구세요?" 조심스레 묻는 떨림 섞인 음성이었다. 나는 짧게 숨을 고르며 대답했다. "어머님, 전화드렸던 김혁수입니다." 잠긴 문이 천천히 열렸다. 그 너머로 세월에 짓눌린 얼굴이 드러났다. 눈가에는 지워지지 않는 상처와 말로 다 할 수 없는 그늘이 겹겹이 내려앉아 있었다. "오랜만이네요. 검사님." 그 한마디가 날 선 칼처럼 심장을 파고들었다. 억지로 미소를 걸며 고개를 숙였다. "네 어머님. 근데 저, 검사 그만 뒀습니다. 지금은 태양호텔 대표로 있습니다." 그 순간 그녀의 눈빛이 크게 흔들렸다. "태양호텔이라면..." 목소리가 떨렸다. "우리 재욱이가 세상을 떠난 그 호텔 아닌가요?" 한 글자 한 글자가 납덩이처럼 귓가에 떨어졌다. 그녀의 눈 속에는 분노조차 자리하지 못한 채 깊은 실망만이 고여 있었다. 나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일단 들어오세요." 그녀는 짧게 말하고 돌아섰다. 나는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갔다. 낡아 반들거리는 신발장이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왔다. 가지런히 놓인 신발들. 한쪽 구석에 재욱이 운동화가 아직 남아 있었다. 나는 그것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거뒀다. 거실로 들어서자 벽이 시야를 채웠다. 사진들이 가득했다. 어린 재욱이의 해맑은 얼굴. 반듯하게 액자에 담긴 상장들. 그리고 한쪽 벽 한가운데 드라마 포스터 하나. 웃고 있는 재욱이의 얼굴이 집 안을 채우고 있었다. '재욱아. 형 왔어.' 잠시 후 어머님은 차를 내어주셨다. 우리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찻잔을 감싸 쥔 그녀의 손이 작고 마른 것이 눈에 들어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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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화

나는 시계를 들고 바로 해당 브랜드 매장으로 향했다. 차 안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시계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바라봤다. 겉으로 보면 그냥 시계였다. 하지만 이 안에 재욱이가 남겨둔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 매장 유리문을 밀고 들어서자 정갈하게 진열된 시계들이 유리 케이스 안에서 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었다. 평소라면 눈에 들어왔을 풍경이 오늘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직원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어서 오십시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나는 시계를 꺼내 내밀었다. "이 시계에 녹음 기능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확인 좀 해주실 수 있을까요?" 직원은 시계를 받아들고 잠시 들여다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그는 시계를 작업대 위에 올려놓았다. 작은 드라이버를 집어 들었다. 그 손끝이 나사에 닿는 순간부터 나는 숨을 참기 시작했다. '딱.' 첫 번째 나사가 풀렸다. '딱.' 두 번째. 미세한 소리가 매장 안의 고요를 갈라냈다. 직원의 손은 능숙하고 침착했다. 하지만 나는 그 손끝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나사 하나가 풀릴 때마다 심장이 한 번씩 더 크게 뛰었다. 세 번째 나사가 풀리자 뒷면이 천천히 분리됐다. 직원이 안쪽을 들여다보더니 작은 핀셋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아주 조심스럽게 무언가를 꺼냈다. 손톱만 한 SD카드였다.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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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화

비즈니스 라운지 문을 밀고 들어서는 순간 공기가 달라졌다. 출국장의 소음이 뚝 끊기며 은은한 조명과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공간을 감싸안았다. 가죽 소파에 앉아 노트북을 펼친 사람들, 창가에 기대어 통화하는 사람들, 바에서 조용히 잔을 기울이는 사람들. 저마다의 방식으로 비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나는 구석 자리를 찾아 앉았다. 창 밖 활주로를 보니 비행기들이 천천히 이동하고 있었다. 저 비행기들도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었다. 나는 커피를 내려 두 손으로 감싸 쥐었다. '내가 뉴욕에 가는 진짜 이유를 그녀가 알았다면 뭐라고 했을까. 말리려 했을까. 아니면 그냥 보내줬을까.' 모르겠다. 청아를 어떻게 설득할지 머릿속으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어떤 말로 시작할지. 어디서부터 꺼내야 할지... 수사관도 아니고 검사도 아닌 지금의 나로 어떻게 청아를 설득할 수 있을까...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을 때였다. 갑작스레 어깨를 두드리는 손길이 느껴졌다. "혹시··· 김혁수?" 익숙한 울림이 귓가를 파고들었다. 고개를 돌리는 순간 오래된 기억 속에서 불쑥 걸어 나온 얼굴과 마주쳤다. "잭슨 대위님!" 그는 여전히 예전 그대로였다. 넓은 어깨에 듬직한 기운. 특유의 호쾌한 웃음이 한순간 라운지를 환히 밝히는 듯했다. "하하! 잘 지냈어? 여기서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은 몰랐네."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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