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오후.지은이는 소속사 건물 앞에 서서 한 번 심호흡을 했다.어젯밤 내내 질문지를 다듬었다. 어떤 순서로 묻고 어디서 침묵을 지켜야 할지. 상대를 압박해야 할 순간과 기다려야 할 순간.기자 생활 십 년이 넘었지만 이런 긴장감은 오랜만이었다.'오늘 반드시 내가 진실을 꺼내야 한다.'그 생각 하나가 발걸음을 다시 단단하게 만들었다.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화려한 연예계의 얼굴들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유명 배우와 가수들의 사진이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 속에서 지은이는 한 사람의 빈자리를 본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그도 살아 있었다면 저 벽 한쪽에서 미소 짓고 있었을 텐데.'가슴이 뻐근해졌다.대표이사실 앞에 다다른 그녀는 잠시 멈춰 서서 질문지를 한 번 더 훑었다. 모든 질문이 눈에 익었다. 하지만 다시 읽었다. 실수는 없어야 했다.잠시 후 대표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많이 기다리셨죠? 죄송합니다.""아닙니다. 저도 방금 도착했어요."차분하고 따뜻한 그녀의 목소리는 상대의 긴장을 조금씩 풀어주는 것 같았다. 기자로서 오랫동안 갈고 닦은 기술이었다. 상대가 마음을 열어야 진실이 나온다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그럼 바로 시작할까요?""네, 그러시죠."지은이는 녹음기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말했다."혹시 녹음해도 괜찮으시겠습니까?"대표는 잠시 녹음기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상관 없습니다."그 대답을 확인하며 지은이는 버튼을 눌렀다. 빨간 불빛이 켜졌다. 방 안의 공기가 달라졌다.---본격적인 인터뷰가 시작됐다.지은이는 처음엔 가볍게 시작했다. 박재욱과 처음 인연이 된 계기, 소속사에 들어오게 된 과정, 활동했던 드라마와 작품들. 대표는 비교적 편안하게 대답했다. 긴장이 조금씩 풀리고 있었다.그녀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대표님, 박재욱 씨가 태양그룹 둘째 딸과 사건이 있었던 그날 함께 있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돌직구였다.소속사 대표의 얼굴이 굳어졌다. 눈동자가 흔들렸고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21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