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저택에 오는 걸 삼가지.”노엘은 대충 눈치로 왜 그가 저러는지 알기에 아무 말 없이 돌아갔다. 서린은 노엘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다가도 이내 고개를 젓고 빈 화병을 꺼내 꽃을 방에 장식했다. 그래도 가져다준 성의도 있었고, 갑갑한 방 안에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것 같았다. 꽃다발 하나에도 행복해하는 서린을 보며 에르딘은 못마땅한 표정을 지었다.‘저따위 꽃, 얼마든지 사줄 수 있는데.’그저 노엘이 준 선물을 받아 좋아한다고만 생각하는 에르딘이었다.숨 막히는 감시 속에서 서린은 침대만큼은 절대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안 그래도 터질 것 같은 심장에 침대까지 같이 쓴다면 정말 심장이 남아나지 않을 것 같았다. 서린의 간곡한 부탁에 에르딘은 의외로 순순히 물러났다. 대신 침대 옆 의자에 앉아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에르딘, 그냥 방에 가서 자.”에르딘이 무심하게 대답했다.“위험하다.”“아니, 너무 신경 쓰여서 그래.”그 말에 에르딘은 의자를 끌어 방 구석으로 옮겨 앉았다.‘그 말이 아닌데….’서린은 결국 포기하고 눈을 감았다.그날 밤, 생애 가장 행복한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에르딘은 윤시후가 되어 있었다. 둘은 손을 잡고 한강을 걸었고,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서린은 까르르 웃었다. 함께 점심을 먹고 영화를 보고, 시후의 팔에 기대어 행복을 느꼈다.“서린!!”누군가 흔들어 깨우는 소리에 깜짝 놀라 몸을 일으켰다.“어?”해는 이미 중천에 떠 있었다.“내가 왜 이렇게 오래 잠들었지?”“요새 힘들었나 보군. 식사하지.”에르딘이 손을 내밀어 그녀를 일으켰다. 식사를 하던 서린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식은땀까지 흘렀다.‘왜 이러지….’대수롭지 않게 넘긴 채 에르딘과 함께 시간을 보냈지만 이상 징후를 먼저 알아챈 건 에르딘이었다.“열이 나는 것 같군.”“치유술사를 부르지.”비싼 치유술사를 부를 정도는 아닌 것 같아 서린은 내일 세레나를 불러 달라고 말했다.그날 밤도 서린은 시후와 함께 바다를 걷는 행복한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6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