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리엘은 부채를 들고 오만하게 내려다보며 고개를 한 번 까딱했다.“델리아 양, 오랜만에 뵙네요.”“그러게요, 황녀님. 에르딘 공작님도 오랜만에 뵈어요?”서린이 웃으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에르딘 공작과 할 말이 많아서 이해해 줘요.”라리엘은 눈웃음을 치며 에르딘의 몸에 제 몸을 더욱 밀착시켰다.누가 봐도 서린을 도발하는 몸짓이었다.서린은 당연히 도발당했다.“오늘은 같이 가시죠? 공작님?”노엘의 팔짱을 빼고 에르딘의 반대쪽 팔에 손을 넣으며 서린이 말했다.에르딘은 표정 없이 서린을 털어내며 말했다.“다음에.”툭 털어내는 행동에 밀려난 서린을 노엘이 받아들었다.‘뭐야, 싸웠나?’서린은 다시 노엘의 팔짱을 끼고 으스러뜨릴 듯 손에 힘을 줬다.“델리아? 이만 우리도 따로 가는 것이 어떤가?”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는 노엘은 일단 자리를 피했다.에르딘의 행동이 왜 변했는지 알 길이 없는 노엘은 그저 이 상황이 당황스러울 뿐이었다.식은땀이 삐질 났지만 델리아를 데리고 다른 장소로 이동해 보았다.에르딘은 그들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서린의 뒷모습을 뚫어져라 응시했다.살기를 지운 에르딘은 다시 황녀와 정원을 산책하기 시작했다.“델리아? 이게 무슨 일이지? 내 팔이 부서지겠어.”서린은 어맛, 하며 팔을 뺐다.“아, 노엘 미안해요. 에르딘이 말을 안 들어서 좀 열받았어요.”노엘이 당황해서 물었다.“말을…… 안 들어?”서린이 의기양양하게 대답했다.“네, 집에 오면 아주 혼을 내줘야겠어요!”“공작을……?”노엘은 이 황당한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난감했으나, 일단 서린을 진정시켜서 내보내기로 했다.“영애. 먹고 싶은 것이 있나?”서린이 씩씩하게 대답했다.“마카롱! 분홍색으로!”노엘은 그 모습이 귀여워 피식 웃고는 마카롱을 준비시켰다.노엘과 함께 그의 정원으로 넘어온 서린은 준비된 티 세트에 기분이 살짝 풀린 듯했다.‘노엘에게도 말을 해야 하나.’서린은 고개를 저었다.지금 알린다고 노엘이 무언가 할 수 있을 것 같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4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