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너는 피폐해, 나는 로맨스할게: Capítulo 11 - Capítulo 20

115 Capítulos

11.

다음 날 아침.서린은 깨질 듯한 두통에 차디찬 방바닥에서 일어났다.‘어떻게 된 거지.’집에는 무사히 들어오긴 한 것 같은데.서린의 침대 위에는 그림 같은 자세로 에르딘이 자고 있었다.“아, 머리야.”화가 나야 되는데 머리가 아파서 아무 생각이 안 났다.몸도 너무 아팠다.밤새 누가 서린을 때린 것 같았다. 서린이 의심의 눈초리로 에르딘을 흘겨보았다.서린은 침대위로 올라가 몸을 쑤욱 밀어 넣어 에르딘을 떨어뜨리려고했다.“내 침대라고…….”그리고 에르딘은 꼼짝도 하지 않았다.서린이 침대를 포기하고 차디찬 바닥에서 몸을 공벌레처럼 말고 고통에 찬 신음을 냈다.‘머리가 쪼개질 것 같다.’너무 많이 마셔서 필름이 통째로 날아갔다. “나 어제 어떻게 왔지?”그때 불현듯 누군가에게 업힌 서린의 모습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설마.죽은 듯 자고 있던 에르딘이 어느 순간 옆으로 누워 서린을 바라보고 있었다.‘설마, 내가 생각하는 그런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겠지?’아.이불이 에르딘한테 있어서 이불킥도 못 하는 서린이였다.“내가 어제…. 혹시….”“취해서 내가 업고 왔다.”“아악…. 고, 고마워?”“됐다. 술 작작 처먹어라.”이렇게 내 업보를 돌려받는다고?인정하겠다.어제의 서린은 개서린이었겠지…….“라면 먹을 거지?”민망해진 서린이 어색하게 말을 돌렸다.오늘은 어제 산 밥그릇이 있어서 둘 다 그릇에 식사할 수 있었다.문제는 이제 먹을 게 없었다.더 문제는 이제 돈도 없었다.오늘 어떻게 해서든 윤시후가 누군지 찾고 아르바이트도 구해야 하는 빡센 하루가 보였다.어제보다 오늘 좀 더 빠르게 라면을 먹은 에르딘은 가만히 앉아 있었다.“야. 오늘은 네가 치우고 설거지해. 어제 내가 했잖아. 나 머리가 너무 아파.”“어제 내가 너 업고 왔는데?”“야… 그건 그거고 설거지는….”“어제 너 물도 내가 먹여줬는데?”“그래, 그럼 내가 할게.”저 얄미운 공작 자식!지은 죄가 많아서 서린은 열심히 설거지를 하고 상을 치웠다.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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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세상을 뒤집어서라도 가지고 싶은 여자.세레나에 대한 에르딘의 감상이다.저 해맑음을, 저 순진함을, 저 깨끗한 영혼을 모조리 내 소유로 만들고 싶었다.어디서부터 단추가 잘못 꿰어진 걸까.분명 호수에 그만한 마물이 나올 수는 없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마물을 유인한 것이 분명했다.세레나를 지키기 위해 전열에 나서 싸웠지만 결국 한 마리, 두 마리 이탈하는 놈이 생겼다.노엘을 마차 앞으로 보냈다. 그럼 다 죽어도 세레나만큼은 지키겠지.그런 계산 아래 에르딘은 홀로 전방을 지키고 있었다.헬바르크의 우두머리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아직 버틸 만했다.우두머리는 확실히 다른 개체보다 빨랐고,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순식간에 다가왔다.'콰직.'다리에 불에 데인 듯한 통증이 일었다.'우두머리급은 다르다 이건가.'그때 웬 메이드 하나가 헬바르크의 머리를 칼로 찍어 눌렀다. 그리고는 바로 에르딘의 뒤에 섰다.소름이 쭈뼛 돋았다.'피를 뒤집어쓴 메이드라…….'메이드는 투박했지만 차근차근 하나씩 잘 처리해 나갔다.어디서 난 메이드지.손에는 찢은 옷을 말아 만든 듯한 천이 둘둘 감겨 있었다.메이드가 지쳐가는지 퇴각하자고 했다.“어디로?”“저기…… 그냥 일단 아무 방향으로 뛰실까요?”“그러지.”마차는 보이지 않고 우두머리도 여기서 죽었으니 최대한 마차에서 먼 곳으로 뛰었다.아마 놈들이 쫓아와도 우리를 쫓겠지.여기까지는 에르딘의 계산이 맞았다.그런데 이 미친 메이드가 감히 절벽에서 밀지를 않나, 이상한 소리를 하며 내 목을 조르고 함께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정신이 아득해져 가는 와중에도 살기가 피어올랐다.내가 깨어나면 저 메이드부터 죽여버리겠다.그렇게 나는 물에 빠지자마자 정신을 잃었다.다시 정신을 차렸을 땐 바지 위로 누군가의 손이 올라와 있었다.“지금 뭐 하는 짓이지.”많은 여자를 봐왔지만 이건 경우가 아니지 않은가.하지만 치료를 해야 한다며 덤덤하게 옷을 벗기는 메이드를 말릴 수는 없었다. 자신의 몸을 벗겨놓고는 불 피울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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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눈앞의 문이 열리고 누군가 나를 안으로 데려갔다.수많은 시선이 나를 향했다.그중 한곳에 눈이 멈췄다.메이드...델리아...그곳에 그녀가 있었다.수업이 끝나자마자 그녀를 찾았지만 이미 사라진 뒤였다.나는 지금 여기가 어딘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아무런 정보가 없었다.길을 잃고 정처 없이 헤맸다.이 세상은 신기한 것들이 많았다.시끄럽고, 어지러운 세상.나는 그저 정처 없이 떠돌고 있었을 뿐이었다.어둑어둑해질 즈음 사람이 없는 골목으로 들어섰다.'이건 뭐, 떠돌이 용병만도 못하군.'그때 검은 옷을 차려입은 남자 대여섯 명이 나를 에워쌌다.“너희는 누구지?”“도련님을 싫어하는 사람이 보낸 사람들이죠.”말이 끝나자마자 주먹이 날아왔다.피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대인전은 늘 몸풀기처럼 해왔던 운동에 가까웠으니까.숫자에 밀리지 않고 싸우던 중, 골목에서 누군가 소리를 질렀다.“저기요!!!!!”'델리아.......'아차.잠시 한눈을 판 사이 복부로 날카로운 열감이 밀려왔다.주르륵 밀려 벽에 쿵 부딪힌 뒤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볼일을 마친 사내들은 재빨리 사라졌고, 델리아가 앞으로 달려왔다.“윤시후 씨!!!!!!!”다급히 이름을 외치던 그녀는 별안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에르딘.......?”나는 진심으로 놀라 델리아를 마주했다.너도 나를 알아봤어?나만 알고 있는 게 아니었어?쿨럭.델리아가 발로 칼을 눌러 비틀었다.그래, 맞다.내가 네 가슴을 찔렀지.세레나 앞에서 잔인하게 시체처럼 너를 내던졌지.네가 이럴 만도 해.이해는 하는데....... 용서는 못하지.내 눈이 초점을 잃어갔다.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공작저였다.‘어떻게 된 일이지.’침대에서 일어나 집무실로 발을 옮겼다.그러다 마주친 델리아.고개를 푹 숙인 모습을 보니 죄인 같구나.혹시 그녀도 자신을 죽인 것을 기억하려나?죽은 저 메이드가 살아 있다면, 세레나도 살아 있는 거겠지.시간을 거슬러 올라왔나?나는 한 가지 실험을 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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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서린의 첫 출근 날이 되었다.적금을 털어 새로 양복도 맞췄다.비록 죽이고 싶은 쓰레기를 경호해야 하지만, 자본주의의 노예는 금융 치료만이 답이었다.재현 선배가 출근하는 길에 태우러 오겠다고 했다.‘나중에 차비 모아서 드려야겠다.’머리는 언제나처럼 하나로 질끈 묶고 자신감 있는 걸음으로 집을 나섰다.“서린아! 여기야.”검은색 세단에서 재현 선배가 창을 열고 서린을 불렀다.양복을 차려입은 재현 선배는 정말 모델이 저리 가라였다.‘키가 커서 양복 핏이 좋은 건가. 얼굴이 잘생겨서 양복이 멋있는 건가?’아무 생각이나 해 버린 서린은 긴장한 채 차에 탔다.“선배, 좋은 아침이에요!”선배가 후훗 웃으며 물었다.“회사에서도 선배라고 부를 거야?”빤히 쳐다보는 눈빛에 서린이 움찔했다.‘뭐, 뭘 바라시는지요.’비지땀이 삐질삐질 나는 것 같았다.갑자기 쑤욱 다가오며 거리를 좁히는 재현 선배.서린은 땀이 두 배로 나는 기분을 느끼며 발에 힘을 주어 엉덩이를 시트에 꽉 붙였다.“안전벨트 해야지. 그리고 선배라고 불러도 돼. 난 그 호칭 좋아해.”안전벨트를 매준 재현 선배는 아무렇지도 않게 차를 매끄럽게 운전했다.‘깜짝이야.’드라마에서 왜 안전벨트를 매주는지 알겠다.심장이 벌렁벌렁, 콧구멍도 벌렁벌렁거렸다.선배의 달콤한 체취가 순식간에 코를 타고 심장으로 넘어갔다.‘아니, 이 인간은 왜 갑자기 나한테 플러팅을 하고 난리래.’출근 첫날부터 마음이 소란스러웠다.회사에 도착한 둘은 바로 시후를 만날 수 없었다.직속 상사에게 ‘갑’과 ‘을’의 계약관계에 대한 설명을 듣고 교육을 이수한 뒤, 다음 날부터 본격적으로 근무한다고 했다.양복은 입지 말고 시후 또래로 보이는 옷을 입으라고 했다.단순한 경호가 아니라 특수한 형태의 경호를 위해 선발된 듯했다.그리고 마지막으로 둘은 정규직이 아니었다.1년 계약직이었다.대표의 안전을 위한 교육을 받으러 자리를 옮기던 중 에르딘과 마주쳤다.이상하게 사회적 위치를 알고 나니 저 눈동자가 위에서 아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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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요즘 경호원은 경호를 하는 게 아니라 받으려고 하나 봐.”비꼬는 음색이 가득한 에르딘의 말에 순식간에 얼굴이 붉어졌다.이건 껴안는 건지, 서린을 포획한 건지.‘실수 두 번만 했다간 잡아먹겠네.’“죄송합니다, 대표님.”속마음과 말이 제대로 나갔다.반대로 나가면 큰일 난다.나중에 너 실수할 때 두고 보자.아주 곤죽이 될 때까지 놀려줄 것이다.다행히 둘째 따님과의 식사는 순조롭게 끝났다.찬바람을 쌩쌩 날리며 모든 말에 ‘네’, ‘아니요’로 일관한 에르딘은 말 그대로 식사만 했다.둘째 따님은 몸을 꼬며 호감을 온몸으로 말하고 있었다.‘불쌍한 것. 이건 겉만 그럴싸하지 안은 사이코패스란다.’건조하게 인사를 마치고 일어난 에르딘은 다음 일정을 위해 다시 차로 향했다.[대표님, 식사 마치고 출발하십니다.][확인했습니다. 자선회 만찬 회장 체크했습니다.]드디어 오늘의 마지막 일정이다.이것만 하면 퇴근하고 오늘은 맥주를 먹어야겠다.다시 주변을 경계하며 자선회장으로 향했다.그곳은 무슨 재벌들 파티장처럼 사람들이 서서 샴페인을 마시고 있었다.그 와중에 반가운 인물이 합류했다.“재현 선배!”“응, 왔어? 고생했어. 이제 같이하자.”재현 선배 보고 싶었다구요. 엉엉.질끈 묶은 서린의 머리에서 흘러내린 한 가닥을 재현 선배가 손으로 쓸어 귀 옆에 꽂아주었다.“둘이 연애하라고 돈 주는 거 아닌데?”팔짱을 낀 에르딘의 표정이 아주 삐딱했다.서린과 재현은 “죄송합니다.”라며 바로 거리를 벌렸지만, 에르딘은 기분을 풀 생각이 없어 보였다.‘저건 왜 또 난린데.’저 정도면 병이다, 병.지랄병!강력한 한파주의보를 내린 에르딘 주변으로는 정말 아무도 다가오지 않았다.무려 태성 그룹 막내아들임에도!덕분에 경호는 수월했지만 마음이 너무나 불편했다.에르딘이 보지 않을 때 서린은 재현 선배에게 맥주나 한잔하자는 제스처를 취했다.재현 선배가 손으로 오케이 사인을 보냈다.‘빨리 퇴근하고 싶다. 하루가 너무 길다.’만찬회가 끝나갈 무렵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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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무언가에 놀란 듯했다.그러나 서린도 순간적으로 회전을 역이용해 다시 에르딘의 위로 올라탔다.몸이 먼저 반응했다.서린의 양손이 에르딘의 팔을 강하게 눌렀다.‘헉. 하마터면 나 또 죽이는 줄 알았네.’“이건 또 뭐 하는 짓이지.”잠이 덜 깬 묘하게 나른한 음성으로 에르딘이 말했다.에르딘의 몸에 움찔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네가 먼저 한 짓인데?요? 전 깨우려고만 했어요?”“자세 풀지 그래?”에르딘이 낮게 으르렁거렸다.눈 뜨자마자 경호원에게 제압당하는 모습은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니까.서린은 후다닥 내려왔다.에르딘이 가운을 툭툭 털며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식사하래.요.”민망함에 말만 전하고 후다닥 나가 밥상에 자리했다.아주머니의 밥은 정말이지 엄마가 해주는 것보다 반찬이 많았다.대박.너무 맛있어요, 이모님.엄지 따봉을 날리며 밥그릇을 비워갔다.서린이 밥을 다 먹어도 에르딘은 나타나지 않았다.딩동.초인종 소리가 울렸다.인터폰을 보니 재현 선배가 와 있었다.“선배!!! 여긴 어떻게 왔어요!!!!!”“계약서에 너 24시간, 나 24시간 교대 근무고 특별한 날만 같이 근무하는 거더라고. 너 오늘 휴무야! 오늘은 내가 이 집에 있을게.”야호!생각도 못 했는데 눈뜨니 휴무다.짐도 챙겨야 되고…….이거 생각보다 자는 시간까지 계산하면 개꿀, 개이득 직장인데?“그럼 부탁해요, 선배!”서린은 바로 자취방으로 뛰어나갔다.대충 옷가지랑 기초 화장품 좀 챙기고, 또…….딱히 챙길 게 없네.거기 다 있어서 잠만 자고 오니까 별로 필요한 게 없다.잠옷 정도?그러면 시간이 남으니까 『검은 장미의 가시』 2권을 구하러 가봐야겠다.뒷부분이 너무 궁금했다.에르딘이 이 세계로 떨어져버렸는데 내용이 바뀌어버린 것은 아닐까?인터넷에 『검은 장미의 가시』를 검색했다.2권이 서점에 있었다.서린은 냉큼 책을 사러 서점으로 향했다.생각보다 물량이 많지 않았는지 하루 종일 여기저기 발품을 팔아서야 겨우 1권과 2권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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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생전 본 적 없는 헝클어진 모습이었다.‘에르딘, 너 뭐 하는 거야.’‘날 죽이고 싶은 게 아니야?’이상한 기분에 사로잡혔다.곧이어 나타난 의사와 간호사가 서린의 상태를 확인했다.상태가 어느 정도 양호한 편인지 의사가 에르딘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듯 손짓했다.‘아, 갈증 나…….’“물…… 물 좀 주세요.”목이 잠겼는지 쉰 소리가 나왔다.에르딘은 말없이 컵에 물을 따라 조심스럽게 서린에게 먹여주었다.‘이 인간이 왜 이래. 뭐 잘못 먹었나.’갑자기 달라진 대표 놈의 행동에 어색한 침묵만 병실에 감돌았다.“내일 나 먼저 출국한다. 몸 다 나으면 그때 오도록 해.”침묵을 깬 건 에르딘이었다.경호원으로서 경호 대상을 지키지 못한 것 같아 자괴감이 들었다.에르딘은 정말 경호가 필요한 상황이었구나.누군가 그를 노리고 있음이 분명했다.“네. 감사합니다. 이만 나가주세요.”얼굴을 보고 있자니 울렁임과 불쾌감이 뒤섞여 토할 것 같은 감정이 소용돌이쳤다.조용히 밖으로 나간 에르딘은 퇴원할 때까지 오지 않았다.재현 선배가 24시간 붙어 있었고, 말로는 무언가 준비하는 듯하다고 했다.귀국 날짜를 알려주니 재현 선배가 연차를 써서라도 데리러 오겠다는 것을 극구 사양했다.‘나 때문에 선배도 고생이구나.’서린이 귀국하는 날, 에르딘은 일정이 있어 바로 회사로 출근해야 했다.오랜만에 본 재현 선배의 눈에서 꿀이 떨어지고 있었다.“많이 다쳤다며…… 걱정했잖아…….”재현 선배는 아직 얼굴에 남아 있는 딱지를 조심스럽게 만지며 속상한 듯 울상이 되었다.“많이 아팠겠다…….”서린이 씩씩하게 팔을 걷어 올리며 웃어 보였다.“괜찮아요! 오늘은 무슨 행사인데 둘 다 같이 가죠?”오늘은 대표님이 태성 그룹 산하 태성건설에서 올린 아파트 시공식에서 테이프를 끊는 일정이라고 했다.주민과 노조, 기자들이 많아 보안 인력 전부가 나간다고 했다.특히 주민들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태라 계란 같은 것이 날아오는 것을 막는 게 우리의 임무였다.선배와 나는 동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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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지금 우리더러 체스 말이라고 한 거야? 인간으로 보고 있지 않다고 말하는 거야?’있던 정마저 떨어진다. 오만한 새끼. 나중에 그 ‘폰’이 다 없어지면 ‘킹’ 혼자 남아 있다 죽는다는 걸 왜 모르는 건데.너는 더 이상 갱생의 가치도 남아 있지 않다.저 말을 들은 순간부터 신기하게 더 이상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그저 시간이 지나 연락이 오길 기다릴 뿐. 영겁 같은 시간이 흐르고 실장에게 전화가 왔다.부리나케 에르딘을 챙겨 병원으로 향했다. 경호고 나발이고 서린은 병원을 달려다니면서 재현을 찾았다.왼쪽 얼굴에 붕대를 감은 재현이 병원 벤치에 앉아 있었다.혼이 나가버린 듯한 모습에 버럭 소리쳐 선배를 불렀다.“재현 선배!!!!!!!”놀란 눈을 한 선배가 갑자기 서린과 반대쪽으로 뛰었다.어딜 감히 환자가. 재빠르게 선배를 잡아 근처 의자에 앉혔다.“왜 피해요!!!!!!”재현이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꾸물거렸다.“아니, 나는 네가 날 보고 징그러울까 봐…….”선배의 눈앞에 주저앉아 허벅지를 퍽퍽 때려댔다.“선배는 내가 그런 사람으로 보여요? 날 위하다 다친 사람한테 제가 그런 못된 맘을 먹을 것 같냐고요!!!!”또다시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나 이제 얼굴의 반은 못 쓴대. 내가 봐도 징그럽더라.”아무렇지 않은 척 하하 웃으며 말하지 말아요, 선배.“괜찮아요. 괜찮아요. 내가 괜찮아요. 내가 책임질게요.”선배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버버거리면서 갑자기 뚝딱이가 되었다.“내가 생각하는 책임…… 그거 맞아?”“네, 맞아요 선배. 절대 이 마음 변치 않을게요.”눈물이 너무 많이 나와서 선배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다.이쯤이면 입술이 있겠지.서린은 입술을 재현 선배의 입술에 포갰다.선배는 완전 얼떨떨한지 얼음처럼 굳어버렸다.선배는 서린의 어깨에 손을 올려 단호하게 밀치고는 말을 이어갔다.“서린아, 충동적으로 이러지 마. 그러면 내가 더 비참해져.”“아니요, 선배. 학기 초부터 알잖아요. 저 선배 좋아해요.”다시 한 번 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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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아. 잘못 걸렸다.’공작은 24시간 경호원 여자 두 분을 서린에게 붙여주었다. 죽지 말라고.‘와, 신난다. 정말 정말 너무나 죽고 싶은데 못 죽게 생겼네?’공작의 변화는 성의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제일 먼저 바뀐 것은 첫째, 공작성에 들어오게 된 세레나의 정신 상태가 멀쩡해지고 있다는 것.공작은 언제 그랬냐는 듯 세레나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다.대신 그놈의 가스라이팅, 플러팅, 그 모든 건 서린이 감내하게 됐지만.서린에겐 통하지 않지.훠이, 물러가라 잡귀야.둘째, 서린이 하는 욕을 다 알아듣게 됐다는 것. 현대 문물을 쏙쏙 다 흡수하더니 많이 컸군.셋째, 공작이 전만큼 또라이같이 굴지 않는다는 것.마지막으론 반대로 서린이 또라이 짓을 한다는 것이다.오늘은 옷을 최대한 여러 겹 입었다.세레나에게 호수로 놀러 가자고 했다.역시나 문 앞에서 공작에게 잡혔다. 서린의 경호원이 이른 모양이다.같이 가자는 공작의 청을 세레나가 거절하지 못해서 결국 동행하게 됐다.공작이 눈만 웃으며 서린에게 물었다.“옷은 왜 그렇게 많이 입었지?”“추울까 봐요.”서린이 딴청을 피우며 심드렁하게 대꾸했다.“뭘 할지 궁금하군.”공작은 여전히 눈만 웃으며 서린을 쳐다봤다.세레나가 중간에서 의아해했다.“델리아? 뭘 할 거야?”“하핫. 아뇨, 공작님이 농담한 거예요.”‘농담은 무슨. 너네 안 볼 때 호수에 뛰어들 거다.’이 정도 무게면 그냥 뒤지고도 남지. 공작 수영 잘하나? 낄낄. 나는 잘하거든. 깔깔깔깔.호숫길을 도는 동안 주머니에 돌멩이도 열심히 채웠다.이제 둘을 어디 멀리 보내버려야 하는데.“아앗. 세레나 님, 제가 눈치가 없었어요! 공작님이랑 둘이 먼저 가세요!”“응? 델리아, 아니야. 같이 가자.”아니, 눈치 없는 것아. 가라고.“아니에요. 저 마차에 두고 온 거 생각이 나서 다녀올게요!”부리나케 뒤돌아 반대편으로 뛰었다.그런데 그 뒤를 공작이 따라왔다.“말하면 내가 가져다주겠네.”이 미친 집착광.에라이, 이판사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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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응접실은 왜 오라는 거야. 기운도 없는데.아니, 지가 오라고 하면 가야 되나?아.떨고 있는 벨라를 보니 가야겠다.나야 상관없지만 벨라에게는 또 다른 문제니까.응접실에 도착하자 펼쳐진 만찬에 기가 찼다.“배고플 것 같기에 준비해보았어. 같이 식사하지.”격식을 갖춰 정중히 의자를 빼주는 에르딘을 보니 부아가 치밀었다.‘애초에 빨리 나를 죽게 내버려뒀으면!’이렇게까지 비참한 기분을 느끼지는 않았을 텐데.제 목숨을 가지고 놀아나는 듯한 느낌에 굴욕감이 들었다.서린은 손에 잡히는 대로 음식들을 옆으로 쳐내버렸다.기운은 없었지만 임팩트는 있었는지 공작의 눈이 꿈틀거렸다.분노인지 탈진 때문인지 모를 손이 덜덜 떨렸지만, 눈으로 공작에게 쌍욕을 퍼부었다.‘나를 가지고 놀고 싶은가 본데, 네 맘대로는 안 될 거야.’‘보기보다 독하거든, 내가.’“흘린 건 아깝군.”공작이 눈만 웃으며 싸늘하게 말했다.“하지만 네 오만이 바닥날 때까지 나는 얼마든지 다시 차릴 수 있다.”서린은 재빨리 식탁 위를 훑어 나이프 하나를 잡았다.그러나 그 손목을 움켜쥐는 공작의 손이 더 빨랐다.힘이 빠진 서린은 허망하게 나이프를 떨어뜨렸다.곧바로 포크를 향해 손을 뻗었지만 그마저도 공작이 쳐 날려버렸다.서린은 이번엔 음식 접시 하나를 바닥에 내리쳐 깨뜨렸다.깨진 조각을 집어 제 목으로 가져갔다.에르딘이 그것마저 빼앗으려 손을 뻗는 순간, 서린은 반대 손으로 주먹을 쥐어 그의 뺨을 후려쳤다.짝!에르딘의 얼굴이 옆으로 돌아갔다.접시 조각이 아슬하게 서린의 목에 닿았을 때, 경호하던 두 여자가 달려들어 그녀의 양팔을 제압했다.“놔! 죽일 거야. 죽여버리겠어, 에르딘!”미친 사람처럼 왁왁 소리를 지르던 서린은 현기증을 느끼며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다시 눈을 떴을 때도 여전히 공작의 침실이었다.손의 상처는 치료되어 있었다. 치유술사인가.‘숨 막혀…….’며칠째인지 이제는 셀 수도 없을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숨을 쉬고 있다는 게 용했다.먹은 것도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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