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 두목의 임신한 첩의 모든 챕터: 챕터 21 - 챕터 30

95 챕터

21

그는 여전히 그녀의 팔을 잡고 있었는데, 처음 움켜쥐었을 때는 다소 거칠었던 손길이 이제는 한결 부드러워져 있었다. 수잔은 피부를 부드럽게 문지르는 그의 엄지손가락을 느낄 수 있었다. 키스할 때도 그랬듯, 그의 손길이 순식간에 격정에서 다정함으로 바뀌는 것이 참 이상했다. 단단하면서도 결코 가혹하지 않은 손길. 그 같은 부류의 남자라면… 그래, 거칠기만 할 줄 알았는데 말이다."왜 내가 건넨 키스에 응한 걸 후회하는 거지?" 짙은 눈동자를 수잔의 얼굴에 고정한 채 그가 다시 물었다. "분명히 즐겼으면서 왜 후회하는 거냐고."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 두려움과 답답함, 그리고 이름을 붙일 수 없는 훨씬 더 위험한 무언가가 뒤섞인 상반된 감정이 폭풍처럼 그녀를 흔들어 놓았다."그날 밤을 후회하는 이유는," 흐트러짐 없이 그의 시선을 받아내려 애쓰며 그녀가 낮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입을 뗐다.그녀가 다시 말을 머뭇거리자 리오의 얼굴에 읽어낼 수 없는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이유가 뭔데?" 그가 거짓말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물었다. "그냥 키스였을 뿐이잖아. 왜 그렇게까지 신경을 써?"수잔은 숨이 막혔다. 그가 그런 질문을 던진다는 사실 자체가 그녀를 그토록 괴롭히는 진짜 이유였다. 그에게는 그저 키스 한 번이었을지 몰라도, 그녀에게는 그 이상이었다. 그게 정확히 무엇인지는 아직 알 수 없었지만, 스스로를 잃어가고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걷고 있는 듯했다. 그가 자신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어쩌면 그 스스로 인정하고 싶은 것보다 훨씬 더 간절하게 말이다. 그런데 그가 왜 신경을 쓴단 말인가? 그녀를 이용하고, 곁에 묶어두어 자기 통제 아래 두려는 게 전부 아니었던가? 그럼에도 그 질문은 두 사람 사이에 맴돌며, 그녀조차 감당할 준비가 되지 않은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었다.그는 돈 문제에만 집중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대신 지금 그녀의 집에 찾아와, 비즈니스를 넘어선 허기진 눈빛으로 그녀를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6-09-14
더 보기

22

체육관 안에 음악의 쿵쾅거리는 비트가 진동했고, 수잔은 복잡한 생각을 눌러앉히려는 듯 무서운 집중력으로 동작 하나하나를 이어나갔다. 반복할 때마다 답답함이 밀려왔고 긴장이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지만, 근육이 타들어 가는 듯한 통증은 오히려 반가운 해방감으로 다가왔다."얘, 좀 천천히 해." 캐롤라인의 목소리가 그녀를 현실로 불러들였다. 덤벨이 늘어선 줄 건너편에서 친구가 한쪽 눈썹을 찌그린 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뭐 때문에 그렇게 날이 서 있는 거야?"수잔은 동작을 멈추고 숨을 가다듬으며 일부러 아무렇지도 않은 척 어깨를 으쓱였다. 조직 보스와 얽혀버렸다는 사실을 친구에게 털어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기에, 그녀는 간신히 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냥… 일 때문에 그래." 그녀는 거짓말을 했고, 자신이 워낙 거짓말에 쥐약이라는 걸 알았기에 캐롤라인이 믿지 않을 거라는 사실도 내뱉는 순간 직감했다.캐롤라인은 다 안다는 듯한 눈빛을 보냈지만 더 이상 추궁하지는 않았다. "그래. 뭐, 운동하는 기세를 보아하니 그냥 일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만, 더 파헤치진 않을게." 친구가 음흉하게 씨익 웃었다. "너한테는 기분 전환이 필요해. 그러니까, 제대로 된 기분 전환 말이야. 잘생기고, 매력적이고, 너한테 첫눈에 반할 만한 남자 같은 존재 말이지."수잔은 눈알을 굴렸다. "아, 제발. 난 내 문제를 해결해 줄 남자 따윈 필요 없어." 이미 남자 하나 때문에 현재 진행형으로 복잡해 죽겠는데, 대체 왜 또 다른 남자를 끌어들인단 말인가? "게다가 환기가 필요하다고 해도, 그게 왜 꼭 남자여야 하는데?""필요까지는 아니더라도, 있으면 좋잖아… 긴장도 좀 풀고 말이야." 캐롤라인은 눈썹을 씰룩거리며 이 상황을 톡톡히 즐기고 있었다. "너 여기 다닌 지도 좀 됐는데, 이제 새로운 사람들도 좀 만날 때가 됐다고 생각하지 않아?"수잔은 친구의 은근한 비유에 그저 고개를 저을 뿐, 친구의 말을 털어내려 애쓰며 다시 세트 운동에 집중했다. 아, 하지만 그녀는 이미 새로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6-09-14
더 보기

23

아파트는 아늑했고 수잔이 직접 만든 집밥의 온기로 가득했으며, 로스트치킨과 허브의 은은한 향이 공기 중에 감돌았다. 그녀는 보기 드물게 평온한 표정으로 밥과 샐러드를 한 숟가락 더 크게 떠먹는 새뮤얼을 지켜보았다. 제법 오랜만에 두 사람은 한자리에 앉아, 빚이나 위험이라는 그림자가 뒤편에 도사리고 있지 않은 식사를 나누고 있었다—적어도 그녀는 오빠가 그렇게 믿기를 바랐다."맛있네." 새뮤얼이 접시를 가리키며 말했다. "치킨은 역시 네가 제일 잘 만든단 말이지."수잔이 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엄마한테 잘 배운 덕분이지. 오빠 굶기지 않으려고 열심히 배웠잖아, 기억 안 나? 딱히 까탈스러운 식성은 아니었지만, 내가 앉기도 전에 접시를 비워버리곤 했잖아."그가 털털하게 웃자 순간 긴장감이 눈 녹듯 사라졌다. 너무나 많은 시련을 함께 버텨온 남매만의 친밀함 속에서,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작은 공간을 채우며 식사가 끝났다. 하지만 머그잔에 차를 채워 거실에 자리를 잡자, 새뮤얼의 표정이 이내 진지해졌다."그런데… 리오가 왜 그냥… 날 풀어줬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가." 잔을 들고 그녀를 바라보며 그가 입을 뗐다. "차도 돌려주고, 남아있는 빚 때문에 날 쫓아오지도 않고 말이야. 말도 안 되잖아. 날 아주 탈탈 털어먹을 때까지 계속 괴롭힐 거라 생각하고 마음 준비까지 다 하고 있었는데. 그런 부류의 인간들이 그냥 손을 뗄 리가 없으니 좀 얼떨떨하네."수잔의 맥박이 가빠졌다. 그녀는 손의 떨림을 가리기 위해 소파 위에서 몸을 살짝 움직여 손을 다리 밑으로 쑥 집어넣었다. "샘, 그냥 더 이상 따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 의도했던 것보다 차갑게 쏘아붙이듯 그녀가 대답했다. "이제 그 사람 때문에 걱정할 필요 없잖아. 그거면 된 거 아니야?"새뮤얼은 그녀의 말투를 잡아채며 눈을 가늘게 떴다. "수잔, 나도 리오를 어느 정도는 알아. 그냥 넘어갈 위인이 아니야, 특히 돈 문제에 있어서는 더더욱." 새뮤얼이 머그잔을 내려놓으며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6-09-14
더 보기

24

수잔은 드레스를 매만지며 거울을 마지막으로 훑어보았다. 가볍게 밀착되는 짧은 하늘색 드레스가 그녀의 몸매를 우아하게 드러내며, 참으로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세련된 기분을 선사해 주었다. 오늘 밤 그녀는 머리를 풀어 자연스러운 물결 모양이 어깨 위로 떨어지게 두었고, 화장에도 공을 들였다. 리오와 얽힌 이후로 누리지 못했던, 다시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받고 싶었다.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그러한 생각들을 털어냈다. 오늘 밤은 체육관에서 만난 매력적인 남자, 제레미에게 집중하는 날이었다. 그는 다정해 보였고 평범하기까지 했는데, 수잔은 삶에서 바로 그런 안정감이 절실히 필요했다. 외출 준비를 하며 그녀는 제레미가 리오와 얼마나 다른 부류의 사람인지 떠올렸다. 리오가 강렬하고 예측 불가능한 존재라면, 제레미는 안전하고 평온한 느낌을 주었다.거울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확인한 뒤, 그녀는 가방을 챙겨 밖으로 나서며 속에서 일렁이는 긴장감을 누르려 애썼다. 레스토랑으로 향하는 운전길은 기대감과 불안감이 얽혀 있었지만, 혼란스러운 일상에서 벗어나 평범한 저녁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오늘 밤만큼은 자신을 골칫거리 가득한 세계로 끌어들이지 않을 사람, 제레미처럼 안전한 사람에게 집중하리라 마음먹었다.번호를 준 이후 제레미는 다정한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일상을 물어보며 세심하고 살갑게 대해주었다. 그는 평범하고 예의 바랐으며 그녀를 웃게 해주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생각을 이어가던 중, 문득 그녀의 마음 한구석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제레미는 좋은 사람이었지만, 리오가 주던 것과 같은 울림을 주지는 못했다. 리오의 곁에 있을 때 느끼던 그 부정할 수 없는 강렬함이 그에게는 결여되어 있었지만, 그녀는 그 생각을 털어버렸다. 그저 시간이 필요한 것일지도 몰랐다.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 상황도 달라질 터였다.약속 장소인 레스토랑 '비스트로 뤼미에르(Bistro Lumière)'는 화려함보다는 품격을 지향하는 이들에게 인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6-09-14
더 보기

25

그의 얼굴에 아쉬운 기색이 스쳤지만,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별일 아니길 바랄게요.""네, 괜찮아요." 그녀는 그를 안심시켰지만, 그의 얼굴에 드리운 실망감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정말 미안해요, 제레미 씨. 믿어주세요, 오늘 정말 즐거운 시간 보내고 있었어요. 조만간 다시 이런 자리 마련하는 거 어때요?"제레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저야 기꺼이 그러죠."수잔은 자리에서 일어나며 가방을 챙겼다. "곧… 연락드릴게요."레스토랑을 나서자 그녀의 머릿속은 복잡한 질문들로 휘몰아쳤다. 리오의 문자는 짧고 명확했으며, 그녀는 그가 이제 자신에게서 무엇을 원하는지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가 아는 것이라곤 평범하고 소소한 저녁을 보낼 기회는 날아갔으며, 또다시 리오의 세계로 끌려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뿐이었다.지난번과 달리 수잔이 도착했을 때 '더 서밋'은 영업 중이었다.짜증과 호기심이 가슴속에서 복잡하게 얽히는 것을 느끼며 2층 라운지로 올라간 수잔은 코너를 만났고, 그는 아무런 질문도 없이 그녀를 리오의 개인실로 안내했다. 아무래도 그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다.그녀가 들어서자마자 문이 닫혔고, 창가에 서서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바깥 도시 불빛에 실루엣을 드러내고 있는 그가 보였다. 그는 몸을 돌렸고, 그녀의 하늘색 드레스를 감상하듯 훑어내리는 그의 눈빛에서 은근한 반짝임이 스쳐 지나갔다."나한테 잘 보이려고 입은 옷인가?" 그가 놀리듯 물었고, 그녀의 맥박을 가쁘게 만들기에 충분할 만큼 그의 시선이 머물렀다. "솔직히 아주 마음에 들거든. 비록 내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옷을 차려입지 않은 것에 자네가 실망할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무슨 날이라도 되나?"수잔은 전율을 참아내며 그의 시선을 똑바로 받아쳤다. 바로 이게 문제였다. 더 안전한 선택이어야 할 남자, 제레미와 함께 있을 때는 이런 기분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리오와 있을 때면… 그가 보내는 눈길 하나, 미소 하나에 고통스러울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6-09-14
더 보기

26

수잔은 눈을 깜빡였고, 분노는 순간적으로 당혹감에 자리를 내주었다. "네?"그가 살짝, 거의 놀리듯 미소를 지었다. "자네가 내가 데이트를 방해했다고 했잖아. 그리고 한마디 하자면, 오늘 자네 모습… 숨 막힐 정도로 아름다워. 이렇게 공들인 차림을 그냥 헛되이 날려 보내면 아깝지 않겠어?"수잔은 대답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 그녀의 생각을 어지럽히는 그의 강렬한 시선이 너무나 압도적이어서, 그녀는 스스로 흔들리고 있음을 느꼈다."거래를 하지." 낮아진 목소리로 리오가 소곤거렸다. "나랑 저녁을 먹어주면, 자네 제안을 고려해 보지. 어때?"그녀의 머릿속이 어지럽게 회전했다. 그의 가까운 거리감, 그의 향기, 거부할 수 없는 끌림의 힘—그 모든 것이 너무나 거세게 밀려왔다. 그의 말이 귓가에 맴돌자, 그녀는 스스로의 결의가 무너지는 것을 느끼며 깊은숨을 내쉬었다."진짜요?" 그녀의 목소리는 겨우 들릴 만큼 작게 흘러나왔지만, 시선을 돌릴 수는 없었다."맹세하지." 변함없이 단단하고 흔들림 없는 눈빛으로 그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잠시 후, 수잔은 자신의 목소리조차 잘 믿기지 않는 상태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수잔은 스쳐 지나가는 도시의 불빛에 시선을 둔 채 리오의 매끄러운 검은색 차에 앉아 있었다. 그가 자신을 어디로 데려가는지 전혀 알 수 없었지만,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일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긴장 풀어, 수지." 슬쩍슬쩍 그녀를 훑어보며 그녀가 얼마나 경직되어 있는지 살피던 리오가 몇 분 후 입을 뗐다. "물어뜯지 않는다고 약속하지…. 자네가 그러라고 하지 않는 한 말이야."수잔이 그를 노려보았다. "그런 식의 멘트는 전혀 도움이 안 되거든요."그러자 리오가 웃음을 터뜨렸고, 수잔은 자신이 대체 이 남자와 여기서 뭘 하고 있는지, 그리고 왜 당장 무서워하지도 않는지 스스로가 의아해졌다. 지금쯤 두려워해야 마땅한 상황이었다… 비록 불안하긴 했지만 두렵지는 않았기에, 자신에게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건 아닌가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6-09-18
더 보기

27

음식이 나오자 리오는 요리를 하나씩 맛보는 그녀의 모습을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세심하게 지켜보았다. 훌륭한 풍미와 분위기에 빠져들며 수잔은 조금씩 긴장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메인 요리가 끝난 후, 리오는 진한 딥 초콜릿 무스를 주문하며 그녀를 깜짝 놀라게 했다. "포상이야." 그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오늘 밤 나와 함께 위험을 감수해 준 것에 대한."그녀는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아, 이게 위험을 감수한 거라고요?" 그녀가 장난스레 되물었다.그가 몸을 앞으로 기울이자 눈빛이 살짝 어두워졌고, 목소리는 나지막한 속삭임으로 바뀌었다. "자네 같은 사람한테는 그렇다고 봐야지."두 사람 사이에 말로 다 할 수 없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고, 서로가 차지한 공간 외에 세상의 다른 것들은 까맣게 사라져 버리는 듯했다. 그가 시선을 고정한 채 테이블 위에서 그녀의 손을 스칠 듯 말 듯 건드리자, 수잔은 등골을 타고 내리는 익숙한 전율을 느꼈다. 그것은 초대이자 경고였고, 준비가 되었는지 확신할 수 없으면서도 차마 거부할 수 없는 무언가였다.디저트를 다 먹자 리오는 주저함 없이 계산을 치렀고, 그 행동에는 특유의 카리스마가 배어 있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내밀어 그녀가 일어서는 것을 도와주었다. 두 사람은 엘리베이터로 돌아가는 내내 말이 없었지만, 분위기는 팽팽했고 훔쳐보는 눈길마다 기대감이 묵직하게 실려 있었다.마침내 그의 차로 돌아왔을 때, 그는 운전석 쪽으로 돌아가기 전 그녀를 위해 문을 열어주고 허리춤에 잠시 손을 얹어 들어가는 것을 도와주었다. 완벽한 젠틀맨의 모습이었기에, 수잔은 순간 그가 몇 주 전에 만났던 그 남자와 같은 사람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오늘 밤 그의 모습에는 무언가 다른 구석이 있었고, 그녀 역시 그를 한결 편안하게 느끼고 있었다. 이것이 좋은 일일까, 아니면 나쁜 일일까? 이젠 정말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더 서밋으로 돌아가는 길은 조용했고 두 사람 모두 각자의 생각에 잠겨 있었지만,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6-09-18
더 보기

28

수잔은 그 모든 풍경을 눈에 담으며, 테이블 위에 가방을 내려놓으려 다가가는 순간 가슴이 살짝 쿵쾅거렸다. 그녀가 몸을 돌렸을 때도 리오는 여전히 문가에 서 있었고, 등골에 전율을 일으킬 만큼 강렬한 시선으로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움직이지도, 입을 열지도 않았지만, 그의 눈빛에는 말로 다 하지 못한 무언가,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좁히고 싶게 만드는 자석 같은 끌림이 가득했다. 침묵은 점차 견디기 힘들 만큼 무거워졌다. 누군가는 말을 꺼내야 했지만, 잠시 동안 두 사람은 그저 서서 서로를 바라볼 뿐이었다.그녀가 앞으로 몇 걸음 내딛었다. 무엇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마치 나방이 촛불로 끌려들 듯 그녀는 그에게 끌리고 있었고, 그를 향한 끌림에 저항하고자 하는 마음은 천천히 죽어가고 있었다.마침내 침묵을 깨고 나온 그녀의 목소리는 스스로 의도했던 것보다 훨씬 부드러웠다. "그래서… 그냥 집으로 돌아가서 나 혼자 여기 남겨둘 건가요? 외롭게?"리오는 나지막하게 헛웃음을 터뜨렸다. "그거 지금 들어오라는 침인가?" 그가 놀리듯 물었다."리오…"젠장, 그분의 이름을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조차 야릇한 자극이 되었다. 그는 고개를 저으며 생각을 가다듬으려 애썼다. 그의 입꼬리에 살짝, 하지만 따스한 미소가 걸렸다. 그에게는 보기 드문 표정이었다."아니." 낮고 매끄러운 목소리로 그가 대답했다. "나도 오늘 밤은 여기서 잘 거야. 복도 건너편 방에서.""아," 수잔이 중얼거렸다. 안도감과 아쉬움이 동시에 밀려들어 그녀를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그녀는 시선을 내리고 드레스 자락을 손가락으로 매만지며 무어라 말할거리를 찾았다. 그 역시 느끼고 있었을까? 밤새 두 사람 사이에 쌓여온 이 미칠 듯한, 자석 같은 긴장감을?그녀가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도 그의 시선은 옮겨가지 않고 있었다. 그는 여전히 그 가늠할 수 없는 표정으로, 마치 무언가를 기다리거나 그 순간을 음미라도 하듯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데이트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6-09-18
더 보기

29

숨이 턱 하고 막히며 등골을 타고 전율이 흘렀다. 또 시작이었다,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그 자석 같은 끌림—말없이도 팽팽하게 당겨지며, 말이 끊긴 순간조차 서로를 더 가깝게 끌어당기는 힘. 그녀는 목을 가다듬으며 강제로 마음을 가다듬었다. "어쨌든, 고마워요." 이번에는 한층 낮아진 목소리로 그녀가 말했다.리오의 시선이 부드러워졌고, 정중한 거리를 유지한 채 그녀를 향해 한 걸음 다가섰다. "언제든." 그가 중얼거렸다. "하지만 말해봐—정말 지금 가는 건가? 서두르는 게 아니라면 아래층에서 같이 아침이라도 먹을 수 있을 텐데."예상치 못한 제안에 수잔은 망설였지만,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처리해야 할 심부름도, 쌓여있는 빨래도 있었고, 방금 뒤로 하고 온 데이트의 잔상도 여전히 남아있었다. 게다가 마음속 깊은 곳의 조용한 경고음은 그와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지 말라고 나지막이 울리고 있었다. 일 초가 지날 때마다 방어벽이 조금씩 더 무너져 내리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제안은 고맙지만, 집으로 가봐야겠어요." 그녀는 그에게 작은 미소를 지어 보이며 부드럽게 대답했다. "오늘 처리해야 할 일들이 좀 있거든요."리오의 표정은 무덤덤했지만, 고개를 끄덕이기 전 아주 찰나 동안 아쉬움이 스쳐 지나간 것 같았다. "좋아." 그의 목소리가 특유의 침착한 톤으로 되돌아왔다. "하지만 오늘 저녁에 애셔 편으로 상자를 보내도록 하지."갑작스레 언급된 '상자'라는 단어—두 사람이 같은 궤도에 얽히게 된 진짜 이유—는 그녀에게 묘하게 차갑고 청명한 현실감을 일깨워 주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표정을 수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기다리고 있을게요." 말에 담긴 무게감이 필요 이상으로 묵직하게 다가왔지만, 그녀는 대답했다.잠시 동안 두 사람은 그저 서로를 바라보며, 편안하면서도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정적 속에 갇혀 있었다. 마무리가 되지 않은 일의 묘한 기운이 공기 중에 감돌았지만, 누구도 침묵을 깨지 않았다. 마침내 그녀가 한 걸음 물러서며 조심스럽고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6-09-18
더 보기

30

수잔은 죄책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리오에게 마음을 빼앗겼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과 그것을 입 밖으로 내어 말하는 것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였고, 불쌍한 제레미는 내심 진지한 관계를 바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가 마음에 들었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즐거웠다. 참으로 진심이었다. 그를 향한 자신의 감정이 커질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데이트를 몇 번 더 이어갔던 것이었지만, 더 이상 감정이 발전하지 않으리라는 점이 이제 명확해졌기에 그에게 사실대로 털어놓아야만 했다.캐롤라인은 여전히 수다를 떨고 있었고, 수잔은 그녀의 말에 집중하려 애썼다."너 지금 내 말 듣고는 있는 거야?" 캐롤라인이 물었다.수잔이 고개를 저었다. "응, 당연히 듣지." 그녀가 말했지만, 캐롤라인은 눈을 가늘게 뜨며 의자 뒤로 몸을 묻었다."너의 그 의문의 남자를 생각 중이셨나?" 그녀가 짓궂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딱히 부정할 수도 없었기에 수잔은 그 말을 무시하기로 했다. 캐롤라인은 제레미 이야기를 거두었지만, 이내 그녀의 얼굴에 장난기 어린 미소가 번져 나갔다."좋아, 그럼. 다음 주제로 넘어가지." 그녀가 말했다. "그래서… 다음 주 네 생일은 생각해 둔 거 있어?"수잔이 눈알을 굴렸다. "딱히. 그냥 조용히 보낼 생각이었어. 스파나 받으면서 스스로한테 선물이나 주든가. 별거 없이."캐롤라인이 가슴에 손을 얹으며 극적으로 비명을 질렀다. "수잔! 생일을 그냥 그렇게 얼렁뚱땅 보내버릴 순 없지."수잔이 헛웃음을 지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글쎄, 캐롤라인. 난 원래 파티 같은 거 별로 안 좋아하잖아. 게다가 그저 생일일 뿐인데 뭘. 매년 찾아오는 거잖아, 안 그래?""어림없는 소리." 캐롤라인이 단호한 표정으로 팔짱을 끼며 말했다. "너한테 파티를 열어줄 아주 완벽한 핑겟거리니까. 너 여기 이사 왔을 때 집들이도 안 했잖아—그러니까 이번 기회에 퉁치는 거야. 그냥 직장이랑 체육관 사람 몇 명만 불러서 소소하게 모이는 거지. 재미있을 거야!"수잔이
last update최신 업데이트 : 2026-09-18
더 보기
이전
123456
...
10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