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당신 마음대로 시작했다가 마음대로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그때 강도윤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경찰관님, 한유진 씨는 지금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옥상 주차장 난간 끝에 서 있었어요.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은 상태입니다.”“우선 병원으로 데려가서 진료받게 하고, 진술은 그 후에 받는 게 어떻겠습니까?”나는 고개를 돌려 강도윤을 바라봤다.“강도윤 씨는 대체 뭘 그렇게 걱정하고 있는 거죠?”강도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서은영 씨, 지금 그 말은 무슨 뜻입니까? 저는 제 직원의 안전을 걱정하고 있는 겁니다. 여기서 한유진 씨에게 정말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당신이 책임질 수 있어요?”나는 경찰관을 바라보며 말했다.“증거가 하나 더 있습니다. 한유진 씨가 살던 아파트 건물 밖에 설치된 CCTV 영상입니다.”영상이 재생됐다. 영상에 찍힌 시간은 어젯밤 11시 26분이었다.밖에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고, 정말로 검은색 지프 한 대가 아파트 입구 앞에 멈춰 섰다.한유진이 우산을 들고 건물 밖으로 나왔다. 걸음걸이는 안정적이었다.어딘가에 고립된 사람처럼 보이지도 않았고, 당황한 기색도 전혀 없었다.차 문이 열리며, 운전석에서 한 남자가 내렸다. 그 남자는 검은색 재킷을 입고 있었고, 우산을 들어 한유진이 비에 맞지 않도록 막아주고 있었다.카메라에 그 남자의 옆모습이 잡히는 순간, 사람들 속 누군가가 숨을 들이켰다.“잠깐만... 저 사람 강도윤 씨 아니야?”강도윤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비가 너무 많이 와서 영상이 흐릿하잖아요. 성급하게 결론 내리지 마세요.”내가 영상의 재생 바를 앞으로 옮기자, 영상은 계속 재생됐다.남자가 한유진을 위해 조수석 문을 열어주자, 한유진은 차에 타기 직전 몸을 숙여 그 남자에게 키스했다.서은혁이 즉시 소리쳤다.“한유진 씨, 저 사람이 당신이 어젯밤 데리러 왔다고 했던 그 사람인가요? 나는 당신을 거의 알지도 못해요. 회사 팀 행사에서 한 번 마주친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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