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수를 처음 만났던, 그날처럼 셋이서 식탁에 모여 맥주를 마신다.사회생활과 직장생활의 선배이자 인생선배인, 형이 나에게 조언을 가장한 잔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문득, 그런말이 생각났다. 상대방이 조언을 먼저 구하지 않았음에도 먼저 이야기하기 시작한다면, 그것이 잔소리고 오지랖이며 꼰대라는 말이 떠올랐다. 사회생활과 직장생활에 관한 이야기는 좋았지만, 예쁘고 착한 아내를 두고 불륜을 저지른 사람의 이야기라 마냥 들어주기가 조금 그랬다. 가정에나 충실하지...무거운 마음은 내려두고 즐겁게 떠들면서, 불륜은 모른척하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세 사람 모두 적당히 취기가 오르고, 고개 휙휙 돌아가는 기분이 조금씩 느껴질 때쯤, 형수의 눈치를 많이 보기 시작한 형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정확히는 형수의 눈치가 아니고, 형수의 핸드폰을 쳐다보기 시작했다. 모른척하기로 마음먹은 형수 몰래, 형이 자신의 핸드폰을 형수의 핸드폰 가까이에 뒀다. 형의 시선이 형수의 핸드폰에 머물기 시작했다. 실수인 척하며 형수의 폰을 들고 어디론가 가버릴 것 같았다. 그럴 생각인 것 같았다. 모두가 술을 마셔 정신없는 틈에 핸드폰을 들고 나가려는 것 같았다. 핸드폰 속 영상은 지울 수 있어도, 형수 마음속의 상처는 지울 수 없다 것을 모르는 형이 안타까웠다. 바보 같은 형이 답답했다.술 마시다 말고 뭔가는 깜빡했다고 열심히 이야기를 하더니, 잠시 통화를 하고 오겠다며, 형수의 핸드폰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형수의 핸드폰을 손에 쥐고 서둘러 현관으로 걸어가는 형의 뒷모습을 쳐다봤다. 내 손을 형수가 자신의 손으로 덮으며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형이 자리를 비운 사이, 형의 허술함과 어리석음에 관하여 적당히 놀리며 서로 웃었다. 서로 가까운 사람끼리만 할 수 있는 놀림이 즐거웠다. 동생과 아내로부터 놀림을 당하는지, 형은 정말 몰랐을 것이다. 형수와 내가 자신의 불륜을 알고 있는 것도 몰랐을 것이고.나갔던 형이, 형수의 핸드폰이었다면서 웃으면서 들어왔다. 말없이 웃고만 있는 나와
Last Updated : 2026-09-04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