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새벽 시간임에도 잠을 잘 수가 없었다.정확히는 자고 싶지도 않고, 잠을 잘 생각도 없었다.창백하고 서늘한 달빛만이 조용하게 내려앉은 방안에서, 언젠가 들려올지도 모를 누나의 발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새벽에 누나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었다.밤새도록 흐르면 찾아와서 끼우겠다는 음란한 목소리를 몇 번이고 머릿속에서 되감고 있었다.‘나. 자꾸 뭔가 계속 흐르는데. 밤새도록 흐르면, 새벽까지 질질 흐르면 찾아와서 끼워도 되나? 이거 써도 되나?’한창 잠들 시간에 말짱한 정신으로 눈만 감고 있으면 몽롱해질 때가 있다. 마치 지금처럼.눈을 뜨고 있는 건지, 감고 있는 건지, 잠을 버티고 있는 건지, 잠깐 졸아버린 건지 헷갈리게 된다. 비몽사몽 상태.안방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가 들리기를 바랬더니, 그 소리가 들린 것 같기도 했다.거실을 가로지르는 발걸음 소리가 들리기를 바랬더니, 그 소리가 들린 것 같기도 했다.내 방문이 조용히 열리기를 바랬더니,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안방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도, 내 방으로 다가오는 발걸음 소리도 환청같이 느껴졌다.잔뜩 올랐던 기대감이 순식간에 꺾이니, 졸음이 밀려오는 것 같기도 했다.형이 집에 있는 시간이라, 아무 일 없이 넘어가고 싶으면서도 막상 누나가 안찾아오니 서운하고 실망스러운 그런 기분이 들었다. 방문이 열리면 좋겠다는 바램을 손에서 천천히 놓으며 잠의 세계로 빠져들고 있었다.[철... 컥]이 방 가득 채운 서운함과 실망감이 문 열리는 소리에 전부 찢겨나갔다.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꿈을 꾼 사람처럼, 온몸에 시동이 일순간에 걸리는 기분을 느꼈다. 문 열리는 소리만으로 심장이 뛰고 발기하기 시작했다. 정말로 시동이 걸렸다.문이 아주 조금 조용하게 열리고, 정말 최소한의 틈으로 누군가가 기분 좋은 채취와 함께, 익숙하고 포근한 채취와 함께 들어왔다. 익숙하고 늘씬한 실루엣이 내게로 발걸음 소리 없이 다가왔다.“선우야. 자니.”깊고 깊은 시간. 남녀가 은밀한 행위를 하기에
Last Updated : 2026-09-0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