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나를 괴롭히던 놈과 같이 살게 됐다: Capítulo 51 - Capítulo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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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화. 나가면 되잖아

051화. 나가면 되잖아“그 얼굴. 나한테만 해.”한태겸이 그렇게 말한 뒤로 자꾸 그 문장이 생각났다.기분이 나빴으면 좋았을 텐데.차라리 어이가 없거나, 재수 없거나, 저 인간이 또 이상한 소리를 한다고 넘길 수 있었으면 편했을 것이다.그런데 싫지 않았다.그게 제일 짜증났다.나는 성당에서 돌아오는 동안 태겸에게 먼저 연락하지 않았다. 태겸도 마찬가지였다.집에 도착하니 거실 불은 켜져 있었고, 태겸은 소파 앞 낮은 테이블에 서류 몇 장을 펼쳐놓고 있었다.내가 현관문을 닫자 고개를 들었다.“왔어?”“보면 모르냐.”“오늘은 늦을 줄 알았어.”“왜 그렇게 생각했는데.”“우진 씨랑 정리할 게 더 남았다고 했잖아.”나는 신발을 벗다가 멈췄다.“또 그 얘기야?”“아니. 그냥 기억하고 있었어.”“그게 더 싫어.”태겸이 낮게 웃었다.“어제는 기억하는 것도 너한테만 하는 줄 알았다며.”“그걸 아직도 붙잡고 있냐?”“좋았으니까.”나는 그대로 방으로 들어갈까 하다가 거실 쪽으로 걸어갔다.“너 진짜 사람 열받게 하는 재주 있다.”“알아.”“그걸 자랑처럼 말하지 마.”태겸은 더 웃지 않았다.내가 소파 반대편에 앉자 펼쳐져 있던 서류를 한쪽으로 모았다.그 움직임을 보고 나서야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는 걸 알아챘다.질투 얘기를 하려는 얼굴이 아니었다.나는 등받이에 기대며 물었다.“오늘도 할 거야?”“뭘 말하는 거야.”“옛날 얘기.”태겸의 시선이 잠깐 내 얼굴에 머물렀다.“싫으면 오늘은 안 해도 돼.”그 말이 예전 같았으면 편했을 것이다.지금은 아니었다.“그렇게 먼저 빠져나갈 구멍 만들어주지 마.”“만들어주는 거 아니야.”“그럼 왜 매번 나한테 정하래.”태겸이 잠시 침묵했다.“네가 싫다고 했던 걸 무시하고 싶지 않아서.”“그러니까 그게 짜증난다고.”“왜 짜증나는지는 모르겠어.”“나도 모르니까 묻지 마.”이번에는 태겸이 더 캐묻지 않았다.그게 또 마음에 안 들었다.나는 결국 소파에서 몸을 바로 세웠다.
last update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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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화. 서이안은 돌아오지 않았다

052화. 서이안은 돌아오지 않았다태겸은 교실 앞에 서 있었다.담임이 왜 그랬냐고 물었다.태겸은 한참 입을 열지 못했다.그리고 결국 내가 시킨 대로 말했다.자기가 장난치다 그랬다고.죄송하다고.교실 뒤에서 몇 명이 웃었다.나도 웃었다.그때 태겸이 나를 한 번 봤다.그 눈을 기억하고 있었다.알고 있었으면서 모른 척한 게 아니었다.나는 정확히 알고 있었고, 그래서 더 싫었다.“그날.”태겸의 시선이 다시 내게 왔다.“네가 창문 깬 거 아니었어.”“알아.”“내가 시켰어.”말하고 나자 속이 울렁거렸다.“네가 했다고 말하라고.”태겸의 얼굴에서 아무것도 읽히지 않았다.나는 그게 더 무서웠다.“왜?”질문은 짧았지만 의미는 분명했다.나는 한동안 대답하지 못했다.그날의 내가 왜 그랬는지는 알고 있었다.“네가 제일 쉬웠으니까.”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다.“문제 생겨도 크게 말 안 할 것 같았고, 내가 시키면 할 것 같았고.”태겸의 턱선이 굳었다.나는 계속 말했다.멈추면 다시 못 할 것 같았다.“그리고 애들 앞에서 확인하고 싶었어.”“뭘 확인하려고 했는데.”“네가 내 말 어디까지 듣는지.”그 말까지 하고 나니 정말 토할 것 같았다.나는 웃지도 못했다.“됐냐.”태겸은 대답하지 않았다.그 침묵이 길어질수록 숨이 막혔다.“끝까지 말하라며. 말했잖아.”“응. 들었어.”“그런 얼굴 하지 마.”“내가 어떤 얼굴인데.”“나 불쌍하게 보는 얼굴.”태겸의 미간이 아주 조금 좁아졌다.“불쌍하게 안 봐.”“그럼 뭐야.”“화나.”그 한마디가 오히려 안심됐다.차라리 그게 나았다.“그래. 화내.”“지금은 더 말하면 네가 버티기 힘들 것 같아서 안 하는 거야.”그 순간 다시 숨이 턱 막혔다.“또.”“이안아.”“나 봐주지 마.”태겸이 한 걸음 움직이다가 멈췄다.“봐주는 거 아니야.”“그럼 왜 맨날 적당한 데서 멈추는데.”“네가 무너지는 게 목적이 아니니까.”나는 웃었다.정말 웃음밖에 안 나왔다.“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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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화. 돌아온 건 나야

053화. 돌아온 건 나야엘리베이터에서 내리고 나서야 내가 진짜 나왔다는 걸 실감했다.건물 밖은 생각보다 조용했다.시간이 늦어서인지 큰길 쪽으로 나가도 문을 연 가게가 많지 않았다. 휴대폰 화면에는 새벽 한 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 떠 있었다.한태겸에게서 온 연락은 없었다.그게 당연했다.내가 나가겠다고 했고, 걔는 문을 열어줬다.나가고 싶으면 나가.직접 그렇게 말했으니 이제 와서 연락이 오는 게 더 이상했을 것이다.그런데도 화면을 한 번 더 켰다.아무것도 없었다.“재수 없어.”누구한테 하는 말인지도 모르고 중얼거렸다.택시를 잡을까 하다가 걸었다.갈 곳이 아주 없는 건 아니었다.성당에 가면 된다.문이 닫혀 있어도 미정 이모한테 연락하면 어떻게든 들어갈 수 있을 거고, 안쪽 휴게실 소파에서 몇 시간 정도는 버틸 수 있었다.그게 싫으면 찜질방도 있었다.돈도 있었다.숙박업소를 잡아도 됐다.그러니까 갈 데가 없어서 한태겸 집에 있었던 건 아니었다.그 사실을 확인하고 싶어서인지 나는 성당 쪽으로 먼저 걸었다.* * *성당 앞에 도착했을 때는 불이 거의 다 꺼져 있었다.입구 옆 작은 보안등만 켜져 있었다.나는 한동안 계단 아래에 서 있었다.휴대폰을 꺼내 미정 이모 이름을 찾았다.통화 버튼만 누르면 됐다.이모는 분명 받을 것이다.무슨 일이냐고 물으면서도 일단 들어오라고 할 사람이다.그런데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았다.내가 왜 나왔는지 설명해야 할 것 같아서였다.한태겸이랑 싸웠다고 하면 될 수도 있었다.같이 지내다가 나왔다고 하면 더 간단했다.그런데 그 다음 질문이 싫었다.다시는 안 갈 거냐고 물으면 뭐라고 해야 하지.나는 그 대답을 모르고 있었다.결국 통화 화면을 닫았다.성당 계단에 잠깐 앉았다.밤공기가 차가웠다.가방을 발 옆에 내려놓자 안에서 충전기 끝이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짐이 정말 별로 없었다.옷 몇 벌이랑 세면도구, 충전기, 노트.이걸 들고 나왔는데도 집에 두고 온 게 계속 생각났다.내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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