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너를 사랑해 볼까 해: Chapter 1 - Chapter 10

18 Chapters

너를 사랑해 볼까 해 - 안녕, 나의 수원아

안녕, 수원아오늘은 날씨가 꽤 춥다. 잘 지내고 있어? 아 참, 나야 도윤이. 권도윤.벌써 나 잊은 건 아니지? 우리 그래도 꽤 친했는데.편지로 적으려니까 나 너무 글씨를 못 써서 부끄러워.그건 그렇고...너가 너무 보고 싶어서 수원아, 지금 보러 가려고.널 보자마자 이 편지를 전해 줄 예정이야.너는 언제나 그랬듯이 날 보고 환히 웃어 주겠지?보고싶다. 얼른 보러 갈게사랑해, 수원아 곧 보자.삐뚤빼뚤한 서툰 글씨체로 편지를 적어내려가던 남자가 "탁" 소리가 나게 펜을 책상 위에 내려두었다.역시나, 서툴게 편지를 접어버리곤 품 속에 소중히 간직했다.서둘러 집을 나선 그의 얼굴엔 어딘가 모르게 행복이 서려있었다.아이러니하게도, 그의 행복은 어딘가 어색해보였다.문을 열고 나오자마자 속절없이 맑은 하늘에 그는 환하게 웃어보였다."날씨 좋다!"어디론가 향하는 그의 발걸음은 꽤나 가볍다.맑았다. 그날처럼.남자의 이름은 권도윤."쾅!" "와장창!" "쨍그랑!"파열음만이 가득했던 어린 시절의 도윤의 삶은 까만 색종이 같았다.그 어떠한 빛도, 그 어떠한 색도 없는.구겨지고 찢겨도, 그에게는 버릴 사람조차 없었다."으흥흥, 들어와, 오늘 이 집에 우리 단 둘이야 자기."추하게 교태를 부리는 중년 여성의 목소리가 문 밖에서 들려왔다.어린 도윤은 도어락 조차 없는 낡은 집에서 오매불망 누군가를 기다렸다.하지만, 기다림의 끝은 결코 아름답지만은 못했다.한글도 미처 다 배우지 못한 어린 도윤은 눈치보는 법 먼저 배워야 했으니까.도윤은 낮은 식탁 밑으로 부랴부랴 몸을 숨겨야 했다."정말이야? 그 전에 당신, 이런데서 사는 거였어?"여자의 목소리 뒤로 낮은 중년 남성의 목소리 또한 들려왔다."꽤 고풍스럽게 굴기에, 얼마나 콧대높은 여잔지 했는데 말야"남자는 코웃음을 치며 자신에게 엉겨붙는 여자의 허리를 감싸안았다."왜, 그래서 실망이야? 내가 좋아서 여기까지 따라 들어온 것 아니었어?"남자가 미처 대답도 하기 전에 탐욕에 젖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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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사랑해 볼까 해 - 행복이 깨질 때,

누군가에겐 야속했던 밤이 지나갔고, 속절없이 아침은 찾아왔다.모두에게 아침은 반가운 존재는 아님은 확실했다."철민 엄마! 철민 엄마! 일어났어? 안에 있지? 있는 것 다 알아! 문 좀 열어봐! 어휴, 못 살아 진짜!"오늘의 아침은 요란했다.문을 두드리는 손짓엔 다급함이 묻어 있었다."철민 엄마! 나야, 옆집 형원 엄마! 얘기 좀 해요!"곧이어 재촉하는 목소리에 이윽고 문이 열렸다."이른 아침부터 어쩐 일..."미처 말이 다 뱉어지기도 전에 끝나고 말았다."철민이 어딨어요 지금!!"다급했던 목소리는 곧 분노로 변하고 말았다."...네?""...뭐야, 반응이 왜 그래, 진짜 몰랐어?"누군가의 세상이 또 무너져 내렸다."형원 엄마, 정말 나 어쩜 좋아...형원 엄마한테 미안해서 어떡해. 미안해서 어떡하지 내가 진짜..."물기가 가득한 목소리와 함께 그 누군가의 행복이 뚝뚝 소리를 내며 떨어지기 시작했다."당장 돌려 달란 건 아니고...천천히 갚아요...돈 빌려준 내가 괜히 미안해지네, 진짜 사람 나쁘게 만드는데 뭐 있어 철민 엄마는"간밤에 많은 일들이 일어난 듯 하다."형원 엄마한테는 늘 폐만 끼치는 것 같아. 미안해 어제 철민이가 형원이한테 빌려간 돈은 내가 어떻게 해서든...""아유! 그만 좀 울어! 철민이가 우리 형원이한테 빌려간 돈을 왜 당신이 미안해 해!""자식을 잘못 키운 내 잘못이지. 무슨 말인지 이해했어 형원 엄마""...아무튼, 철민이 찾게 되면 형원이 지갑도 좀 같이 돌려줘요. 우리 아들 첫 취업했을 때 내가 사 준 지갑이니까."대답도 미처 하지 못하고 눈물만 하염없이 닦아내는 몸뚱이 위로 떨어진 말은 꽤 가혹했다."철민이 그놈도 진짜 웃긴 놈이야, 친구도 없는 놈 착한 우리 형원이가 좀 놀아줬더니 주제도 모르고 은혜를 원수로 갚았네. 아까는 철민 엄마가 너무 울어서 내가 맘 좀 약해졌지만, 기간은 오래 못 줘. 알지?"아침부터 요란스러웠던 문은 이제서야 조용해졌다.칠이 다 벗겨진 대문부식된 외벽깜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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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사랑해 볼까 해 - 행복 냄새

도윤이 눈을 떴을 때, 그의 세상에는 낯선 얼굴과 흐린 빛만이 가득했다.도윤은 놀란 것도 잠시, 이윽고 자신의 뺨에 처음 느껴지는 따스한 손길에 잠자코 있었다.이 사람은 위험하지 않다."오구 내새끼, 이제 일어난겨? 누굴 닮아 이리 예쁠꼬? '미연은 행여 깨질까, 조심스러운 손길로 도윤의 뺨을 소중하게 쓰다듬고 있었다.얼마나 쓰다듬었는지 차가웠던 도윤의 뺨은 어느새 사람의 온도를 만끽하고 있었다."할미~ 해 봐 응? 할미~ 내새끼 이름 좀 들어보자 할미가"도윤의 뺨에 사람의 손길보다 더 따뜻한 무언가가 흘러내렸다."아이구, 내새끼 왜 울어. 그 동안 많이 힘들었지? 응? 이제 아무 걱정하지 말어."이제서야 겨우 3살의 아이로 살 수 있게 된 도윤은 목 놓아 엉엉 울기 시작했다."할...할미, 도윤...나는 권도윤..."도윤은 광원을 만났을 때가 떠올랐다.그 때와 똑같은 감정, 몽글몽글한 햇살 같았다."아이구, 내새끼는 이름도 예쁘네! 내가 너 할머니야! 예쁜 내새끼!"겨우 정신을 차린 도윤에 미연은 크게 한시름 놨다.처음 만난 도윤의 몸상태는 너무 심각했다.아무리 아이라지만 지나치게 가벼웠고, 지나치게 망가졌다."미안해 내새끼, 도윤이, 할미가 미안해. 할미가 나빴어, 응? 용서해주라..."미연의 말은 어린 도윤이 이해하기엔 너무 어려웠다.그렇게 둘은 서로 부둥켜 한참을 눈물을 흘렸다.도윤은 안도의 눈물을, 미연은 절대 용서 받을 수 없는 속죄의 눈물을."내새끼, 배고프지? 얼른 밥 부터 먹자."정신을 잃은 도윤을 처음 봤을 때, 미연은 한참동안이나 그 어린 몸을 껴안고 넋이 나가 있었다.모두 다 본인의 잘못 같이 느껴졌다.어느덧, 아침에 나온 미연이 해가 져 뉘엿뉘엿 해 질때까지, 가만히 있던 그녀는 겨우 정신을 차렸다."어머, 또 내 정신 좀 봐. 이럴 시간이 어딨어 내가"언제 흘렀는지 모를 눈물이 미연의 웃옷을 푹 적신 채였다.마른 세수를 연거푸 하던 미연은 소중히 도윤을 다시 바르게 눕혀두곤 옷장으로 향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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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사랑해 볼까 해 - 겨울이 오고 있다.

"도윤아, 할미 왔다!"여느 때처럼 도윤이 뽀르르 달려나와 자신을 반겨주리라 믿던 미연이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당황했다."할미!"늘 버선발로 달려나와 제 품에 쏙 안기는 도윤은 그대로였지만 바뀐 것이 있다.수명을 잃어 깜빡이던 형광등, 사용한지 오래되어 이 나간 식기류, 계절을 신경쓰지 않고 늘 같았던 얇팍했던 이불까지.전부 다 사라졌다.낡았던 것들이 치워지고, 모든 게 새롭고 예쁜 것들로 채워졌다."도윤아...이 할미가 꿈을 꾸고 있는거냐?""이거, 오늘 어떤 예쁜 누나가 와서 도윤이랑 같이 했어 할미!"민지임이 틀림 없었다."어떻게 사람을 이렇게 또 울려...진짜..."민지에게 계속 신세만 지는 것 같아 미연은 마음 한 켠이 자꾸 아려왔다.아무래도 미연의 인생에는 귀인이 두 명이나 생긴 것 같다.하늘이 두 쪽이 나도 미연은 살아갈 수 있다.이 얼마나 감개무량한지 미연은 그렇게 또 도윤을 한참이나 끌어안고 있었다."자, 밥 먹자 내새끼"어느순간부터 미연과 도윤의 밥상은 제법 그럴 듯 했다.어느 날은 계란말이, 어느 날은 돈까스.벌이가 넉넉하진 않아도 최선을 다해 도윤을 먹이고 싶었다.사실 미연은 민지의 건물 청소 뿐만이 아니라 밤에는 산책겸 폐지까지 모으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둘이 생활하기에 모자람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넉넉하지도 않았다.사랑하는 도윤을 위하고 싶어 돈을 벌다보니, 도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했지만, 때로는 이 사실이 무척 미안했다.그래서인지, 시장에 다녀오게 되면 도윤에게 줄 간식은 하나씩 품에 안고 돌아왔다."할미 이건 뭐야? 처음 먹어 봐!""으응, 그건 핫도그라는 거야, 먹어 봐 내새끼. 할미가 사왔어.""할미, 이거 봐라?"핫도그를 미연에게 먼저 건네는 다정함을 배운 도윤은 갑자기 미연이 사준 스케치북을 당당히 펴 보였다.'임미연'너무나도 삐뚤빼뚤하게 적혀있어 어딘가 눈물 까지 나는 세 글자"할미 이름 맞지? 도윤이가 썼어!"제 이름도 쓸 줄 모르는 도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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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사랑해 볼까 해 - 내가 세상에 남기고 만 것

도윤을 만난것이 미연에게 있어서 큰 행운임은 틀림없었지만, 미연은 이 행운만을 즐길 순 없었다.철민에 의해 민지의 건물로부터 나온 미연은 새로운 일자리를 계속해서 찾아야 했고 이젠 아픈 몸을 꼭두새벽부터 이끌고 나가야만 했다.도윤을 입히고 먹여야 했다.어느새 미연의 옷장에는 미연의 옷보다 도윤의 옷이 더 많이 걸려 있었다.하지만 조금도 힘들지 않았다."콜록, 콜록. 내가 감기를 조심하라 해놓곤 내가 감기에 걸린 모양이군."도윤이 잘 자고 있는지 확인 한 미연은 새벽 아침식사 밥집으로 출근하기 위해 대문을 나섰다.대문은 아침부터 경쾌한 소리를 내며 잠겼다.도윤을 위해 도어락을 설치한 미연이었다."할미 다녀올게."도윤에겐 닿지 않을 인사를 남긴 채 미연은 홀연히 떠났다.사실 미연은 도윤의 육아와 일의 병행, 그리고 금전적인 문제로부터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그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진 탓일까, 최근 들어 그녀는 잔병치례가 잦아졌다.원래도 좋지 않았던 허리는 악화되었고, 감기같은 질병은 달고 살았다.어느 날은 일어날 수 조차 없어 가만히 누워 자고 일어나니 옆에서 도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제 머리에 물수건을 올려놨다.옆에 잠든 도윤의 얼굴은 누가 보아도 한참 운 사람의 것이었다."이러면 안되는데 자꾸 나쁜 생각이 든다 할미가..."그 날밤은 미연은 한참동안이나 도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고 한다.기어이 일이 터지고 말았다.아침부터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도윤은 일찍 눈을 떴다."도윤아, 안에 있어? 민지 누나야!"문 밖에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누나!"도윤은 의심할 겨를도 없이 문부터 열었다."우리 도윤이! 잘 지내고 있었어?"제 품으로 와락 안기는 도윤에 민지 또한 함박 웃음을 지으며, 도윤의 눈곱을 다정스레 떼어주었다."할머니는?"열린 문틈으로 집 안을 빼꼼 살펴보던 민지는 미연을 찾았다."우리 할미 요즘 아파 누나"아까의 모습은 어디가고 풀이 잔뜩 죽은 도윤이 답했다."집에 약은 있어?"절레절레고개를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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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사랑해 볼까 해 - 두 개의 하늘

민지의 아버지는 기가 찰 노릇이다."이제 하다하다 애까지 데리고 들어왔니? 왜, 이젠 육아라도 할 생각이니?"요즘들어 사고를 많이 치고있는 민지였다."아빠, 그게...""애 이름이 뭐라고?""권도윤"민지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나중에 이야기 하자."민지의 아버지는 이윽고 몸을 일으켜 방 안으로 들어가버렸다."민지야, 엄마도 이건 좀 아니라고 본다, 사정이 딱한 건 알지만...요즘 왜 이렇게 사고를 치니. 속상하게."민지의 엄마 또한 민지에게 한 소리 했다.그리고 민지만 들리도록 작게 읊조렸다."대충 상황봐서 고아원에 데려다 주던지 해, 우리 집은 그 애 돌볼 형편까진 아니잖니."곧 민지의 어머니도 아버지의 뒤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오로지 도윤의 손을 쥔 민지의 손에만 힘이 들어갔고, 그런 민지를 걱정스럽게 올려다 본 도윤이었다.미연과의 행복했던 2년의 시간을 보낸 도윤은 어느덧 5살이 되었다.겨우 5살이 되었건만, 도윤은 다시금 눈치를 보는 삶으로 되돌아왔다.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아이."누나..."일단 민지의 방에서 생활하게 된 도윤은 낯선 공간에서 눈을 떴다.도윤의 품엔 민지가 사 준 작은 곰돌이 인형과 민지가 미연으로부터 받은 목도리가 도윤에게 메여져 있었다.미연의 집에서 나올 때 민지가 둘러준 것이다."아우 진짜 재를 어쩜 좋아!"거실에서 들리는 소리가 도윤의 귀에 날카롭게 꽂혔다."어쩔 거에요 진짜, 이대로 민지 그냥 둘 거에요? 네? 말 좀 해봐요!""조용히 좀 해 봐.""어떻게 조용히를 해요, 쟤가 어디서 온 앤 지도 모르는데.부모도 없는 애를 우리가 그냥 키워요?네? 이대로요?""조용히 좀 해달라고 하잖아!"큰 소리에 작은 아이의 몸은 한없이 움츠려 들었다.이윽고 거실에선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지금이었다.도윤은 미연이 사 준 하늘색 가방에 자신의 옷을 챙기기 시작했다.그리고 미연이 자신에게 남긴 통장까지.그리고 민지가 돌아와서 볼 편지까지 남겼다.2년전과 비교하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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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사랑해 볼까 해 - 빛을 향한 끝 없는 방황

시간이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흘러갔는지 잘 모르겠다.막노동 일터에서 간신히 일자리를 빌어 고된 노동도 해봤고, 노숙자의 쉼터에서 하루하루 버텨냈다.물론, 제 또래 친구들의 금품을 갈취하는 나쁜 행동도 서슴치 않고 해봤다.미연이 봤다면 속상해했겠지. 라는 생각과 함께.그렇게 도윤은 어느샌가 훌쩍 자라 있었다."눈을 어떻게 뜨고 다니는 거야!"목소리의 주인공은 남자, 그리고"죽고 싶어?"목에는 허름한 빨간 목도리가 둘러져 있는 도윤이었다."죽고 싶냐고?"길을 지나가다 어느 남자와 부딪힌 도윤이 남자의 대답에 주춤 뒤로 물러났다."너, 사람은 죽여보고 하는 말이야 지금?"남자가 재차 질문해왔다.당황한 도윤은 계속해서 뒤로 물러나는 수밖에 없었다.이윽고 낯선 남자는 도윤의 목도리를 움켜잡았다."사람이 물었으면 대답을 해."도윤은 그 어떤 대답도 할 수 없었다.도윤의 몸은 어릴 적 당했던 폭행의 기억을 떠올렸고 그대로 갇히고 말았다.그 순간, 도윤은 바들바들 떨리는 손을 남자를 밀치기 위해 들어올렸지만 한 발 늦었다.이미 도윤의 얼굴은 남자의 손에 의해 반쯤 돌아가 쓰러지고 말았다."뭣도 없는 게 허세만 가득해선, 좋게 보낼 때 가라."도윤은 남자의 뒷모습을 지켜보며 주머니 속에 손을 넣었다.어느샌가, 세상의 잔혹함 또한 배운 도윤은 주머니 속의 반짝이는 무언가를 손에 쥐었다.칼이었다.그대로 도윤은 남자에게 달려들었다."지금 죽이면 되잖아!!!!!!"어떻게 알아차린 것인지 남자는 그대로 뒤를 돌아 도윤을 그대로 엎어쳐 날려버렸다."으윽..."칼을 그대로 놓쳐버린 도윤이 쓰러져 신음할 때, 남자는 칼을 쥐어들고 도윤의 위로 올라왔다."넌 사람 못 죽여."남자는 손쉽게 도윤을 제압한 후 도윤의 목에 칼 끝을 가져다댔다."그러니까 아까 보내줄 때 갔으면 좋았잖아."남자는 그대로 칼 끝으로 도윤의 목을 살살 눌렀다."무섭지"남자의 표정은 즐거워보였다."세 번 기회는 없어. 보내줄 때 가."여전히 도윤은 대답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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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사랑해 볼까 해 - 어둠의 증거

"이제 그만 자고 일어나 임마, 해가 중천인데 다 큰 애가 언제까지 자려고?" 곤히 잠들어 있던 도윤의 귓가를 낮은 목소리가 간지럽혔다. "너 오늘 형이랑 나가야 한다고 형이 어제 그랬을텐데?" 어느샌가 형이라는 자부심을 꽤나 즐기고 있는 것 같은 범이었다. "어딜 가겠다는건데." 어느샌가 범에게 익숙해진 듯한 도윤의 목소리 또한 들려왔다. "너 나한테 이제부터 사람 죽여본다고 그랬잖아, 기억 안 나?" 고개를 갸웃거리던 범이 도윤의 얼굴 바로 앞까지 제 얼굴을 들이밀었다. 순간 도윤은 저도 모르게 숨을 삼켰다. "설마 홧김에 말했다고 변명하면 나는 너한테 정말 실망스러울 것 같아." 다정했던 목소리는 온데간데 없이, 싸늘한 표정으로 돌변한 범은 도윤의 얼굴에 담배 연기를 뱉었다. 연기가 걷힌 도윤의 눈에는 터무니없이 맑았던 5살의 어린 도윤은 온데간데 없이 차가운 눈동자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세수 먼저 좀 할게." 범을 밀어내고 일어난 도윤의 눈을 살핀 범은 이내 만족스럽다는 듯 도윤의 뒤에서 웃어보였다. "역시 내 눈은 틀리지 않았다니까." 이윽고 몸을 일으킨 범은 도윤에게 입힐 옷을 즐겁게 고르고 있었다. "형이 입혀주는대로 입으니까 얼마나 잘생겼냐! 그리고 원래 처음이 어렵지, 그 뒤부턴 쉬워. 뭔 말인지 알지?" "몰라, 난 늘 처음이라." 시큰둥하게 따라나선 도윤의 모습에 콧노래를 부르며 앞장서기 시작한 범이었다. "형한테도 다 처음이 있었다, 임마. 그래서?" "그래서?" 다짜고짜 들어온 질문에 도윤은 갸우뚱거렸다. "왜 사람을 죽이고 싶은데?" 범은 참 사람의 허를 찌르는 질문을 잘 하는 것 같았다. "엄마,아빠." 기억도 나지 않는 그들의 얼굴을 떠올리려 노력했던 도윤은 이내 포기했다. 그들은 도윤에게 제대로 된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아, 그 나쁜 사람들. 감히 우리 도윤이를 때리다니, 이 형도 용서하지 않으마." 갑자기 가던 길을 멈추고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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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사랑해 볼까 해 - 구원

"진짜 괜찮겠어?"지금 시간은 세상이 가장 조용할 새벽 2시 30분.머리부터 발 끝까지 새까만 옷으로 갈아입은 도윤은 검은 모자와 마스크까지 준비를 마쳤다.거울 앞에 서 마지막 점검까지 마친 도윤의 몸이 잘게 떨렸다."괜찮아."애써 침착한 도윤은 자신의 주머니에서 느껴지는 차가움에 다시금 정신을 차렸다.칼이었다."할 수 있겠어? 우리 아기 도윤이 형이 같이 가서 봐줄까?"도윤의 긴장을 풀어주고자 던진 범의 말이었다."필요없어."철민의 주소를 몇 번이고 되새기며 외운 도윤이었다."형, 만약에 내가 실패하면...""형은 도윤이 믿어."미처 도윤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범이 단호하게 대답했다.혹시나 했던 일말의 희망이 끊어졌다."...다녀올게."도어락을 열고 집을 나선 도윤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범의 눈에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무언가가 일렁였다.도윤은 아직 새까만 밤하늘을 올려다 보며 이제는 제법 가물가물해진 미연의 얼굴을 떠올렸다."죄송해요, 할머니. 저한텐 늘 선택지가 없어요."순간 하늘이 흐려지는 느낌에 도윤은 잽싸게 고개를 털어내며 연신 자신의 뺨을 쳐댔다.더 이상,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기 싫었기에 남은 사람만이라도 지켜야했다.철민의 주소는 범의 집에서 생각보다 멀지 않았다.몇 번이고 맘을 다시 잡느라 제법 가까운 거리였음에도 불구하고 도윤이 예상했던 시간보다 더 늦게 도착하고 말았다.어느덧 새벽 3시 15분에 다다라있었다.늦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철민의 집은 환하게 밝혀져 있었고 심지어 문 조차 제대로 잠겨있지 않았다.민지에게서 받아낸 거액의 합의금은 어쨌는지, 낡고 허름한 집이 도윤의 눈에 들어왔다.자신을 버렸으면 제대로 된 삶이라도 살길 바랬지만, 철민은 그의 기대를 깨고 여전히 허름한 집에서 볼품 없이 살아가고 있었다.빛이 새어나오고 있는 현관문 틈새와, 그 찰나의 빛이 비추고 있는 빈 술병들이 참 아이러니 했다.겨우겨우 문틈으로 빠져나와 비추고 있는 게 깨지고 빈 술병들이라니."...위험하게."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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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사랑해 볼까 해 - 사라진 빛

"지금 나더러 나를 칼로 찌르라는 말이냐?"철민은 지금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아 여러 번 자신의 뺨을 내려 쳐 보기도 하였으나 여전히 보이는 건 칼 한 자루였다."보시다시피.""가능할 리가 없잖아! 어떤 멍청이가 스스로를 찌르겠냔 말이야!"철민의 외침에 도윤은 자신의 팔을 걷어보였다.대차게 울려퍼지던 철민의 목소리가 멈췄다."불가능 한 것은 없습니다."도윤의 팔은 꽤나 깊은 상처를 입었던 것 같은 흉터들이 낭자했다."저는 선택지를 드렸어요, 스스로 못하시겠다면 제가,""기다려!"칼을 쥐려는 도윤보다 빠르게 칼을 낚아챈 철민의 손은 미친듯이 떨리고 있었다.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도윤은 철민의 앞으로 종이 한 장과 펜 한 자루를 더 내밀었다."황미옥"이름 세 글자만이 무거운 공기 중으로 울려퍼졌다."뭐?""이것도 모르시진 않으실텐데요."세 글자 이름을 들은 철민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황미옥씨 주소, 알고 계시죠? 제가 필요한 정보를 내어주시고 자신을 구하시겠어요?"황미옥. 철민의 아내이자, 도윤의 친모였다."그 여자 주소를 내가 어떻게 알아!"마른 침을 삼킨 철민은 여전히 떨고 있었다.도윤은 더 이상 철민과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았다."저희 너무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모른다면 이 이상의 대화는 필요없습니다."몸을 일으킨 도윤은 자신의 주머니에 들어있던 또 한 자루의 칼을 꺼내들었다."자, 잠깐!"겁에 잔뜩 질린 철민은 알아보기 힘든 글씨로 무엇인가를 적어내려갔다."내가 아는 황미옥의 마지막 주소였어. 여기로 가 봐.그럼 나는 이제 살려주는거지?"이윽고 들려온 대답에 철민의 눈에 안광이 사라졌다."지옥에선 부디 두 분 사이좋게 지내시길."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써버린 도윤은 더 이상 지체할 틈이 없었다.철민을 화장실로 데려가 낡은 욕조 속에 눕힌 도윤은 철민의 손에 칼을 쥐여주었다.그리고 칼을 쥔 철민의 손을 다시 제 손으로 잡곤 천천히 철민의 심장을 향해 올려두었다."살려준다고 했잖아!"어느덧 공포로 인해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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