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 미온개발 사옥의 회전문 앞.예원은 손가락에 끼워진 백금 반지를 엄지로 한 번 쓸어내리고는 걸음을 내디뎠다. 주말 내내 그녀를 뒤흔들었던 혼란들, 텅 빈 서재, 남편과의 180일 별거 계약, 그리고 권시혁이라는 미지의 변수. 지금 예원에게 필요한 것은 상처받은 아내로서의 도피처가 아니었다.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단단한 기반, 즉 자신의 커리어였다.오전 10시, 브랜드전략팀 회의실.거대한 스크린에는 미온개발이 하반기 사활을 걸고 추진 중인 대형 복합공간 브랜드, '루센(LUCEN)'의 마스터플랜 조감도가 띄워져 있었다. 단순한 상업 시설을 넘어,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큐레이션하는 혁신적인 공간. 지난 1년간 예원이 밤낮없이 매달려 기획안을 다듬고 또 다듬었던 피땀 어린 결과물이었다."루센 프로젝트가 드디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습니다. 다들 알다시피 이건 본부의 명운이 걸린 핵심 사업입니다."회의 테이블 상석에 앉은 본부장이 팀원들을 한 번씩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기획 단계부터 철저하게 준비해 온 만큼, 이제부터는 현장과 브랜드를 완벽하게 조율할 수 있는 강력한 실행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를 가장 잘 이해하고,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 사람에게 총괄 PM(프로젝트 매니저)을 맡기려고 합니다."회의실 안의 공기가 미세하게 팽팽해졌다. 예원은 등받이에서 허리를 뗀 채 본부장의 다음 말에 집중했다."문예원 책임.""네, 본부장님.""오늘부로 문 책임이 루센 프로젝트의 총괄 PM입니다. 설계사 선정부터 시공, 브랜드 입점까지 전권을 쥐고 제대로 한번 이끌어 보세요."그 순간, 회의실 안의 시선이 일제히 예원에게 쏠렸다. 축하와 동경, 그리고 미세한 질투
Última atualização : 2026-09-06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