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아침, 먼동이 트자마자 데미안은 방에서 나와 출근용 정장을 말끔히 차려입고 서류 가방을 손에 쥐었다.그가 계단을 채 내려오기도 전에, 현관문을 거칠게 두드리는 소리가 집 안 전체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조아나가 서둘러 문을 열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비비안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손에는 어젯밤 베아트리스의 집 테이블 위에 데미안이 두고 온 것과 똑같은 선물 상자가 들려 있었다."데미안," 비비안이 계단 마지막 칸에 서 있는 남자를 발견하고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다행히 출근하기 전에 맞췄네요. 어젯밤에 깜빡하고 두고 간 선물 가져왔어요."비비안이 성큼성큼 다가갔다. "깜빡 잊은 모양인데, 네가 마음에 들어 할 만한 걸로 고심해서 고른 거란 말이야."데미안은 그 상자를 슬쩍 내려다보았을 뿐, 눈곱만큼의 흥미도 보이지 않았다. "탁자 위에 올려놔," 무덤덤하게 말하며 그는 비비안을 스쳐 지나 거실 쪽으로 걸어갔다.비비안은 쉽게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데미안을 쫓아가며, 그가 입고 있는 흰색 셔츠 깃을 힐끗 보았다. "와이셔츠 넥타이가 너무 밋밋하잖아," 그녀가 참견하며 어젯밤 선물했던 상자를 급히 열었다—그 안에는 어두운 파란색 바탕에 은은한 줄무늬가 들어간 고급 넥타이가 정갈하게 들어 있었다.비비안이 넥타이를 꺼내 들었다. "이 넥타이 선물해 준 거잖아, 너한테 정말 잘 어울릴 거야. 이리 와봐요, 내가 직접 매줄게요."비비안은 손을 뻗어 데미안의 목에 이미 단정하게 매여 있는 넥타이를 풀려고 했다.그러나 그녀의 손가락이 닿기도 전에, 데미안은 단호한 동작으로 비비안의 손목을 꽉 잡아 멈춰 세웠다."필요 없습니다," 데미안이 낮지만 서슬 퍼런 톤으로 말했다. 그는 그 손을 매몰차게 뿌리치며 그녀와 확실한 거리를 두었다.비비안은 흠칫 놀랐으나, 서둘러 표정을 갈무리했다. "데미안, 난 그저 도와주려고 그런 건데—""비비안," 데미안이 단호하게 말을 끊었다. 그의 눈은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다른 중요
Last Updated : 2026-10-1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