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한 통성명은 매끄럽게 진행되었다. 비비안은 은근히 친근한 미소를 지으며 건설 업계에서 줄리안이 쌓아온 명성을 나지막이 칭찬했고, 그 덕분에 분위기는 아무런 불순한 의도도 없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화기애애해졌다."투자자들 사이에서 머서 건설이라는 이름을 자주 들었어요," 비비안이 진심 어린 감탄이 섞인 어조로 말했다. "정말 대단하세요, 머서 씨."줄리안은 겸손한 미소를 지으며 그 칭찬에 예의 바르게 화답했다.그 곁에 서 있던 시엔나는 둘의 대화에 굳이 끼어들지 않은 채, 미소 뒤로 희미한 경계심을 세운 채 상황을 지켜보았다.비비안은 시엔나 쪽을 슬쩍 곁눈질하더니, 이내 조금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다시 줄리안을 바라보았다."죄송하지만 머서 씨, 시엔나를 잠시만 빌려 가도 될까요?" 비비안이 최대한 부드럽게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물었다. "같은 여자끼리 물어보고 싶은 게 몇 가지 있어서요. 오래 걸리지 않을게요, 약속해요."시엔나는 조용히 비비안을 응시했다. 역시나 무언가 목적이 있어 자신들에게 다가왔음을 직감했다.줄리안은 시엔나의 의사를 확인하려는 듯 그녀를 돌아보았다.시엔나 역시 망설여지기는 했으나, 화려한 파티 한복판에서 지극히 자연스럽게 보이는 이 요청을 딱 잘라 거절할 명분을 찾지 못했다."괜찮아요," 가슴속에서 불편한 예감이 꿈틀거렸지만, 시엔나는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줄리안은 시엔나에게 걱정 어린 시선을 한 번 더 보낸 뒤, 마침 막 도착한 다른 비즈니스 인맥들에게 인사를 건네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줄리안이 군중 속으로 완전히 사라지자마자, 비비안의 상냥했던 미소는 순식간에 걷히고 그 자리엔 한층 차갑고 날카로운 기색이 자리 잡았다."남자의 관심을 끄는 데는 정말 선수네, 시엔나," 비비안이 둘만 들을 수 있을 만큼 낮은 목소리로 빈정거렸다. "데미안과 갈라서자마자 곧바로 다른 남자의 팔짱을 끼고 이런 파티에 나타나다니."시엔나는 그 야유에 순간 몸이 굳었지만, 입술을 꽉 다물며 억지로 감정을 눌러 담았다."줄리안은 그냥
Last Updated : 2026-09-30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