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우리 사이에 이름은 없다.: Kabanata 111 - Kabanata 120

130 Kabanata

111화. 제 남자친구예요

금요일 저녁. 프로젝트 샘플 확정 기념 회식이었다. 1팀과 2팀, 외주업체까지 테이블 두 개를 채웠다. “민지야. 나 집 가고 싶어.” “시작한 지 삼십 분 됐어요.” “삼십 분이나 있었잖아.” “사회생활 좀 하세요.” 맞은편 외주업체 서재원 실장이 웃었다. “두 분 진짜 친하시네요.” 분위기는 좋았지만 회사 사람들 사이엔 묘한 조심스러움이 있었다. 로로와 기태가 오래 사귀었고 지금은 헤어졌다는 걸 다들 알았다. 술이 조금 돌았을 때 재원이 물었다. “한 팀장님, 요즘 만나는 사람 있어요?” 테이블이 미세하게 조용해졌다. 조금 떨어진 기태는 말없이 술잔을 들었다. “없으면 번호 물어보려고 했는데.” 로로가 웃었다. “있어요. 만나는 사람.” “얼마 안 됐죠?” “네.” “조금만 빨리 물어볼걸.” “그래도 안 됐을걸요.” “왜요?” “그 전부터 좋아하는 사람 있었거든요.” 탁. 기태가 술잔을 내려놓았다. 아무도 돌아보지 않았다. 아홉 시쯤 혁에게 메시지가 왔다. [끝났어?] [거의] [데리러 갈까] [오든가] 민지가 물었다. “남친?” “응.” “요즘 남친이란 말 잘하네요.” “남친을 남친이라 하지 뭐라 해.” 예전에는 이름 붙이면 뭔가 빼앗기는 줄 알았다. 지금은 아니었다. 회식이 끝나고 사람들이 밖으로 나왔다. “남자친구분 데리러 와요?” “네.” 길 건너 차가 멈추고 혁이 내렸다. 뒤따라 나오던 기태도 그를 봤다. “저분?” “네.” 로로는 혁에게 걸어가 옆에 섰다. “제 남자친구예요.” 혁의 눈이 커지고 귀가 빨개졌다. 재원이 손을 내밀었다. “서재원입니다. 한 팀장님이랑 같이 일합니다.” “장혁입니다.” “제가 오늘 번호 물어보려다 차였습니다.” 혁의 표정이 굳었다. “실장님.” “갑니다.” 기태도 전부 봤다. 제 남자친구예요. 예전에 회사에서 먼저 관계를 밝힌 건 자신이었다. 그때 로로는 황당한 얼굴로 자신을 봤다. 그런 로로가 오늘은 스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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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화. 같은 출장, 다른 사이

월요일 오전. “팀장님, 저 출장 못 갈 것 같아요.” “왜?” “생산 샘플 일정이 당겨졌어요.” “그럼 나 혼자 부산 가지 뭐.” “그건 안 됩니다.” 기태가 서류를 내려놨다. “벡스코에서 구조 질문 나오면 1팀만으로 답 못 해.” “그럼?” “내가 가.” “숙소는?” “회사에서 잡은 그대로. 각방.” “그래.” 점심시간. [나 내일 부산 출장 가] [1박] [기태랑] 읽음 뒤 한참 답이 없었다. [야] [생각 중] [뭘] [싫어서] [기태랑 가는 게?] [어] [그래서 가지 마?] [아니] [일하러 가는 거잖아] [그냥 싫은 건 싫다고 말하는 거야] 로로가 웃었다. [그래도 간다] [알아] [잘 갔다 와] 다음 날 새벽. 본사 지하주차장. 기태가 로로의 캐리어를 보고 손을 내밀었다. “줘.” 로로도 자연스럽게 건넬 뻔했다. 둘 다 멈췄다. “직접 넣을래?” “응.” 차가 서울을 빠져나갔다. 차 안에서는 두 시간 가까이 업무 이야기만 했다. 예전이라면 음악을 바꾸고, 휴게소 메뉴를 두고 싸우고, 로로가 졸면 기태가 깨웠을 것이다. 오늘은 필요한 말만 오갔다. 어색했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서로가 어디까지 물어도 되는지 조금씩 배우는 거리였다. 기태는 앞만 봤고 로로도 창밖을 봤다. 침묵은 예전과 달랐지만 이제는 견딜 수 있었다. 휴게소. 기태는 아메리카노를 집었다. 냉장고의 복숭아 음료가 보였다. 로로가 장거리 이동 때마다 마시던 것. 손이 먼저 갔다가 다시 내려놨다. 밖에서 로로가 물었다. “내 건?” 둘이 동시에 굳었다. “아. 미안. 습관.” “……어.” “내가 사올게.” 기태는 사오지 않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기분은 좋지 않았다. 부산 벡스코. “허리 나가겠다.” “KTX 타자고 할걸.” “샘플 들고 어떻게 타.” “그러니까 차 가져왔잖아.” “그러니까 왜 지랄이야.” 둘이 동시에 멈췄다. 너무 자연스러웠다. 기태가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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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화. 이제는 아니에요

오전 여덟 시 십 분. 부산 호텔 로비. 로로가 내려오자 기태는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일찍 왔네.” “너도.” 어젯밤 일은 꺼내지 않았다. “자료 봤어.” “어때?” “괜찮아. 예상 단가표만 수정했어.” “보내줘.” “차에서.” 둘은 나란히 호텔을 나섰다. 어젯밤 같은 층에 있던 게 무색할 만큼 평범한 출근이었다. 벡스코에 도착하자 로로가 굳었다. “잠깐만.” 메인 샘플의 잠금 장식이 틀어져 있었다. “어제 멀쩡했잖아.” “운반하면서 충격받은 것 같은데.” “씨발.” “십팔 분 남았어.” “알아.” 로로는 바닥에 앉아 공구를 꺼냈다. 기태도 맞은편에 쪼그렸다. “내가 잡을게.” “여기 누르지 마. 더 틀어져.” “여기?” “어.” “기태야. 조명.” “이 정도?” “조금만 더.” 찰칵. 장식이 제자리로 들어갔다. 오전 여덟 시 오십칠 분. “미친년.” “됐잖아.” “삼 분 남았다.” “빨리 일어나.” 그 순간에는 다른 감정이 들어올 틈이 없었다. 미팅은 성공적이었다. 로로가 즉석에서 스케치하면 기태가 생산 가능 범위를 계산했다. “두 분은 정말 손발이 잘 맞네요.” “같이 일한 지 오래돼서요.” “부부가 같이 디자인하시는 줄 알았어요.” 둘의 손이 동시에 멈췄다. “아니세요?” 예전이라면 기태가 먼저 관계를 설명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아닙니다.” 기태가 담담하게 말했다. “저희 동료예요.” “아, 제가 실례했네요.” “괜찮습니다.” 로로도 덧붙였다. “오래 일한 동료라서 그래요.” 오래 일한 동료. 틀린 말이 아니었다. 이제는. 오후 두 시. 서울로 출발했다. “다섯 시간이네.” “주말 아닌 걸 감사해.” “허리 끊어질 것 같아.” “자.” “안 졸려.” 십 분 뒤 로로는 잠들었다. 기태가 옆을 봤다. 고속도로만 올라오면 자는 것도 그대로였다. 손이 목쿠션으로 갔다. 잠깐 멈췄다가 로로의 무릎에 툭 던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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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화. 싫다고는 할 수 있잖아

오후 여덟 시. 로로가 캐리어를 끌고 나오자 익숙한 검은 차가 보였다. 혁이 몸을 일으켰다. “진짜 왔네.” “오라며.” 캐리어를 넣고 돌아온 혁이 로로를 빤히 봤다. “왜.” “이틀 만에 보니까.” “보고 싶었냐?” “존나.” 혁이 팔을 벌렸다. “안아도 돼?” “응.” 로로가 먼저 품으로 들어갔다. “나도 보고 싶었어.” 혁의 팔에 힘이 들어갔다. 둘은 국밥집에 들어갔다. 혁이 계속 로로를 보자 그녀가 숟가락을 내려놨다. “할 말 있으면 해.” “출장 어땠어.” “일 잘 끝났어.” “그거 말고.” “기태랑?” 혁이 입을 다물었다. “궁금하면 물어봐.” “둘이 안 불편했냐고.” “불편했어.” 혁의 표정이 조금 풀렸다. “근데 일할 때는 편했어.” 다시 굳었다. “표정 존나 정직하네.” “나는 하나도 안 재밌었어.” “뭐가.” “네가 걔랑 부산 간 거.” “일인데 어떡해.” “알아.” “뭔 일 생길 것도 아니고.” “그것도 알아.” “그럼—” “안다고 싫지 않아야 돼?” 로로가 멈췄다. “가지 말라고 안 했잖아. 잘못했다고도 안 했고.” 혁이 똑바로 봤다. “근데 내가 싫다고는 할 수 있잖아.” 출장 전날 혁이 보낸 메시지도 떠올랐다. [그냥 싫은 건 싫다고 말하는 거야] 그때는 웃으며 넘겼다. 이제야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았다. 감정은 허락을 받아야 생기는 게 아니었다. 대신 그 감정으로 상대를 움직이게 만들지는 않는 것. 그게 둘이 새로 배우는 선이었다. 예전에는 누구도 이런 말을 가르쳐주지 않았다. 둘은 이제 서로에게 배우는 중이었다. 집 앞에 차가 멈췄다. “너 화났어?” “조금은.” “나한테?” “어. 내가 싫다는데 네가 자꾸 이유를 설명해서 없애려고 해서.” 로로의 손이 멈췄다. 예전의 자신은 늘 그랬다. 상대가 불편하다고 하면 그 감정이 합리적인지부터 따졌다. “미안.” “뭐가.” “네 기분을 해결하려고 한 거.” “싫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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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화. 예전처럼은 아니어도

토요일 오후. [야] 승철에게서 차 사진이 왔다. 앞바퀴가 주저앉아 있었다. [보험 불렀냐] [두 시간 걸린대] [너 오늘 바쁘냐] 혁은 차 키를 집었다. [위치] 외곽 국도변. “존나 늦게 오네.” “간다.” “야, 미안.” “못 박힌 것 같아.” “차 관리를 어떻게 하길래.” “못이 나한테 허락받고 박히냐?” 승철이 보다가 말했다. “그거 반대 아니냐?” “아니야.” “반대로 돌리는데?” “닥쳐.” 혁이 멈췄다. “……씨발.” 승철이 웃음을 터뜨렸다. “뭘 할 줄 아는 척해.” “넌 알면 네가 하지.” “몰라서 너 불렀지.” 둘이 웃다 눈이 마주쳤다. 먼저 웃음을 거둔 건 승철이었다. 스페어타이어는 없었다. “그럼 너 왜 왔냐?” “네가 불렀잖아.” “고칠 줄 아는 줄 알았지.” “보험 기사도 아닌데.” “두 시간 같이 있어주러 왔냐?” 둘 다 멈췄다. 혁이 담배를 꺼냈다. “그러게.” 휴대전화가 울렸다. [뭐해] [승철이 차 퍼짐] 로로가 바로 전화했다. ― 어디? “외곽.” ― 외곽 어디. 승철이 폰을 빼앗았다. “너 왜 오려고 하는데.” ― 누가 간대? “그럼 위치 왜 물어.” ― 구경하게. 병신이 어떻게 차 퍼뜨렸나. “오지 마.” 전화가 끊겼다. [어디야 씨발] [안 알려줌] [승철이가 보내지 말래] [박승철 개새끼] 승철이 피식 웃었다. “미친년.” 그런데 곧 사진이 왔다. 표지판에 빨간 원이 쳐져 있었다. [여기 근처지?] “쟤 저걸 어떻게 찾았어?” “존나 무섭네.” 사십 분 뒤 택시가 섰다. 로로가 봉지를 들고 내렸다. “너 미친년이야?” “어.” “여길 왜 와.” “너 죽었나 보러.” 봉지로 승철 배를 쳤다. “처먹어.” “참치마요 없어?” “굶어.” 혁도 봉지를 뒤졌다. “내 핫바는?” “너 멀쩡하잖아.” 승철이 말했다. “쟤 타이어 반대로 풀고 있었어.” “너 병신이야?” “닥쳐.” “남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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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화. 오늘은 가지 마

한 달 뒤. 토요일 오후 여섯 시 반. “야, 그거 내 거야.” 로로가 혁의 손등을 때렸다. “고기가 무슨 네 거야.” “내가 구웠잖아.” “내가 시켰는데?” 승철이 고기를 집어 먹었다. “둘 다 닥쳐. 내가 먹었어.” “이 개새끼가.” “미친놈아!” 한 달 전만 해도 셋이 한자리에 앉는 건 어색했다. 오늘은 승철이 혁에게 밥 먹자고 했고, 로로도 자연스럽게 합류했다. 로로가 혁의 손을 잡자 승철이 말했다. “아, 그거 하지 마.” “뭘.” “내 앞에서 연애.” “손 잡은 건데?” “그게 연애잖아, 씨발.” 로로가 혁에게 기대자 승철이 소리쳤다. “아, 하지 마!” 둘이 웃었다. “내가 왜 너희 연애를 직관해야 되냐.” “네가 나오자며.” “다음부터 따로 부른다.” “질투하냐?” “뒤질래?” 셋 다 웃었다. 밤 아홉 시. 가게 앞에서 승철이 차 키를 들었다. “간다.” “다음 주는?” “뭐가.” “밥.” 한동안은 할 수 없던 질문이었다. 승철이 잠깐 생각했다. “금요일 야근 없으면.” “우리 샵으로 와.” 승철이 굳자 혁이 덧붙였다. “아니면 밖에서 보고.” 잠시 뒤 승철이 말했다. “……밖에서 보자.” “어.” 아직 샵에서 예전처럼 마시긴 어려웠다. 그래도 다음은 있었다. “금요일에 봐, 미친년아.” “꺼져.” 밤 열 시 십 분. 로로의 집. “아, 배 터져.” “냉면까지 처먹으니까 그렇지.” “너도 먹었잖아.” 로로가 휘청이자 혁이 허리를 잡았다. “술 취했냐?” “안 취했거든.” 로로는 혁의 목에 팔을 둘렀다. 한 달 전엔 손 하나 잡는 것도 표정을 확인했다. 지금은 이런 접촉도 어느새 일상이 됐다. 싫으면 밀어냈고, 좋으면 더 가까이 갔다. 눈이 마주쳤다. 입술이 닿았다. 짧게. 다시 한번. 이번에는 키스가 길어졌다. 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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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화. 한 칸이면 충분해

일요일 오전 열한 시 사십 분. “혁아, 양파.” “어디?” “냉장고.” 로로가 다가가 야채 칸을 열었다. 바로 앞에 양파가 있었다. “여기 있었네.” “너 진짜 혼자 어떻게 살았어?” “배달.” “자랑이다.” 혁이 웃으며 뒤에서 로로의 허리를 감쌌다. “이제 같이 해 먹으면 되지.” “누가 맨날 해준대?” “내가 할게.” “양파도 못 찾는 사람이?” 로로가 웃었다. “일단 이것부터 까.” “네, 한 팀장님.” “집에서까지 한 팀장 하지 마.” “알았어, 로로야.” 별것 아닌데 로로의 손이 멈췄다. “귀 빨개졌는데?” “양파나 까.” “우리 그냥 해 먹을까?” 그래서 김치찌개와 계란말이를 만들었다. 좁은 주방에서 어깨가 몇 번이나 부딪혔다. 계란말이에 집중하던 로로의 뺨에 입술이 닿았다. 쪽. “방금 뭐 했어?” “뽀뽀.” “그건 알아.” 로로가 피식 웃더니 혁의 뺨에 입을 맞췄다. “복수.” “그게 복수냐? 한 번 더 해봐.” “됐어.” 십이 분 뒤. 혁이 찌개를 먹고 묘한 표정을 지었다. “왜?” “로로야. 우리 물 조금 더 넣을까?” 로로도 먹어봤다. “……넣자.” 혁이 웃었다. “웃지 마.” “귀여워서.” “밥이나 먹어.” “응.” 식사를 마치고 나란히 설거지했다. “그거 거기.” “여기?” “응. 그건 위에.” “이거는?” “혁아. 우리 집 처음 와?” 혁이 웃었다. “앞으로 외울게.” 그 말이 이상하게 좋았다. 앞으로. 당연하다는 듯 들어간 한마디가. 양치를 마친 혁이 새 칫솔을 버리려는데 로로가 손목을 잡았다. “왜 버려?” “썼잖아.” “다음에 또 쓰면 되지.” “여기 놔둬?” 로로는 칫솔을 가져가 자기 것 옆에 꽂았다. “됐어.” 혁이 두 개의 칫솔을 보며 웃었다. “왜 웃어?” “좋아서.” “별게 다 좋다.” 혁이 뒤에서 로로를 끌어안았다. 거울 속에 두 사람이 함께 있었다. 오후 네 시. 돌아가려던 혁이 티셔츠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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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8화. 남자친구 왔어요

토요일 오전 아홉 시. 회사 창립기념 체육대회. 로로는 운동장에 들어서자마자 집에 가고 싶었다. “민지야.” “네, 팀장님.” “나 왜 계주 명단에 있어?” “민주적인 투표 결과입니다.” “나는 투표 안 했는데?” “팀장님은 후보였으니까요.” “바꿔.” “마감됐어요.” 옆을 지나가던 기태가 말했다. “포기해. 나도 줄다리기 들어갔어.” “우리가 뭘 그렇게 잘못했냐?” “팀장 된 거.” 오후 한 시. 로로는 이미 반쯤 죽어 있었다. “팀장님, 남자친구 안 와요?” “걔가 왜 와.” “오후부터 지인 와도 된대요.” 로로는 혁에게 사진을 보냈다. [나 죽기 직전] [ㅋㅋㅋㅋㅋㅋ] [웃어?] [계주도 뜀] [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일하는 중] [일해] 오후 두 시 십 분. 민지가 운동장 입구를 가리켰다. “팀장님, 남자친구 왔어요.” 혁이었다. 한 손에는 커피 캐리어, 다른 손에는 음료 봉투. “장혁!” “너 일한다며.” “끝냈어.” “왜 왔어?” “보고 싶어서.” “미리 말하지.” “싫다고 하면 그냥 가려고.” 로로가 커피 하나를 빼앗았다. “왔는데 어딜 가.” 민지가 신나게 말했다. “한 팀장님 남자친구예요.” “네가 왜 소개해?” “팀장님이 안 하시잖아요.” 로로가 혁의 팔을 잡았다. “장혁이야. 내 남자친구.” 혁이 웃었다. “왜.” “좋아서.” “뭐가.” “네가 그렇게 말하는 거.” 남자친구.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도 아무렇지 않게 그 단어가 오가는 풍경은 조금 달랐다. 기태는 팀원의 부름에 돌아섰다. 삼십 분 뒤. “커플 이벤트 참가하실 분!” 민지가 손을 번쩍 들었다. “여기요!” “야!” 이미 늦었다. 마지막 문제. “상대방을 처음 좋아하게 된 시기!” 잠시 후 보드가 올라갔다. 로로. [올해] 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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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화. 내 여자친구예요

금요일 오후 일곱 시 십 분. 타투샵 문이 열렸다. “어서 오세—” 혁이 고개를 들다 멈췄다. 로로였다. 한 손엔 커피, 다른 손엔 샌드위치 봉투. “뭐야.” “퇴근.” “배고플 것 같아서.” “나 보러 온 건 아니고?” “그냥 갈까?” “아닙니다.” 혁이 재빨리 봉투를 가져갔다. 오늘은 샵에서 작은 플래시 행사가 있는 날이었다. 처음 보는 타투이스트가 물었다. “친구분이세요?” 혁이 바로 답했다. “아니요. 제 여자친구예요.” 로로가 옆구리를 찔렀다. “왜.” “아니.” 어제 회사에서는 로로가 말했다. 내 남자친구. 오늘은 혁이 말했다. 내 여자친구. 오래 알고 지낸 타투이스트가 웃었다. “너네 사귀어? 미친, 드디어?” 로로가 눈을 가늘게 떴다. “드디어?” “아니, 얘가 예전부터—” “형. 커피나 드세요.” 상대가 카운터 안쪽을 가리켰다. “그거 아직도 있잖아.” 작은 금속 장식. 로로가 멈췄다. “이거 아직 있었어?” “응.” 샵을 처음 열던 날 로로가 직접 만들어준 것이었다. 그날 승철은 휴지 한 묶음을 들고 왔다. ‘개업 선물이다.’ ‘미친놈아, 휴지가 선물이냐?’ ‘존나 잘 풀리라고.’ 로로는 작은 상자를 내밀었다. ‘나는 직접 만들었다.’ 혁은 장식을 보고 말했다. ‘괜찮네.’ ‘괜찮네? 내가 밤새 만들었거든?’ 승철은 웃었고 혁은 등짝을 맞았다. 셋은 가구도 없는 바닥에 앉아 짜장면을 먹었다. “난 버린 줄 알았어.” “네가 만들어준 거잖아.” 혁이 말했다. “그래서 갖고 있었어.” 로로가 웃었다. “그럼 계속 갖고 있어.” “그럴 건데.” 밤 여덟 시 사십 분. 승철에게 메시지가 왔다. [어디냐] [샵] [로로도 있음?] [어] 그 뒤 답은 없었다. 승철은 그 모든 일 뒤 이곳에 오지 않았다. 늘 말했다. 밖에서 보자. 삼십 분쯤 뒤. 딸랑. 문이 열렸다. 승철이었다. “너 여기 왜 왔어?” “근처.” “네 집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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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화. 전화 좀 받아

수요일 오후 여섯 시 십이 분. [퇴근했어?] 읽지 않음. 일곱 시 삼십팔 분. [로로야] 읽지 않음. 여덟 시 오십일 분. [아직 회사야?] 읽지 않음. 혁은 휴대전화를 다시 집었다. 전화도 받지 않았다. “……뭐 하는 거야.” 샵 정리는 이미 끝났다. 로로가 작업할 때 휴대전화를 안 보는 것도 안다. 그래서 기다렸다. 하지만 아홉 시가 넘자 별생각이 다 들었다. 사고가 났나. 몸이라도 아픈가. 찾아갈까 하다 그만뒀다. [끝나면 연락해] 밤 열한 시 십칠 분. 휴대전화가 울렸다. 한로로. “어.” - 혁아. 익숙한 목소리에 긴장이 풀렸다. 화가 났다. “너 지금 몇 시인지 알아?” - 뭐? “전화 왜 안 받아.” - 나 일했어. “일하는 건 아는데 연락을—” - 잠깐만. 너 지금 나한테 화내는 거야? “……조금.” - 왜? “계속 연락이 없잖아.” - 나 원래 작업할 때 휴대폰 안 보는 거 알잖아. “알아.” - 그런데 왜 몇 시인지 아냐는 소리를 해? “로로야.” - 내가 늦게까지 일하려면 너한테 말해야 돼? “그 얘기가 아니야.” - 지금 그렇게 들리는데? 혁의 목소리도 낮아졌다. “나한테 허락받으라는 게 아니잖아.” - 그럼? “살아 있는지만 알려달라고.” 정적. “말이 좀 이상했는데, 오늘 사고 난 줄 알았으니까.” - ……. “열한 시까지 연락이 없는데 내가 아무 생각도 안 나겠냐.” - 네가 걱정한 건 알아. 그래도 처음부터 그렇게 말했어야지. “…….” - ‘괜찮아?’라고 물었으면 나도 이렇게 안 받아들였어. 전화 받자마자 몇 시인지 아냐고 하면 감시받는 것 같아. 혁은 조용해졌다. “그건 미안해.” - 나도 연락 못 한 건 미안해. 근데 아직 좀 기분 나빠. “나도 아직 화났어.” - 그래. “그래.” 통화가 끊겼다. 밤 열한 시 사십구 분. 로로는 지하주차장에서 차 시동을 걸었다. 딸깍. 계기판만 희미하게 깜빡였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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