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까지 가족신문 만들어 온다.”담임의 말이 떨어지자 교실 여기저기서 앓는 소리가 터졌다.“선생님, 가족신문이 뭐예요?”“부모님 인터뷰도 하고, 가족사진도 붙이고. 우리 가족을 소개하는 거야.”아이들의 불평이 이어졌다.누군가는 귀찮다고 했고, 누군가는 가족사진이 없다며 투덜거렸다.장혁 역시 별 관심이 없었다.그저 창밖만 바라보다 무심코 앞자리를 봤다.한로로가 조용했다.평소 같으면 제일 먼저 박승철을 돌아보며 ‘야, 존나 귀찮겠다’라고 했을 애가 말이 없었다.“야.”장혁이 볼펜으로 로로의 등을 툭 찔렀다.반응이 없었다.한 번 더.툭.“한로로.”그제야 로로가 돌아봤다.“왜?”웃고 있었다.평소와 똑같은 얼굴이었다.그런데 이상했다.“너 오늘 왜 조용해?”“내가 언제 시끄러웠다고.”뒤에서 승철이 끼어들었다.“매일.”“박승철, 닥쳐.”“봐. 정상인데?”승철이 장혁을 바라봤다.장혁은 미간을 좁혔다.분명 이상했는데.종례가 끝나자 로로는 평소와 달리 가장 먼저 가방을 챙겼다.“나 오늘 먼저 간다.”승철이 물었다.“떡볶이 안 먹어?”“응.”장혁까지 돌아봤다.“네가?”“왜. 나도 가끔 안 먹어.”“아픈 거 아니냐?”“멀쩡하거든.”로로가 가방을 어깨에 걸었다.“내일 봐.”그리고 그대로 교실을 나갔다.두 남학생이 동시에 문을 바라봤다.승철이 먼저 입을 열었다.“이상한데.”“그치?”“떡볶이를 거절했어.”장혁이 고개를 끄덕였다.“심각하네.”둘에게 한로로의 식욕은 건강상태를 판단하는 가장 정확한 기준이었다.다음 날도 로로는 이상했다.점심은 잘 먹었다.장혁의 돈가스까지 뺏어 먹었다.매점에서 아이스크림도 먹었다.그런데 가족신문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입을 다물었다.그리고 며칠 뒤.장혁은 우연히 교무실 앞을 지나다 담임의 목소리를 들었다.“로로야, 너는 가족신문 안 해도 돼.”걸음이 멈췄다.반쯤 열린 문 사이로 로로가 보였다.“괜찮은데요.”“선생님이 다른 과제로 바꿔줄게.”“저
Huling Na-update : 2026-09-07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