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장'J-패션'의 유리문 위에 달린 종이 다시 한번 은은한 소리를 내며 부티크의 평화로운 정적을 깨뜨렸다.마네킹 옆에서 브로케이드 레이스 샘플 여러 개를 정돈하고 있던 캐시는, 상류층 고객을 맞이하기 위해 이미 몸에 밴 전문적인 태도로 즉시 몸을 돌렸다."어서 오세요, J-패션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말문이 그녀의 목구멍에서 턱 막혀버렸다.무시할 수 없는 오만함으로 방금 막 걸어 들어온 여인을 알아보자, 그녀의 갈색 눈동자가 크게 떠졌다.조야 이본이었다.얼굴의 반을 가리는 커다란 선글라스를 끼고, 시선을 끌기 위해 명품 브랜드 가방을 일부러 팔에 걸친 채, 그녀는 턱을 높이 들고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다음 주에 있을 몰렌스 가문의 대형 비즈니스 자선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가릴 수 없이 화려한 드레스를 맞춤 제작하고자 이 부티크를 찾아온 참이었다.하지만 우아한 동작으로 선글라스를 벗자마자, 그녀의 얼굴을 장식하고 있던 가짜 미소가 완벽하게 사라졌다."너-너?!"조야의 두 눈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크게 떠졌다. 그 충격을 숨기지 못한 채 그녀는 본능적으로 한 걸음 물러섰다."너 같은 천박한 여자가 이렇게 고상한 곳에서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캐시는 거의 즉각적으로 침착함을 되찾았다.그녀는 손에 쥐고 있던 브로케이드 원단을 바짝 움켜쥐고, 턱에 들어간 힘을 억지로 풀며 격식 있고 차가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여기서 일합니다, 몰렌스 사모님. 드레스 디자인과 관련해 어떤 걸 도와드릴까요?"그 말은 조야의 과도한 자존심을 완벽하게 짓밟아 버렸다.어제 아침 데바트라와의 충돌로 여전히 남아 있던 질투심과 트라우마가 거세게 피어오르며, 캐시를 먼지처럼 짓밟아버리고 싶다는 억누를 수 없는 욕망이 분출했다."여기서 일한다고? 디자이너로?"조야가 경멸이 가득 찬 시선으로 그녀를 위아래로 훑어 내리며 날카로운 실소를 터뜨렸다."웃기지도 않는군! J-패션 수준의 부티크가 가난뱅이 하녀에, 전과자에, 이제는 최소한의 자존심조차 남아있
Last Updated : 2026-10-0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