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딸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카산드라는 어쩔 수 없이 불륜을 가장한 채 데바트라의 곁을 떠난다. 5년 후, 냉혹한 재벌이 되어 돌아온 데바트라는 복수심에 사로잡혀 그녀를 딸과 떼어놓는다. 마침내 카산드라의 숨겨진 희생이 세상에 드러나자 데바트라는 깊은 후회로 무너져 내리는데... 과럼 이미 상처 입을 대로 입은 카산드라의 마음이 그를 용서할 수 있을까?
Lihat lebih banyak제1장
"이거 놓지 못해, 데바트라! 아프단 말이야!"
카시의 날카로운 비명 소리가 수도 외곽에 위치한 고급 클럽 더 Vortex의 뒷복도에 감돌던 긴장감을 깨뜨렸다. 가빠진 숨을 내쉬는 그녀의 검은색 사틴 드레스는 붉은 네온사인의 으스스하고 옅은 빛과 대비를 이루었다.
데바트라에게는 그것이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카시의 손목을 쥔 손가락에 더욱 힘을 주며 비상구에서 멀리 그녀를 끌고 갔다. 분노는 그에게 남아 있던 마지막 인내심마저 완전히 짓밟아버렸다.
"아파?" 데바트라는 낮은 음성으로 중얼거렸다. 그 목소리는 격렬한 감정의 폭풍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그는 카시의 몸을 골목길의 차가운 벽돌 벽에 강하게 밀쳐붙였다. "그럼 넌 안에서 도대체 뭘 하고 있었던 건데, 카시? 다른 남자를 바라보고, 그 녀석 무릎 위에 앉아서... 그게 남편에 대한 네 존중의 방식이야?"
한 시간 전, 클럽의 동료 바텐더가 그에게 아내가 VIP 구역에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데바트라는 그저 쓸데없는 장난이라고 생각했지만, 직접 눈으로 확인한 순간 그것이 현실임을 깨달았다. 불과 몇 시간 전,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전화해 야간 근무가 몇 시에 끝나는지 물었던 바로 그 여자가, 카시였다.
'아침에 집으로 갈게, 카시. 오늘 클럽에 손님이 너무 많네.' 그때 그는 그렇게 답했었다.
이제야 그 질문 뒤에 숨겨진 진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카시는 남편이 부자들의 음료 쟁반을 나르느라 바쁜 사이, 자신은 그의 뒤에서 쾌락의 게임에 몰두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벨벳 소파 구석에서 그녀를 보았다. 그곳에 카산드라가 있었다. 앨런 시어러의 무릎 위에 앉아.
붉은 사틴 드레스는 허벅지까지 올려져 있었고, 그녀의 다리는 남자의 허리를 감싸고 있었다. 카시의 손가락은 앨런의 셔츠 깃을 무심하게 가다듬고 있었고, 앨런의 목덜미 가까이에서 일부러 거친 숨을 내쉬며 고개를 뒤로 젖히고 있었다.
멀리서도 느껴지는 두 사람의 은밀한 움직임은 짙은 밀회를 담아내고 있었다. 클럽의 번잡함 한가운데서 마치 억눌린 욕망을 채우는 듯, 뜨겁고도 유혹적이었다.
그 남자는 랭커스터 그룹의 CEO인 앨런 시어러였다. 그는 몸을 앞으로 숙여 카시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고 있었다.
카시는 잠시 눈을 감았다. 심장이 너무 강하게 뛰어 금방이라도 가슴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아, 앨런... 당신은 내 쓸모없는 남편보다 훨씬 더 남자다워요." 카시는 음악 소리를 뚫고 데바트라의 귀에 똑똑히 꽂히도록 일부러 목소리를 높였다. 그녀는 앨런의 머리칼을 매만지며 애교 섞인 웃음을 터뜨렸다.
"여기서 그 굶어 죽어가는 녀석 이야기는 꺼내지도 마, 자기야. 분위기 망치잖아." 앨런이 카시의 허리를 더 끌어당기며 답했다.
"맞아요. 데바트라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토할 것 같아요." 카시는 공허한 웃음을 터뜨렸다. 열정에 차 있는 척 애써 눈빛을 가다듬으며 클럽 천장을 바라보았다. "생각해 봐요, 3년의 결혼 생활 동안 나한테 저렴한 향수 한 병조차 사주지 못했다니까요. 매일 그놈의 웨이터 유니폼에서는 땀 냄새와 싸구려 술 냄새만 풍겨요. 만지는 것도 역겨워요. 미래도 없는 남자와 함께하는 건 내 청춘을 낭비하는 것뿐이에요."
쨍그랑!
데바트라가 들고 있던 금속 쟁반이 대리석 바닥으로 떨어지며 귀를 찢는 듯한 소리를 냈다.
숨이 목에 턱 막혔다. 작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3년 동안 피나는 노동을 하며 굳은살이 배인 그 거친 손이 두 주먹으로 불끈 쥐어졌다. 고통과 수치심, 그리고 들끓는 분노가 얽히며 그의 이성은 완전히 증발해 버렸다.
데바트라는 성큼성큼 다가가 인파를 헤치고 나아갔다. 카시의 어깨를 거칠게 낚아채며 앨런의 무릎에서 그녀를 강제로 떼어냈다.
카시는 천천히 몸을 바르게 세우고는 겨울의 얼음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데바트라를 노려보았다.
"난 그저 사실을 말했을 뿐이야, 데바트라. 그리고 네가 안에서 본 건... 내가 원하는 삶의 현실이야."
찰싹!
매서운 뺨 때리는 소리와 함께 카시의 고개가 한쪽으로 돌아갔다. 입술 끝이 터지며 피 한 방울이 흘러내려 화장을 망쳤다. 데바트라는 떨리는 자신의 손바닥을 바라보며 멍하니 서 있었다. 그녀에게 손을 대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그의 자존심은 이미 형체도 없이 짓밟혀 있었다.
"왜 그랬어, 카시?" 깊은 상처로 인해 데바트라의 목소리가 쉰 듯 갈라졌다. "함께한 5년. 모든 것을 희생한 3년. 난 다리에 감각이 없어질 때까지 하루에 열두 시간 넘게 일했어! 내 곁에서 뭐가 부족했던 거야?"
카시는 손등으로 입술의 피를 닦아냈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없었다.
"돈이 부족했어, 데바트라! 넌 아무것도 없잖아! 난 가난하게 사는 게 진절머리가 나. 빵 한 조각을 사기 위해 동전을 세어야 하는 것도 이제 싫어!"
"우리 극복할 수 있잖아, 카시. 내가 2교대로 일하면 되니까..."
"무슨 놈의 2교대?" 그녀는 히스테리컬하게 그의 가슴을 밀쳤다. "네 그 비참한 웨이터 월급으로는 절대로 부족해! 내 세상은 무너지고 있단 말이야, 데바트라! 매일 밤 칠리가 아파서 울부짖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미칠 것 같고 스트레스받아! 정작 우리는 제대로 된 시럽약조차 사주지 못하고, 전문 병원에 데려갈 수도 없는데!"
카시의 숨소리가 가빠졌다.
"앨런은 모든 걸 가지고 있어. 그 사람은 나에게 호화로운 삶을 줄 수 있다고. 날 이 지옥에서 건져낼 수 있어. 부자의 손길은 너의 그 모든 가난한 희생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어! 난 현실적이 되어야 해, 데바트라. 사랑만으로는 부족하다고!"
그 말들은 데바트라의 가슴 한가운데를 정확히 찔렀다. 아내가 다른 남자가 선물한 옷을 입고 있는 동안, 싸구려 하인 유니폼을 입고 그곳에 서 있는 자신은 너무나 초라하게 느껴졌다.
"그럼... 내가 널 위해 희생한 모든 건 아무런 가치도 없었던 거야?" 데바트라는 견디기 힘든 고통을 참아내며 가느다란 목소리로 물었다.
카시는 드레스 자락 사이에 숨긴 주먹을 불끈 쥐며 시선을 돌렸다. 몸을 덮친 격렬한 떨림을 그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서였다.
"결국 굶어 죽는다면 아무 소용없어. 이혼해 줘, 데바트라."
데바트라는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카시..."
"지쳤어. 우리 관계는 끝났어. 가능한 한 빨리 이혼 서류를 정리해 줘. 악취 나는 그 지저분한 아파트에서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난 곧 앨런과 결혼할 거야." 그녀는 마지막으로 가장 잔인한 한 마디를 뱉어냈다.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은 채 카시는 돌아서 버렸다. 하이힐을 신고 당당한 걸음걸이로 그를 뒤로한 채 다시 클럽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철문이 쿵 하고 닫히고 데바트라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지자마자, 카시의 강인함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무릎에 힘이 풀려 어두컴컴한 복도 바닥으로 몸이 슬그머니 주저앉았다. 그녀는 두 손으로 입을 막으며 터져 나오려는 히스테리적인 울음을 삼켰다.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내리며 방금 연기했던 거짓된 모습을 한순간에 지워버렸다.
"용서해 줘, 데바트라... 용서해 줘. 칠리가 기증자를 찾고 필요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은 이것뿐이야."
밖에서는 차가운 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데바트라가 여전히 부동 자세로 서 있었다. 주먹으로 벽돌 벽을 어찌나 세게 쳤는지 손가락 마디마디에서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신체적인 고통은 가슴속에서 느껴지는 파괴적인 공허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5년 동안 우상화했던 사랑은 그날 밤 공식적으로 죽음을 맞이했고, 지독하게 어두운 증오로 변해버렸다.
그는 닫힌 철문을 노려보았다. 주변의 모든 산소를 빼앗긴 것처럼 숨이 차올라 가슴이 위아래로 가쁘게 흔들렸다. 카시의 잔인한 말들이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되풀이되며, 그가 그토록 지켜왔던 마지막 자존심마저 짓밟아버렸다.
"제기랄!" 목에 꽉 막힌 목소리로 쓸쓸하고 비참한 웃음을 섞어 쓰라리게 읊조렸다. 그는 떨리는 손을 바라보며 바닥에 침을 뱉었다. "지독한 여자! 알고 보니 그동안 난 그저 물질에 눈이 먼 여자나 돌보고 있었던 거잖아!"
가슴속의 고통은 즉시 냉혹한 분노로 crystalized(결정화)되었다.
"내 5년간의 희생을 가장 굴욕적인 침뱉음으로 갚아? 맹세컨대, 카시. 넌 내 눈물 한 방울, 네가 보인 경멸 하나하나에 대해 아주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
제35장알란의 따스한 품 덕분에 캐시의 가슴을 짓누르던 묵직한 무게감이 조금씩 줄어들었다. 그녀의 울음소리가 점차 가라앉았고, 목구멍에 갇혀 있던 몇 번의 삼켜진 흐느낌만이 나지막이 남았다. 그녀는 천천히 몸을 떨어뜨리고는 창백한 뺨을 여전히 적시고 있던 마지막 눈물을 닦아냈다."이제 마음이 좀 좀 풀렸어, 캐스?" 알란이 밤바람에 흐트러진 머리칼을 다정하게 쓸어 넘겨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캐시는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미안해, 알란. 아까는 감정을 전혀 제어하지 못했어. 그냥… 막다른 길에 다다른 기분이라서.""이해해," 알란이 그녀를 아껴주는 기색이 가득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대답했다. 그는 차갑게 식어 있던 캐시의 손을 자신의 손으로 감싸 잡았다. "잘 들어, 캐스. 내가 아무 이유 없이 이 도시에 돌아온 게 아니야. 해외에서 내 금융회사가 번창했고, 이제 5년 전보다 훨씬 단단한 입지를 구축했어."캐시는 의아한 표정으로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그를 바라보았다."그 말은 즉, 이제 데바트라한테서 칠리의 양육권을 되찾아올 수 있는 법적 자원과 경제적 능력을 내가 갖추게 되었다는 뜻이야." 알란이 확신을 주려는 듯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을 실어 말을 이었다. "더 이상 이딴 클럽에서 웨이터 일이나 하며 자신을 낮출 필요 없어, 캐스. 모든 건 나한테 맡겨."그 관대한 제안을 들은 캐시는 알란의 따스한 손길에서 자신의 손을 천천히 거두었다. 표정에는 씁쓸함이 역력했지만, 그녀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안 돼, 알란. 너한테 더 이상 짐을 지우고 싶지 않아. 지난 5년 동안 넌 이미 나 때문에 너무 많은 걸 희생했잖아. 칠리 일은… 엄마로서 내가 마땅히 치러내야 할 싸움이야.""짐이라니?" 알란이 가볍게 웃음을 터뜨리며 동의할 수 없다는 강렬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캐시, 난 단 한 번도 네가 짐이라고 생각한 적 없어. 처음부터 널 지키는 건 내가 스스로 선택한 길이었으니까. 그러니 부탁인데, 이번만큼
제34장클럽에서 멀어지는 캐시의 걸음걸이는 비틀거리고 위태로웠다. 밤의 차가운 공기가 살갗을 파고들었지만, 그 추위도 그녀의 마음을 지키던 성벽이 무너져 내린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녀는 창백한 얼굴을 눈물로 적시며 소리 없이 오열했다. 데바트라와의 충돌이 남긴 고통과 수치심, 그리고 정신적인 피로감이 혈관을 타고 흐르는 독약처럼 온몸으로 퍼져나갔다.희미한 가로등 불빛 아래, 캐시는 가쁜 숨을 가다듬기 위해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세상이 너무나 야속하게 느껴졌다. 온 힘을 다해 지켜왔던 칠리에 대한 진실이,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남자에게는 아무런 가치도 없는 쓰레기 취급을 당했으니 말이다.그때, 어두운 색의 세단 한 대가 그녀가 서 있던 인도 가장자리에 급히 멈춰 섰다. 문이 열리고 고급 수트를 차려입은 한 남자가 서둘러 내렸다."카산드라?"캐시는 깜짝 놀랐다. 고개를 들자 눈물로 퉁퉁 부은 눈에 너무나 익숙한 얼굴이 들어왔다."알란?"알란 쉬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과 거대한 기쁨이 뒤섞인 얼굴로 잠시 얼어붙어 있었다."세상에… 정말 너였구나. 이렇게 빨리 너를 찾게 될 줄은 몰랐어."알란은 두번 생각할 것도 없이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가 팔을 벌렸다.모든 일에 완전히 지쳐버린 데다 안식처를 절박하게 찾고 있던 캐시는 자존심도 이성도 모두 내려놓았다. 그녀는 그를 향해 달려가 품에 안겼고,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서럽게 울음을 터뜨렸다. 마치 폭풍우가 몰아치는 바다 한가운데에서 그가 유일한 구명뼛줄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를 꼭 끌어안았다."알란… 모든 게 다 무너졌어…" 알란의 셔츠에 묻힌 캐시의 목소리가 먹먹하게 울려 퍼졌다.알란은 그녀의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그의 눈빛에는 안타까움과 그녀를 지켜주고 싶다는 깊은 열망이 서려 있었다."괜찮아, 캐스. 내가 있잖아. 다시는 그 누구도 너한테 상처 주지 못하게 할게."하지만 클럽 주차장 구석의 어둠 속에서, 매처럼 날카로운 눈동자 한 쌍이 그 광경을 소름 끼칠
제33장방 안을 감싸던 정적은 어느덧 시계의 째깍거리는 소리만이 나지막이 울릴 정도로 아득해졌고, 두 사람의 여전히 가쁜 숨소리와 뒤섞여 갔다.캐시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피가 눌러붙기 시작한 데바트라의 손목을 여전히 꼭 쥔 채였지만, 창백한 뺨을 적시던 눈물을 훔쳐냈다."데바트라…" 가슴을 죄어오는 답답함에 떨리는 거친 목소리로 그녀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강렬하게 빛나는 그의 매 같은 눈을 직시하며 말을 이었다. "네가 아주 조금이라도 눈을 열어볼 마음이 있다면… 내가 절대로 내 의지로 떠난 게 아니라는 걸, 하물며 우리 딸을 버린 건 더더욱 아니라는 걸 알게 될 텐데."데바트라는 대답하지 않았다.하지만 갈수록 차갑고 어둡게 가라앉는 눈빛 속에서, 그의 턱 근육이 다시금 팽팽하게 경직되었다."5년 전… 칠리가 어떤 상태였는지 너 스스로도 잘 알고 있잖아.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며 위독한 상태였어, 기억 안 나?" 캐시는 눈에 다시 차오르는 눈물을 참아내며 힘겹게 침을 꼴깍 삼켰다. "네 부모님이 날 협박했어, 데브. 네가 없는 사이에 날 찾아왔다고. 내가 네 곁에 계속 남아있다면, 칠리의 목숨을 살릴 그 비싼 치료비를 절대로 대주지 않겠다고 했어."캐시의 손가락이 5년 전 느꼈던 어마어마한 공포를 전달하려는 듯 데바트라의 손을 더욱 세게 감싸 쥐었다."칠리의 목숨을 위해서… 우리 딸이 살아서 네 가문의 힘으로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의술을 받게 하려고… 난 연기를 해야만 했어. 그 더러운 불륜 누명을 억지로 뒤집어쓰고 너희 곁을 떠나야만 그분들이 우리 딸을 살려주겠다고 했으니까. 오직 아이를 살리기 위해서 그 모든 걸 견뎌낸 거란 말이야, 데브!"공기가 몇 초간 그대로 얼어붙었다.캐시는 남자의 눈에서 단 한 조각의 뉘우침이라도 찾기를 바라며 희망을 담아 그를 바라보았다."하… 하… 하…"낮은 웃음소리가 정적을 깨뜨렸다.데바트라가 고개를 들며 폭소를 터뜨렸다. 비꼬는 기색과 경멸로 가득 찬 쓰라린 웃음소리가 너무나도 섬뜩하여 캐시의 피
제32장캐시의 손가락이 티크나무 문의 차가운 손잡이에 막 닿았을 때, 뒤에서 거세게 잡아채는 힘이 또다시 그녀의 자유를 빼앗아 갔다. 데바트라는 번개처럼 빠르게 움직여 강인한 팔로 그녀의 가녀린 허리를 감싸 안았다."이거 놓아! 데바트라, 이거 놓으라고!" 전남편의 미친 짓에 계속해서 치솟는 스트레스와 답답함에 짓눌린 캐시가 가쁘게 숨을 내쉬며 소리쳤다.그녀의 몸부림도, 자신의 팔을 향해 내려치는 약한 매질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데바트라는 그녀를 단번에 안아 올렸다. 단 한 번의 동작으로 그녀를 마치 죄수처럼 한쪽 어깨에 둘러메고는, 성큼성큼 걸음을 옮겨 VIP 룸의 우아한 파티션 뒤에 숨겨진 프라이빗 휴게실 안으로 들어섰다."나 내려놓아, 데바트라! 너 진짜 완전히 미친 거 아니야?!" 캐시가 여전히 손에 쥐고 있던 은쟁반으로 남자의 넓은 등을 내려치며 소리쳤고, 요란한 금속음이 울려 퍼졌다.데바트라는 방 안쪽 나무 문에 그녀를 바짝 밀쳐 세웠고, 문은 이내 둔탁한 소리를 내며 닫혔다.그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지난 5년 동안 자신의 마음속 모든 구석을 차지하고 있던 여인에게 또다시 거절당하는 것만큼은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그는 캐시의 머리 양옆으로 두 손을 짚어 그녀를 문과 자신 사이에 가두어 버렸고, 단 한 뼘의 도망칠 공간조차 주지 않았다." 그래, 나 미쳤어! 그리고 날 이렇게 만든 건 바로 너야, 카산드라!" 분노와 상처받은 자존심으로 붉게 충혈된 눈을 한 그가 이를 악물고 쏘아붙였다.캐시가 채 대답하기도 전에, 데바트라는 고개를 숙여 격렬하고 절박하며 소유욕에 사로잡힌 키스로 그녀의 입술을 막아버렸다. 그는 이성의 통제를 완전히 잃고 말았다. 수년 동안 자신을 갉아먹었던 모든 절망을 입술 위에 쏟아내려는 듯, 살짝 부어오른 그녀의 입술을 거의 야성적인 격정으로 탐해 들어갔다.하지만 이번에는 아무런 저항도 없었다.어제처럼 깨물지도 않았다.포기한 듯한 응답도, 한때 존재했던 사랑의 흔적조차도 없었다.캐시는 그저 완벽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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