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자가 직접 옵니다.”카른의 말이 떨어진 뒤에도 집무실 안은 한동안 조용했다.세레나는 손에 들린 황태자궁의 서신을 다시 내려다봤다. 지나치게 정중하고, 지나치게 완벽한 문장이었다. 북부의 이상 마력 반응을 조사하겠다는 명분도 있었고, 왕립 마물생태연구소 소속인 자신에게 협조를 요청한다는 절차도 틀린 데가 없었다.문제는 타이밍이었다.세레나가 라시엘과 함께 대공성에 들어온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았다.자신이 브리엘의 안정화 인자를 계승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도 오늘 아침이었다.그런데 사흘 뒤.황태자가 직접 온다.너무 정확했다.“혹시 원래 황태자 전하께서 북부를 자주 방문하십니까?”세레나가 물었다.카른이 코웃음을 쳤다.“지난 오 년 동안 한 번도 없습니다.”“그럼 굉장히 오랜만이네요.”“오랜만이라기보다 처음에 가깝습니다.”세레나는 서신을 탁자에 내려놓았다.“명분은 충분합니다. 북부에서 정체불명의 습격이 있었고, 마물성 마력 반응까지 발견됐으니까요.”라시엘의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다.“그자의 편을 들 생각인가?”“아뇨.”세레나는 바로 부정했다.“반대로 생각하는 겁니다.”“뭘.”“이렇게 명분이 완벽하게 준비되어 있으면 오히려 의심해야죠.”라시엘의 눈썹이 아주 조금 움직였다.세레나는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황실이 정말 어제 습격과 무관하다면, 마력 이상이 보고된 직후 황태자가 직접 움직일 이유가 얼마나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반대로 관련이 있다면…….”“실패 여부를 직접 확인하러 오는 거겠지.”카른이 말을 받았다.세레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저도요.”짧은 침묵.라시엘의 표정이 다시 차갑게 굳었다.그게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얼굴이었다.“사흘 동안 성 밖으로 나가지 마.”“전하.”“연구소에도 당분간 돌아가지 않는다.”“그건 곤란합니다.”“왜.”“제 연구 자료가 연구소에 남아 있습니다.”“사람을 보내.”“제가 직접 분류해야 하는 자료도 있고요.”“안 된다.”“폐쇄 절차가 시작되면 다른 연
Última actualización : 2026-09-11 Leer má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