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시간이 지나자 비서실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를 정리했다. 사라도 가방을 어깨에 걸쳤다. “실장님, 저 먼저 갈게요.” “약속 있다며. 재밌게 놀아요.” 정민이 손을 흔들자 사라는 밝게 웃으며 엘리베이터 쪽으로 사라졌다. 회장실에서 나오던 강수의 시선이 닫히는 엘리베이터 문에 머물렀다. 누구를 만나러 가는지 묻지 않았다. 준호인지, 다른 친구인지.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궁금했다. 빌어먹게 궁금했지만 참았다. “오빠, 가자.” 서희의 목소리에 강수가 고개를 돌렸다. “뭐 먹고 싶어?” “나? 음…… 오빠 먹고 싶은 거.” “또 나한테 고르라고?” “오빠가 고르는 데 다 맛있잖아.” 서희가 자연스럽게 그의 팔에 손을 걸었다. 강수는 익숙하게 서희의 손을 잡았다. 회사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도 이상할 것 없는 부부였다.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동안 서희는 오늘 있었던 일을 조곤조곤 이야기했다. 강수는 평소처럼 들어주고 대답했다. 그런데 주머니 안에 있는 지갑이 자꾸 의식됐다. 그 안에는 오늘 자신의 팔을 잡고 있는 아내와 찍은 사진이 아니라, 사라와 처음 찍은 사진이 들어 있었다. 강수의 표정이 굳었다. “오빠?” “어.” “무슨 생각 해?” “일.” 거짓말이 입에서 너무 자연스럽게 나왔다. 서희가 작게 웃었다. “나랑 있을 때는 일 좀 그만 생각해.” “알았어.” 강수는 서희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저녁은 서희가 좋아하는 한식당으로 갔다. 마주 앉은 서희는 여전히 다정했고 사흘 전과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었다. 음식이 나오면 강수가 좋아하는 반찬을 먼저 밀어줬고, 강수는 서희가 좋아하는 생선을 발라 접시에 놓아줬다. 오랫동안 몸에 밴 것처럼 자연스러운 행동이었다. “아, 맞다. 사라.” 그 이름 하나에 강수의 젓가락이 멈췄다. “왜.” “요즘 회사 생활 괜찮아?” “잘해.” “다행이다.” 서희가 웃었다. “걔 원래 한군데 오래 붙어 있는 애가 아니라서 금방 그만둘 줄 알았거든.” 강
Huling Na-update : 2026-09-21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