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의 눈매가 서늘해졌다. 듣고 싶은 대답은 아니었다. 정민은 제 앞에 선 남자의 표정을 살피다가 작게 웃었다. “사라 씨 성격 아시잖아요.” 강수가 걸음을 멈췄다. “좋으면 하고, 재미있으면 가고. 거기에 일일이 의미 붙이는 스타일 아니잖습니까.” 알고 있었다. 일본에서 자신과 잔 것도 그랬다. 좋았고, 하고 싶었고, 그래서 했다고 했다. 어젯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드라이브가 하고 싶었고, 바다가 좋았고, 폭죽이 재미있었으니까 따라온 것뿐. 자신이어서가 아니라. “형님은 아닌 것 같지만.” 강수의 시선이 돌아갔다. “뭐가.” “의미 없는 거.” 정민은 그 말만 남기고 식당으로 들어갔다. 점심을 먹는 동안 강수는 평소보다 말이 없었다. 반대로 사라는 잘 먹고 잘 떠들었다. “실장님, 다음에 같이 가요.” “바다요?” “네. 폭죽도 하고.” 강수의 젓가락이 멈췄다. “왜 한정민이 가.” 사라가 고개를 들었다. “가면 안 돼요?” “어.” “왜요?” 어젯밤은 둘만의 시간이었다. 사라가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 사람과도 할 수 있는 일로 만드는 게 싫었다. “싫으니까.” 사라가 피식 웃었다. “회장님은 싫은 것도 많다.” 정민은 두 사람을 번갈아 보다가 조용히 밥만 먹었다. 오후에는 각자 일정이 이어졌다. 강수가 회의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사라는 외국 거래처와 통화 중이었다. 유창한 영어가 빠르게 이어졌고 평소의 장난스러운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통화를 마친 사라가 그제야 그를 발견했다. “나 칭찬받았어요.” “누구한테.” “거래처 담당자한테요.” “남자야?” 사라가 눈을 깜빡였다. “……회장님.” 그제야 강수도 자신이 무슨 질문을 했는지 깨달았다. “됐어.” “다시 시작됐네.” “뭐가.” “남자냐, 누구냐, 친하냐.” 사라가 손가락으로 하나씩 꼽았다. “안 하기로 했잖아요.” “조사
Last Updated : 2026-09-21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