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오후 3시, 강남 테헤란로에 위치한 최고급 5성급 부티크 호텔 22층.두터운 카펫이 깔린 최상층 복도에 소율과 박지은 변호사, 그리고 법원 집행관 및 증거 채증 전문 조사관들이 섰다.스위트룸 2205호 문 앞.심장이 가쁘게 뛰며 가슴 한구석이 찌릿하게 저려왔지만, 소율은 이를 악물었다.도진에게 배운 늑골 호흡으로 아랫배를 단단히 조이고, 굽어 있던 척추를 꼿꼿하게 세웠다.신체 중심이 흔들림 없이 바로 서자, 요동치던 감정의 파도가 차가운 얼음처럼 가라앉았다.“집행관님, 개문해 주십시오.”지은의 신호에 호텔 지배인이 마스터키를 도어록에 태그하고 문을 밀어 열었다.‘삐비빅-.’스위트룸 문이 활짝 열리는 순간, 방 안에서 은은하게 풍기던 짙은 바닐라 향수와 샴페인 냄새가 복도로 쏟아져 나왔다.침실과 이어진 응접실 안쪽.샤워 가운 차림의 최민우와 얇은 실크 슬립 차림의 윤세라가 대형 원목 테이블 위에 거액의 미화 100달러 뭉치와 귀금속, 그리고 차명 계좌 통장들을 펼쳐놓고 해외 도피 일정을 조율하고 있었다.“어……? 누구야?!”민우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가, 문 앞에 서 있는 소율을 발견하고 그대로 얼어붙었다.“하, 한소율……?!”세라는 사색이 되어 비명을 지르며 침대 시트로 몸을 가리려 허둥댔다.“꺄악! 뭐야! 당신들 누구야?! 당장 나가요!”그 순간, 조사관들의 전문 카메라 플래시가 사방에서 쉴 새 없이 터지기 시작했다.번쩍-! 번쩍-!테이블 위에 널브러진 거액의 현금 뭉치와 위조 서류, 그리고 두 사람의 적나라한
Last Updated : 2026-09-17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