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웃으며 대답했다.“돼.”토요일 아침, 부엌에서 죽을 끓였다.“강도현, 오늘은 나가지 말면 안 돼?”흰 쌀죽에 멸치볶음, 계란말이 한 접시, 강도현이 좋아하는 아침상이었다.“오늘 하루는 나랑 같이 있어 줬으면 해서.”강도현은 조금 뜻밖이라는 표정을 지었다.“그러지 뭐. 마침 약속도 없어.”강도현은 웃으며 앉아 죽을 먹었다.나는 맞은편에 앉아 그의 얼굴을 눈에 담으려 했다.“강도현, 나 사랑해?”멸치볶음을 집던 강도현의 젓가락이 멈췄다.“그건 왜 갑자기 물어?”“한 번만 네 입으로 듣고 싶어.”“너랑 결혼할 건데, 당연한 거 아니야?”“결혼이랑 사랑은 다른 거잖아.”“너 오늘 왜 그래?”“그냥 네가 직접 말해 줬으면 좋겠어.”강도현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나를 바라봤다.“서인아, 난 당연히...”그때 휴대전화가 울렸다.강도현이 화면을 내려다봤다.“채린이야.”“받지 마.”“잠깐만 볼게.”강도현은 메시지를 열었다.“채린이네 수도관이 터졌대. 집에 물바람 났대.”“수리 기사 부르면 되잖아.”“기사 올 때까지 한두 시간은 걸릴 텐데, 그동안 집 다 잠기겠다.”강도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가서 좀 보고 올게. 금방 돌아올게.”“강도현, 오늘 안 나가기로 나랑 약속했잖아.”“알아. 그래도 급한 일이잖아. 수도관이 터졌다는데 모른 척할 순 없지.”“그럼 나는?”“넌 왜? 멀쩡하잖아.”강도현은 내가 늘 괜찮다고 생각했다.유채린네 수도관이 터진 건 급한 일이지만, 내 마음이 무너진 건 아니었다.연애 첫해, 강도현은 고백하면서 말했다.“서인아, 너랑 평생 함께하고 싶어.”그날 도현은 나를 데리고 국수 먹으러 갔다. 앞으로 해마다 기념일이면 이 집에 오자고 했다.2년 차 기념일에는 잊어버렸다.3년 차에는 내가 알려 주었다.“국수 한 그릇 먹는 건데, 다음에 가도 되잖아.”강도현은 그랬다.4년 차와 5년 차에는 나도 더는 얘기하지 않았고, 강도현도 끝내 기억해 내지 못했다.“딱 한 시간만. 다녀와서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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