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도깨비 탈사랑채 구석진 헛간. 돌쇠는 낡은 나무 상자를 열었다. 먼지 쌓인 상자 속에서 기괴한 웃음을 짓고 있는 탈 하나가 나왔다.도깨비 탈.부리부리하게 튀어나온 눈, 찢어진 입, 붉게 칠한 얼굴, 이마에 뿔 하나가 달린 투박한 나무 가면. 그것은 오래전 섣달 그믐 액막이를 할 때 쓰던 물건이었다. 그것은 신성하면서도 불경스러웠고,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소름 끼치도록 공포스러웠다.돌쇠는 거친 상의를 벗어 던졌다. 차가운 겨울 공기가 그의 구릿빛 근육을 단단하게 수축시켰다. 그는 땀과 흙으로 얼룩진 자신의 몸뚱이를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천천히, 그 도깨비 탈을 제 얼굴에 썼다.척.순간, 시야가 좁아졌다. 두 개의 뚫린 구멍으로만 시커먼 세상이 보였다. 나무 냄새, 묵은 종이 냄새, 그리고 오래된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 냄새를 들이마시는 순간, 머슴이라는 비루한 껍데기는 흔적도 없이 증발해 버렸다. 천민이라는 굴레, 양반을 향한 두려움 따위는 이 기괴한 탈 뒤편으로 남김없이 사라져버렸다.지금 이곳에 서 있는 존재는 더 이상 돌쇠가 아니었다. 그는 대지의 기둥 그 자체이자, 깊은 산에서 내려온 굶주린 포식자였다. 그의 숨이 거칠어졌다. 탈 안에서 맴도는 자신의 더운 숨소리가 증폭되어, 마치 동굴 속에 웅크린 산짐승이 으르렁거리는 소리처럼 들렸다.후욱, 후우욱.그의 다리 사이, 수컷의 상징이 이미 터질 듯이 부풀어 올라 삼베 홑바지를 찢고 나올 기세로 굵직한 핏대를 세우고 있었다. 얼굴을 지워버린 탈은 그에게 무한한 권능과 제어할 수 없는 난폭한 야성을 부여했다.도깨비는 팥죽을 먹으러 가는 것이 아니다. 날고기를 잡아먹으러 가는 것이다. 그는 헛간
Huling Na-update : 2026-10-01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