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13년 전 회사로 돌아왔습니다.: Kabanata 61 - Kabanata 70

74 Kabanata

61화. 무슨 자격으로

월요일 점심.총무팀 과장과 공장 밖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내가 샀다.“김 주임이 웬일이야. 밥을 다 사고.”“2016년 운영회의 때 신세 졌는데 한 번도 못 갚아서요.”과장이 웃었다.“그때 김 주임이랑 영양사님 때문에 나 엄청 곤란했잖아.”“죄송합니다.”“아냐. 결과적으로 잘됐지. 석식 불만 줄었고.”나는 된장찌개를 떴다.그리고 말했다.조리 인력 감축.7월 1일 시행.현장에서 우려가 크다.작년 위생 점검에서 세척 시간 지적이 있었다.인력이 빠지면 반복될 수 있다.연말 업체 평가 때 현장 의견이 안 좋게 나올 것 같다.전부 사실이었다.과장이 숟가락을 멈췄다.“김 주임. 그거 영양사님이 부탁한 거야?”“아닙니다. 현장 이용자로서요.”“흠.”과장이 물을 마셨다.“업체 쪽 영업이사한테 한번 넌지시 얘기해볼게. 평가 시즌 전에 문제 생기면 서로 피곤하니까.”“감사합니다.”간단했다.너무 간단했다.* * *수요일.서연의 영업이사 면담이 취소됐다.업체 지역 관리자가 전화로 알려왔다고 했다.“조리 인력 조정안 보류래. 무기한.”그날 저녁 서연이 말했다.국숫집.그녀는 이상하게 기뻐 보이지 않았다.“잘됐네.”내가 말했다.“응.”“왜 표정이 그래.”“이상해서.”서연이 국수를 저었다.“업체 본사가 정한 거였어. 영업이사 면담도 잡았었고. 근데 면담 이틀 전에 갑자기 무기한 보류.”“본사에서 다시 계산했겠지.”“그럴 리가 없어. 그 사람들은 한 번 정하면 안 바꿔.”그녀가 나를 봤다.“관리자님한테 이유 물어봤는데. SG 쪽에서 말이 좀 있었대.”나는 국수를 먹었다.“누가?”“몰라. 총무팀이라던데.”서연이 젓가락을 내려놨다.“기리 씨.”“응.”“혹시 뭐 했어?”나는 대답을 골랐다.거짓말을 하면.광안리에서 한 약속을 깬다.사실을 말하면.“총무팀 과장님이랑 밥 먹었어. 현장 우려 얘기했어.”서연의 얼굴이 멈췄다.* * *“언제.”“월요일.”“내가 영업이사 면담 잡았다고 말한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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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화. 내 일은 내가

저녁.서연이 먼저 연락했다.우리 집 앞으로 와.그녀의 원룸 앞 작은 놀이터.벤치.그녀는 운동화를 신고 있었다.위생복이 아니라 트레이닝복.눈이 조금 부어 있었다.나는 옆에 앉았다.그녀가 먼저 말했다.“오늘 업체 사무실 갔었어.”“들었어.”“누구한테?”“조리원 대표님.”서연이 웃었다.“다들 알고 있네. 나만 몰랐고.”* * *“관리자님이 그러더라.”서연이 놀이터 모래를 봤다.“윤 영양사, 우리가 SG랑 척질 일 있어? 남자친구가 품질에 있으면 진작 말하지. 우리도 알아서 조정했을 텐데.”그녀가 발끝으로 모래를 밀었다.“2년 동안 숫자 들고 가도 한 번도 안 들어주던 사람이. 남자친구 얘기 나오니까 알아서 조정했을 거래.”“서연 씨.”“그리고 다른 사업장 영양사한테서 문자 왔어. 부럽다고. 자기도 대기업 남자친구 있으면 좋겠다고.”그녀가 휴대전화를 꺼냈다.보여주지 않았다.다시 넣었다.“내가 2년 동안 한 거. 오늘 전부 기리 씨 거가 됐어.”* * *나는 말했다.“미안해.”서연이 나를 봤다.“뭐가 미안해?”나는 대답을 골랐다.박정태의 미안하다.이유가 붙지 않은 사과.나는 그게 얼마나 억울한지 안다.“서연 씨 일을 내가 몰래 한 거. 서연 씨가 지면 대표님이 나가실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내가 이기게 만들었어. 서연 씨한테 안 물어보고.”“그리고?”“그리고 그게 서연 씨가 2년 동안 한 걸 지웠어.”서연이 한참 말이 없었다.“반은 맞았어.”“반?”“나머지 반은 기리 씨가 모르는 거야.”그녀가 무릎을 끌어안았다.“나 영업이사 면담. 준비 많이 했어. 숫자만 가져간 게 아니야. 다른 사업장 사례. 인력 줄였다가 위생 사고 나서 계약 해지된 곳. 업체가 제일 무서워하는 거. 그거 찾아서 들고 가려고 했어.”나는 멈췄다.“이길 수 있었어?”“몰라.”서연이 나를 봤다.“근데 그건 내가 모르는 거여야 했어. 이길지 질지. 내가 해보고 알았어야 했어.”그녀의 목소리가 떨렸다.“기리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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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화. 역할을 나누는 사과

사흘 동안 서연은 연락하지 않았다.나도 하지 않았다.동팔이 때 배운 것.내가 먼저 연락하면 상대는 답해야 한다.대신 매일 식당에 갔다.배식대에 서연이 다시 서 있었다.업체 사무실 면담 다음 날부터.우리는 눈이 마주쳤다.그녀가 국을 떴다.“맛있게 드세요.”영양사님과 주임님.2016년의 거리였다.* * *사흘째 저녁.나는 조리원 대표님을 뒷문에서 기다렸다.“대표님.”“아이고, 주임님.”“지난번에 말씀하신 거. 영양사님한테 말하지 말라고 하신 거요.”“네.”“제가 그걸 영양사님한테 말 안 하고. 대신 제가 움직였습니다.”대표님이 손등을 문질렀다.“알아요. 다들 알아요.”“그래서 영양사님이 곤란해지셨습니다.”“……네.”“대표님께도 사과드립니다. 대표님이 영양사님 곤란하지 말라고 부탁하신 건데. 제가 더 곤란하게 만들었습니다.”대표님이 한참 나를 봤다.그리고 웃었다.“주임님은 사과를 참 길게 하시네.”“네?”“우리 남편은 미안, 한마디 하고 말던데.”대표님이 담배를 꺼냈다가 다시 넣었다.“근데 주임님. 영양사님한테 말 안 하길 잘한 건 아니지만. 저는 고마웠어요. 솔직히.”나는 멈췄다.“7월에 나가는 거. 안 무서웠겠어요? 쉰여덟에.”“…….”“근데 영양사님이 저 때문에 욕먹는 거. 그건 더 싫어요.”그분이 뒷문 손잡이를 잡았다.“둘 다 진짜예요. 그러니까 영양사님한테 너무 미안해만 하지 말고. 제대로 해요.”* * *그날 밤.서연에게 메시지를 보냈다.할 말이 있어. 서연 씨 시간 될 때. 재촉 아님.한 시간 뒤.토요일. 기장.* * *토요일.기장 방파제.우리가 처음 좋아한다고 말한 곳.서연이 먼저 와 있었다.방파제 끝에 앉아 있었다.나는 옆에 앉았다.조금 떨어져서.“말해.”나는 준비한 걸 꺼냈다.종이 한 장.서연이 봤다.그리고 웃음을 참았다.“……사과문 써 왔어?”“아니. 약속.”종이에 적은 건 세 줄이었다.서연 씨 일은 먼저 묻는다. 도와달라고 할 때만 돕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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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화. 영구는 휴가를 허락하지 않았다

8월.“네 명이네?”후쿠오카 공항에서 영구가 웃었다.나.동팔이.서연.“셋인데.”“네 노트북까지.”캐리어를 끄는 내 손이 멈췄다.서연이 나를 봤다.“안 가져온다며.”“비상용.”“회사에 비상이 왜 네 가방에 있어?”반박 불가.영구가 손을 내밀었다.“압수.”“야.”“여기 내 나라야. 내 법 따라.”“네 나라 아니잖아.”“비자 있어.”동팔이가 내 캐리어를 열었다.노트북을 꺼내 영구에게 넘겼다.“간호사로서 말하는데. 너 이거 들고 다니면 여행 내내 교감신경 항진.”“무슨 소리야.”“스트레스 받는다고.”서연이 웃었다.나는 노트북이 영구 배낭 속으로 들어가는 걸 봤다.2년 전.라멘집에서 장성호 전화를 받았다.노트북은 캐리어에 있었다.이번에는 노트북이 남의 가방에 있었다.* * *영구의 집은 2년 전과 같은 원룸이었다.현관에 신발이 여섯 켤레.여전히 네 켤레가 여자 신발.유이가 문을 열었다.작은 체구.짧은 단발.단정한 글씨의 주인.“이랏샤이마세.”유이가 고개를 숙였다.그리고 한국어로 말했다.“어서 오세요. 영구 친구분들.”발음이 또렷했다.“한국어 잘하시네요.”서연이 말했다.유이가 웃었다.“영구가 일본어를 안 배워서. 제가 배웠어요.”영구가 헛기침을 했다.동팔이가 웃다가 참았다.* * *창가에 화분이 늘어 있었다.동팔이가 화분 하나를 가리켰다.“이건 죽었는데.”“쉬는 거야.”“몇 달째?”“간호사가 왜 식물한테까지 그래.”유이가 동팔이 편을 들었다.“죽었어요. 석 달 전에. 영구가 물 준다고 했는데.”영구가 다시 헛기침을 했다.서연이 웃었다.나는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회사 사람들 없이.누구의 직급도 설명하지 않고.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 방에 있었다.두 달 전 놀이터 벤치에서.나는 이 장면을 잃을 뻔했다.* * *그날 오후 비가 왔다.예정했던 관광은 취소됐다.영구가 시장에서 재료를 사 와 저녁을 만들자고 했다.“여행 왔는데 장을 봐?”“현지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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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화. 유이의 장부

나는 숨을 멈췄다.왔다.“얼마 필요해?”그 말이 목까지 올라왔다.쉽다.너무 쉽다.통장에 스무 억이 넘게 있다.영구의 1년 치 월세는.내 한 달 이자보다 적었다.그리고 그 말을 하면.영구는 유이에게 갚는다.유이는 내 돈을 받는다.영구는 또 모른다.나는 입을 닫았다.동팔이가 대신 말했다.“영구야. 기리한테 빌리지 마.”영구가 동팔이를 봤다.“너는 1억 받았잖아.”동팔이가 멈췄다.그리고 말했다.“그래서 하는 말이야.”* * *동팔이가 빵 봉지를 뜯었다.“나 1억 없던 걸로 받고. 참치 사면서 2년 동안 갚았어. 근데 참치로 갚는 거. 그거 끝이 없어. 기리가 없던 걸로 해줬는데 나는 계속 갚아.”영구가 동팔이를 봤다.“작년에 내가 기리한테 화냈어. 참치집에서. 너 갚을 게 있어서 나온 거라고.”동팔이가 빵을 반으로 나눴다.반을 영구 앞에 놓았다.“기리 돈 받으면. 유이한테 갚는 거 아니야. 기리한테 갚아야 할 사람이 되는 거야. 평생.”영구가 빵을 봤다.“그럼 어떡해.”동팔이가 나를 봤다.나는 말했다.“영구야. 유이 씨한테 갚을 금액. 네가 계산해. 그리고 언제까지 어떻게 갚을지도 네가 정해. 그거 유이 씨한테 말해.”“그게 돈이 있어야.”“그러니까 일을 정해. 들쭉날쭉 말고.”영구가 한참 말이 없었다.그리고 물었다.“……너는 도와줄 거야?”나는 생각했다.1번.먼저 묻는다.도와달라고 할 때만 돕는다.서연에게 한 약속이었다.그런데 그건 서연에게만 해당하는 약속이 아니었다.“네가 계획 짜고. 그 계획에 뭐가 필요한지 네가 말하면. 그때 생각할게.”영구가 나를 봤다.그리고 웃었다.“너 진짜 이상해졌다.”“다들 그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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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화. 편의점 아침

유이와 서연은 한 시간 뒤에 돌아왔다.30분이라고 했는데.둘 다 손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들고 있었다.서연의 눈이 조금 빨갰다.유이의 눈도.나는 서연을 봤다.서연이 고개를 저었다.나중에.* * *영구가 식탁에서 일어났다.유이 앞에 섰다.그리고 일본어로 말했다.길게.나는 알아듣지 못했다.동팔이도.서연도.그런데 유이가 들으면서 한 번 웃었다.한 번 울었다.그리고 한 번 영구의 팔을 쳤다.영구가 말을 끝냈다.유이가 가계부를 가져왔다.영구가 펜을 들었다.맨 뒷장에.뭔가를 적었다.숫자.날짜.그리고 한국어로.영구 상환 계획.매달 말.월세 반 + 미납분 3만 엔.2019년 12월까지.일 : 여행사 정규직 전환 면접(9월). 안 되면 영상 외주 월 최소 4건.유이가 한참 그 페이지를 봤다.그리고 서명란에 자기 이름을 적었다.영구가 그 옆에 자기 이름을 적었다.동팔이가 나를 봤다.“참치 계약보다 자세하네.”* * *그날 밤.영구가 나를 불렀다.아파트 복도.자판기 앞.“기리야.”“응.”“아까 동팔이 말. 1억.”“응.”“동팔이가 너한테 화냈다는 거. 몰랐어.”“나도 그날 알았어.”영구가 캔커피를 뽑았다.“나 예전에 너한테 그랬잖아. 회사에 목숨 걸지 말라고. 인생 짧다고. 하고 싶은 거 하고 살라고.”“응. 2016년에.”“그거 나는 진짜로 그렇게 산다고 생각했거든.”영구가 캔을 땄다.“근데 오늘 알았어. 나 하고 싶은 거 하고 산 거. 유이가 하기 싫은 거 해줘서 가능했던 거야.”나는 대답하지 않았다.“자유롭게 산 게 아니라. 유이한테 책임을 떠넘기고 산 거.”영구가 웃었다.“좀 창피하다.”* * *다음 날 아침.영구가 다시 밥을 태웠다.유이가 일본어로 몇 마디 했다.영구가 이번에는 조용해지지 않았다.“내가 편의점 갔다 올게. 뭐 먹을래?”유이가 뭔가를 말했다.영구가 받아 적었다.휴대폰 메모장에.“기리, 같이 가자.”편의점까지 걸어가는 길.“여기도 쉽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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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화. 일정은 확정이었다

9월 3일 월요일.노트북을 열었다.후쿠오카에서 열지 않은 메일.설비 제작사 최종 일정 회신.제어 소프트웨어 검증 중 추가 결함 발견.미국 현지 설비 반입 : 12월 → 2019년 2월.2월 반입.12주 연속 가동.5월 승인.작년 3월 설명회에서 발표한 가동 시점은.2018년 10월.일곱 달.* * *그 주 수요일.미국법인에서 메일이 왔다.현지 고객사, SG 공급 예정 물량 중 40퍼센트 타 공급사 이관 결정.사유 : 양산 일정 불확실성.40퍼센트.2016년 부산 2호라인의 발주 감소가 떠올랐다.그때는 30퍼센트였다.그때는 부산공장 한 라인이었다.이번에는 미국법인 전체 물량의 40퍼센트였다.* * *목요일.본사 화상회의.이번에는 이재찬이 없었다.오영찬이 진행했다.“미국법인 일정 지연 관련 경위 정리가 필요합니다. 이사회 보고 건입니다.”이사회.회의실 공기가 달라졌다.오영찬이 화면에 문서를 띄웠다.미국법인 설비 일정 지연 경위(초안).고객사 사양 변경(4월) : 불가항력.설비 제작사 소프트웨어 결함(8월) : 제작사 귀책.일정 관리 과정에서 리스크 조기 인지 및 보고 미흡 : 내부 개선 필요.3번.오영찬이 말했다.“1, 2번은 외부 요인이라 설명이 됩니다. 문제는 3번입니다. 이사회에서 반드시 묻습니다. 그럼 우리는 언제 알았냐.”그리고 덧붙였다.“일정 관리 책임자가 장구미 과장님이시죠. 리스크를 언제 인지하셨는지 경위서 부탁드립니다.”장구미의 얼굴이 굳었다.* * *장성호가 끼어들었다.“장 과장이 좀 늦게 보고한 건 맞습니다. 저도 몇 번 챙기라고 했는데.”나는 장성호를 봤다.2월.회의록 수정.리스크 2번 삭제.그 회의실에서 장구미가 삼십 분 동안 무슨 말을 들었는지.나는 모른다.그런데 장구미가 나올 때 얼굴이 하얬다는 건 안다.그리고 수정본이 올라왔다는 것도.“저는 확정으로 올리라고 한 적 없습니다. 장 과장이 확정으로 올린 거죠.”장성호가 말했다.회의실이 조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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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화. 경위서

장구미의 경위서 마감은 다음 주 수요일이었다.월요일 오후.장구미가 내 자리로 왔다.반차 이후 처음 보는 얼굴.눈 밑이 검었다.“기리야. 잠깐.”공장 뒤편 벤치.2017년에 전진주와 앉았던 곳.* * *장구미가 커피 두 잔을 들고 있었다.하나를 나에게 줬다.“너 2월부터 시험 라인 데이터 본부로 보냈지.”“네.”“그거 경위서에 인용해도 돼?”나는 커피를 들다가 멈췄다.“어떻게 인용하시려고요.”“공장 품질은 2월부터 가동률 문제를 알았고. 나도 그걸 받아서 회의록에 리스크로 올렸다고.”“그리고요.”“그리고 수정본은.”장구미가 멈췄다.“수정본은 본사 협의 과정에서 표현이 조정됐다고.”본사 협의 과정.표현 조정.오영찬이 좋아할 단어였다.“선배님.”“응.”“수정하라고 누가 했습니까.”장구미가 커피를 봤다.“그건 말 안 할 거야.”“왜요.”“말하면 나 끝나.”장구미가 웃었다.“팀장 찌르고, 본사 전략기획 찌르고. 그다음에 이 회사에서 내가 뭘 할 수 있냐.”* * *나는 커피를 내려놓았다.“그럼 제 데이터는 어떻게 쓰이는 겁니까.”“내가 리스크를 알고 있었다는 근거.”“알고 있었는데 왜 수정본에서 뺐는지는요.”“본사 협의.”나는 고개를 저었다.“선배님. 그러면 제 데이터는 이렇게 읽힙니다. 품질은 2월부터 알고 알렸다. 일정 관리 책임자도 알았다. 그런데 본사 협의 과정에서 책임자가 표현을 바꿨다.”장구미가 나를 봤다.“본사 협의라고 쓰면 오영찬 팀은 이렇게 말할 겁니다. 협의는 했지만 수정은 공장 판단이었다. 원본 회의록 기억 안 난다고 이미 말했잖습니까.”“…….”“그럼 남는 건 선배님이 알면서 지웠다는 것뿐입니다. 제 데이터가 그걸 증명하는 거고요.”장구미의 손이 떨렸다.커피가 조금 쏟아졌다.“그럼 어떡하라고.”* *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대답을 몰라서가 아니었다.대답을 알았다.수정하라고 한 사람의 이름을 쓰면 된다.그런데 그건.장구미가 해야 하는 말이었다.내가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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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화. 자료만 두고 가겠다

10월.장구미에게 인사 조치가 내려왔다.미국법인 기술지원 담당에서 해제.부산공장 품질기획 지원으로 전보.과장 직급은 유지.사실상 좌천이었다.사무실에서는 말이 많았다.“과장 달자마자.”“이사회 보고에 이름 올라갔다며.”“본인이 수정했다고 인정했대.”인정했대.사람들은 그 부분만 기억했다.* * *장구미의 새 자리는 우리 파트 옆이었다.품질기획 지원.엑셀 취합.회의록 정리.과장이 할 일이 아니었다.장구미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일했다.그리고 점심을 혼자 먹었다.2013년.내가 신입일 때.장구미는 늘 사람들에 둘러싸여 밥을 먹었다.일 잘하는 선배.정치 잘하는 선배.지금은 식당 구석에서 혼자.서연이 배식대에서 나에게 작게 말했다.“저분. 요즘 매일 혼자 드셔.”“알아.”“반 남기셔.”나는 장구미 쪽을 봤다.반 남긴 식판.치사한 짓 한 날은 반 남기고.진 날은 다 먹는 거야.장구미는 둘 중 뭘까.* * *10월 셋째 주 금요일.퇴근 시간.장구미가 내 자리로 왔다.손에 작은 봉투.“기리야. 이거.”나는 봉투를 봤다.USB 하나.“뭡니까.”“네가 쓸 데 있을 거야.”장구미가 봉투를 책상 위에 놓았다.“2016년부터 올해까지. 팀장이 나한테 보낸 메일. 메신저 캡처. 2월 회의록 원본이랑 수정 지시 받은 메신저. 영찬이랑 주고받은 거.”나는 USB를 봤다.2월 수정 지시.누가 수정하라고 했는지.경위서에 쓰지 않은 이름.그게 이 안에 있었다.“선배님.”“응.”“이걸 왜 저한테 주십니까.”“나 다음 달에 나가.”장구미가 웃었다.“이직 확정됐어. 중견 부품사. 과장으로. 이사회 보고 건은 거기서 아직 몰라.”아직.“그래서 이건 너한테 주고 가려고. 너는 이 회사 오래 있을 거잖아. 쓸 데가 있을 거야.”* * *나는 USB를 들지 않았다.“선배님은요?”“나?”“이걸 제가 쓰면. 선배님은 어디 계십니까.”장구미가 멈췄다.“나는 없지. 나갔으니까.”“그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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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화. 본인 진술

장구미는 일주일 동안 나와 말하지 않았다.업무 메일만 오갔다.품질기획 취합 자료.회의록.그리고 월요일 아침.사내 메일 하나.수신 : 김기리.제목 : 검토 요청.첨부 : 진술서_장구미_초안.docx* * *열었다.제목.부산공장 품질·미국법인 일정 관련 사실 진술서.진술인 : 장구미.진술 목적.본인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부산공장에서 수행한 보고 업무와 관련하여, 본인이 직접 경험하고 기록을 보유한 사실을 진술함. 본인의 퇴사와 무관하게 사실관계를 남기기 위함.본인이 한 일.나는 멈췄다.2번 항목이 ‘본인이 한 일’이었다.2-1. 2016년 3월, 2호라인 양산 개시 보고서 작성 시 검증 담당자(김기리)의 조건(초도 출하 잠정 승인, 추적 검사)을 삭제하고 작성자 칸에서 검증 담당자 이름을 제외함. 삭제는 팀장 지시였으나, 작성자 칸 제외는 본인 판단임.2-2. 2017년 3월, 2호라인 개선 성과 발표 시 원인분석·고객 대응 주관자(김기리)를 ‘실무 지원’으로 기재함. 본인 판단임.2-3. 2018년 2월, 설비 제작사 주간 회의록 리스크 2항(승인 일정 영향)을 삭제한 수정본을 작성함.본인이 지시받은 일.3-1. 2018년 2월 회의록 수정은 장성호 팀장의 구두 지시(2월 22일 오후 회의실)와 메신저 확인(첨부 1)에 따름. 동일 주, 본사 전략기획 오영찬 대리로부터 ‘공장 리스크 보고는 본사와 사전 조율’하라는 메신저(첨부 2)를 받음.3-2. 2017년 3월 해외설비 승인 일정 ‘확정’ 기재는 장성호 팀장 지시(메일, 첨부 3).본인이 확인하지 못한 것.4-1. 오영찬 대리의 메신저가 회의록 수정을 직접 지시한 것인지, 일반적인 협의 요청인지는 본인이 판단할 수 없음. 첨부 원문 그대로 제출함.4-2. 장성호 팀장의 지시가 상부 지시에 따른 것인지 여부는 알지 못함.* * *나는 문서를 끝까지 읽었다.그리고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읽었다.2번이 3번보다 앞에 있었다.본인이 한 일.본인이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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